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28 16:44

“국민과 ‘소통’한다더니 ‘소탕’을 하네요”

[인터뷰] ‘뼈의 최후통첩’ 제작한 김풀빵(나성환)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정부를 향한 원성이 높아지고 있던 무렵, 인터넷에 한편의 영상이 떴다. ‘뼈의 최후통첩(The Bone Ultimatum)’이란 제목의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을 통해 퍼져 나갔고, 지난 21일 포털 인기검색어 순위에도 랭크됐다.

맷 데이먼 주연의 영화 ‘본 얼티메이텀(The Bourne Ultimatum)’을 패러디한 ‘뼈의 최후통첩’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상경하려는 전주의 한 고등학생과 이를 저지하려는 정부와 경찰 등 공권력의 음모를 다룬 작품이다. 원작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설정, 긴박감 있는 전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세밀한 풍자로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 패러디 영상 '뼈의 최후통첩'을 제작한 김풀빵(나성환).
이 영상을 제작한 주인공은 엔터테인먼트 포털 ‘풀빵닷컴’에서 영상제작팀장을 맡고 있는 김풀빵 작가(본명 나성환). 그는 “광우병에 대해 전문적인 견해를 갖고 있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가 치사하다”는 생각에 이 같은 영상을 만들었다고 했다.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하고, 정치 선동으로 몰고 있다. 그걸 풍자하고 싶었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다. 어떻게 보면 정부 말이 맞는 것도 같고, 또 어떻게 생각하면 우려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어찌 됐든 정부의 방법이 치사하고 옹졸했던 것만은 분명하다.”

최근 공권력의 촛불집회 강경 진압을 보면서 그는 “1주일만 늦게 만들었어도…”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고 했다. “국민과 ‘소통’하겠다더니, 국민을 ‘소탕’하고 있다”는 조롱을 넣지 못해서다.

이렇게 대담해 보이는 그도 실은 ‘뼈의 최후통첩’을 만들면서 약간의 두려움을 느꼈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5공시대 부활’이란 말이 나올 정도니 그럴 만도 하다.

“‘뼈의 최후통첩’을 만들면서 두렵기도 했다. 요즘 무서운 시대잖나. 남산에 끌려가진 않을까 걱정했다.(웃음) 하지만 이 영상을 보고 뭐라고 한다면,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격 아닌가.”

이번 영상으로 그는 ‘천재’, ‘영웅’이란 환호를 받은 반면, 일각에선 ‘좌익 빨갱이’란 비난도 받았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정치엔 관심이 없”고, “‘나를 웃길 수 있는가’ 하는 생각으로 영상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는 ‘뼈의 최후통첩’ 한편으로 세상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런 의도는 없으니 “보고 웃으라”는 게 그의 말이다. 하지만 터지는 웃음 속에도 뼈가 있고, 가시가 있다. ‘뼈의 최후통첩’의 마지막 대사. “똑바로 해. 4800만이 지켜보고 있어.” 이것이야 말로 그의 진짜 ‘의도’가 아닐까.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