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13 10:38

〈PD수첩〉제작진 "13일 2편 방송에 전념"

후속방송에 PD 4명 투입...MBC 노조 "언론탄압 중단하라" 성명 발표

   
▲ 〈PD수첩〉후속방송에는 4명의 PD가 투입돼 취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청와대가 MBC 〈PD수첩〉(기획 조능희) 제작진을 상대로 민·형사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져 ‘언론 탄압’이란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MBC는 이에 개의치 않고 13일 미국산 쇠고기 관련 후속 방송을 내보낸다는 입장이다. 후속방송에는 4명의 PD가 투입돼 취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실제로 MBC 시사교양국 내부의 분위기는 청와대의 소송 보도가 나온 뒤에도 차분한 편이다. 한두 번 겪는 소송이 아닐뿐더러 정부의 소송 여부도 확인되지 않은 까닭이다. 노조만이 9일 성명을 내고 “언론탄압을 즉각 중단하라”며 강경 대응 입장을 피력했다.

〈PD수첩〉의 조능희 책임PD는 이번 소송 건에 대해 “아직까지 아는 바 없다”며 “설마 소송을 걸겠나. 언론플레이에 그치지 않을까”라고 말을 꺼냈다. 그는 “우리가 잘못한 게 없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며 당당히 말했다. 또 “소송은 누구나 걸 수 있는 것”이라며 “진짜 소송을 제기한다면 성실히 소송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PD수첩〉 관계자는 “허위 사실 유포나 국민 선동을 하지도 않았는데 소송을 거는 건 (정부가) 언론의 자유를 우습게 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PD수첩〉은 그러지도 않았지만, 혹시 언론이 작은 잘못을 했더라도 그것이 전체 공익을 위한 것이었고 나쁜 의도가 아니었다면 분명히 구분이 돼야 하며, 언론의 자유 차원에서도 존중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가 유독 〈PD수첩〉만을 표적으로 삼은 것에 대해선 조금 억울해 하는 분위기다. 〈PD수첩〉 외에도 일부 보수신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각종 보도와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을 다뤘는데, 〈PD수첩〉이 가장 먼저 방송했다는 이유로 정부가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PD수첩〉은 소송에 개의치 않고 오는 13일 미국 쇠고기 수입 관련 후속 방송을 내보낼 계획이다. 조능희 책임PD는 “이미 언론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많이 보도됐기 때문에 후속 방송에서 어떻게 다룰지 고민”이라면서도 “안전성과 검역 문제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박성제)는 9일 ‘이명박 정부는 언론탄압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청와대의 〈PD수첩〉을 상대로 한 소송건에 대해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얼마 전 한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기사 삭제를 지시하더니 결국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5공화국에서 빈번하게 자행되던 언론탄압의 악령이 또 다시 살아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MBC본부는 성명에서 “반대의견을 말하는 국민과 언론이 좌파이고 반미주의자라고 서슴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입에 쓴 약을 삼키지 못하는 정부는 절대 국민과 함께 갈 수 없다”며 “정부 정책에 대해 반대의견을 말하는 언론과 국민을 처벌하겠다는 공안 정국을 선포한 정부에 대해 우리도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또 “〈PD수첩〉에 대한 소송 협박과 반대 의견을 말하는 국민들에 대한 처벌방침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다음은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성명 전문.

이명박 정부는 언론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
청와대,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고발한 < PD수첩>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 협박

정말 괴이한 정부다.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제기한 시민들의 의견과 방송뉴스, 프로그램을 ‘괴담’으로 치부하더니 검찰총장, 경찰까지 나서서 주동자를 적발, 처벌하겠다고 한다. 그러더니 결국 < PD수첩>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청와대가 나섰다. 광우병에 대한 국민적 불안을 조성하고 정부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것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라고 한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얼마 전 한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기사 삭제를 지시하더니 결국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5공화국에서 빈번하게 자행되던 언론탄압의 악령이 또다시 살아난 것이다. 쇠고기 공안 정국으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 PD수첩>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타결과 관련하여 소홀하게 다루어진 몇 몇 지점을 지적했다. 미국은 광우병 발병 국가라는 점, 미국 소 도축장의 실태와 검역 문제, 우리 정부의 기준 없이 변화하는 졸속 협상태도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언론의 역할이고 존립근거다. 책임 있는 정부라면 이러한 언론의 걱정과 비판에 대해 일단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야 한다. 쇠고기, 즉 먹거리는 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관련된 아주 중차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협상내용 중에 어떤 부분을 조금 소홀히 다루었는지 돋보기를 들고 꼼꼼하게 살펴보고 그런 부분이 있으면 재논의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정부의 올바른 태도일 것이다. 우리 국민들 모두 이런 태도를 정부에게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감히 누가 우리를 비판하느냐? 잡아서 족쳐라’라는 권위적이고 비이성적인 행동을 보이며 국민의 기대에서 점점 멀어지는 방향으로 뛰어가고 있다. 너무 무섭고 두려운 정부다.

이명박 정부는 모든 국가 정책에 ‘옳소’하는 박수부대를 원하는가? 반대의견을 말하는 국민과 언론이 좌파이고 반미주의자라고 서슴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입에 쓴 약을 삼키지 못하는 정부는 절대 국민과 함께 갈 수 없다. 국민과 함께 갈 수 없는 정부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정권을 이양하고 청와대를 떠나야 할 것이다. 늘 박수만 쳐대는 그런 국민도 그런 언론도 이제 대한민국에는 없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연일 촛불시위를 하며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고 그 촛불시위에는 중고등학교 학생들까지 참가하고 있다. 소값 폭락을 비관한 축산업자 2명이 이미 목숨을 버렸다. 지금 국민들은 정부가 두렵다. 두려우면 국민들은 그 두려움 때문에 용기를 얻는다. 자신들만이 절대선이라는 오기로 버티고 여론을 왜곡하는 정부에 대항할 용기가 생기는 것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25%대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정부 정책에 대해 반대의견을 말하는 언론과 국민을 처벌하겠다는 공안 정국을 선포한 정부에 대해 우리도 단호히 대처하겠다. 언론에서 제기한 지점에 대해 그리고 국민들이 우려하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기를 간절히 바란다. < PD수첩>에 대한 소송 협박과 반대 의견을 말하는 국민들에 대한 처벌방침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광우병 발병국가의 쇠고기 수입결정으로 국가적 불안을 조성하고 국민의 명예를 실추한 정부에 대해 전 국민의 이름으로 반정권 투쟁에 나설 것이다.

2008년 5월 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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