2008/08/13 18:01

MBC, ‘PD수첩’ 조능희CP·송일준PD 보직해임

징계성 인사 여부 ‘논란’…노조·경영인協 등 규탄 성명

MBC 경영진이 지난 12일 <PD수첩> ‘광우병’편과 관련해 구성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 이하 방통위)의 명령대로 ‘시청자에 대한 사과’ 방송을 한 데 이어 13일 <PD수첩>의 총책임자자인 조능희 CP와 진행자인 송일준 PD를 보직 해임해 ‘징계성 인사’를 둘러싼 논란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MBC는 이날 오전 인사를 통해 시사교양국 조능희 시사교양2CP(부장대우)와 송일준 PD(부국장)을 각각 시사교양국으로 전보 조치했다. 이로써 두 사람의 직위는 평PD로 낮아지게 됐다. 또한 당분간 특정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할 수 없게 됐다. <PD수첩> 후임 CP로는 <네버엔딩스토리>의 김환균 CP가 발령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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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PD수첩〉 ⓒMBC
방통위 사과명령에 따른 징계조치 여부 ‘논란’

MBC 경영진이 방통위 사과명령을 수용한 데 이어 단행한 이번 인사를 놓고 MBC 내부에선 ‘징계성 조치 아니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방통위 등으로부터 방송사에 대한 제재 결정이 내려지게 되면 징계 등의 문책이 따르는 게 관례이기 때문이다.

MBC 경영진의 <PD수첩> 사과 방송 등과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노조)는 13일 ‘비겁한 엄 사장은 공영방송 수장 자격이 없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가 진실과 공영방송을 수호하기 위해 정권에 맞서 치열하게 투쟁하고 있는 가운데, 경영진은 MBC 공영방송의 자존심을 짓밟는 더러운 결정을 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MBC노조는 “공영방송을 지켜낼 의지도 각오도 없다면, 진실과 국민의 알권리를 지켜내기 위해 힘들게 정권에 맞서고 있는 구성원들과 같은 배에 타고 있지도 않다면, 경영진과 조합은 더 이상 함께 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더욱 악랄하게 자행될 공영방송 흔들기에 빌미를 제공한 역사적 오판에 대해서는 준엄하게 책임을 묻겠다”면서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시나리오는 잔인하게 우리의 목을 겨누고 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공영방송 수호를 위해 자신의 자리를 버릴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들만이 MBC 경영진으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MBC방송경영인협회(이하 협회)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PD수첩>이 방송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이 광우병 위험에서 안전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고 지적한 것은 언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것이었으며, 국익과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었다”면서 방통위의 사과방송 결정을 수용한 경영진을 강하게 규탄했다.

협회는 “방송을 정권 홍보의 도구로 간주하고 권력을 위해서는 방송장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명박 정부의 그릇된 믿음은 조만간 MBC에 대한 도발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현 경영진이 앞으로 가속화될 정권의 노골적인 MBC 장악음모를 막을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탄식했다.

협회는 “우리는 <PD수첩>이 여전히 당당해야 된다고 믿는다. 또한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은 MBC가 추구해야 될 존엄한 가치라고 믿는다”면서 “이러한 믿음을 져버리고 사과방송 결정을 내린 경영진을 강력히 규탄하며 아픙로 방송의 주인인 국민들에게 우리의 정당함을 알리고 MBC를 지켜내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사교양국 PD들은 <PD수첩>에 관한 경영진의 사과방송과 관련해 이날 오후 4시 총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 중이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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