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17일 토론회…“교차소유, 장기집권 터 닦기”
신문방송 겸영 허용 논리 “허구”
이렇듯 신문방송 겸영 허용을 통해 1석3조의 효과를 거두려고만 하다 보니 정부 여당이 제시하는 당위성의 근거들은 논리가 빈약하기 짝이 없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정부 여당과 함께 신문방송 겸영 허용을 주장하는 일부 신문과 단체들은 △매체 환경 변화로 신문방송 구분 무의미 △악화일로 신문 산업 재건의 대안 △신문방송 겸영이 세계적 추세 △신문 방송의 여론형성 독점적 지위 상실 등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이날 토론회에서 ‘신문방송 교차소유 허용 주장의 허구’를 주제로 발표를 한 채수현 언론노조 정책국장은 “하나하나 다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채 국장은 “겸영 찬성론자들은 겸영 금지를 풀더라도 여론의 다양성과 다원성이 보장될 수 있는 매체환경이 조성됐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현실과 전혀 다른 얘기”라며 “인터넷이 성장했다곤 하지만 여전히 지상파 TV 방송이 32.4%의 시청점유율을, 신문은 가구 구독률 34.8%를 보일 만큼 여론 형성을 주도하고 있으며, 신문시장 안에선 <조선>, <동아>, <중앙>이 7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신문들의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으니 보도채널 등을 소유, 콘텐츠를 재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얻겠다고 하지만, 일반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에 진출한 신문들의 편성비율이나 사업현황 등을 볼 때 이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 방송위원회의 지난 2007년 방송산업실태조사보고서에 나타난 <중앙일보> 소유 중앙방송의 Q채널(6.5%)과 J골프(J Golf, 25.8%), 히스토리채널(5.3%) 그리고 <디지털조선일보>의 비즈니스 엔(business &, 12.2%) 등의 자체제작 편성비율은 종이신문의 콘텐츠를 재활용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태라는 것이다. 또 같은 조사에서 <중앙일보>의 중앙방송(-68억4213만원)과 중앙애니메이션(-14억2463만원), <헤럴드미디어>의 동아TV(-11억8786만원) 등은 적자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국일간 신문 전체의 평균 영업비용이 273억인데 반해 보도를 전문으로 하는 YTN(776억원), MBN(324억원), 한국경제TV(273억원) 등의 한 해 영업비용은 이를 훨씬 뛰어 넘는 상황”이라며 “(신문의) 방송에 대한 투자여력과 이익창출 가능성이 의심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일정부분 수익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방송사는 국가나 수신료로 운영되는 극히 일부의 곳들”이라며 “방송광고는 유료방송이 증가하는 만큼 늘어나지 않아, 자본력 있는 신문사업자라 할지라도 방송에 진출해 수익을 보장받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신문방송 겸영 허용이 세계적 추세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채 국장은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겸영을 허용하는 대신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으며, 이들 국가에선 몇몇 거대 족벌 신문이 국가의 여론을 좌지우지 하거나 무가지와 불법경품 무차별 살포로 시장을 장악해 나머지 신문을 고사시킨 예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시장점유율을 기준으로 상한선을 정하는 조건부 규제론과 관련해 그는 “규제 기준을 세우려면 시장 획정을 잘해야 하는데 방송을 관할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신문의 점유율을 조사하는 권한이 없어 시장지배력 규제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
채 국장은 “여론 다양성을 해치는 신문방송 교차소유 등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각 미디어가 처한 경제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면서 “신문이 방송을 넘보지 않게 하기 위해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체제 유지와 광고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정치적인 유혹을 제거하기 위해선 신문의 방송 금영 금지뿐 아니라 방송의 신문 겸영 규제도 정비해야 한다”면서 현행 방송법이 방송사의 신문사 지분 소유를 금지하고 있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신문과 방송간 보도, 종합편성,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상호 교차소유 및 겸영 금지를 위해 방송법과 신문법의 동시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문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우면 신문시장 포기해야”
토론자로 나선 김서중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헌법재판소가 ‘일간신문과 지상파 방송 간의 겸영 금지가 언론의 다양성 보장과 아무런 실질적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 명백할 정도로 미디어 매체나 정보매체 환경에 획기적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신문방송 겸영 금지는 합헌’이라고 한 만큼, 겸영 허용론자는 겸영 허용이 여론 다양성 보장과 실질적 연관성이 없음을 입증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입장 없이 겸영 허용을 위한 정책을 실시하려는 시도는 여론 다양성을 축소함으로써 대중독재의 출현에 기여한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또 “방송과 결합해 신문산업의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주장은 사실상 신문시장을 포기하고 방송 시장으로 나아가겠다는 논리에 불과하다”며 “신문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우면 신문시장을 포기하고 방송 산업에 진출해 신문의 본령을 지키는 신문이라도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KBS·MBC, 왜 조중동 프레임 따라가나”
이날 토론에선 신문방송 겸영 허용 주장에 대처하는 방송사들의 자세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MBC 사장으로 김중배 씨가 임명되자 조중동은 좌파방송이라며 MBC를 두들겨댔다. 그 이후 MBC의 시청률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또 KBS 역시 ‘정연주 사장의 배후조종’이란 비판을 받을까 (정부여당의 잘못에 대해) 제대로 각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왜 조중동의 여론조작에 맞서지 못하고 당하고만 있는 것인가.” (양문석 언론연대 사무총장)
양 총장은 “신문방송 겸영을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싸움”이라며 “오늘과 같은 토론보단 투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KBS 2TV와 MBC 민영화는 지난 10년 동안 신자유주의 정권에 의해 이유도 없이 의미있는 개념으로 선전돼왔다”며 “지나치게 우아한 민영화란 표현 대신 사영화 혹은 사기업화라는 표현으로 용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방청한 장행훈 신문발전위원장은 “정치를 떠나 언론정책을 얘기할 수 없는 만큼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어떤 것을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말지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4·9 총선에서 과반의석(153석)을 확보한 한나라당이 18대 원구성이 마무리되는 오는 6월 신문방송 겸영 허용 등을 골자로 하는 신문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것과 관련해 17일 현업 언론인들과 언론학자, 언론단체가 일제히 우려를 전하며 그 안에 담긴 정치적 의도를 지적했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 주최로 이날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여론다양성 보장을 위한 미디어 정책방향 모색 토론회’에 참석한 이들은 모두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신문방송 겸영 주장 안에 ‘보은’과 ‘보복’ 그리고 ‘야욕’이 담겨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정부 여당이 10년 만의 보수 정권을 탄생시킨 주역이라 여기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중앙일보>에게 일종의 정치적 답례품으로 ‘방송’을 주고 이로써 현 정권의 도덕성과 정책 방향 등에 비판적인 KBS와 MBC, <경향신문>과 <한겨레> 등을 견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현 정권에 우호적인 신문들에 방송을 줌으로써 아침부터 저녁까지 현 정권에 우호적인 뉴스들로 장기 집권의 터를 닦으려 하고 있다”(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김서중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 양승동 한국PD연합회장)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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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이 전국언론노조 주최로 17일 오후 3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여론다양성 보장을 위한 미디어 정책방향 모색 토론회’에서 정부 여당의 신문·방송 겸영 허용 밀어붙이기를 비판하고 있다. | ||
이렇듯 신문방송 겸영 허용을 통해 1석3조의 효과를 거두려고만 하다 보니 정부 여당이 제시하는 당위성의 근거들은 논리가 빈약하기 짝이 없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정부 여당과 함께 신문방송 겸영 허용을 주장하는 일부 신문과 단체들은 △매체 환경 변화로 신문방송 구분 무의미 △악화일로 신문 산업 재건의 대안 △신문방송 겸영이 세계적 추세 △신문 방송의 여론형성 독점적 지위 상실 등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이날 토론회에서 ‘신문방송 교차소유 허용 주장의 허구’를 주제로 발표를 한 채수현 언론노조 정책국장은 “하나하나 다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채 국장은 “겸영 찬성론자들은 겸영 금지를 풀더라도 여론의 다양성과 다원성이 보장될 수 있는 매체환경이 조성됐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현실과 전혀 다른 얘기”라며 “인터넷이 성장했다곤 하지만 여전히 지상파 TV 방송이 32.4%의 시청점유율을, 신문은 가구 구독률 34.8%를 보일 만큼 여론 형성을 주도하고 있으며, 신문시장 안에선 <조선>, <동아>, <중앙>이 7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신문들의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으니 보도채널 등을 소유, 콘텐츠를 재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얻겠다고 하지만, 일반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에 진출한 신문들의 편성비율이나 사업현황 등을 볼 때 이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 방송위원회의 지난 2007년 방송산업실태조사보고서에 나타난 <중앙일보> 소유 중앙방송의 Q채널(6.5%)과 J골프(J Golf, 25.8%), 히스토리채널(5.3%) 그리고 <디지털조선일보>의 비즈니스 엔(business &, 12.2%) 등의 자체제작 편성비율은 종이신문의 콘텐츠를 재활용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태라는 것이다. 또 같은 조사에서 <중앙일보>의 중앙방송(-68억4213만원)과 중앙애니메이션(-14억2463만원), <헤럴드미디어>의 동아TV(-11억8786만원) 등은 적자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국일간 신문 전체의 평균 영업비용이 273억인데 반해 보도를 전문으로 하는 YTN(776억원), MBN(324억원), 한국경제TV(273억원) 등의 한 해 영업비용은 이를 훨씬 뛰어 넘는 상황”이라며 “(신문의) 방송에 대한 투자여력과 이익창출 가능성이 의심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일정부분 수익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방송사는 국가나 수신료로 운영되는 극히 일부의 곳들”이라며 “방송광고는 유료방송이 증가하는 만큼 늘어나지 않아, 자본력 있는 신문사업자라 할지라도 방송에 진출해 수익을 보장받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신문방송 겸영 허용이 세계적 추세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채 국장은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겸영을 허용하는 대신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으며, 이들 국가에선 몇몇 거대 족벌 신문이 국가의 여론을 좌지우지 하거나 무가지와 불법경품 무차별 살포로 시장을 장악해 나머지 신문을 고사시킨 예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시장점유율을 기준으로 상한선을 정하는 조건부 규제론과 관련해 그는 “규제 기준을 세우려면 시장 획정을 잘해야 하는데 방송을 관할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신문의 점유율을 조사하는 권한이 없어 시장지배력 규제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
채 국장은 “여론 다양성을 해치는 신문방송 교차소유 등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각 미디어가 처한 경제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면서 “신문이 방송을 넘보지 않게 하기 위해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체제 유지와 광고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정치적인 유혹을 제거하기 위해선 신문의 방송 금영 금지뿐 아니라 방송의 신문 겸영 규제도 정비해야 한다”면서 현행 방송법이 방송사의 신문사 지분 소유를 금지하고 있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신문과 방송간 보도, 종합편성,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상호 교차소유 및 겸영 금지를 위해 방송법과 신문법의 동시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문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우면 신문시장 포기해야”
토론자로 나선 김서중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헌법재판소가 ‘일간신문과 지상파 방송 간의 겸영 금지가 언론의 다양성 보장과 아무런 실질적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 명백할 정도로 미디어 매체나 정보매체 환경에 획기적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신문방송 겸영 금지는 합헌’이라고 한 만큼, 겸영 허용론자는 겸영 허용이 여론 다양성 보장과 실질적 연관성이 없음을 입증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입장 없이 겸영 허용을 위한 정책을 실시하려는 시도는 여론 다양성을 축소함으로써 대중독재의 출현에 기여한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또 “방송과 결합해 신문산업의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주장은 사실상 신문시장을 포기하고 방송 시장으로 나아가겠다는 논리에 불과하다”며 “신문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우면 신문시장을 포기하고 방송 산업에 진출해 신문의 본령을 지키는 신문이라도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KBS·MBC, 왜 조중동 프레임 따라가나”
이날 토론에선 신문방송 겸영 허용 주장에 대처하는 방송사들의 자세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MBC 사장으로 김중배 씨가 임명되자 조중동은 좌파방송이라며 MBC를 두들겨댔다. 그 이후 MBC의 시청률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또 KBS 역시 ‘정연주 사장의 배후조종’이란 비판을 받을까 (정부여당의 잘못에 대해) 제대로 각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왜 조중동의 여론조작에 맞서지 못하고 당하고만 있는 것인가.” (양문석 언론연대 사무총장)
양 총장은 “신문방송 겸영을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싸움”이라며 “오늘과 같은 토론보단 투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KBS 2TV와 MBC 민영화는 지난 10년 동안 신자유주의 정권에 의해 이유도 없이 의미있는 개념으로 선전돼왔다”며 “지나치게 우아한 민영화란 표현 대신 사영화 혹은 사기업화라는 표현으로 용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방청한 장행훈 신문발전위원장은 “정치를 떠나 언론정책을 얘기할 수 없는 만큼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어떤 것을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말지를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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