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에 해당되는 글 173건
- 2009/04/30 [동영상]손태영 “대본 리딩하면서 울어보긴 처음~”
- 2009/04/30 [동영상]앤디 “사고뭉치 연하남 연기 기대하세요~”
- 2009/04/30 [동영상]허구연 해설위원도 ‘2009 외인구단’에 합류~ (1)
- 2009/04/30 다큐멘터리는 기록이 아니라 해석이다
- 2009/04/30 석방된 PD수첩 제작진 “검찰, 작가 회유 시도했다” (64)
- 2009/04/29 [동영상]‘2009 외인구단’ 만화와 드라마, 닮은꼴 100%
- 2009/04/29 ‘삼성 무죄판결’ 보도 KBS 대법원 1년 출입정지 (2)
- 2009/04/29 용산참사 유가족 “제발 있는 그대로의 진실만 보도해 달라” (7)
- 2009/04/29 [인터뷰] DJ 배철수 “라디오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 DJ해야” (5)
- 2009/04/29 안방 웃기고 울릴 다섯편의 ‘사랑’ 이야기
- 2009/04/29 ‘용산 24시’를 카메라에 담는 1인 미디어 활동가 (1)
- 2009/04/29 체포직전, 'PD수첩' 제작진 "봄 공기 쐬고 싶다"
- 2009/04/29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 중계 ‘과잉취재’ 우려
- 2009/04/28 드라마에서 시한부 인생은 이제 그만
- 2009/04/28 “‘PD수첩’ 제작진 체포한 검찰, MB 내조의 여왕?”
- 2009/04/28 이주연 아나운서의 영화읽기(1) -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 2009/04/28 고재열 칼럼 : 기자와 PD의 가족들이 겪는 일 (1)
- 2009/04/28 영화 박쥐 : 욕망과 절망 사이의 여백이 공허한 이유
- 2009/04/28 [우석훈 칼럼] 메이데이, 뜨거운 5월이 온다
- 2009/04/28 KBS, 대통령 라디오 연설 ‘여전히’ 진통
| ▲ SBS 새일일드라마 ‘두 아내’ ⓒSBS | ||
손태영이 SBS 새 일일드라마 <두 아내>(극본: 이유선, 연출: 윤류해)를 통해 결혼과 출산 후 처음으로 연기에 복귀한다.
<두 아내>는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후속작으로, 한 남자를 중심으로 아내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바람이 난 후 조강지처를 버린 강철수(김호진)가 교통사고로 부분기억상실증에 걸려 새 부인(손태영)은 못 알아보고 본처(김지영)만 기억하는 기구한 상황을 맞는다. 극 속에서 손태영은 미혼모였다가 우연히 강철수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연기를 선보인다.
출산한 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아 모습을 드러낸 손태영은 날씬한 몸매와 속옷이 드러나는 파격적인 의상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손태영은 "일일극을 통해 많은 배우들로부터 연기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남편(권상우)도 요즘 드라마 촬영으로 많이 바빠 얼굴만 보는 정도지만, 복귀하는데 가장 많이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몸매비결에 대해 그는 “임신 중에도 살은 별로 찌지 않았다. 많이 걸어 다니기는 했다. 출산 한 뒤 곧바로 살이 빠졌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김호진, 손태영, 강성진, 김윤경, 이유진, 앤디 등이 출연하는 SBS새일일드라마 <두 아내>는 5월 4일 저녁7시 20분에 첫 방송된다.
'동영상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동영상]배우 지진희 “저랑 와인 한잔 하실래요?” (0) | 2009/05/11 |
|---|---|
| [동영상]윤해영 ‘오토바이사고’ 덕에 주위사랑 확인~ (0) | 2009/05/08 |
| [동영상]사랑나눔 앞장선 방송인 ‘한성주’, 서울시장상 수상 (0) | 2009/05/07 |
| [동영상]‘SG워너비’가 남산위에서 노래 부른 이유? (0) | 2009/05/07 |
| [동영상]‘스타킹’이 만난 조선족 얼짱가수 ‘김미아’ (0) | 2009/05/04 |
| [동영상]손태영 “대본 리딩하면서 울어보긴 처음~” (0) | 2009/04/30 |
| [동영상]앤디 “사고뭉치 연하남 연기 기대하세요~” (0) | 2009/04/30 |
| [동영상]허구연 해설위원도 ‘2009 외인구단’에 합류~ (1) | 2009/04/30 |
| [동영상]‘2009 외인구단’ 만화와 드라마, 닮은꼴 100% (0) | 2009/04/29 |
| [동영상]이승기 “1박2일 형들 덕에, 드라마 촬영 무사히” (0) | 2009/04/24 |
| [동영상]“KBS라디오의 새 얼굴들을 소개합니다~” (0) | 2009/04/24 |
| ▲ SBS 새일일드라마 ‘두 아내’의 이유진(김미미)과 앤디(윤남준) ⓒSBS | ||
<두 아내>는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후속작으로, 한 남자를 중심으로 아내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바람이 난 후 조강지처를 버린 강철수(김호진)가 교통사고로 부분기억상실증에 걸려 새 부인(손태영)은 못 알아보고 본처(김지영)만 기억하는 기구한 상황을 맞는다.
<두 아내>에서 윤남준 역을 맡아 연상녀 조미미(이유진)와 로맨스를 펼칠 앤디는 4년만에 드라마 복귀를 앞두고 떨리는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윤남준(앤디)는 김지영(영희)의 친 동생으로, 항상 사고치고 다니는 천박지축 백수지만, 마음으로는 식구를 챙기려는 따뜻한 캐릭터.
앤디는 “4년 전에 <프라하의 연인>을 할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카메라 앞에 서 있기만 했다”며 “그때 좀 더 잘 할 껄 후회도 들지만 지금은 많은 선배 연기자들과 함께 하면서 배우고 있기 때문에 고마운 마음과 더불어 각오도 단단해 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지영, 김호진, 손태영, 강성진, 김윤경, 이유진, 앤디 등이 출연하는 SBS새일일드라마 <두 아내>는 5월 4일 저녁7시 20분에 첫 방송된다.
'동영상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동영상]윤해영 ‘오토바이사고’ 덕에 주위사랑 확인~ (0) | 2009/05/08 |
|---|---|
| [동영상]사랑나눔 앞장선 방송인 ‘한성주’, 서울시장상 수상 (0) | 2009/05/07 |
| [동영상]‘SG워너비’가 남산위에서 노래 부른 이유? (0) | 2009/05/07 |
| [동영상]‘스타킹’이 만난 조선족 얼짱가수 ‘김미아’ (0) | 2009/05/04 |
| [동영상]손태영 “대본 리딩하면서 울어보긴 처음~” (0) | 2009/04/30 |
| [동영상]앤디 “사고뭉치 연하남 연기 기대하세요~” (0) | 2009/04/30 |
| [동영상]허구연 해설위원도 ‘2009 외인구단’에 합류~ (1) | 2009/04/30 |
| [동영상]‘2009 외인구단’ 만화와 드라마, 닮은꼴 100% (0) | 2009/04/29 |
| [동영상]이승기 “1박2일 형들 덕에, 드라마 촬영 무사히” (0) | 2009/04/24 |
| [동영상]“KBS라디오의 새 얼굴들을 소개합니다~” (0) | 2009/04/24 |
| [동영상]“PD수첩 압수수색? 어림없습니다~!” (0) | 2009/04/22 |
| ▲ MBC 주말드라마 ‘2009 외인구단’에 특별출연하는 ‘허구연’ 야구해설위원 ⓒMBC | ||
허구연 야구해설위원이 MBC주말기획드라마 ‘2009 외인구단’에 MBC 김완태 아나운서와 함께 해설자 역할로 특별 출연했다.
‘2009 외인구단’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허 위원은 얼마전 “어떻게 새로운 외인구단을 만들까 궁금했다. 사실 국내 드라마나 영화에서 스포츠 소재는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완성된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또한, “거의 선수수준에 가까운 영상들이다. 출연진이 노력 많이 했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허 위원은 “야구붐이 일어나고 있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치로에게 한방 먹은 아쉬움을 드라마를 통해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스팅에서는 최고의 강속투수이자 헌신적인 사랑의 주인공 ‘오혜성(까치)’역에 윤태영, 투지와 열기를 지닌 모든 남성들의 영원한 첫사랑 ‘엄지’역에는 김민정, 그리고 천재타자로 ‘오혜성’과 승리와 사랑 모두에서 경쟁하는 ‘마동탁’역에 박성민을 캐스팅하여, 원작만화에 가장 충실한 캐스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임현성(백두산 역), 문영동(최경도 역), 이한솔 (하극상 역), 박정학(조상구 역), 이정준(최관 역)이 출연한다.
‘2009외인구단’은 80~90년대 대한민국 최고의 만화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린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을 브라운관으로 화려하게 부활시킨 드라마로 5월2일 오후 10시40분 첫방송된다.
'동영상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동영상]사랑나눔 앞장선 방송인 ‘한성주’, 서울시장상 수상 (0) | 2009/05/07 |
|---|---|
| [동영상]‘SG워너비’가 남산위에서 노래 부른 이유? (0) | 2009/05/07 |
| [동영상]‘스타킹’이 만난 조선족 얼짱가수 ‘김미아’ (0) | 2009/05/04 |
| [동영상]손태영 “대본 리딩하면서 울어보긴 처음~” (0) | 2009/04/30 |
| [동영상]앤디 “사고뭉치 연하남 연기 기대하세요~” (0) | 2009/04/30 |
| [동영상]허구연 해설위원도 ‘2009 외인구단’에 합류~ (1) | 2009/04/30 |
| [동영상]‘2009 외인구단’ 만화와 드라마, 닮은꼴 100% (0) | 2009/04/29 |
| [동영상]이승기 “1박2일 형들 덕에, 드라마 촬영 무사히” (0) | 2009/04/24 |
| [동영상]“KBS라디오의 새 얼굴들을 소개합니다~” (0) | 2009/04/24 |
| [동영상]“PD수첩 압수수색? 어림없습니다~!” (0) | 2009/04/22 |
| [동영상]이승기 “바른 이미지 벗고, 나쁜남자 도전~” (0) | 2009/04/22 |
[경계에서] 이성규 독립PD
주관을 완전히 배제한 객관은 존재할까?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면서 늘 갖게 되는 의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주관을 배제한 채 객관에 가까이 가려고 하는 노력은 가능하나, 완전한 객관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메멘토>를 기억하는가?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가 등장하는 <메멘토>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기억은 기록이 아니라 해석이다” 이 말은 이렇게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다큐멘터리는 현실의 기록이 아니라 해석이다.”
구로자와 아끼라 감독의 <라쇼몽>에서 우리는 같은 상황을 놓고도 각기 다른 진술이 전개되는 것을 스크린을 통해 목격했다.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등장한다. 인간이 지닌 기억과 경험은 진실이 아닌 해석이다. 각각의 개인은 사실에 바탕을 둔 진실이라고 진술하고 있지만, 실제에 있어서 드러나는 것은 각각의 해석이다. 단지 자신의 기억 속에서 굴절된 순간을 ‘사실’이라고 믿음으로써, ‘진실’의 프레임 안에 넣는 것이다. 같은 다큐멘터리를 보고도 제 각각 해석이 다른 이유도 거기에 기인한다.
▲ 영화 '워낭소리' ⓒ인디스토리
한국의 영화사에서 최대 이변으로 기록될 영화 <워낭소리>에 대해서 말이 많다. 혹자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라고 단정 지어 말한다. 누구는 ‘다큐멘터리가 맞지만, 사실과 진실의 기록인 다큐멘터리의 윤리적 영역을 넘어섰다’고 비평한다. 대중적 소통에는 성공했더라도 다큐멘터리로서의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워낭소리’가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스토리텔링, 드라마타이즈 기법을 문제 삼는다. 다큐멘터리는 현장의 구성보다 현장의 포착이 중요하며, 촬영과정이나 방식 또한 다큐멘터리적(?)이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지적을 하는 이들에게 필자는 다이렉트 시네마 그리고 시네마 베리테의 차이점을 설명하는 다큐멘터리역사를 다시 읽어볼 것을 권유한다. 물론 영화 <메멘토>도 함께 말이다.
다큐멘터리를 시대와 현장의 기록으로 해석하는 입장에서만 보면, <워낭소리>가 갖는 서술 구조에 대한 비판이 따를 수 있다고 본다. 다큐멘터리를 현장의 꾸밈없는 날 것으로만 인지하는 관객들 가운데 상당수는 실제로 이런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클로즈업된 소가 할아버지를 보고 눈물 흘리는데, 실제 소가 그 장면에서 운 게 맞느냐는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대 앞을 지나는 장면도 감독의 주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것이다. 실제 ‘워낭소리’에는 사운드·이미지·편집에 의한 감독의 의도적인 구성이 곳곳에서 보인다. 영화 내내 워낭소리가 깔리고, 현장음 대신 새·벌레소리가 녹음실에서 효과음으로 들어갔다. 극중 시간도 앞뒤가 뒤섞여 있다. 그러나 이를 과도한 연출, 사실의 왜곡으로 보는 시각은 지나친 근본주의다.
다큐멘터리는 기본적으로 비허구에 바탕을 둔 영상물이다. <워낭소리>는 잊혀져가는 시골의 기억에 대한 기록이 아니다. 감독 자신이 가슴 속 깊이 간직한 시골의 기억을 그려낸 영상 해석이다. 사적 기억에 의한 다큐멘터리다. 중요한 것은 <워낭소리>가 인간적 가치와 연대의 소중함이라는 보편적 메시지를 정교한 연출을 통해 효과적으로 담아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대박나면서 드러난, 노스텔지어 과소비 현상에 대한 우려와 지적은 일정 타당하다. 사실 그것도 따지고 보면, 감독이 생각지도 못했던 대중의 해석과 반응이었다.
'오피니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불만제로, 해? 말아? (4) | 2009/05/06 |
|---|---|
| ‘굿바이 노무현’은 있어도 ‘굿모닝 MB’는 없다 (0) | 2009/05/04 |
| ‘바보 노무현’, ‘바보’ 노무현 (0) | 2009/05/04 |
| 인디씬과 여성 싱어송라이터 (0) | 2009/05/04 |
| 강원도에 골프장이 100개? (0) | 2009/05/04 |
| 다큐멘터리는 기록이 아니라 해석이다 (0) | 2009/04/30 |
| 이주연 아나운서의 영화읽기(1) -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0) | 2009/04/28 |
| 고재열 칼럼 : 기자와 PD의 가족들이 겪는 일 (1) | 2009/04/28 |
| 영화 박쥐 : 욕망과 절망 사이의 여백이 공허한 이유 (0) | 2009/04/28 |
| [우석훈 칼럼] 메이데이, 뜨거운 5월이 온다 (0) | 2009/04/28 |
| MBC스페셜 '박지성편', 이렇게 제작했다 (23) | 2009/04/22 |
“박길배, 김경수 검사의 이름을 기억하자”
‘PD수첩’ 조능희 PD 등 4명 29일 밤 11시께 석방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지난 28일 자정 검찰에 긴급 체포됐던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 제작진 4명이 체포시한(48시간)을 한 시간여 남기고 29일 밤 석방됐다.
지난 28일 0시경 검찰에 체포된 〈PD수첩〉 조능희 전 CP, 송일준 PD, 김은희 작가, 이연희 보조작가 등 4명은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전현준 부장검사)에서 조사를 마치고 29일 밤 10시 56분께 풀려났다. 앞서 밤 9시 30분부터 동료 PD와 작가들 30여명은 서울중앙지검에 모여 석방을 기다렸다.
청사를 나와 언론과 짤막한 기자회견을 가진 이들은 검찰 수사의 부당성에 대해 강하게 규탄했다. 송일준 PD는 “초지일관 우리는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인정한 적이 없고, 지금도 그렇기 때문에 주로 묵비권으로 일관했다”며 “정치적 목적에 의한, 정당성이 결여된 수사”라고 비판했다.
▲ 지난 28일 검찰에 체포됐던 'PD수첩' 광우병편 제작진 4명이 29일 밤 석방됐다. 왼쪽부터 송일준 PD, 조능희 PD, 김은희 작가, 이연희 보조작가 ⓒPD저널
〈PD수첩〉이 의도적인 편집으로 사실을 왜곡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 송 PD는 “일부 모르는 사람들은 편집이 큰 왜곡인 것처럼 착각하는데, 편집은 PD와 기자의 고유 영역이자 권한”이라며 “검찰의 그런 접근이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방송과 언론의 존립근거를 무너뜨리는 동시에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D수첩〉 강제 수사한 검사들 이름 역사에 남아야”
조능희 전 CP는 “내 이름은 조능희이고, 〈PD수첩〉 CP를 맡았다. 그리고 우리를 체포하고 강제 수사한 검사는 박길배, 김경수 검사이며, 정병두 차장검사와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 임채진 검찰총장 등”이라며 “이 이름들은 〈PD수첩〉과 함께 역사에 기억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또 한 사람의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 임수빈 부장검사는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해선 안 된다는 이유로 검찰 수뇌부와 불화를 빚어 지난 1월 사임했다”면서 “이런 검사가 있는가 하면 언론 자유를 깨닫지 못하고 강제 구금, 수사하는 검사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는 국민의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위해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그런데 내가 왜 종북주의에 대한 설명을 들어야 하고, OIE(국제수역사무국) 기준보다 잘 된 협상인데 그런 내용을 뺐냐는 얘기를 들어야 하며, 아레사 빈슨의 사인이 밝혀진 뒤에 방송해야 했다는 얘기를 검사에게 들어야 하냐”며 “앞으로는 정부 정책을 비판할 때 기획회의를 열어 ‘박길배 검사와 김경수 검사가 문제를 삼을 텐데 이해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 이연희 보조작가가 먼저 울음을 터뜨리자 김은희 작가가 부둥켜안고 함께 울고 있다. ⓒPD저널
이어 “편집방향을 검찰에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것은 21세기 문명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원본을 달라는 건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우리가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는데 수사가 될까 싶었다. 그런데 표정을 보면 된다고 하더라”면서 혀를 찼다.
기자회견 도중 이연희 보조작가가 눈물을 터뜨려 좌중은 금세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조 전 CP는 “〈PD수첩〉을 제작한 PD로서 얼마든지 고통을 감내할 수 있지만, 죄 없는 작가와 보조 작가까지 철창에 가둬놓고는 풀어주기만 하면 되는 거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 수사 목적·의도 분명…회유 시도하기도”
김은희 작가는 “묵비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말하진 않고 듣기만 했는데, 조서를 쓰기 위해 검찰이 하는 질문들을 들으면서 수사의 목적과 의도를 알 수 있었다”며 “그 의도는 지난해 〈PD수첩〉 광우병 보도가 ‘백만스물두가지’ 잘못을 가진 프로그램이고, 절대 방송돼선 안 되는 프로그램이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석방을 기다리며 모여있던 동료 PD와 작가들이 함께 눈물을 훔치고 있다. ⓒPD저널
김 작가는 이어 함께 있던 이연희 보조작가를 가리키며 “지난해 겨우 두 달 반 동안 일한 친구인데, 감면해 줄 테니 선배들의 책임을 밝히라고 회유를 많이 당했다”면서 “몇 개월 일하지도 않은 친구에게 심한 고통을 줬다”고 통탄해했다.
그는 “하고 싶은 얘기는 ‘백만스물두가지’나 된다. 검사가 억울하면 왜 얘기를 안 하냐고 하기에 ‘당신이 검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검찰에 와서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 “다시는 프로그램 때문에 검찰에 불려오는 일이 없도록 싸움을 끝까지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능희 전 CP를 포함한 〈PD수첩〉 제작진 4명은 검찰의 체포·압수수색영장 시한이 지난 24일로 만료됨에 따라 한 달간의 농성을 풀고 지난 27일부터 업무에 복귀, 오후 7시 이후부터 개별적으로 MBC를 빠져나와 집으로 퇴근했다가 검찰에 체포됐다.
'미디어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우석훈 칼럼] 근혜 천하, 새 시대가 열렸다 (1) | 2009/05/04 |
|---|---|
| 김씨 표류기 - 서로 맞잡은 손, 한 번만이라도 놓지 않길 (0) | 2009/05/03 |
| 경찰 봉쇄 속 언론노조 총회 (0) | 2009/05/01 |
| 경찰, 프레스센터 원천봉쇄 (1) | 2009/05/01 |
| 아빠와 해태 타이거즈와 나의 LG 트윈스 (1) | 2009/05/01 |
| 석방된 PD수첩 제작진 “검찰, 작가 회유 시도했다” (64) | 2009/04/30 |
| ‘삼성 무죄판결’ 보도 KBS 대법원 1년 출입정지 (2) | 2009/04/29 |
| ‘용산 24시’를 카메라에 담는 1인 미디어 활동가 (1) | 2009/04/29 |
|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 중계 ‘과잉취재’ 우려 (0) | 2009/04/29 |
| “‘PD수첩’ 제작진 체포한 검찰, MB 내조의 여왕?” (0) | 2009/04/28 |
| KBS, 대통령 라디오 연설 ‘여전히’ 진통 (0) | 2009/04/28 |
| ▲ MBC 주말기획드라마 ‘2009 외인구단’의 윤태영(까치)과 김민정(엄지) ⓒMBC | ||
MBC 주말기획드라마 <2009 외인구단>은 만화원작과 얼마나 닮았을까? 연출을 맡은 송창수PD는 "대본작업을 하는 내내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성, 특히 원작이 내포한 강렬한 감정이나 스포츠의 순간적 매력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캐스팅에서는 최고의 강속투수이자 헌신적인 사랑의 주인공 ‘오혜성(까치)’역에 윤태영, 투지와 열기를 지닌 모든 남성들의 영원한 첫사랑 ‘엄지’역에는 김민정, 그리고 천재타자로 ‘오혜성’과 승리와 사랑 모두에서 경쟁하는 ‘마동탁’역에 박성민을 캐스팅하여, 원작만화에 가장 충실한 캐스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드라마 <2009외인구단>에 <태왕사신기>를 만들었던 제작진이 대부분 참여하여 완성도에 대한 기대를 더한다. 촬영 김호준, 분장 김봉천, 무술 양길명, 음향 진효승, 특수장비 제승운, 포스트프로덕션 프로듀서 정찬희 등 <태왕사신기>주요 제작진 대다수가 차기작으로 <2009외인구단>을 선택한 것이다.
여기에 영화감독 출신 송창수 감독과 <주몽><옥탑방고양이>등의 음악을 담당했던 임하영 음악감독 등이 합류해 '명품드라마'를 예고하고 있다. 드라마 <2009외인구단>은 오는 5월 2일 첫방송을 앞두고 있다.
'동영상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동영상]‘SG워너비’가 남산위에서 노래 부른 이유? (0) | 2009/05/07 |
|---|---|
| [동영상]‘스타킹’이 만난 조선족 얼짱가수 ‘김미아’ (0) | 2009/05/04 |
| [동영상]손태영 “대본 리딩하면서 울어보긴 처음~” (0) | 2009/04/30 |
| [동영상]앤디 “사고뭉치 연하남 연기 기대하세요~” (0) | 2009/04/30 |
| [동영상]허구연 해설위원도 ‘2009 외인구단’에 합류~ (1) | 2009/04/30 |
| [동영상]‘2009 외인구단’ 만화와 드라마, 닮은꼴 100% (0) | 2009/04/29 |
| [동영상]이승기 “1박2일 형들 덕에, 드라마 촬영 무사히” (0) | 2009/04/24 |
| [동영상]“KBS라디오의 새 얼굴들을 소개합니다~” (0) | 2009/04/24 |
| [동영상]“PD수첩 압수수색? 어림없습니다~!” (0) | 2009/04/22 |
| [동영상]이승기 “바른 이미지 벗고, 나쁜남자 도전~” (0) | 2009/04/22 |
| [동영상]갈수록 빠져드는 ‘남자이야기’…촬영 이상무! (0) | 2009/04/20 |
출입기자단 "판결 전에 보도해서 안 된다는 신문윤리실천요강 위배"
대법원 기자단이 KBS의 ‘삼성 경영권 편법 승계 무죄판결’ 보도와 관련 신문윤리실천요강을 위배했다며 1년 출입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대검 출입기자단은 29일 오전 징계위원회를 열어 KBS의 1년 출입정지를 결정했고, 법조 1진이 출입하는 대법원 기자단도 이날 오후 논의 끝에 1년 출입정지 결정을 수용했다.
KBS는 지난 28일 <뉴스9> 첫 소식으로 대법원이 전원합의체로 진행 중인 ‘삼성그룹 경영권 편법승계’ 사건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법원은 다음달 29일 이 사건의 최종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 ▲ 4월 28일 <뉴스9> ⓒKBS | ||
이에 대법원·대검찰청 출입기자단은 KBS가 신문윤리실천요강을 위배했다며 징계위를 소집했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신문윤리실천요강’ 제4조는 ‘사법보도준칙’을 통해 “기자는 판결문, 결정문 및 기타 사법문서를 판결이나 결정전에 보도·논평해서는 안 된다”면서 “취재원이 사법문서에 포함된 내용을 제공할 때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은창 KBS 사회팀장은 “이번 보도의 경우 신문윤리실천요강 4조의 예외규정에 해당되기 때문에 리포트를 내보낸 것”이라면서 “하지만 출입기자단이 논의해 결정한 만큼 조치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정 팀장은 또 “대법원이 ‘법원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침해했다’며 사과방송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수용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도영 기자 circus@pdjournal.com
'미디어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김씨 표류기 - 서로 맞잡은 손, 한 번만이라도 놓지 않길 (0) | 2009/05/03 |
|---|---|
| 경찰 봉쇄 속 언론노조 총회 (0) | 2009/05/01 |
| 경찰, 프레스센터 원천봉쇄 (1) | 2009/05/01 |
| 아빠와 해태 타이거즈와 나의 LG 트윈스 (1) | 2009/05/01 |
| 석방된 PD수첩 제작진 “검찰, 작가 회유 시도했다” (64) | 2009/04/30 |
| ‘삼성 무죄판결’ 보도 KBS 대법원 1년 출입정지 (2) | 2009/04/29 |
| ‘용산 24시’를 카메라에 담는 1인 미디어 활동가 (1) | 2009/04/29 |
|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 중계 ‘과잉취재’ 우려 (0) | 2009/04/29 |
| “‘PD수첩’ 제작진 체포한 검찰, MB 내조의 여왕?” (0) | 2009/04/28 |
| KBS, 대통령 라디오 연설 ‘여전히’ 진통 (0) | 2009/04/28 |
| [속보] 'PD수첩' 조능희 PD·김은희·이연희 작가 체포 (6) | 2009/04/28 |
[인터뷰] ‘용산참사’ 유가족 권명숙 씨
“이렇게 취재해가면 뭐해, 정작 언론에 하나도 소개가 안 되는데. 하는 건 문제가 아니예요. 취재해 가면 그대로 반영돼야 하는 거 아닌가요?”
따끔한 ‘질책’으로 인터뷰는 시작됐다. 지난 23일, ‘용산참사’ 희생자들이 안치돼 있는 서울 순천향병원 영안실에서 만난 권명숙(고 이성수씨의 부인) 씨는 언론에 대한 원망부터 토해냈다.
“전엔 언론보도가 거의 진실인 줄 알았죠. 그런데 이런 일을 겪고 보니 아니란 걸 알았어요.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바뀐 상황에 대해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그대로 내보내잖아요. 진실을 얘기해도 조중동 같은 데선 정반대로 나오고. 있는 그대로 내보내는 게 언론 아닌가요? 이제 언론, 못 믿겠습니다.”
| ▲ 권명숙 씨 ⓒPD저널 | ||
권 씨는 “‘용산참사’는 말 그대로 ‘학살’”이라며 “그런데도 언론에서 제대로 보도를 안 해주니 많은 국민들이 지금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답답해했다.
언론에서 제대로 보도해주지 않으니 유가족들은 발로 뛸 수밖에 없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이 지난 100일 동안 이어졌다. 진실을 알리기 위해 발이 부르트도록 다니고 또 다녔다. 지난 22일부터는 용산 재개발 4구역에 마련된 분향소 앞에서 철야농성을 시작했다. 비록 경찰이 막아서고 있지만, 청와대 앞 1인 시위도 계속하고 있다.
권 씨는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면서도 “진실규명이 이뤄질 때까진 이 투쟁을 접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투쟁이 뭔지 아무것도 모르던, 평범한 주부” 권 씨는 어느새 ‘투사’가 돼있었다. 그는 “다른 미망인들 모두 마찬가지”라며 “참혹하게 난도질당한 남편의 시신을 보면 그냥 앉아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정부를 향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참사 직후 유가족도 모르게 시신을 부검했어요. 현장 검증도 전혀 안 이뤄졌죠. 망루를 지었던 남일당 건물 옥탑은 다 정리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렇게 서둘러 부검하고 현장을 깨끗이 치운 게 뭘 의미하겠습니까. 증거 없애기 위해 그런 것 아니겠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도 불신이 생깁니다.”
경찰들과도 매일 몸싸움이 벌어진다. 불법집회라며 막아선 경찰 탓에 추모제 한 번 제대로 지내지 못했다. 권 씨는 “경찰과의 몸싸움으로 유가족 중에 다치지 않은 사람이 없다”며 “떳떳하면 왜 막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있는 사람에겐 법이 해당되지만 없는 사람들에겐 그 법도 적용되지 않더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권 씨는 또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바뀐 상황이 기가막히다”며 일부에서 희생자들을 ‘테러리스트’로 매도하는 것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희생자들을 테러리스트라고 하고, 자살하려고 망루에 올라갔다고 하는 말들은 유가족들을 몇 번 죽이는 일이예요. 없는 사람들끼리 서로 도우려고 망루에 올라간 사람들이예요. 부모 자식지간에도 올라갔는데 설마 죽으려고 올라간 거겠습니까. 없는 사람들이라서 이렇게 당하는구나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집니다.”
두 자녀의 얘기가 나오자 씩씩하던 권 씨의 눈가에도 잠시 눈물이 맺혔다. 21살짜리 권 씨의 큰 아들은 2월 10일 군입대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참사가 터졌고, 군입대를 미뤄야했다. 권 씨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 지금쯤 남편하고 면회가고, 아들은 휴가 나오고 했을 것”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둘째는 공부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을 고3이다.
“아이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한참 응석 부릴 나이에 벌써 장래를 걱정하는 것을 보면 부모로서 가슴이 찢어지죠. 남들처럼 많이 지니진 못했지만 소박하게 꿈을 이루고 살았는데 하루아침에 가장을 잃고 모든 걸 송두리째 빼앗겼으니…. 그 참담함을 누가 알겠습니까.”
처음에 언론을 향한 원망을 쏟아냈던 권 씨는 인터뷰 끝머리에는 절실함을 드러냈다. 권 씨는 “언론에서 계속 보도해줘 ‘용산참사’가 잊혀지지 않도록 해 달라”며 “왜곡하거나 숨기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도해주는 것이 우리의 큰 바람”이라고 말했다.
“희생자들의 명예회복, 진실규명, 책임자 처벌, 구속자 석방. 우리가 요구했던 것이 이뤄지는 그날까지 끝까지 싸울 겁니다. 시간이 아무리 오래 걸려도 결국 진실은 밝혀질 거라고 믿습니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미디어&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임장혁 “초등학생도 아는 단순한 상식 외쳤을 뿐” (0) | 2009/05/28 |
|---|---|
| 김현석 “KBS 신뢰도 추락 방심해선 안돼” (0) | 2009/05/27 |
| 양승동 “미디어법 국면 적극 대응하겠다” (4) | 2009/05/27 |
| SBS ‘웃찾사’ PD "컬투 합류, 웃을 준비 되셨나요?" (0) | 2009/05/19 |
| “우리 ‘시즌5’도 하게 해주세요!” (0) | 2009/05/07 |
| 용산참사 유가족 “제발 있는 그대로의 진실만 보도해 달라” (7) | 2009/04/29 |
| [인터뷰] DJ 배철수 “라디오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 DJ해야” (5) | 2009/04/29 |
| 체포직전, 'PD수첩' 제작진 "봄 공기 쐬고 싶다" (0) | 2009/04/29 |
| 현직PD, '용산참사 블로그다큐'를 제작하다 (1) | 2009/04/21 |
| 석방된 김보슬 PD “조선일보 ‘악의적’ 보도, 소송 검토할 것” (109) | 2009/04/17 |
| “김정은, 전도연, 송윤아, 김선아…난 배우 복 많은 작가” (0) | 2009/04/17 |
“세계로 가는 열린 창은 계속 열어야겠죠?”
[라디오스타 시즌3] ⑦ MBC FM ‘배철수의 음악캠프’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광고 듣고 오겠습니다.” 라디오의 매체적 속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말이지만, 흰색 콧수염이 근사하게 어울리는 그가 말하면 왠지 친숙하게 들린다.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롤링스톤스’의 ‘(I can't Get No) Satisfaction’이 잔잔하게 깔리면 퇴근길의 직장인들은 주파수를 고정하고 다양하게 잘 차려진 팝 음악의 향연을 감상할 준비를 마친다.
1990년 3월 19일, 첫 선을 보인 MBC FM 〈배철수의 음악캠프〉(연출 정홍대, 매일 오후6시)가 20년째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달려왔다. 그 숫자는 자그마치 6980일(4/28일 기준)이다. 그간 딥퍼플, 메탈리카, 어셔, 브리트니 스피어스, 린킨파크, 윌 스미스 등 전세계 스타들이 다녀갔다.
배철수는 “제가 좋은 디스크자키의 모델로 보인다면 그건 순전히 라디오를 오래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20년 전에는 발음도 엉망이고, 안정감도 없는 DJ였다. 오래하다 보니 점점 배운 것”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 MBC FM <배철수의 음악캠프> 홈페이지 ⓒMBC
“1980년에 20대 때 대학가요제 끝나고 바로 DJ를 맡았는데 그때는 못해서 잘렸어요. 80년대에는 밴드 생활 하느라고 너무 바빠서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그렇게 정신없이 음악하고 90년에 들어서니까 음악이 처음 할 때만큼 새로운 느낌이나 감동이 없더라고요. 음악에 진력을 내던 차에 라디오를 하게 됐죠. 90년에 라디오를 할 때는 진짜 재밌었어요. 아마추어 밴드 할 때 그 때 그 느낌이었거든요. 하핫! (웃음)”
그렇게 시작하게 된 DJ는 그가 모든 일을 하는데 있어서 1순위가 됐다. “음악적 재능이 모자라다”는 그의 생각은 ‘활주로’와 ‘송골매’를 거친 음악생활을 사실상 마감하게 했고, 90년 이후 생활의 중심은 라디오로 맞췄다. “생방송 2시간 전에 도착하는 게 원칙”이라는 그는 라디오 스튜디오에 도착해 그날의 원고를 꼼꼼히 체크하고, 음악CD 몇 십장을 수북이 쌓아놓고 그날 방송할 음악을 직접 고른다.
◇ “라디오는 아날로그 감수성…CD 직접 고르는 게 내 방식”
방송사 라디오 시스템이 컴퓨터에 저장된 데이터베이스에 추출한 음악을 트는 것으로 바뀌었지만, 그가 고집스럽게 CD를 고르는 이유가 있다. “엔지니어들은 방송으로 나가는 음질은 별 차이가 없다고 하지만, 이 스튜디오 안에서 내가 듣는 소리는 CD가 음질이 훨씬 좋아요. 음질이 좋은 장치가 있는데 편리하다는 이유로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느낌이 좋아요.”
그는 CD 케이스 안의 재킷을 직접 꺼내 보이며 “이렇게 사진도 있고, 가사도 볼 수 있고, 쭉 다운 받아서 트는 거랑은 느낌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인간의 삶 자체가 아날로그 아니겠어요? 예전에는 턴테이블이 옆에 있어서 LP를 헝겊으로 닦고 틀었는데…. CD도 언젠가는 LP처럼 없어지겠죠. CD의 운명과 함께 음악캠프도 함께 하지 싶네요. 그래서 제 인터넷 아이디가 ‘The Last DJ’이기도 합니다.”
최근 라디오 DJ를 맡게 되는 가수들 가운데는 본인들을 ‘라디오키즈’ 세대라며 영향을 많이 받은 배철수를 최고의 스승으로 꼽는다. 그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내가 그렇게 나이가 들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머리도 희끗희끗하고 콧수염도 기르고 나이가 들어 보여서 그런가”라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라디오에 열정을 쏟지 않는 일부 DJ들에 대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 MBC FM <배철수의 음악캠프> DJ 배철수 ⓒPD저널
“20년 동안 여기 있었으니까 정말 많은 면을 봤어요. 새로 오는 DJ나 그만두는 DJ나 라디오 방송하는 걸 자기 연예활동 하는 도중에 잠시 머물러가는 휴게소로 정도로 여기는 친구들도 많아요. 불만이죠. 라디오에 진짜 애정을 가지고 있고, 라디오를 진짜 좋아하는 친구들이 됐으면 해요. 혹 DJ들 가운데서는 음악을 듣지도 않고, 내보내는 친구들도 있고요. 조금만 들어보면 표가 확 나는데, (청취자들은) 왜 참고 있나 몰라요.”
◇ “팝 음악은 세계로 가는 열린 창”
배철수의 불우했던 학창시절은 그를 팝음악으로 인도했다. 기워 입던 교복이 부끄러워 여학교를 돌아가던 사춘기 시절에 그가 처음으로 접했던 팝송, 브라이언 하이랜드의 ‘Sealed with a kiss’는 그 절절한 노랫말과 선율은 그에게 촉촉한 감수성을 선물해줬다. 그러나 이젠 옛말이 됐다. FM라디오에서는 팝송이 끊기기 시작했고, 라디오 올 타임에 걸치는 명곡들을 들으면서 귀를 훈련받던 대중들은 트레이닝의 기회를 상실해가고 있다.
배철수는 “팝 음악을 듣고 자라난 세대들이 커서 자기들이 좋은 가요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된 것은 확실하다”며 “할리우드 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들이 지금의 한국영화를 이끌어 가듯이 세계로 열린 창을 닫아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음식 미식가가 되려면 혀를 훈련시켜야 되듯이 부드러운 팝 음악에서부터 락, 재즈 등 폭넓게 들으면서 계속 귀를 넓혀야 좋은 귀가 만들어 진다”며 “〈음악캠프〉가 그 역할을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미디어&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김현석 “KBS 신뢰도 추락 방심해선 안돼” (0) | 2009/05/27 |
|---|---|
| 양승동 “미디어법 국면 적극 대응하겠다” (4) | 2009/05/27 |
| SBS ‘웃찾사’ PD "컬투 합류, 웃을 준비 되셨나요?" (0) | 2009/05/19 |
| “우리 ‘시즌5’도 하게 해주세요!” (0) | 2009/05/07 |
| 용산참사 유가족 “제발 있는 그대로의 진실만 보도해 달라” (7) | 2009/04/29 |
| [인터뷰] DJ 배철수 “라디오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 DJ해야” (5) | 2009/04/29 |
| 체포직전, 'PD수첩' 제작진 "봄 공기 쐬고 싶다" (0) | 2009/04/29 |
| 현직PD, '용산참사 블로그다큐'를 제작하다 (1) | 2009/04/21 |
| 석방된 김보슬 PD “조선일보 ‘악의적’ 보도, 소송 검토할 것” (109) | 2009/04/17 |
| “김정은, 전도연, 송윤아, 김선아…난 배우 복 많은 작가” (0) | 2009/04/17 |
| SBS '기생전' 정구익 PD “예인으로서의 기생, 재조명하고 싶었다” (0) | 2009/04/14 |
MBC 휴먼 다큐 ‘사랑’ 시즌4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MBC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휴먼 다큐멘터리 〈사랑〉(기획 윤미현)을 방송한다. 매년 5월이면 안방을 울리고 웃겼던 〈사랑〉이 다섯 편의 이야기를 안고 다음달 1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0시 55분 안방을 찾아온다.
지난 2006년 5월 처음 시작된 〈사랑〉은 ‘너는 내 운명’, ‘안녕, 아빠’, ‘엄마의 약속’ 등 꾸준히 히트작을 내며 성공한 ‘시즌제’ 다큐멘터리가 됐다.
국내외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지난 2007년 ‘너는 내 운명’이 세계 최고 권위의 TV프로그램 대회인 반프TV 페스티벌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ABU다큐멘터리 대상, 아시안 TV 어워즈 최우수상,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올해의 좋은 프로그램상’ 등을 수상했다.
〈사랑〉은 평균 6개월 이상의 오랜 제작 기간을 통해 사람과 사랑에 대한 깊이 있는 울림을 전한다. 일각에선 죽음과 같이 극단적인 상황의 사랑만을 이야기한다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그런 사연들을 통해 자신의 사랑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 〈사랑〉의 또 다른 매력이다.
▲ 2009년도 <사랑>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 '네번째 엄마'의 주인공 송옥숙씨(왼쪽)와 그녀의 딸 ⓒMBC
올해로 네 번째 시즌을 맞은 〈사랑〉은 조금 더 풍성해지고, 이야기도 많아졌다. 화제의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똥덩어리’로 불린 탤런트 송옥숙씨 가족의 사연부터 임신과 출산, 그리고 엄마가 되기까지 무려 3년간의 기록을 담은 ‘엄지공주’ 윤선아씨의 이야기까지, 다시금 우리를 웃기고 울릴 다섯 편의 이야기들을 미리 소개한다.
♥사랑 하나. ‘네 번째 엄마’(5월 1일 방송)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똥덩어리’로 불리며 인기를 얻은 탤런트 송옥숙씨. 그녀는 지난 2007년 열두 살 소녀를 입양했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받고 양부모의 이혼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지원이. 그렇게 송씨는 지원이의 ‘네 번째 엄마’가 됐다. 사춘기를 앞두고 지원이와 가족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송씨는 지원이의 생모를 찾아 나선다. ‘네 번째 엄마’는 드라마 〈고맙습니다〉의 ‘봄이’ 서신애 양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사랑 둘. ‘풀빵엄마’(5월 8일 방송)
‘너는 내 운명’, ‘안녕, 아빠’ 등으로 〈사랑〉 시리즈의 인기를 견인한 유해진 PD가 두 편의 이야기를 들고 찾아온다. 〈풀빵엄마〉는 두 아이를 키우며 풀빵 장사를 하는 싱글맘의 이야기다. 두 아이를 위해 풀빵 장사를 하는 최정미씨에게 위암말기라는 판정이 내려졌다.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견디며 아이들과 함께 살 지상의 방 한 칸을 마련하기 위해 매일 풀빵을 굽는 그녀의 소원은 아이들이 성년이 될 때까지 사는 것이다.
♥사랑 셋. ‘로봇다리 세진이’(5월 15일 방송)
세진이는 세 손가락과 두 다리가 없다. 기형이란 이유로 버려졌다 생후 18개월이 되던 해 공개 입양됐다. 다리 기형으로 점차 척추가 휘는 척추측만증 치료를 위해 수영을 시작한 세진이는 물속에서 처음으로 자유로움을 느꼈다. 세진이에게는 세 가지 소원이 있다. 박태환 선수를 만나는 것, 영국장애인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것, 그리고 국가대표가 되는 것. 세진이의 소원은 이뤄질 수 있을까?
▲ 다음달 15일 방송될 <사랑> '로봇다리 세진이'의 주인공 김세진군(왼쪽)과 박태환 선수 ⓒMBC
♥사랑 넷. ‘우리가 사랑할 시간’(5월 22일 방송)
가수가 꿈인 열두 살 소녀 재희는 1년의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재희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가족이 발 벗고 나섰다. 희망을 주는 가수가 되고 싶다며 음반도 내고, 가장 좋아하는 가수 서영은의 콘서트 무대에서 노래도 불렀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을 기적처럼 버텨낸 재희. 다시 서영은 콘서트에 초대받았을 때, 종양이 더 자라나 재희는 목소리를 점차 잃어가고 있었다. 재희와 가족이 사랑할 시간은 얼마나 남은 걸까.
♥사랑 다섯. ‘엄지공주 엄마가 되고 싶어요Ⅲ’(5월 29일 방송)
달걀 껍데기처럼 뼈가 잘 부스러지는 골형성부전증을 앓고 있는 ‘엄지공주’ 윤선아씨. 그녀의 기적 같은 임신과 출산 과정을 지켜봤던 유해진 PD가 엄마로서 그녀의 모습을 담았다. 선아씨는 꿈처럼 엄마가 되었지만, 작은 몸속에서 아이를 키워내느라 척추가 더욱 휘었다. 시간이 갈수록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 수술을 고민하지만 아들 승준이의 돌잔치를 예쁘게 치르고 싶은 욕심에 결정을 하지 못한다.
'미디어현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캐릭터 바꾼 아저씨들의 ‘내무반 버라이어티’ (0) | 2009/05/13 |
|---|---|
| 공개 코미디의 ‘양극화’ (4) | 2009/05/13 |
| ‘미수다’ 캐서린은 요즘 왜 안 나오죠? (110) | 2009/05/13 |
| 배철수 “10년만 채우자고 했던 게 어느덧 19년이 됐다” (0) | 2009/05/12 |
| 조안 '가슴노출' 논란, 한 매체의 '극성보도' 때문 (1) | 2009/05/03 |
| 안방 웃기고 울릴 다섯편의 ‘사랑’ 이야기 (0) | 2009/04/29 |
| KBS 2라디오 ‘7080세대’ 오락채널 겨냥 (0) | 2009/04/23 |
| ‘일밤’ 구원투수 소녀시대, 공포영화에 도전! (0) | 2009/04/23 |
| 우체국 직원과 여배우 사이 무슨일이? (0) | 2009/04/23 |
| 코미디의 탈정치화 “MB는 재미없어요” (15) | 2009/04/22 |
| '따뜻한 드라마' 표방한 SBS '찬란한 유산' 성공할까 (0) | 2009/04/21 |
주류 언론 떠난 자리, 우리가 지킨다!
[‘용산참사’ 100일] 1인 미디어 활동가 ‘용산 24시’ 카메라에 담아
2009년 04월 29일 (수) 00:39:49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 용산 재개발 4구역 안에 위치한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분향소 ⓒPD저널
누군가는 ‘학살’이라고 말하는, ‘용산참사’가 발생한 지 29일로 100일이 됐다. 설마 아직도 싸움이 계속되고 있을까.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지난 23일과 26일, 용산 재개발 4구역을 찾았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자리했지만, 4구역 안은 바깥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빗속에도 경찰들은 사고가 발생한 남일당 건물을 지키고 있었고, 한쪽 건물엔 참사로 희생된 시민 5명의 분향소가 자리해 있었다.
참사 당시 현장을 비추던 수많은 카메라들이 자리를 떠났지만, 아직 희생자들의 장례를 치르지도 못한 유가족들은 철야농성을 시작하는 등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주류 언론들의 관심이 떠난 곳에 새롭게 촛불미디어센터와 촛불방송국이 자리를 잡았다. 용산 재개발 4구역은 나름의 방식으로 ‘용산참사’를 기억하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 ‘용산참사’가 발생한 남일당 건물. 여전히 경찰들이 건물을 지키고 있다. ⓒPD저널
철거민이 진행하는 ‘철거민 방송’ 등 선보여
‘용산참사’가 일어난 남일당 건물 바로 뒤편에 위치한 레아 호프. ‘용산참사’로 희생된 고 이상림 씨가 운영하던 3층짜리 건물이다. 한동안 비어있던 이곳은 지난 3일 새롭게 탈바꿈했다. 1층은 문화·예술인들의 전시 공간인 ‘레아갤러리’로 변했고, 2층은 촛불시민연석회의 등이 마련한 촛불미디어센터·촛불방송국이 자리 잡았다.
지난해 촛불집회부터 꾸준히 촛불을 밝혀온 시민들의 모임인 촛불시민연석회의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허경 씨는 “주류 미디어가 하는 역할 외에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1인 미디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높이고, 촛불들끼리, 그리고 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촛불미디어센터·촛불방송국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두 달 정도의 준비 기간을 거쳐 탄생한 미디어센터에는 현재 20여 명이 방송제작·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미 10여 명이 모여 매일 라디오 뉴스를 제작하고 있고, 지난 20일엔 인터넷 〈철거민 방송〉이 첫 방송을 탔다. 〈철거민 방송〉은 철거민들이 직접 진행자로 나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그들의 일상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는 매주 정기적으로 방송을 내보낼 계획이다. 5~6명이 모여 ‘용산참사’와 관련한 다국어 뉴스도 제작중이다.(http://cafe.daum.net/Cmedia)
직접 1인 미디어들이 활동하는 미디어센터를 연 데는 주류 미디어에 대한 아쉬움도 작용했다. 특히 ‘용산참사’의 경우 연쇄살인 피의자 강 씨 사건으로 참사를 덮으려 했다는 청와대 홍보메일 파문이 터지면서 언론에 대한 믿음 역시 흔들린 상태였다.
허경 씨는 “철거민들의 투쟁을 폭력적으로 보거나 보상금을 더 받으려는 사람들로 주류 미디어들이 왜곡해왔던 시선이 여전히 있기 때문에 촛불 방송을 하는 것”이라며 “‘용산참사’ 역시 현재 진실 규명이 전혀 안 돼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에서 ‘용산참사’가 잊혀지고 이쪽으로 오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올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용산 외에 다른 이슈들에 대해서도 계속 소통할 수 있는 촛불방송국으로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1인 미디어 활동가 크롬(닉네임). 촛불미디어센터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PD저널
인터넷개인방송 아프리카를 통해 ‘누리꾼 TV’를 진행하는 1인 미디어들도 미디어센터를 찾는다. 지난해 7월부터 직접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누비고 있는 ‘크롬’(닉네임)은 “(이런 활동에 나선 데는) 언론에 대한 불신이 크다”며 “조중동 등 기존 언론의 경우 보이는 것을 그대로 전달하는 게 아니라 가공한 상태로 전달하면서 현장이 아니라 데스크의 생각을 사람들에게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크롬은 10~12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집중하다 ‘용산참사’가 발생한 이후 용산 재개발 4구역 현장에 거의 매일 상주해 있다. 그는 “주류 매체에선 ‘용산참사’에 관심이 없다”며 “일반시민들은 이분들을 많이 도와주고 싶어 하지만 소통의 도구가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언론이 보도하지 않으니 ‘용산참사’가 잊혀지는 것”
레아 호프 1층에도 ‘용산참사’를 잊지 않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는 ‘용산참사’ 100일을 기해 지난 24일부터 상명대 사진영상미디어전공 학생 3명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용산참사 100일 멈춰버린 남일당〉(고이란, 김홍지, 임태훈)이란 제목의 사진전이다.
이번 사진전에 참석한 김홍지(27) 군은 “‘용산참사’가 잊혀져가는 상황에서 그런 사건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누구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현장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용산참사’에 대해 판단해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용산참사’ 현장과 유가족들의 사진을 찍기 시작한 김홍지 군은 “여전히 이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지 모르고 왔는데 여긴 아직도 싸움이 현재진행형”이라며 “‘용산참사’가 많이 잊혀지는 상황에서 처음 사진을 찍으러 왔을 때 모든 걸 새롭게 다시 보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같은 학과 친구들이 찍은 사진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한예지(24, 상명대) 양은 “친구들이 매주 사진을 찍어 현장을 보여주지 않았다면 아마 우리도 ‘용산참사’를 잊었을 것”이라며 “아직도 이런 일이 있다는 게 신기하고 이곳에 들어선 순간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윤선우(24, 상명대) 양은 “언론에서 이슈화를 시키지 않고 정부 차원에서 덮으려고 하니 ‘용산참사’가 잊혀지고 있는 것”이라며 “언론의 적극적인 보도가 아쉽다”고 말했다.
▲ 폐허로 변한 용산 재개발 4구역의 모습. ⓒPD저널
'미디어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경찰 봉쇄 속 언론노조 총회 (0) | 2009/05/01 |
|---|---|
| 경찰, 프레스센터 원천봉쇄 (1) | 2009/05/01 |
| 아빠와 해태 타이거즈와 나의 LG 트윈스 (1) | 2009/05/01 |
| 석방된 PD수첩 제작진 “검찰, 작가 회유 시도했다” (64) | 2009/04/30 |
| ‘삼성 무죄판결’ 보도 KBS 대법원 1년 출입정지 (2) | 2009/04/29 |
| ‘용산 24시’를 카메라에 담는 1인 미디어 활동가 (1) | 2009/04/29 |
|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 중계 ‘과잉취재’ 우려 (0) | 2009/04/29 |
| “‘PD수첩’ 제작진 체포한 검찰, MB 내조의 여왕?” (0) | 2009/04/28 |
| KBS, 대통령 라디오 연설 ‘여전히’ 진통 (0) | 2009/04/28 |
| [속보] 'PD수첩' 조능희 PD·김은희·이연희 작가 체포 (6) | 2009/04/28 |
| 방문진법 개정안 끝내 법안소위 회부 (0) | 2009/04/27 |
봄 공기 쐬고 싶다던 그들은 지금, 유치장에…
[인터뷰] ‘PD수첩’ 광우병 편 제작진 송일준PD·김은희·이연희 작가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방송을 제작하고, 글을 써야 하는 PD와 작가들이 검찰에 체포됐다. “한 달 동안 MBC 내에서 생활했던 탓에 봄이 왔는지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는 그들은 농성을 풀고 나가면 “신선한 봄 공기를 쐬며 걷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MBC를 나간 직후 그들은 바로 검찰에 체포됐다.
지난 27일 오후 6시, 한 달 동안의 사내 농성을 풀고 MBC 밖을 나설 준비를 하던 송일준 PD, 김은희 작가, 이연희 작가를 만났다. 이들은 지난 24일로 검찰이 발부받은 체포영장 시한이 끝남에 따라, 27일 농성을 풀고 정상적인 출퇴근을 하기로 결정했다.
송 PD는 “검찰이 한 달 동안 체포영장을 받아 제작진을 체포하려 했던 부분, 특히 이 사태의 본질인 언론자유 침해에 대해 끝까지 저항해냈다”며 “더 길게 (사내 농성을) 해도 좋겠지만 PD란 직업을 갖고 있는 이상, 좋은 프로그램을 제작해 시청자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의무도 있기 때문에 이제 우리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려 한다”고 밝혔다.
한 달 만에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은 “사내 농성에 돌입하기 직전 새로 바꾼 방 인테리어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김은희 작가) “두 달 전 태어난 예쁜 조카를 보고 싶다”(이연희 작가) “봄 공기를 마음껏 쐬고 싶다”(송일준 PD) 등 소소한 일상을 꿈꿨다.
▲ 송일준 MBC PD(왼쪽)와 김은희 'PD수첩' 광우병편 메인작가(오른쪽). 김은희 작가 사진='10아시아' 제공. 채기원 기자.
그러나 검찰이 발부받은 체포영장 시한이 끝났음에도 이들이 회사를 나서는 순간 긴급 체포될 가능성도 나오던 상태였다.
김은희 작가는 “농성을 끝내고 퇴근한다고 하자 모두들 체포 가능성을 우려하더라”며 “체포영장 시한이 끝나 농성을 풀고 나간다는데 다들 바로 체포와 연결하는 게 지금의 정확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송 PD는 “이미 두 명의 PD를 체포해 조사해봤지만 묵비권을 행사해 수사의 실익이 없는데도 우리를 다시 체포하는 일이 생긴다면 그건 이 수사의 목적이 명백하게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것,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인을 겁박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담이 작은 편이라 사실 좀 무섭기도 하다”는 이연희 작가는 “PD, 작가들이 방송을 만들 때 옆에서 지켜봤으니 적어도 이분들이 진실하게 방송을 만들려고 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 “체포가 돼 무서운 것보다 이분들이 정말 억울한 일을 당할 경우 내가 그냥 보고 있었다는 죄책감이 더 무섭게 다가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만약 검찰에 체포될 경우 앞서 체포됐다 풀려난 이춘근, 김보슬 PD와 같이 묵비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김 작가는 “검찰 수사에 협조하려 했으면 바로 검찰에 갔지 한 달이나 여기 있었겠느냐”고 되물었다.
김 작가는 그러면서 검찰의 <PD수첩> 수사를 향한 작가들의 분노를 전했다. 그는 “이번에 작가들까지 수사 대상에 올리면서 작가들의 충격과 분노는 상상을 초월한다”며 “사실 작가들은 독립적으로 일하는 존재라 단일한 사안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기 힘든데 이번이 사상 최초”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방송 일을 시작한 이후 처음 겪는 고통을 당하고 있는 그들이지만 <PD수첩> ‘광우병’ 편 방송에 대한 확신은 변함없었다. 송 PD는 “실수는 인정하지만 국민의 알권리와 건강권을 지키고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 감시하는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 방송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작가는 “작가들이 굉장히 많은 작품을 하는데 ‘광우병’ 편처럼 정말 하고 싶었고, 취재할수록 몰입할 수밖에 없었던 주제는 드물다”며 “그 사안이 묻히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있던 아이템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제든 내 필모그래피에 넣을 수 있는 당당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사내 농성을 하면서도 이들은 프로그램도 계속 제작했다. 물론 김은희 작가는 당초 맡고 있던 두 개의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는 포기해야 했지만, 지난 12일 화제를 모았던 <MBC 스페셜> ‘김명민은 거기 없었다’를 방송했고, 조능희 PD 역시 지난 5일 <MBC 스페셜> ‘출가, 그 후 10년’을 방송했다.
그리고 이들은 이후에도 “언론인 본연의 임무인 프로그램 제작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이근행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장의 말을 인용했다. “‘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일하자’가 되지 않을까요?”
'미디어&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양승동 “미디어법 국면 적극 대응하겠다” (4) | 2009/05/27 |
|---|---|
| SBS ‘웃찾사’ PD "컬투 합류, 웃을 준비 되셨나요?" (0) | 2009/05/19 |
| “우리 ‘시즌5’도 하게 해주세요!” (0) | 2009/05/07 |
| 용산참사 유가족 “제발 있는 그대로의 진실만 보도해 달라” (7) | 2009/04/29 |
| [인터뷰] DJ 배철수 “라디오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 DJ해야” (5) | 2009/04/29 |
| 체포직전, 'PD수첩' 제작진 "봄 공기 쐬고 싶다" (0) | 2009/04/29 |
| 현직PD, '용산참사 블로그다큐'를 제작하다 (1) | 2009/04/21 |
| 석방된 김보슬 PD “조선일보 ‘악의적’ 보도, 소송 검토할 것” (109) | 2009/04/17 |
| “김정은, 전도연, 송윤아, 김선아…난 배우 복 많은 작가” (0) | 2009/04/17 |
| SBS '기생전' 정구익 PD “예인으로서의 기생, 재조명하고 싶었다” (0) | 2009/04/14 |
| 신경민 앵커 “13일 마지막 클로징 멘트 있다” (0) | 2009/04/13 |
방송 3사 "풀 취재 활용 차분히 중계" … 본질 빗나간 과잉보도 지적도
김도영·김고은·백혜영 기자 circus@pdjournal.com
▲ 노무현 전 대통령 ⓒ공식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
오는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언론들의 ‘과잉취재’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방송사들은 헬기까지 동원할 계획이어서 봉하마을부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까지 노 전 대통령의 소환과정을 어떻게 중계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지상파 3사는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소환과 비교해 “차분하게 중계한다”는 입장이다. KBS 보도국 관계자는 “중계 차량의 안전문제 등을 고려, 과다한 취재 경쟁을 막기 위해 풀 취재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인섭 1TV 뉴스편집팀장은 “헬기와 일부 중계차를 동원한 중계는 3사 공동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BS 보도국 관계자는 “김수환 추기경 선종 등 큰 사건에 대해 방송 3사가 풀로 취재한 경험이 있다”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차분하게 보도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조동엽 MBC 사회1부장은 “헬기만 풀로 띄우고, 차량은 각 사가 알아서 동원할 것”이라며 “MBC는 보도국 장비와 인력이 총동원될 것 같다”고 전했다.
28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당일(30일) 봉하마을은 SBS가 중계방송을 맡기로 했으며 봉하-서울 대검찰청 이동은 KBS가, 대검찰청은 MBC가 각각 중계를 맡기로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본질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여부인만큼 언론이 검찰 소환 과정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SBS 관계자는 “뉴스특보를 편성해 알려야 될 부분은 있지만, 필요 이상으로 흥분해 많은 보도를 쏟아낼 계획은 없다”면서 “차분하게 국민들이 알아야 될 정보만 판단해서 보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직까지 방송 3사가 풀 중계를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노 전 대통령의 출두 방법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과연 언론들이 끝까지 ‘과잉 취재경쟁’을 벌이지 않을지도 의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차량으로 이동할 것이 예상되는 만큼 봉하마을 측은 취재경쟁 과열을 우려해 경호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대검 중앙수사부 홍만표 수사기획관도 취재열기로 불상사가 우려된다며 각 언론사에 주의를 당부했다.
이미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사저 주변에는 언론사들의 카메라가 대거 배치돼 주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홈페이지 글을 통해 “카메라와 기자들이 지키고 있어 집 바깥으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며 과잉 취재를 자제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한편, 지난 1995년 경남 합천에서 서울로 압송된 전두환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과열 취재경쟁 때문에 중간 휴게소에서 멈추지 않아 일행이 화장실조차 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경찰, 프레스센터 원천봉쇄 (1) | 2009/05/01 |
|---|---|
| 아빠와 해태 타이거즈와 나의 LG 트윈스 (1) | 2009/05/01 |
| 석방된 PD수첩 제작진 “검찰, 작가 회유 시도했다” (64) | 2009/04/30 |
| ‘삼성 무죄판결’ 보도 KBS 대법원 1년 출입정지 (2) | 2009/04/29 |
| ‘용산 24시’를 카메라에 담는 1인 미디어 활동가 (1) | 2009/04/29 |
|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 중계 ‘과잉취재’ 우려 (0) | 2009/04/29 |
| “‘PD수첩’ 제작진 체포한 검찰, MB 내조의 여왕?” (0) | 2009/04/28 |
| KBS, 대통령 라디오 연설 ‘여전히’ 진통 (0) | 2009/04/28 |
| [속보] 'PD수첩' 조능희 PD·김은희·이연희 작가 체포 (6) | 2009/04/28 |
| 방문진법 개정안 끝내 법안소위 회부 (0) | 2009/04/27 |
| 이병순 사장 “국회 통한 KBS 감시 최소화해야” (0) | 2009/04/27 |
[방송 따져보기] 조지영 TV평론가
<카인과 아벨>에서 이선우(신현준)는 동생 이초인(소지섭)을 죽이려고 무던히도 애썼다. 기억을 잃었던 초인을 중국에 버려두고 왔고, 초인이 끝내 살아 돌아오자 살인 청부업자에게 살인을 지시했고, 그마저 실패하자 탈북 테러리스트에게 또 살인을 사주했다. 무시무시한 살의의 이유라는 것이 결국 ‘애정 결핍’이었다.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 초인, 자기 연인의 마음까지 가져간 동생이 미워서 죽이려고 했다.
〈아내의 유혹〉이 배출한 당대 최고의 악녀 신애리(김서형)의 경우는 어떤가? 마찬가지로 애정 결핍 환자였던 그녀의 악행 역시 일일이 열거하기가 쉽지 않다. 갈취, 협박, 공갈, 살인교사까지 애리의 악행은 비난과 시청률의 견인차였다. 그런 신애리가, 얼마 전부터 시한부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카인과 아벨〉의 선우는 애리와는 다르다고 항변할 수도 있다. 처음부터 아팠던 사람이기 때문에 갑자기 아픈 애리랑은 차별화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병증(病症)은 혹시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 초자연적인 힘을 이용하여 극의 긴박한 국면을 타개하고, 이를 결말로 이끌어가는 수법)는 아닐까?
▲ SBS 드라마 〈카인과 아벨〉
드라마 속 악인들은 꿋꿋이 악행을 거듭하고, 시청자들은 그 악행의 끝이 어떨지 ‘두고 보자’ 하는 심정으로 채널을 고정한다. 마침내 마지막회에 이르면, 난데없이 이들이 눈물을 쏟아낸다. 사실은 나도 사랑받고 싶었다며, 사실은 미워서 그런 것이 아니라며, 다 사랑해서 그런 거라며 눈물을 쏟아낸다. 그들이 대화인지 독백인지 알 수 없는 말들을 쏟아낼 때마다 화면에는 서글픈 발라드 음악이 차고 넘친다. 슬픔과 후회가 무르익으면 이제 남는 것은 대화해의 결말이다. 죄가 밉지 사람이 밉겠냐는 대사는 이 무렵 빠짐없이 등장하곤 한다. 죽도록 악인에게 당하기만 했던 주인공은 용서의 강박에 시달리게 된다. 용서하지 않으면 드라마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악인이 죽든 살든, 주인공은 반드시 그들을 용서해야만 한다.
용서가 나쁜 것이 아니고, 반성과 회개가 나쁜 것은 더더욱 아니다. 악행-발각-회개-용서-1년 후 이런 식의 전개 자체가 나쁜 것도 아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 있어서의 적절한 균형이고, 개연성이다. 가령, 20부작 드라마라면 18~19부까지 줄줄이 악행만 이어지다가 마지막회에 이르러 회개와 용서가 자리 잡고 있다. 몇 개월째 나쁜 짓만 해왔던 신애리는, 종영을 일주일 앞두고 위암 말기 판정을 받는다. 난데없이 죽을 날을 받아든 그녀에게 구은재(장서희)는 갑자기 베스트 프렌드를 자처하고, 당장 신애리를 감방에 처넣을 기세였던 정교빈(변우민)은 그녀의 모든 죄를 뒤집어쓰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애리를 저렇게 만든 것은 다 자기 때문이라고 한다. 불과 몇 분 전만 해도, 애리의 물건을 다 갖다 버리라던 교빈이, ‘세 번이나 결혼을 해봤으니, 이제 네 번째 결혼은 분명히 성공할 것’이라며 자신감 100배였던 교빈이 갑자기 순교자를 자처하고 나선다.
마지막회에 이르러, 애리와 교빈이 자살을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이 신체 어딘가에 태엽 장치가 있는 것이 아닐진대, 어떻게 인물이 이렇게 기계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까? 앞으로 가라면 가고, 울라면 울고 죽으라면 죽는 것은, 움직이는 인형이지 인물이 아니다. 드라마란 인형이 아니라, 인물이 숨 쉬고 관계 맺고 살아 움직일 수 있는 세상을 비춰야 할 것이다. 아픈 사람에게 관대한 마음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런 인지상정에 기대는 것도 한 두 번이다. 뜬금없이 남발되는 시한부 인생 레퍼토리에 시청자들은 지쳐간다. 안 그래도 아픈 일이 많은 세상 아닌가.
'방송 따져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드라마 첫회 시청률을 좌우하는 ‘홍보’ (0) | 2009/06/04 |
|---|---|
| 냉대 받는 KBS ‘노 전 대통령 서거’ 보도 (0) | 2009/05/27 |
| 웰컴! 정책 버라이어티 쇼 (0) | 2009/05/20 |
| 어중간한 ‘외인구단’의 처참한 패배 (2) | 2009/05/14 |
| 최근 드라마 - 복수극 트렌드와 사적구제의 욕망 (0) | 2009/05/05 |
| 드라마에서 시한부 인생은 이제 그만 (0) | 2009/04/28 |
| 한류, ‘틈새시장’을 노려라 (0) | 2009/04/23 |
| 검찰-노무현 공방 속에 실종된 재보선 (0) | 2009/04/21 |
| MB가 개그와 예능에서 금기가 된 이유 (11) | 2009/04/15 |
| ‘틈새장르’ 다큐멘터리의 생존법 (0) | 2009/04/01 |
| 방송사 옴부즈맨 프로그램이 굴욕(?) 당한 이유 (1) | 2009/03/25 |
28일 PD연합회·작가협회 ‘PD수첩’ 제작진 체포 항의 기자회견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 “검찰, MB 내조의 여왕?” 등의 팻말을 든 작가들이 28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제작진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PD저널
“검찰은 MB 내조의 여왕?”
“MB 생각대로 검찰, 비비디바비디부”
“난 광우병이 위험하다 말했을 뿐이고, 그러다 잡혀갔을 뿐이고”
검찰이 소환을 통보해온 MBC <PD수첩> ‘광우병’ 편 제작진 6명 전원에 대한 체포를 끝내 감행했다. 28일 새벽 검찰은 조능희 전 CP와 송일준 PD(진행자) 그리고 김은희, 이연희 작가 등 제작진 4명을 전격 체포했다. 지난 24일로 검찰의 체포․압수수색영장 시한이 끝남에 따라 이들이 한 달 동안 MBC 사내에서 벌여온 농성을 해제한 지 채 하루도 안 돼 벌어진 일이다. 앞서 검찰은 한밤중에 도로 한복판에서 이춘근 PD를 강제 체포하고, 결혼을 나흘 앞둔 김보슬 PD를 체포해 조사한 바 있다.
검찰이 28일 새벽 또 다시 언론인에 대한 강제 체포를 감행하자 이에 대한 규탄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검찰이 작가들까지 체포함에 따라 KBS, MBC, SBS, EBS 방송4사 구성작가협의회도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프리랜서 신분의 작가가 프로그램 때문에 검찰에 체포된 것은 방송역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공동 행동에 들어갔다.
한국PD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등이 소속된 방송인총연합회와 방송4사 구성작가협의회는 28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PD수첩> 제작진 체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28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방송인총연합회와 방송4사 구성작가협의회 주최로 <PD수첩> 제작진 체포 규탄과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PD저널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끊임없이 계속된 언론탄압의 상징적인 사건이 <PD수첩> 탄압”이라며 “정치적 배경이 없다면 21세기 민주사회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PD수첩> 제작진 체포는 명백한 정치수사”라고 비판했다.
신민정 방송4사 구성작가협의회 부회장은 “우리는 작가실에서 함께 밤을 새며 원고를 쓰던 동료작가가 체포된 상황을 그냥 두고 볼 수가 없다”며 “방송 4사 모든 구성작가들은 김은희 작가의 체포가 비단 한 개인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작가라면 누구에게라도 있을 수 있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 작가는 또 “이번 사건의 본질은 <PD수첩>이 광우병 사태를 왜곡했는지가 아니”라며 지난 달 6일 작가 소환의 부당성을 지적한 한국방송작가협회 성명서를 인용했다.
당시 작가협회는 성명에서 “시사 프로그램의 중요한 영역의 하나가 정부에 대한 비판과 감시 기능인 바 프로그램 내용이 해당부처의 정책 방향과 다르더라도 그것은 공적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는지에 대한 비판으로 봐야지 일개인의 인격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신 작가는 “또다시 비상식적인 일로 프로그램에서 오직 글로만 존재해야 하는 작가들이 다시는 거리로 나서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며 “결코 김은희, 이연희 작가가 외롭게 싸우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기자회견 직후 김영희 회장과 박수진 방송4사 구성작가협의회 부회장 등이 PD들의 규탄 서명과 작가들의 항의서한 등을 전달하기 위해 검찰청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검찰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김순기 전국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PD수첩> 탄압의 본질은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과 공무원인 검찰이 이번 기회에 언론을 손봐 자신들의 밑에 두려는 생각이 포함돼 있는 것 같다”며 “검찰 공무원이야 말로 퇴출 1순위, 구조조정 1순위”라고 꼬집었다.
김정대 미디어행동 사무처장은 “수많은 촛불시민, 네티즌들이 원하지 않았는데도 일련의 과정 속에서 언론·표현의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는 투사가 됐다”며 “그렇게 만든 일등공신이 바로 경찰과 검찰”이라고 꼬집었다. 김 사무처장은 이어 “검찰이 권력의 시녀, 언론탄압의 선봉장에 서있을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토론과 논쟁을 통해 사법부의 양심과 정의를 지켜라”고 촉구했다.
34년 전 박정희 정권 시절 언론자유 수호를 위해 투쟁하다 강제해직당한 정동익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장도 규탄 발언에 나섰다.
정 위원장은 “이 자리에 서니 다시 30여 년 전 독재정권 시절로 돌아간 것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든다”며 “<PD수첩> PD와 작가까지 잡혀갔다는 소식을 듣고 이 나라가 완전히 거꾸로 돌아갔구나 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언론의 책무를 당연히 수행한 <PD수첩>에 대해 검찰이 나서서 탄압하는 것은 박정희, 전두환 정권 시절의 언론탄압 양상과 비슷하다”며 “독재정권의 하수인이 돼 언론탄압에 앞장서고 있는 검찰은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표현·언론의 자유를 탄압한 정권치고 끝까지 간 정권은 없다”며 “이번 싸움은 반드시 이긴다. 이제 봄이 왔으니 작년보다 더 큰 촛불이 활활 타올라 이명박 정권과 검찰을 규탄하고 그들의 야욕을 저지시키고 말 것”이라고 외쳤다.
김영희 PD연합회장은 “지금 대한민국의 언론, 민주주의 시계가 거꾸로 가고 있다”며 “<PD수첩> PD와 작가 2명까지 체포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대한민국이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이어 “이명박 정권과 검찰, 조중동이 합작해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시도는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전국의 언론인, 민주시민, 작가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천명했다.
▲ 김영희 한국PD연합회장과 박수잔 방송4사 구성작가협의회 부회장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민원실에 PD들의 규탄 서명과 작가들의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PD저널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전국 PD 859명이 참여한 규탄 서명과 방송4사 구성작가협의회의 항의서한을 검찰청에 전달했다.
작가들은 항의서한에서 “검찰은 기어이, 프리랜서인 방송작가까지 체포하는 사상 초유의 검은 발자국을 내딛고 말았다”며 “MBC, KBS, SBS, EBS 구성작가협의회 회원들은 방송작가를 체포한 검찰의 사상초유의 만행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작가들은 이어 “방송작가들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 시키는 것이 이 수사의 목적이 아니라면, 그리하여 국민의 알 권리를 위협하자는 것이 검찰의 속내가 아니라면, 김은희 작가와 이연희 작가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작가들은 또 “정부 정책을 감시, 비판하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외면한 채, 방송 제작 현장의 모든 제작진들에게 공포를 주어 재갈을 물리려는 작금의 음흉한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언론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이제, 프리랜서인 방송작가들도 노트북을 버리고 거리에 서겠다”고 밝혔다.
'미디어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아빠와 해태 타이거즈와 나의 LG 트윈스 (1) | 2009/05/01 |
|---|---|
| 석방된 PD수첩 제작진 “검찰, 작가 회유 시도했다” (64) | 2009/04/30 |
| ‘삼성 무죄판결’ 보도 KBS 대법원 1년 출입정지 (2) | 2009/04/29 |
| ‘용산 24시’를 카메라에 담는 1인 미디어 활동가 (1) | 2009/04/29 |
|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 중계 ‘과잉취재’ 우려 (0) | 2009/04/29 |
| “‘PD수첩’ 제작진 체포한 검찰, MB 내조의 여왕?” (0) | 2009/04/28 |
| KBS, 대통령 라디오 연설 ‘여전히’ 진통 (0) | 2009/04/28 |
| [속보] 'PD수첩' 조능희 PD·김은희·이연희 작가 체포 (6) | 2009/04/28 |
| 방문진법 개정안 끝내 법안소위 회부 (0) | 2009/04/27 |
| 이병순 사장 “국회 통한 KBS 감시 최소화해야” (0) | 2009/04/27 |
| 국제 엠네스티 조사관, YTN·MBC 방문 (0) | 2009/04/27 |
“오, 바르셀로나~!”
[이주연의 영화이야기]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MBC FM <이주연의 영화음악> 진행자
그런가하면 말 그대로 영화가 여행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오드리 헵번이 짧은 헤어스타일로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던 로마(로마의 휴일),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이 사랑을 이루는 시애틀(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드넓은 평원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머리를 감겨주던 멋진 로버트 레드포드가 있던 아프리카 대륙(아웃 오브 아프리카)은 가보지 않았지만 마치 한 번 쯤 어쩌면 전생에 가본 적이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책도 마찬가지지만 영화도 간접체험이라는 용도로는 최고의 매체가 아니던가.
그런데 때로는 이런 작품을 보고 간접체험을 하는 것만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을 때가 있다. 욕망이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떠나고 싶은 욕망이 스멀스멀 혹은 불쑥불쑥 솟아올라 주체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여기 미국에서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떠난 두 여자가 있다. 안정적인 삶을 꿈꾸는 비키는 재미는 좀 덜하지만 성실하고 능력 있는 약혼남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 인생에서 뭐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크리스티나는 방금 단편영화 한 편을 끝냈지만 재능이 없고 하고 싶은 일도 딱히 없어 고민이다.
▲ 영화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이 두 친구가 바르셀로나로 여행을 떠나 현지에서 만난 후안이라는 남자에게 빠져 버리게 된다는 이야기는 이후 후안의 전처까지 등장하면서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줄거리만 들어서는 당최 발칙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는 1시간 40분 동안 내내 낄낄대게 하더니 은근히 삶과 사랑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일흔이 넘은 우디 앨런, 이 양반은 도대체 어디에서 이런 재치와 깜찍함이 샘솟는걸까!
우디 앨런은 원래 뉴욕의 감독이었다. 뉴욕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학교를 다녔고 감독이 된 후에는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줄곧 찍었다. 그의 영화 속에서 뉴욕은 매력적이었고 빛났다. 그랬던 우디 앨런이 어느 샌가 영국으로 프랑스로 배경을 옮겨 영화를 찍더니 이번에는 바르셀로나다. 원래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했던 이야기는 바르셀로나시에서 제작지원을 하겠다는 제안에 배경을 바꿨다는데 100만 달러인지 얼마인지 받은 지원액을 모두 갚고도 남을 만큼의 일을 해냈다.
제목만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가 아니라 주인공들이 대화하고 식사하고 사랑을 나누며 누비는 도시의 관광지 곳곳은 콧소리 가득한 여성 보컬의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하는 배경음악과 함께 자유, 예술, 사랑의 분위기를 연신 풍기며 코끝을 간질인다. 특히 후안의 작업실(후안은 화가다)겸 집의 뜰에 있는 파라솔에서 여유롭게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하면서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반복되자 결국엔 심장이 격하게 뛰기 시작하면서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아, 나도 스페인의 저택 뜰에서 와인 한 잔에 후안같은 느끼한 남자와 끈적끈적한 이야기 나누고 싶어라!
필자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이주연의 영화음악〉의 청취자중 한 명은 재작년 말에 상영됐던 아일랜드 영화 〈원스〉(once)를 보고 푹 빠져 결국 작년에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여행을 떠났다. 주인공이 울부짖으며 노래하던 거리하며 돈을 훔쳐간 소매치기를 따라가 잡던 공원, 그리고 주인공의 집으로 나왔던 전자기기 수리점까지 모두 둘러보고 온 그녀는 주인공들의 노래를 직접 듣고 싶었던 차에 올해 초 내한공연 온 그들을 무대에서 만나고는 주체할 수 없는 감격을 느꼈다했다. 그들을 찾아 아일랜드까지 다녀온 그녀가 그 음악을 눈앞에서 듣고 느꼈을 감동은 얼마나 충분했을까.
영화는 스크린에서 세상을 보여주지만 때로 스크린 밖 세상으로 나가라고 등을 떠밀기도 한다. 현실 때문에,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머뭇거리는 사이 벚꽃은 지고 바람은 가버리고 해는 넘어간다. 떠나는 자만이 돌아올 수 있다. 어딘가 꿈꾸는 자만이 떠날 수 있다. 그래도 여건이 안 될 때? 그때는 영화를 보며 두 시간짜리 짧은 여행을 떠날 수밖에….
'오피니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굿바이 노무현’은 있어도 ‘굿모닝 MB’는 없다 (0) | 2009/05/04 |
|---|---|
| ‘바보 노무현’, ‘바보’ 노무현 (0) | 2009/05/04 |
| 인디씬과 여성 싱어송라이터 (0) | 2009/05/04 |
| 강원도에 골프장이 100개? (0) | 2009/05/04 |
| 다큐멘터리는 기록이 아니라 해석이다 (0) | 2009/04/30 |
| 이주연 아나운서의 영화읽기(1) -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0) | 2009/04/28 |
| 고재열 칼럼 : 기자와 PD의 가족들이 겪는 일 (1) | 2009/04/28 |
| 영화 박쥐 : 욕망과 절망 사이의 여백이 공허한 이유 (0) | 2009/04/28 |
| [우석훈 칼럼] 메이데이, 뜨거운 5월이 온다 (0) | 2009/04/28 |
| MBC스페셜 '박지성편', 이렇게 제작했다 (23) | 2009/04/22 |
| 인터넷 경제대통령의 귀환과 제3의 효과 (1) | 2009/04/21 |
[e야기] 고재열 시사IN 기자
지난 3월22일, 파업을 하루 앞두고 YTN 기자들이 경찰에 잡혀갔을 때, 아내에게서 문자가 왔다. 블로그에 글 올릴 때 아들 얼굴을 한번만 떠올리라는 내용이었다. 사흘 후 <PD수첩> 이춘근 PD가 잡혀가자, 아내는 동료 기자들의 핸드폰 번호를 물었다. 갑자기 내가 잡혀갔을 때 연락할 곳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PD수첩> 김보슬 PD가 신혼집 앞에서 약혼자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연행되는 모습을 본 아내는 할 말을 잃은 듯 침묵했다. 화면에 약혼자의 음성이 여리게 흘러 나왔다. “걱정하지 말라니요. 지금 걱정 안 되게 생겼습니까?” 며칠 후 치러진 김보슬 PD의 결혼식에 아내와 함께 갔다. 다행히 결혼식이 무사히 치러져 아내는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었다.
주변에서 기자와 PD들이 자꾸 잡혀가니까, 걱정이 된다. 집에 등기 우편물이 올 때마다 깜짝깜짝 놀랜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생각하는데, 다행히 아직은 아니다. 사실 이런 일에 낚이지 않으려고 나름 거리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시사저널 파업’을 끝내고 <시사IN>을 창간한 후, ‘앞으로는 정의의 저 편에서 서서 묵묵히 지켜보겠노라’고 맹세했는데, MB 덕분에 말짱 헛맹세가 되었다.
주변에서 놀린다. ‘파업기자’ ‘퀴즈기자’ ‘파워블로거 기자’로 계속 새로운 콘셉트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다음 콘셉트는 ‘구속기자’가 어떻겠냐고. 절대로 싫다. 누구에게든 양보하고 싶은 영광이다. 피할 수 있는 데까지 피해보겠지만, 이를 소화하기 위한 구상도 따로 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화두는 ‘겁테크’다. ‘두려움을 정복하라’는 알렉산더의 말을 거듭 되뇌이며 내 안의 겁을 다스리고 있다.
남편이 혹은 아내가 잡혀가는 모습을 올해 처음 본 언론인 가족은 YTN 조승호 기자의 아내였다. 함께 아침운동을 나가다 기다리던 형사들에게 남편이 잡혀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조승호 기자는 “험한 꼴 당하고 끌려가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확인할 수 있어서 차라리 다행이었다”라고 수긍하기 힘든 논리를 내세우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신망 두터운 기자였던 남편이 해직된 것도 모자라 체포까지 되는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조승호 기자의 아내는 얼른 냉정을 찾고 남편의 체포 소식을 즉각 다른 기자들에게 알렸다. 그녀로부터 연락을 받은 덕분에 노종면 현덕수 임장혁 기자는 집 밖에서 연행될 수 있었다. 임장혁 기자는 집 앞에서, 현덕수 기자는 골목 어귀에서, 노종면 기자는 택시를 타는 순간 체포되었다.
노숙자와 함께 유치장에 갇혀 있던 노종면 기자는 큰 딸의 수술이 무사히 끝났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YTN 기자들은 경찰에 자진출두하기로 약속이 된 상태였다. 긴급 체포될 이유가 없었다. 원래대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면 노종면 기자는 수술하는 딸 곁을 지킬 수 있었다.
가족의 체포와 관련해 잊을 수 없는 기억을 갖게 된 사람은 이춘근 PD의 아내였다. 검찰 수사관들은 차량 추격전 끝에 남편을 잡아갔다. 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현실이 된 것이었다. 남편이 유치장에 있을 때 그녀는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집에 들이닥친 수사관들을 홀로 맞아야 했다. 수사관들은 의심스럽다며 이승환 라이브CD를 틀어놓고 그녀의 신혼집을 수색했다.
▲ ‘광우병’을 제작했던 조능희 전 CP, 송일준 MC, 김보슬 PD(왼쪽부터) ⓒPD저널
오늘(28일) 새벽 새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검찰수사에 항의해 사내에서 농성하다 제작현장 복귀를 선언한 <PD수첩> 조능희 책임PD와 송일준 사회자, 김은희 이연희 작가를 검찰이 긴급 체포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검찰은 자정 무렵, 한 가족을 충분히 놀래킬 수 있는 ‘예의 없는 시간’을 골라서 이들을 연행해갔다.
기자의 아내로서 PD의 아내로서, 혹은 남편으로서 이제 이런 일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과 함께 했던 김용진 탐사팀장은 부산총국에 발령을 받았다가 다시 울산국으로 재배치되는 ‘쓰리쿠션 인사숙청’을 당했다. 그의 아내는 이삿짐을 풀기도 전에 다시 꾸려야 했다. 역시 사원행동 소속이었던 김경래 기자는 청원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갈비뼈에 금이 갔다. 김기자는 3월부터 휴직을 신청했다. 그의 아내는 어떤 기분일까?
‘시사저널 파업’을 벌이며, 선후배들과 <기자로 산다는 것>이라는 책을 냈다. 우리가 어떤 기자들이었고, 우리가 왜 이런 파업을 하는지를 설명하고, 투쟁기금도 벌어보자는 취지였다. 기대했던 만큼 대박이 나진 않았지만 어느 정도 우리의 갈증을 해갈할 수 있는 정도는 되었다. 그 힘으로 ‘개와 늑대의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탄압이 도를 더해가는 지금, 이제 <기자의 아내로 산다는 것> <PD의 남편으로 산다는 것>, 이런 책이 나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오피니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바보 노무현’, ‘바보’ 노무현 (0) | 2009/05/04 |
|---|---|
| 인디씬과 여성 싱어송라이터 (0) | 2009/05/04 |
| 강원도에 골프장이 100개? (0) | 2009/05/04 |
| 다큐멘터리는 기록이 아니라 해석이다 (0) | 2009/04/30 |
| 이주연 아나운서의 영화읽기(1) -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0) | 2009/04/28 |
| 고재열 칼럼 : 기자와 PD의 가족들이 겪는 일 (1) | 2009/04/28 |
| 영화 박쥐 : 욕망과 절망 사이의 여백이 공허한 이유 (0) | 2009/04/28 |
| [우석훈 칼럼] 메이데이, 뜨거운 5월이 온다 (0) | 2009/04/28 |
| MBC스페셜 '박지성편', 이렇게 제작했다 (23) | 2009/04/22 |
| 인터넷 경제대통령의 귀환과 제3의 효과 (1) | 2009/04/21 |
| 김보슬 PD,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0) | 2009/04/21 |
[김주원의 그때그때 다른영화] (6) 박쥐 (2009)
박찬욱이 돌아왔다. 그의 귀환은 여지없이 강렬했다. 시사회장은 이미 기자들로 꽉 들어차서, 늦게 온 기자들은 애꿎은 홍보사 직원에게 불평을 늘어놓아야만 시사회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나는 그 틈바구니에 끼었다. 이미 영화는 5분전에 시작되었다. 느지막이 들어선 덕분에 계단에 걸터앉아야 했다. 하지만 박찬욱 영화다. 서서라도 봐야했다.
독실하고 유쾌한 신부 상현(송강호)은 병든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일념으로 죽을 각오로 생체실험에 자원한다. 그는 몸에 바이러스를 심은 뒤 죽음을 기다리다 결국 세상을 떠난다. 그러나 기적이 발생한다. 그의 부활을 성자의 재림으로 숭배하는 신도들을 뿌리치고 다시 성모병원으로 돌아간 상현. 그는 어렸을 때 친구 강우(신하균)와 재회한다.
강우 어머니인 나여사(김해숙)가 상현을 몹시 반기는 와중에, 상현의 시선은 병약한 남편과 지독한 시어머니 사이에서 갈등하는 강우의 아내 태주(김옥빈)에게 향한다. 그리고 상현은 자신이 피를 빨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동시에, 자신의 내면에 감춰진 강렬한 욕망 또한 깨닫는다. 상현의 욕망과 태주의 욕망이 정면충돌한다. 치정극이 시작되었다.
〈박쥐〉(2009)는 박찬욱 감독의 해묵은 프로젝트였다. 〈공동경비구역 JSA〉(2000)의 뜻하지 않은 흥행은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고, 차기작으로 〈박쥐〉를 시작하려 했지만 연이은 기획 ‘복수’ 3연작으로 미뤄지다 이제야 그 결실을 맺은 셈이다. 비록 뱀파이어 영화라지만 그 내막은 치정살인극이다. 흡혈이 상징하는 에로틱한 욕망을 날것 그대로 드러내고 싶어 하는 감독의 욕망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여러 가지 점에서 〈박쥐〉와 비교될만한 영화는 작년에 개봉되어 마니아들의 호평을 얻은 스웨덴 영화 〈렛미인〉(2008)이 아닐까 싶다. 〈렛미인〉이 눈의 나라 스웨덴과 뱀파이어의 언밸런스한 앙상블을 배경으로 소년의 성장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박쥐〉에서 박찬욱은 은유를 다루는 기술을 마음껏 과시한다. 마작모임 중 남몰래 섹스를 하려다 실패한 상현과 태주가 마작패를 만지작거리며 마작과 섹스 사이의 은유로 야한 농을 푸는 게 그렇고, 영화 후반부 상현과 태주 사이의 뱀파이어 이야기를 통해 연인들이 흔히들 보여주는 긴장과 갈등을 적절하게 드러내는 배치가 또 그렇다.
▲ 영화 <박쥐> (2009)
여전히 연예뉴스를 후끈 달구는 송강호 성기노출씬이나 김옥빈 가슴노출씬은, 관객마다 체감하는 정도는 다르겠지만 작품의 전체적인 흐름을 놓고 본다면 생각보다 강렬하지 못한 편이다. 특히, 자신을 신성시하는 열성신도들의 희망을 없애버리기 위해 일부러 강간을 연기하는 모습은 송강호 본인이 말했던 순교의 이미지를 연상시키기엔 2% 부족했다. 타락한 신부의 위악적인 악행으로 보이기엔 임팩트가 모자라다.
오히려 눈길을 끄는 건 나여사의 집이다. 이야기의 주 무대가 되는 나여사의 집은 상현이 태주에게 “내가 이 지옥에서 데리고 나가줄께요”라는 말과 정확히 모순된다. 상현의 개입으로 나여사의 집은 그 자체로 지옥이 되기 때문이다(역설적이게도 나여사의 집은 하얗게 도배되고 집안엔 불빛이 가득해진다.). 〈올드보이〉(2003)와 〈친절한 금자씨〉(2005)가 세트디자인을 통해 개인과 사회 사이의 단절, 그 와중에 왜곡되어가는 욕망을 다룬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안타깝게도 〈박쥐〉는 관객의 기대에 온전히 부응하기엔 힘들 것 같다. 특히나 ‘박찬욱’이라는 브랜드를 생산한 〈올드보이〉의 후광이 여전히 강한 탓일 게다. 개그는 자연스럽게 농익었다. 플롯은 다소 빤하지만, 욕망과 절망, 희망을 적절하게 엮어내기에 이전 작품에 비해 덜 불편하다. 죄의식과 구원 사이의 공백이 공포를 자아낸다는 점도 체크포인트다. 신하균의 능글맞은 연기가 송강호와 김옥빈 사이, 김옥빈과 김해숙 사이, 김해숙과 송강호 사이의 공백을 메우듯이.
그럼에도 〈박쥐〉에는 내재적인 한계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로도, 풍부한 은유와 개그로도, 욕망을 절망과 희망 사이의 순환 고리로 설명하려는 노력으로도 메울 수 없는 여백이 있다. 요컨대 카타르시스가 없다. 그가 즐겨 사용하는 죄와 벌, 우연과 필연 사이의 극단적인 갈등이 〈박쥐〉에서는 힘을 잃는다. ‘박찬욱’이라는 작가역량이 여전히 가능성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위안인 동시에 불안이 된다. 우리는 또다시 그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오피니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인디씬과 여성 싱어송라이터 (0) | 2009/05/04 |
|---|---|
| 강원도에 골프장이 100개? (0) | 2009/05/04 |
| 다큐멘터리는 기록이 아니라 해석이다 (0) | 2009/04/30 |
| 이주연 아나운서의 영화읽기(1) -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0) | 2009/04/28 |
| 고재열 칼럼 : 기자와 PD의 가족들이 겪는 일 (1) | 2009/04/28 |
| 영화 박쥐 : 욕망과 절망 사이의 여백이 공허한 이유 (0) | 2009/04/28 |
| [우석훈 칼럼] 메이데이, 뜨거운 5월이 온다 (0) | 2009/04/28 |
| MBC스페셜 '박지성편', 이렇게 제작했다 (23) | 2009/04/22 |
| 인터넷 경제대통령의 귀환과 제3의 효과 (1) | 2009/04/21 |
| 김보슬 PD,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0) | 2009/04/21 |
| 우석훈 "미네르바 무죄, MB정부 1년에서 가장 기쁜 소식" (0) | 2009/04/21 |
[우석훈의 세상읽기]
▲ 우석훈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88만원 세대 저자)
지금의 한국이라는 나라를 특징지을 수 있는 단어 한 마디를 얘기하면 무엇일까? 한국을 하나의 연극 무대처럼 생각해보자. 주인공들이 올라가서 재밌든 재미없든, 연극을 하고 국민들은 관객이 되어서 가끔 박수를 치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일어나서 커다란 환호를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꾸벅꾸벅 졸면서 이 지겨운 연극이 언제나 끝나나, 그렇게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해보자.
김대중, 노무현 시기에 ‘여당 같은 야당’으로 선진화 담론으로 권토중래를 꿈꾸던 사람들에게는 지금이 무대에서 맹활약할 시기이다. 그러나 그들의 관중들은 지금 그들이 지지하는 배우들의 터무니없는 ‘슬랩스틱’에 다소 당황해하며, 이제나 저제나 불을 뿜는 연기, 그리고 세계의 위기에도 끄떡없는 박정희식 차력술을 선보여주기를 원하고 있다. 그들의 신화는 ‘속도’이다. 아, 그러나 이미 김연아의 스펙터클에 익숙해져 버린 선진화 국민들에게 이명박 정부의 차력술은 아직 그다지 감동이 없다.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김대중, 노무현 시기에 반대로 “이제 기다리면 한나라당도 사라지고, 모든 것은 실질적 민주주의로 갈 것이다”라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지금의 연극 공간은 악몽의 연속이다. 원맨쇼와도 같았던 5년 동안 주연 겸 구단주였던 사람이 관객의 입장료를 떼어먹고, 자기 사저를 지었다는 소식에 연극을 보면서도 영 즐거운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은 당연할 것 같다. 한 때 과도한 이미지의 투사로 자신들과 동일시했던 주연배우의 몰락은 현재의 연극도 지독하게 재미없는 것으로 만들었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연극마저 “거짓말이었다!”라는 거대한 부조리극처럼 되어버린 상황 아닌가. 이것은 꿈일뿐이야라고 생각하지만, 연일, 그것은 꿈이 아니었다라고 현실이 노도와 같이 밀어닥치고 있는 셈이다.
이회창도 지지한 적 없고, 이명박도 지지한 적 없지만, 노무현도 지지한 적 없는, 한 번도 자신들이 지지했던 정치세력이 제대로 국회 원내교섭단체도 만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오랫동안 한국 정치가 만들어내는 연극은 영 따분하고 지루하기 그지없는 ‘서 푼짜리 오페라’일 것 같다. ‘거봐, 그럴 줄 알았어’ 혹은 ‘자본주의가 원래 그렇다는 걸 이제야 알았나?’ 이렇게 시큰둥하게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그들 역시 뜨거운 정치 관객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비록 한 줌뿐인 좌파 정당이지만, 비록 그들만의 리그이지만, 뜨겁기는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정치 소막극이 펼쳐진다.
▲ 5월1일 노동절 ⓒ민주노총
그리고 이들 사이로 무대의 관객 중 아무도 지지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관객석에 앉아서 하품하면서 지루하게 연극을 보고 있어야 하는 20대와 50대로 주로 구성된 룸펜들, 그리고 ‘질 나쁜 고용’에 묶여있는 대다수의 비정규직들이 있다. 우리는 갈 곳이 없어요, 그리고 돈도 없어요! 일반적으로 이 사람들은 ‘민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들이 옳겠지만, 본인들은 관객석 내에서 ‘민중’이라는 리본을 달고 있기를 끝끝내 거부한다. 우리는 이름 없는 비정규직이거나, 미취업자 혹은 취업포기자일지는 몰라도, 민중은 아닙니다!
이런 관객들과 함께 한국에서는 매년 5월 1일, 메이데이부터 5월을 가득 매우는 민중행사들 그리고 6월의 6.10 항쟁에 이르기까지, 임시 무대가 펼쳐진다. 뜨겁고도 빠르게 진행되었던 한국 현대사의 모든 것들이 집중되어 있는 듯한 메이데이로부터 시작되는 일련의 무대, 이 무대가 올해도 펼쳐진다. 이 순간만큼은 평소에 관객석에 앉아있던 시큰둥하고, 별 반응도 없던 과객들이 온통 무대로 쏟아져 나와서 그야말로 민중의 제전, 민주의 대축제, 그리고 보수의 대반격이 동시에 진행된다.
이 두 달 동안만큼은 정치인들이 조연이자 관객이 되고, 조용하던 관객들이 거리를 매우며 주연이 되고, 그에 맞서는 악당의 역할은 경찰들에게 주어진다. 실제로 한국의 전의경은 메이데이로부터 시작되는 단 두 달을 위해서 일 년 내내 그들의 방패를 갈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또 한 축은 “저 좌빨들 모두 잡아넣어라”라고 인터넷을 달구는 보수주의자들도, 마치 이 순간을 위해서 자신의 정치적 의지가 있었던 듯, 그 모든 것을 녹여내는 듯한 용광로가 시청 앞을 축으로 전국적으로 펼쳐지게 된다.
뜨거운 메이데이, 올해도 시작된다, 자,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스펙터클이 그리웠던 사람들, 아니면 좌빨들 잡아먹지 못해서 몸이 근질근질했던 '아스팔트 우파들', 무대는 넉넉하고, 모두에게 역할이 주어져 있다. 어떤 정치학자나 사회학자도 2009년까지, 해마다 사회 대스펙터클처럼 펼쳐지는 이 거대한 연극 무대에 대해서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무슨 상관이랴! 일년에 이 두 달만이, 국민이 국민 대접받는 순간인데 말이다. 올해는 역시 비정규직 문제가 이 축제의 메인 메뉴가 될 듯 싶고, 인터넷 실명제, 방송장악, 이런 주제가 오를 것 같다. 여기에 우리 자신을 돌아보자는 성찰의 오체투지 행렬까지, 올해 축제의 메뉴는 그 어느 해보다 다채롭다. 축제가 끝날 때쯤이면, 어쨌든 한국의 민주주의는 한 발 더 나아가있을 것 같다.
'오피니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강원도에 골프장이 100개? (0) | 2009/05/04 |
|---|---|
| 다큐멘터리는 기록이 아니라 해석이다 (0) | 2009/04/30 |
| 이주연 아나운서의 영화읽기(1) -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0) | 2009/04/28 |
| 고재열 칼럼 : 기자와 PD의 가족들이 겪는 일 (1) | 2009/04/28 |
| 영화 박쥐 : 욕망과 절망 사이의 여백이 공허한 이유 (0) | 2009/04/28 |
| [우석훈 칼럼] 메이데이, 뜨거운 5월이 온다 (0) | 2009/04/28 |
| MBC스페셜 '박지성편', 이렇게 제작했다 (23) | 2009/04/22 |
| 인터넷 경제대통령의 귀환과 제3의 효과 (1) | 2009/04/21 |
| 김보슬 PD,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0) | 2009/04/21 |
| 우석훈 "미네르바 무죄, MB정부 1년에서 가장 기쁜 소식" (0) | 2009/04/21 |
| 앵커 엄기영의 자랑스런 커리어 (4) | 2009/04/14 |
공방위 “포맷변경 등 가을개편까지 추진” … 라디오 PD들 “시간 끌 이유없다”
김도영 기자 circus@pdjournal.com
KBS 노사가 1라디오에서 방송되는 이명박 대통령 라디오 주례연설의 제작방식 변경 등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노사 공정방송위원회는 지난 3월 회의에서 일방적인 방식의 현 대통령 라디오 연설 포맷을 변경하고, 야당의 반론권을 보장하는 것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이날 노사는 4·29 재보선까지 대통령 라디오 연설 일시 중단을 추진하는 것도 합의했으나, 사측은 연설 내용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며 예정대로 대통령 연설방송을 내보냈다.
이후 열린 라디오위원회에서 노사 위원들은 포맷 변경과 반론권 추진을 위한 실무기구 구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노측 위원들은 라디오위원회와 별도의 실무기구 구성을 제안했으나, 사측 위원들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라디오 PD들은 항의 표시로 대통령 라디오 연설이 방송된 지난 20일 피켓 시위를 벌였다.
▲ KBS 라디오 PD 30여명은 지난 20일 오전 본관 민주광장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 중단을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PD저널
지난 23일 열린 KBS 노사 정례 공방위에서도 대통령 라디오 연설에 대한 공방은 계속됐다. 최성원 노조 공정방송실장은 “논의 끝에 사측은 오는 5월 15일까지 제작방식 변경안을 만들어 일선 제작 PD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한 뒤, 라디오위원회에서 6월까지 대안을 확정해 올해 가을 개편까지 제작방식 변경을 추진키로 노조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최 실장은 “기한을 가을 개편까지로 정했지만, 가급적 개편안이 확정되는 대로 바로 시행하는 것이 노조의 요구사항”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사측이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에 전화로 접촉해 반론권을 제안한 것에 대해 “반론권 보장 의지가 약하다”며 “문서로 공식요청하고, 그래도 거절하면 ‘선진과 창조의 모임’에라도 반론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라디오 PD들, “가을개편까지 시간 끌 이유없다 … 변경안 즉각 실행해야”
그러나 KBS 라디오 PD들은 공방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24일 성명을 통해 “사측은 정작 실질적인 방송형태 편경과 야당 반론권 문제는 확실한 합의 없이 모호한 입장만 남겼다”고 비판했다. 신원섭 KBS PD협회 부회장(라디오 PD)은 “포맷 변경은 지난해 10월부터 요구한 사항”이라며 “가을개편까지 시간을 끌어야 할 이유가 없다. 변경안을 만들어 즉각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디오 PD들은 성명에서 “청와대가 기획해 던져 놓은 대통령 주례연설을 갖가지 이유와 궤변을 늘어놓으며, 현재와 같은 일방적 연설로 유지하려는 이유는 무엇이냐”며 “정녕 ‘국민의 방송’이 아닌 ‘권력의 방송’임을 자처하고 싶단 말”이냐고 비난했다.
이들은 “조속한 시일 내에 일방적 연설방식을 변경하고, 라디오 조합원들과 합의를 바탕으로 납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편성·제작하라”며 “그런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당장 대통령 라디오 주례연설을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27일 오후 업무보고를 위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병순 KBS 사장은 “노조가 재보선 기간 동안 대통령 라디오 연설 잠정 중단과 제작방식 변경, 야당의 반론권 보장 등을 요구한 건 사실이지만 합의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미디어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석방된 PD수첩 제작진 “검찰, 작가 회유 시도했다” (64) | 2009/04/30 |
|---|---|
| ‘삼성 무죄판결’ 보도 KBS 대법원 1년 출입정지 (2) | 2009/04/29 |
| ‘용산 24시’를 카메라에 담는 1인 미디어 활동가 (1) | 2009/04/29 |
|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 중계 ‘과잉취재’ 우려 (0) | 2009/04/29 |
| “‘PD수첩’ 제작진 체포한 검찰, MB 내조의 여왕?” (0) | 2009/04/28 |
| KBS, 대통령 라디오 연설 ‘여전히’ 진통 (0) | 2009/04/28 |
| [속보] 'PD수첩' 조능희 PD·김은희·이연희 작가 체포 (6) | 2009/04/28 |
| 방문진법 개정안 끝내 법안소위 회부 (0) | 2009/04/27 |
| 이병순 사장 “국회 통한 KBS 감시 최소화해야” (0) | 2009/04/27 |
| 국제 엠네스티 조사관, YTN·MBC 방문 (0) | 2009/04/27 |
| “이정식 사장, CBS에서 떠나라” (0) | 2009/04/27 |

Prev
Rss F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