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29 13:07

감사원, KBS 특별감사 시작됐나

KBS 본관에 조사실 설치,감사원 인력 상주…감사원 “자료조사 차원” 해명

KBS 측의 감사 취소 심판 청구에도 불구하고 감사원이 KBS에 대한 특별감사를 사실상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PD저널> 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KBS 본관 내 모처에 감사원 특별조사팀이 따로 사무실을 차리고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감사팀은 이미 각 해당부서에 일부자료에 대해 요청 및 정리 작업에 들어가 KBS 내에서는 “논란이 일고있는 KBS에 대한 특별감사를 기정사실화하고 신속하게 마무리하기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고 술렁이고 있다.

당초 감사원은 26일부터 예비감사에 들어갈 것으로 지난 23일 KBS 측에 통보했으나 이날 오전 11시 30분 KBS가 감사원 행정심판 위원회에 ‘감사 실시 취소 심판 및 집행 정지’를 신청하자 예비감사를 연기한다는 통보를 KBS측에 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26일 오전께 전격적으로 KBS에 들어와 현재 4일째 조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KBS 내에서 하는 자료 수집은 감사에 들어가기 위한 작업”이라며 “KBS의 행정심판에 대해 최대한 존중하는 입장이지만, 특별감사가 제한된 기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게 하기 위해서는 감사에 앞서 세부적인 감사내용의 확정과 투입인원 등에 대해 사전에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감사원 행정심판위원원회에서 KBS가 제기한 취소심판이나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도 전에 이미 현장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은 행정심판의 결과에 관계없이 예정대로 6월께 본격적인 특감을 실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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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원의 KBS 특별감사가 KBS 측의 행정심판 청구소송에도 불구하고 특별감사를 위한 사전 자료조사에 들어가 “벌써 특감에 들어 간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KBS

감사원은 현재 진행중인 KBS 현장조사 작업과는 별개로 빠른 시일 내에 행정심판위원회를 소집해 KBS가 제기한 ‘감사실시 취소 신청 및 집행정지’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행정심판법과 감사원 행정심판위원회 운영 세칙에 따르면 감사원 내부인사 3명과 외부 민간인사 4명으로 구성된 행정심판위원회가 취소심판청구에 대한 결정을 한다. 최종결정은 취소심판 신청서를 접수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내려지고, 필요한 경우 30일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감사원은 행정심판에 대해 최대한 신속하게 끝낸다는 계획이다.

감사원의 KBS 특별감사 착수가 확인되면서 “KBS를 비롯한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원의 특별감사가 공공기관의 장을 교체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최근 청와대와 정부가 공공기관장의 ‘물갈이’를 강행하는 가운데 노동부가 감사반을 동원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심일선 산재의료원 관리원 이사장에 대해서는 “사표만 내면 감사를 즉시 철수하겠다”며 노골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행정안전부도 산하 기관 10곳 가운데 기관장이 사표 내기를 거부한 두 곳을 감사하겠다고 밝혀 ‘표적 감사’ 의혹을 사고 있다는 보도가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KBS의 한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감사행위라는 게 지극히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이뤄져야 수용이 가능한데 공공기관 장을 교체하는 도구로 이명박 정부가 악용하고 있다”며 “스스로 물러나지 않자 감사원을 움직여서 감사를 하도록 하고 사퇴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이렇게 ‘표적감사’를 해선 감사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독립적으로 평가받는 감사가 국민들에게 수용 받을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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