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20 17:29

“나마쓰테, 네팔! 보고 싶어요.”


[인터뷰] ‘잘 있나요 내 첫사랑들’ 책 낸 이종국 PD

 
▲ 이종국 PD ⓒPD저널
“다큐를 만들던 PD가 네팔이라는 낯선 땅에서 다시 배우게 된 삶과 사랑에 대한 산문집입니다. 제가 묵직하게 느꼈던 사랑에 대한 깨달음을 소설적으로 재미있게 읽혀지도록 구성했습니다. 한 때 소설가 지망생이기도 했고요.”

최근 PD들의 해외 여행기가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이종국 PD(미디어황금화살)가 180일 간의 네팔 체류기를 바탕으로 쓴 〈잘 있나요 내 첫사랑들〉(두리미디어, 2009) 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에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 책은 그동안의 여행기와는 약간 궤를 달리한다. 책에는 그 흔한 지도도, 먹을거리 정보도 없다. 대신 곳곳에서 ‘첫사랑들’에 대한 헌사(獻辭)가 베어난다.

다큐멘터리 촬영 차 머물렀던 네팔의 한 가정에서 그는 운명적인 사랑과 마주친다. 30대의 그가 삶을 송두리째 다시 쓸 정도로 사랑해 결혼을 결심했던 네팔의 처녀 ‘디빠’. “피부색의 문제는 사소한 차이 일뿐”이라는 그는 우리들에게 사랑의 본질에 대해 묻는다. 그리고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정치의 변화 바람이 불고 있는 네팔 사회에 대해 뜨겁게 토론했던 청년들,  그리고 속을 태웠던 아들을 뒤로하고 세상을 져버린 어머니까지. 그의 ‘첫사랑들’은 책 안에서 살아 숨 쉰다.

“나마쓰테, 카트만두!” 힌두교 사회에서 상대방에 대한 존경의 인사(나마쓰테), 수도(카트만두)인 네팔을 뜻하는 이름 밖에 모르던 그가 이제는 제법 능숙하게 네팔어를 구사할 정도의 네팔인이 됐다. 하지만 그는 “네팔에서 살 생각은 없다”고 고개를 가로 젓는다.

 
 
▲ <잘 있나요 내 첫사랑들>(이종국, 두리미디어, 2009)
‘그곳을 그리워하며 이곳에 살기’라는 에필로그 제목이 말하듯 그는 네팔과 의도적으로 거리를 둔다. 그는 “아이들에서 어른까지 그 사람들의 삶을 사랑해서, 네팔을 사랑해서 살았다. 지금은 그 때의 추억을 사랑하는 것”이라며 “첫 사랑을 떠올리면 가슴이 떨리는 것처럼 남겨두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5월 출간이 예정됐던 책이 2년이나 미뤄진 것은 이처럼 복잡했던 내면을 다듬는 시간이 필요한 탓이기도 했다.

수정처럼 빛나는 네팔 아이들, 사랑을 잃고 미쳐버린 남자, 여행객으로 잠깐 스쳐갔던 한국 여대생을 잊지 못하고 기다리는 순수한 네팔 청년, 텔레마케팅을 업으로 하는 기타리스트, 자신을 거리의 철학자라고 지칭하는 19년 경력의 관광가이드, 늦은 나이에 모국어를 배우기에 열심인 네팔의 어머니들, 그리고 ‘코리안 만체’(한국사람)를 보고 반갑게 말을 걸어오는 저잣거리의 사람들. 〈잘 있나요 내 첫사랑들〉은 네팔 사람에 대한 소설적인 재미와 감동을 가진 사랑에 대한 에세이집이다. 340쪽, 1만3800원.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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