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13 14:15

최문순 의원“합의 무시하면 제2의 촛불 불가피”

[인터뷰] 최문순 민주당 의원…“공영방송법 등 KBS 노조가 관건”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방송법 등 쟁점법안 처리 문제를 놓고 물리적 충돌까지 빚었던 두 번의 임시국회가 13일 폐회하며 국회가 내달 2일까지 19일간의 겨울방학에 돌입했다. 그러나 ‘합의처리 노력’이라는 원내대표 합의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방송법 등 쟁점법안의 2월 상정을 공언하면서 벌써부터 여야는 또 다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PD저널>은 임시국회 폐회를 하루 앞둔 지난 12일 문방위 소속 최문순 민주당 의원을 만나 야당의 향후 대응책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 최문순 민주당 의원

- 고흥길 문방위원장이 방송법 등의 2월 국회 상정을 공언했다.

“고 위원장과 한나라당은 법안의 상정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여야 합의와 국민적 공감대 없이 법안이 일방 강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법안 상정 전 논의를 통해 의견 접근을 볼 수 있고, 절차와 내용에 대해 합의할 수도 있는데 언제까지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못 박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3일 법안을 내고 같은 달 24일 수정안을 제출한 후 31일까지 통과하겠다고 했던 게 문제가 되지 않았나.”

- 여당은 언론 관계법이 경제 살리기 법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조속 처리를 주장하는데.

“한나라당은 재벌과 신문에 방송을 소유토록 하는 방송법과 IPTV법 등이 처리되면 2만 6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매출액도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여당 주장대로라면 언론계의 일자리와 매출이 현재보다 두 배나 늘어나야 하는데,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가 없다.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고 이에 입각해 토론회와 공청회 등을 진행하면서 국민의 의견부터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

- 여당에선 우선 정책을 집행하고 이후 다시 선거에서 평가를 받으면 된다고 한다.

“매우 야만적인 주장이다. 다수결은 모든 것에 우선하는 선이 아니다. 헌법이 대통령 거부권 등 다수결을 제어하는 장치를 두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선택은 했지만 허점이 많은 제도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원내대표 회담에선 합의처리 노력을 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다수와 소수가 토론을 하되 합의가 안 될 경우 양쪽의 가치를 1대 1로 동등하게 두자는 것이다. 양쪽이 논의를 하되 안 되면 다수결로 하는 것은 협의다.”

- 민주당이 대안은 내놓지 않고 반대만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는데.

“이미 토론회를 통해 공공방송위원회의 도입과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해 신문과 방송에 각각 프레스 펀드와 중간광고를 도입하는 방안 등을 제기한 상태다. 또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이 난 부분을 고치는 것에 동의한다. 다만 관점이 다를 뿐이다. 한나라당이 2월 공영방송법, 3월 종합편성채널 도입, 연말 민영 미디어렙 도입 등과 같은 일정을 짜놓고 주제까지 정해두고 그 안에서만 논의를 하자고 주장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서로의 대안을 내놓고 토론할 수 있다. 지금 상황은 명백한 공격자 반칙이다.”

- 2월 국회를 앞두고 야당의 상임위 점거 등을 봉쇄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 국회 폭력을 비판하며 야당의 주요한 수비 수단을 없애면서 또 다시 국회의장이 관건이 되도록 할 계획인 듯하다. 그러나 직권상정을 하지 않고 토론을 하면 여야 공통의 안이 만들어질 수 있다. 다만 최소 5개월은 필요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도 미디어 소유를 변경하려는 법안을 마련하려면 최소 150일간 토론을 해야 한다는 법안을 내지 않았나.

또 그 전단계로 미디어 소유권이 변경될 경우 지역성과 공공성 그리고 당사자인 언론인들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에 대해 미리 자료를 내도록 했다. 우리도 최소한 이런 데이터를 제출해야 하고 충분한 논의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오는 9월 정기국회 이전까지 토론을 하며 공통의 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2월 국회 민주당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에 대한 우려가 많다.

“지금의 상황을 볼 때 그런 우려가 많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일단 지역설명회 등을 통해 밖으로 나가 우리가 왜 여당의 언론악법을 저지해야 하는지 좀 더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여당이 지금처럼 ‘합의’의 정신을 지키지 않는다면 제2의 촛불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 언론계와의 연대는 계속 이어가는 것인가.

“당연하다. 그런데 이를 위해선 KBS노조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가 관건일 수 있다. 정부 여당이 2월에 처리하려는 공영방송법은 KBS와 EBS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KBS노조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야당도 또 다른 언론인들이 도와주기 힘든 게 현실이다. 이런 도움이 어려워지면 KBS 사장 등 내부에서도 버틸 수 없게 된다. 새로 출범한 노조가 바짝 긴장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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