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단박인터뷰〉(아하 단박)가 207회로 막을 내렸다. 즉시, 직접적으로, 솔직하게, 현장에서, 지체 없다는 뜻을 갖고 있는 ‘단박’은 순한글로 돼 있어 사람들의 뇌리 속에 깊이 각인됐다. 〈단박〉은 그 이름처럼 이슈가 있는 곳에는 길에서건 공항에서건 봉고차 안에서건 현장을 가리지 않고 달려가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이댔다. 숨 가쁘게 달려온 지난 1년 반 동안의 시간을 MC 김영선 PD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처음 선배 PD에게 MC제의를 받고 3주를 못한다고 도망 다녔어요. 도박이었거든요. 저 같은 중고신인을 쓴 다는 건, 성공하면 ‘대박’ 실패하면 ‘쪽박’이었죠. 한 마디로 ‘올인’이었어요. 첫 방송까지 공포와 불안에 떨었던 기억이 나요.(웃음)”
방금 마지막 테이프를 넘기고 왔다는 김 PD는 “다음 주 섭외에 벌써 들어가야 될 것만 같다”고 아직 얼얼한 심정을 전했다. 그에게 〈단박〉은 준비하는 과정에서 인터뷰 후에 남는 감상까지 “인생의 한 단락을 배우는 느낌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내로라하는 연사나 정치인들보다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을 보며 주옥같은 얘기를 200여명에게 들은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 ▲ 김연아 선수를 인터뷰하는 김영선 PD. 그는 김연아 선수에게 좋아하는 노래를 부탁하자 "왜요? 시키시게요?"라며 새침한 여고생의 김연아 선수에게 "나이 많은 언니가 어찌해야 되는지 쩔쩔맸다"고 기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KBS | ||
그는 주저 없이 가수 김민기를 꼽았다. “보통 방송 전에 사전인터뷰를 15분 정도 하는데, 김민기씨가 카메라도 정치도 가수도 노래도, 싫어한다는 게 100가지도 넘는 것 같더라고요. 교감이 안 이뤄져서 ‘아! 오늘 이거 안 되겠구나.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죠.”
방송은 어떻게 됐을까. 김 PD는 “걱정 속에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을 지나가면서 통한다는 느낌이 ‘딱’하고 오더라”며 “인터뷰어로서 마음을 얻어냈다고 느꼈던 인터뷰라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단박〉 마지막 방송에서 그가 “힘들 때 들으면 좋은 노래”라며 김민기의 ‘봉우리’를 부른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김 PD가 〈단박〉 MC를 하게 된 건 〈시사투나잇〉의 영향력이 컸다. 그는 〈시투〉에서 국회를 담당하는 PD로 8개월간 일했다. 그는 “국회 출입 기자처럼 하루 종일 국회에 있으면서 마이크를 들고 양당을 오가면서 의원들에게 깐죽대면서 들이댔는데, ‘돌발영상’ ‘팝콘영상’ 등에 소개되면서 제 이미지를 만들어 낸 것 같다”고 말했다.
| ▲ 김영선 PD는 21일부터 1TV <추적 60분>의 진행자로 나선다. ⓒKBS | ||
“〈단박〉을 하면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어쩜 저렇게 열심히 살까. 저 에너지는 어디서 올까. 나는 절대 저렇게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요즘 미안한 게 어린 여대생에게 제가 그들의 아이콘이 되고 있더라고요. 학교 특강을 가면 굉장히 멋있는 여성인 것처럼 얘기를 하는데, 저는 원래 큰 야망 같은 게 없거든요. 그냥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에요.(웃음)”
하지만 그는 좀 더 날렵하게 화면에 비치기 위해 매일 헬스를 하며 체중을 감량하기도 했다. 〈시사투나잇〉을 하며 야행성이던 생활을 아침형으로 돌려놨고, 방송을 위해서 매주 월~목요일의 점심, 저녁약속을 잡지 않고, 하루 3~4시간씩 인터뷰 준비에 골몰하며 부단하게 노력했다.
“저는 살아있는 뭔가를 쫓아다니고, 추적하고 밝혀내고 궁금증 풀어내는 것이 좋아요. CSI처럼 말예요. 이렇게 취재하는 게 재밌어요.” 〈추적 60분〉 MC이자 PD로서 다시 한 번 시청자 앞에 나서게 될 김영선 PD는 다시 한 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미디어&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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