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방위 KBS 업무보고서 야당 의원들 문제제기
KBS가 최근 단행한 인사에 대해 ‘한밤 최악의 보복 인사’, ‘심야 학살 인사’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인사의 목적이 KBS 2TV <시사투나잇> 등 현 정부와 여당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의 폐지에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인사 발령을 받은 97명 중 47명이 정연주 전 사장 해임과 이병순 사장의 취임을 반대한 이들로 이병순 사장이 인사를 통해 보도와 편성에 사실상 개입한 게 아니냐는 문제제기인 것이다.
송 의원은 “지난달 27일 이병순 사장이 취임했을 당시에도 ‘대내외적으로 비판받아 온 프로그램,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변화하지 않은 프로그램의 존폐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며 <시사투나잇> 등에 대한 폐지를 염두에 둔 발언을 했다”면서 “방송법 제4조 1항에 적힌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의 보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병순 사장은 “편성본부장 등이 지금 국회에 나와 있다. 담당 책임자들이 이 자리에 있는데 어떻게 특정 프로그램에 대한 폐지가 논의됐겠냐”면서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또 취임사에 담긴 의미에 대해서도 “송 의원이 말하는 것과 같은 의미가 담겨있다고 단언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정실인사 배제 원칙 아래 인사권 위임…심야인사는 월급 때문에”
이병순 사장은 파문이 일고 있는 이번 인사에 대해서도 “본부장과 센터장들에게 철저히 위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 출범한 본부장과 센터장들이 자기 시스템으로 충분히 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정실인사만은 하지 말라는 원칙만 제시한 채 철저히 (인사권을) 위임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김종률 보도본부장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언론 인터뷰에서 이념편향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고 말했다”며 “사장이 지침을 준 것과 전혀 다른 원칙으로 인사를 한 것인데 이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측 문방위 간사를 맡고 있는 전병헌 의원도 “정상적 인사라면 왜 심야에 학살하듯 단행했냐”고 따져 물으며 “이번 인사는 본부장 주관으로 이뤄지긴 했지만 이병순 사장의 특별한 관심과 보안 속에 이뤄진 것으로 확인했다. 인사를 위임했다고 하지만 최종 사인은 사장이 한 것인 만큼 (본부장이 원칙을 저버린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병순 KBS 사장이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KBS 업무보고에서 인사 파문과 관련해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목이 탄듯 물을 마시고 있다.
선진과창조의모임 측 문방위 간사인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 역시 “방송법은 편성권을 사장이 갖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편성에 관여하는 기자 등에 대한 인사권을 사장이 갖는 만큼 편성에 대한 사장의 영향력은 대단하다”며 “95명에 대한 인사 발령 중 47명이 이 사장 취임에 반대한 사원행동 사람들이라는 점,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 등에 대해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창수 자유선진당 의원은 야밤 인사의 적절성에 대해 따졌다. 그는 “KBS 사내게시판에 인사 내용을 올린 시간이 17일 오후 9시 45분이었는데, KBS 인사는 원래 밤중에 하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병순 사장은 “결재시간은 오후 7시 40분이었는데 급여일이 매월 20일이기 때문에 급여일에 맞추기 위해 근무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에 인사를 냈다”고 해명했다.
또 인사의 적절성을 따지는 KBS 사원행동의 반발에 대해 “일부 불평을 표시하는 PD와 기자가 있지만, 사원행동은 법정단체가 아니다”라며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보복 인사 논란과 관련해서도 “이전에 KBS 비즈니스 사장으로 있었던 만큼 KBS에 보복할 대상이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여당, KBS 구조조정 부채질?
야당 의원들이 KBS 인사의 부적절함을 꼬집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 반면 여당 의원들은 “KBS 출신이 사장으로 결정된데 대해 축하한다”는 입장과 함께 KBS 구조조정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KBS가 2007년 279억 적자에 이어 2008년 7월 현재까지도 242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경영효율성 제고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면서 △누적퇴직금 △과도한 경조사 휴가일수 △역피라미드 인력구조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어 “36년 만에 최초로 KBS 출신 사장이 취임한 것을 계기로 KBS의 구조적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구조 조정을 촉구했다. 같은 당의 정병국 의원도 인건비 과다지출을 우선적 문제로 꼽으며 “방만한 조직구조를 개편해 경영효율화를 해야 한다. 적자를 극복하려면 인건비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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