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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28 ‘추노’ 제작발표회, ‘추노’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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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23 키워드로 본 2009 언론계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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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23 노종면 위원장 사퇴 “행복하게 짐 내려놓겠다”
- 2009/12/23 김우룡-엄기영 ‘정면대결’ 수습국면 맞을까
- 2009/12/22 [우석훈] 짧은 해운대 여행
- 2009/12/22 [정태인] 나와 내 가족은 성공할 수 있다는 맹신
이명박 대통령 대선 특보 출신인 김인규 사장이 취임한 지 한 달 여. KBS 안팎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탐사보도팀 개편 방안이 알려지면서 기자들이 반발하고 있고, KBS 주말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와 관련한 논란도 2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김인규 사장 취임 당시 내부 반발 보도가 누락됐다는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김인규 사장 체제 하의 KBS에 ‘위험 신호’가 켜졌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탐사보도팀 해체 수순 밟나
뉴스의 ‘심층성’을 강조하던 김인규 사장은 취임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KBS 탐사보도팀을 사실상 해체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지난 24일 KBS 탐사보도팀 개편 방안이 알려지면서다. KBS 탐사보도팀(탐사파트) 전현직 기자들이 이날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KBS는 〈시사기획 쌈〉 제작파트와 탐사파트를 통합해 두 개의 반으로 나누고 이들이 번갈아가면서 〈시사기획 쌈〉을 제작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화섭 KBS 보도제작국장은 “사실 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답변할 필요를 느끼지 못 한다”고 말했으나, 탐사보도팀의 한 기자는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위에서는) 그런 방향으로 개편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탐사보도팀 인사를 통해 기존의 구성원들을 교체한 이후 개편에 나설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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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9월 8일 KBS 탐사보도팀의 보도로 정운찬 총리 후보자의 논문 이중 게재가 드러났다. ⓒKBS | ||
이병순 전임 사장 시절 이미 대폭 축소된 바 있는 탐사보도팀은 지금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탐사보도팀의 한 기자는 “당초 전문 리서처 2명을 포함해 14~15명 규모였던 탐사보도팀이 지금은 전문 리서처도 없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쌈〉을 제작할 경우 제한된 기간 안에 할 수 있는 아이템만 하게 될 것이다. 특히 고위 공직자 인사 검증은 아예 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상한 삼형제’ 경찰 입장만 옹호
경찰을 주인공으로 한 KBS 주말드라마 〈수상한 삼형제〉는 집회‧시위와 관련해 경찰의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내용이 두 주에 걸쳐 전파를 타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수상한 삼형제〉는 지난 26일 방송에서 ‘시위 과잉진압’ 논란에 싸인 경찰이 “경찰한테 너무 냉정하다. 경찰은 사람도 아니고 목숨도 아니”라고 울분을 토한 장면을 내보냈다. 지난 20일에도 “시위대 진압하다 사고만 나면 무조건 과잉진압으로 몰아붙이는데 화염병 던지고 돌 던지는 시위대한테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 등의 대사를 내보내 논란을 불렀다.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준)는 〈수상한 삼형제〉 논란과 더불어 내년 경주 최 부자집 얘기를 다룰 〈명가〉, ‘반공 드라마’로 꼽혔던 〈전우〉 리메이크 등을 들며 “드라마마저 ‘정권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고 볼 일”이라고 경계했다.
김인규 사장 내부 반발 보도 누락
김인규 사장에 대한 내부 반발 관련 기사를 써놓고도 데스크가 승인하지 않아 보도가 누락됐다는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KBS 기자협회(회장 김진우)는 지난 23일 발행한 협회보에서 기사 승인이 나지 않은 사례들을 폭로했다.
기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김인규 사장 임명 반대 집회 기사에 팀장이 데스크 사인을 넣지 않아 기사 자체가 보류됐다. 지난달 25일 오후 6시 41분 ‘내일부터 KBS노조 총파업 투표돌입’ 기사와 26일 오전 1시 11분 ‘오늘부터 KBS 노조 총파업 투표돌입’ 기사도 승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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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일 김인규 KBS 사장이 100여명의 임직원과 함께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서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벌이는 모습. ⓒKBS | ||
그는 또 “이병순 전임 사장이 쥐어짜고 압박하는 스타일이었다면 김인규 사장은 지나치게 자기를 과시하려는 이명박 정권 스타일과 닮았다”며 “지난 한 달 동안 기억나는 것은 (사장이) 연탄 나른 것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준) 역시 지난 29일 특보를 통해 “김인규 체제 한 달은 김인규 사장이 아직도 MB의 특보로서 KBS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일갈했다.
백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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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런던=장정훈 통신원
뉴스의 시작은 병원드라마 세트장. 기자가 능청스러운 연기를 섞어가며 멘트를 날린다. “지금의 BBC는 치료가 필요한 응급환자와 같다”. 그리고 조목조목 여론조사 결과(BBC 기획, ComRes가 실시. 지난 11월 말 발표)를 보여준다.
“BBC는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모르고 느리게 반응한다”, “채널이 너무 많다”, “경영진의 월급이 지나치게 높다”, “인기방송인의 출연료를 공개해야 한다”.
다른 방송사가 BBC에 대해 늘어놓는 비판이 아니다. 지난달 26일 방송된 <뉴스 나이트>. BBC를 대표하는 쟁쟁한 뉴스 진행자들이 출연하는 심층 분석 뉴스가 다룬 주제다. 변명은 없다. 아니 변명도 하긴 한다. 어떻게? BBC 사장 마크 톰슨이 <뉴스 나이트> 진행자 겸 기자 가빈 에슬러 앞에 불려(?)나왔다.

▲ BBC <뉴스 나이트> 진행자 겸 기자 가빈 에슬러.
기자: 50명이나 되는 BBC 주요 간부들 연봉이 총리보다 많다. 요즘 같은 경제 위기에 말이 되나?
사장: 그래도 다른 방송사에 비하면 적은 거다. 지난 몇 년간 중견 간부의 월급을 15% 줄였다.
기자: 50명이 총리보다 많이 받는 건 잘못됐다. 당신(사장)은 연봉 16억원에 보너스 1억원을 챙겨간다. 그렉 다이크 전 사장은 당신의 절반 수준이었다. 그런데 당신은 뭐냐?
사장: 내가 다른데서 일하는 것에 비하면 58%나 적게 받고 있는 거다. <채널4>에서 사장하다가 BBC와서 월급이 확 줄었다. 지난 5년간 임금도 동결하고, 보너스도 안 받았다.
기자: 사람들은 당신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한 거라고 말한다.
사장: 나의 급여는 항상 공개적이었고 그런 것에 불만도 없다. BBC의 상위 100명은 급여와 모든 비용지출을 3개월에 한 번씩 공개하고 있지 않나.
기자: TV나 라디오의 인기 진행자들은 공개 안하지 않나. 여론의 3분의 2가 그들의 출연료 수준도 알고 싶어 한다.
사장: 탤런트는 연 2억원 이상 번다.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것 보다는 적은 금액이다. 시청료의 2%도 안 되는 수준이다. 다른 방송사보다 적은 출연료를 받고 BBC에 출연해 주는데 공개를 해 버리면 다른 방송사 수준에 맞춰 줘야 하는 역효과를 불러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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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BC 사장 마크 톰슨. | ||
제레미 팍스만은 BBC 이사회 회장을 불러 BBC에 간부가 많은 이유가 뭔지, 사장의 월급을 줄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는 해 봤는지 등을 거칠게 따져 묻는다. 밤 10시 30분, 영국 시청자들이 가장 TV를 많이 볼 시간대다. BBC의 서슬퍼런 비판은 BBC 자신의 문제를 비출 때도 전혀 무뎌지지 않는다. 사장도, 이사장도 기자에겐 받들어야 할 상사가 아니라 취재원일 뿐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순서는 더 재미있다. 경쟁사 <채널5>의 전 사장과 리얼리티쇼 <빅 브라더>로 유명한 글로벌 제작사 엔더몰의 관계자를 출연시켜 한마디씩 하게 한다. <채널5>의 전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BBC는 다른 조직과 협력해야 한다. 시청료만으로 운영되는 체제는 계속되지 않을 것이다. 시청료를 지금의 절반수준으로 내리는 대신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의 시청료를 따로 받는 식으로 바뀔 수 있다. 지금은 BBC가 시장과 영향력을 독점하고 있지만 그 힘이 분산되는 변화의 시대가 올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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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장정훈 통신원 / KBNe-UK 대표 | ||
아마도 이런 프로그램을 타 방송사가 만들었다면 경쟁사 흠집내기로 비춰졌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너무 신랄한 자아비판이 아닌가?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닌 자발적 자아비판 말이다.
이렇듯 스스로의 치부를 만천하에 공개하고, 적군의 충고에 귀 기울이는 그 끝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걸까? 실험일까? 오만일까? 여론조사를 한 번 더 들춰보자. 76%는 BBC가 자랑스럽고, 62%는 신뢰할 수 있으며, 절반이 넘는 56%의 사람들이 연 30만원대의 시청료가 아깝지 않다고 답했다. 그 어느 때보다 먹고살기 힘든 경제불황에 시청료가 아깝지 않다니 뭔가 큰 깨달음이 가슴을 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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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고재열 시사IN 기자
다시 ‘한국 비하’ 논쟁으로 인터넷이 시끄럽다. 산케이신문 구로다 기자가 MBC <무한도전> 팀이 뉴욕타임스에 비빔밥 광고를 낸 것을 보고 최근 기명 칼럼을 통해 “비빔밥은 볼 때는 좋지만 먹으면 놀란다. 광고 사진을 보고 비빔밥을 먹으러 나갔던 미국인이 '양두구육'에 놀라지 않겠느냐는 걱정이 든다”라고 말하며 비꼰 것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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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무한도전> 팀이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비빔밥 광고. | ||
괘씸한 일이다. 하지만 구로다 기자가 일본인 전체를 대표하는 것도 아니고 한국에 살고 있는 일본인의 의견을 대표하지도 않는다. 그는 그저 산케이 신문을 보는, 한국을 ‘이류 일본’으로 보고 싶어하는 일본 독자들의 취향에 충실한 기자일 뿐이다. 교묘하게 비틀어서 ‘한식 세계화’에 견제구를 날리고 있는데 이는 오히려 우리에게 ‘희망의 증거’로도 읽힐 수 있는 부분이다. ‘한식 세계화’에 대한 일본인들의 위기의식이 담긴 글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비하’는 우리 언론이 애용하는 기사 ‘앵글’이다. 누구도 이 ‘앵글’에 들어오면 살아나가지 못한다. 그룹 2PM 멤버 박재범도 ‘마이스페이스’라는 자신의 단문블로그에 “korea is gay. I hate koreans”라고 올린 글 때문에 팀에서 퇴출되고 추방당하듯 미국으로 돌아갔다. 누구든 한국을 비하했다는 얘기만 들리면 마녀사냥을 서슴지 않는 한국의 ‘비하 콤플렉스’는 전성기의 ‘레드 콤플렉스’를 연상시킨다.
<미녀들의 수다> 출연자였던 독일 여성 베라 호흘라이터가 고국에 돌아가 쓴 책,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도 꼬투리를 잡았다. “한국의 젊은 여성들은 유행을 광적으로 쫓기 때문에 꼭 미니스커트를 입는데 지하철 계단 올라갈 때 그렇게 난리치고 가리면서까지 왜 입는지 모르겠다”라는 부분이었다. 전여옥의 <일본은 없다>에는 일본 여성에 대한 더 한 말도 등장했지만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았던 우리 국민들이 우리 자신에 대한 표현은 참아내지 못했다.
‘한국비하’로 검색해보면 인터넷에서는 한국을 비하한 외국 유명인 계보까지 나온다. 한국의 개고기 습식 문화를 비판했던 브리짓도 바르도를 비롯해 자신이 출연했던 한국 광고 제품에 대해서 말도 안 되는 이름이었다고 말한 맥 라이언, 그리고 안톤 오노와 판정시비가 일어났을 때 “김동성이 화가 나 집에 돌아간 뒤 개를 걷어차고 잡아먹었을 지도 모른다”라고 말한 제이 레노까지 계보가 풍성하다.
일본 가수 초난강이 ‘자신과 이미지가 비슷한 한석규가 한국에서 인기가 있는 것을 보고 자신도 한국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해 한국 활동을 결심했다’는 얘기도 삐딱하게 해석하고 한국계 모델 지나가 타이라 뱅크스가 진행하는 리얼리트쇼에서 한국 남자는 자신보다 키가 작아서 싫다고 말한 것까지 잡아낸다. 이 정도면 ‘네티즌수사대’라 불릴 만하다.
누리꾼들의 이 사소한 분노를 보면서 문득 김수영 시인의 시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가 떠올랐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 옹졸하게 욕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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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재열 시사IN 기자 | ||
이렇게 ‘한국 비하’는 참아내지 못하면서 외국 권위지에 한국 비판이 실리면 무슨 계시라도 받아낸 양 섣부르게 ‘자성론’을 외치는 행태 또한 우리 언론의 병폐다. 외국언론 칭찬에 널뛰기 하는 꼴도 우습다. 우리 스스로 우리의 모습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데 누가 우리를 제대로 평가해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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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KBS 뉴스 진행이 바뀐다고 한다. 현 노조의 어정쩡한 입장 덕분에 참 쉽게(?) 임명된 김인규 사장은 앞으로 뉴스에 기자들이 직접 나와 리포팅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했다. 대신 메인앵커가 주요 뉴스를 직접 읽어주는 일본의 NHK뉴스를 따라하겠단다. 하지만 김인규 사장이 따라 하려는 NHK뉴스가 KBS뉴스 시스템을 배우려했던 적이 있는데 이를 알고나 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몇 년 전 NHK TV가 KBS뉴스 시스템을 조사하기 위해 기자도 아닌 독립PD인 필자와 심층 인터뷰을 한 적이 있어 이 내용을 잘 알고 있다. 당시 필자는 KBS에서 운영 중인 명예 뉴스VJ를 하고 있었다. 지금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이 KBS 명예 뉴스VJ 시스템은 시청자들은 물론 KBS 기자들도 그 존재조차 모를 정도로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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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인규 사장 ⓒKBS | ||
지상파에 방송되는 뉴스를 최초로 시청자가 참여해 만들었으니, 한국은 물론 외국의 사례에서도 극히 이례적이었나 보다. 이 소식을 듣고 일본 NHK가 KBS 명예 뉴스VJ 제도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이다. 필자를 포함해 함께 활동하는 KBS 명예 뉴스VJ 4명이 이들과 심층 인터뷰를 했는데 모두 이 제도에 대한 칭찬을 많이 했다. 당시 명예 뉴스VJ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일정정도의 선발 기준을 통과하고 2박 3일간 합숙을 하면서 뉴스 제작방법과 명예 뉴스VJ로서의 윤리강령, 취재의 원칙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만 했다. 그렇기에 VJ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했다. 자세한 설명을 들은 NHK 조사자들은 상당히 놀라면서 일본방송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한국에서는 어떻게 이런 것이 가능한지 무척이나 신기해하며 부러워했다.
일본 NHK가 배우러 왔던 KBS 명예 뉴스VJ는 학생, 주부, 노인, 회사원, 영상제작자, 독립영화감독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다. 초창기 2년여 동안은 이들이 취재한 뉴스가 방송될 경우에만 교통비와 취재경비 명목으로 몇 십 만원이 지급된 적이 있다. 하지만 나중에 이 마저도 없어져 무급으로 운영됐다. 그럼에도 명예뉴스VJ들은 열심히 뉴스를 만들었다. 애당초 금전적 이익을 얻기 위해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명예,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자신이 양심을 걸고 생활현장에서 만든 뉴스가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것 하나만으로 보람을 얻었던 VJ 에게는 시민기자라는 명예가 최고의 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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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진오 독립PD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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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영의 드라마 투덜대기] KBS 새 수목드라마 ‘추노’
지난 21일 KBS는 <아이리스>를 이을 새 수목드라마를 야심차게 공개했다. 노비들의 이야기를 다룬 <추노>가 그 주인공이다. <추노> 제작발표회는 그 어느 때보다 공을 들인 흔적이 엿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썰렁함’ 그 자체였다.
이날 <추노> 제작발표회는 세계 최대 스크린을 자랑하는 영등포 타임 스퀘어 CGV 스타리움관에서 진행됐다. 국내 미니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영화 카메라인 ‘레드원’으로 촬영했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크기의 스크린을 통해 첫 선을 보일 드라마 <추노>의 모습은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날은 KBS 보도본부장, TV제작본부장, 시청자센터장, 드라마제작국장을 비롯해 김인규 사장까지 취임 후 처음으로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평소 ‘봉사활동’을 강조하던 김인규 사장은 이 자리에 청각장애인, 지체장애인, 소년소녀가장 100여 명을 초대했다.
배우 장혁, 이다해, 오지호, 공형진, 김지석 등 화려한 출연진과 <한성별곡-正>으로 이미 좋은 평가를 받았던 곽정환 PD의 인사말이 끝나고, 드디어 세계 최대 스크린을 통해 <추노>가 공개될 시간. 제작진은 영화 스크린 크기에 맞춰 시사용 영상을 따로 작업하는 수고를 했다고 한다.
| ▲ 지난 21일 열린 KBS 새 수목드라마 <추노> 제작발표회 ⓒKBS | ||
그러나 이날 <추노>의 모습은 끝내 볼 수 없었다. 영상은 끊김을 반복했고, 결국 시사회 상영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74분으로 편집됐다는 <추노> 영상을 보기 위해 기다리던 기자들을 비롯해 이날 특별히 초대된 100여 명의 장애인들은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KBS는 이날 홍보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시사 상영이 중단된 것에 대해 곧바로 사과 공지를 띄우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KBS 측은 “이날 초청한 장애우들을 위해 장애인 협회와 협의를 거쳐 제작현장 초청 등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이날 <추노>를 보기 위해 애써 먼 길을 온 사람들의 발걸음은 허사로 돌아간 뒤다.
특히 예기치 못한 기술적 오류라는 KBS의 해명이 있었으나, 여러 사람들을 불러 모은 큰 행사에서 사전에 충분히 점검하지 않은 것을 이해하기는 힘들다. <추노>의 제작발표회를 굳이 타임스퀘어 CGV에서, 그것도 여느 제작발표회와 달리 장애인들까지 초청해 ‘화려하게’ 열 필요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드라마 홍보도 좋고, ‘낙하산 사장’이란 비판 속에 이미지 쇄신을 위한 김인규 사장의 눈물겨운 노력도 좋지만, 과한 ‘치장’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렀다. 결국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정작 주인공인 <추노>는 없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추노>는 내년 1월 6일 첫 방송을 시작한다. <아이리스>가 끝나자마자 SBS 수목미니시리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는 시청률 16%(TNS미디어코리아)를 돌파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제작발표회에서 한 ‘헛발질’이 <추노> 방영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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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세상읽기]
| ▲ 우석훈 2.1 연구소 소장 (88만원 세대 저자) | ||
“막말 방송은 없애라”라고 TV 방송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교지를 내려주시니, 권위주의의 복귀라고 할 만하기는 한데, 이게 별로 영이 서는 것 같지는 않다. 불가사이하게 대통령 지지율이 50% 가깝게 나오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딱히 우파들 내에서도 별로 인기가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선생님이 투표하셨어요?”라고 물어보면, 많은 우파들은 손사래를 치면서 그 때는 잘못 생각했었다고 발을 빼는 모양새다.
힘은 좋지만 자랑스럽지는 않은, 그리고 생략된 절차로 강행처리를 좋아하는 묘한 권위주의. 애초에 포퓰리즘 정도의 정부로 가지 않을까라고 예상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영 포퓰리즘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9시 뉴스에 첫 기사로 늘 나온다고 해서 호가 아예 ‘땡’과 ‘한편’으로 불리던 땡 전두환 각하와 한편 이순자 여사 시절을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우리의 대통령은 역사 속에서 ‘삽질’이라는 호로 불릴 듯하기는 하다. 아마 본인이라도 이 상황이 답답할텐데, 1년 내내 삽질과 강행처리로 얼룩진 한 해이니, 내년에도 계속해서 삽질과 강행처리는 계속될 것 같다. 지켜보는 우리도 답답하다.
연말연시, 할 일도 없는데, 내가 만약 지금의 이명박 위치에서 국민들에게 선물을 하나 주는 진짜 포퓰리즘을 한다면 뭐가 있을까 하고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최종 결론으로 나온 게 ‘완전 연봉제’라는 것이다. 예전 직장 생활할 때 연봉제가 도입된다고 해서 난 순진하게 정말 월급제와 달리 한 번에 봉급을 주는 줄 알았는데, 연봉제가 사실은 인센티브란 이름으로 개별 평가제를 도입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고, 진실은 변형 월급제에 불과했다. 어차피 많은 기업과 공기업이 연봉제로 가는 중인데, 정말 화끈하게 1월 달에 연봉을 모두 주는 완전 연봉제로 가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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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3일 열린 2010년도 법 질서 분야 업무보고(법무부, 권익위, 법제처) ⓒ청와대 | ||
한 마디로, 국민들의 저축률이 높아지고, 이 저축으로부터 산업투자의 역동성을 만들어내던, 한국 경제가 가장 좋던 시절의 그 선순환이 다시 시작되게 될 가능성이 높다. 1월달, 1년치 월급을 한 번에 손에 쥔 월급쟁이들이, 결국은 같은 돈일 지라도 기분은 아마 한 달 내내 좋을 것 같다.
내가 이명박 각하라면, 지금의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1월 신년사로 공무원과 공기업부터 완전 연봉제를 시작할 것이라고 얘기할 것 같다. 순간적으로 지지율 20%는 높아질 것이고,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한나라당의 장기집권도 실제로 가능해질 것 같다. 한나라당, 집권에는 성공했지만, 사실 우릴 별로 기분 좋게 해준 것은 없지 않은가? 정부에서 한다고 하면,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의 직원들이 기분 좋아질 것이고, 아마 삼성이나 현대 같은, 자신의 노동자들에게 전국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싶어하는 곳들도 따라 할 가능성이 높다.
부수적 효과로 이상한 월급체계로 초과노동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월급을 받지 못하는 공장의 노동자들 과로도 줄여줄 가능성이 높고, 이런 게 한국식 노동정책 선진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딱 임금 이자율만큼 국민들 월급을 높여준다고 생각하면 완전 연봉제 못할 것도 없다. 어차피 집행할 공무원 월급 예산, 1월에 화끈하게 주어도 좋고, 부처별로 돌아가면서 혹은 부서별로 순차적으로 지급하면, 기술적인 문제들도 상당히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전국의 모든 직장이 한꺼번에 월급을 주면, 내수만큼은 화끈하게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완전 연봉제, 그거 내년부터 당장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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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다. 시상식의 계절이 도래했다. 연기대상, 연예대상 등 방송 3사가 저마다 준비 중인 시상식이 풍성하지만, 가장 가깝게 시선을 끄는 것은 바로 연예대상이다. 최고의 예능인을 가리는 장인 방송 3사의 연예대상 시상식은 오는 26일 KBS를 시작으로 29일 MBC, 30일 SBS 순으로 개최된다.
화려한 MC진, 더 화려한 축하무대
방송 3사는 각각 화려한 MC진에 특별한 축하무대를 내세워 시선을 끌 채비를 하고 있다. KBS는 이경규, 이지애 아나운서에 ‘소녀시대’ 윤아를 MC로 내세웠고, SBS는 신동엽과 현영 콤비에 요즘 〈천사의 유혹〉에서 열연 중인 이소연을 투입시켰다. MBC에선 이혁재가 3년 연속 단독 MC를 맡았다.
3사가 준비 중인 축하무대는 이름만으로도 화려하다. KBS는 2PM과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축하공연을 비롯해 〈개그콘서트〉의 ‘씁쓸한 인생’을 패러디한 〈해피선데이〉 ‘1박2일’팀의 ‘씁쓸한 1박2일’, 〈해피투게더 시즌3〉팀이 ‘남성인권보장위원회’를 패러디한 ‘전국예능인권보장위원회(전.인.권)’ 등을 준비 중이다.
SBS는 어느 때보다 화려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애프터 스쿨’의 유이가 2009 SBS 슈퍼모델 수상자들과 함께 비욘세의 ‘싱글레이디’ 댄스를 선보이며, 〈스타주니어 쇼 붕어빵〉에 출연 중인 스타의 자녀들이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와 백지영과 택연의 ‘내 귀에 캔디’를 댄스와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또 〈일요일이 좋다〉 ‘골드미스가 간다’팀의 ‘브라운아이드걸스’부터 ‘카라’를 거쳐 ‘소녀시대’로 끝나는 특별한 무대와 〈웃찾사〉 개그맨들의 패러디송, 〈강심장〉의 고정 코너 ‘특기가요’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줄 사람 많은’ KBS, ‘하이킥’이 무서운 MBC
〈연예대상〉 시상식이 1년을 마무리하며 ‘즐기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시상식인 만큼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프로그램과 스타는 많고, 트로피는 한정돼 있으니 우는 사람과 웃는 사람이 분명히 갈릴 수밖에 없다. 관건은 누가 웃고 누가 우느냐다.
| ▲ 선전 중인 KBS '천하무적 야구단' ⓒKBS | ||
‘1박2일’부터 〈해피투게더 시즌3〉와 〈개그콘서트〉, 그리고 최근 선전 중인 〈천하무적 토요일〉의 ‘천하무적 야구단’과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까지. 어느 때보다 풍년이었던 KBS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과연 얼마나 공정하고 합당한 시상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1박2일’과 ‘천하무적 야구단’에서 나날이 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김C가 트로피를 가져갈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만 하다.
MBC는 전국에 ‘빵꾸똥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지붕 뚫고 하이킥〉이 〈무한도전〉의 절대적인 아성을 위협할 수 있을지가 시청 포인트다. 〈무한도전〉과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을 두고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또 〈하이킥〉의 출연자들이 얼마나 많은 트로피를 가져가게 될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은다.
‘패밀리가 떴다’의 초반 열기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올해 이렇다 할 ‘대박’ 작품을 내지 못한 SBS로서는 수상자 선정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강심장〉에서 강호동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이승기와 〈인기가요〉의 진행을 맡고 있는 ‘2PM’ 택연과 우영 등 ‘아이돌 스타’들이 최소한 한 개 이상의 트로피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 ▲ '무한도전'과 최고 프로그램상을 두고 겨룰 유일한 경쟁작은 '지붕 뚫고 하이킥'이 아닐까. ⓒMBC | ||
어찌 됐든 이 모든 것들도 ‘과정’일 뿐이다. 시상식 자체를 즐기고, 상을 받는 자든 받지 못하는 자든 축하의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다고 하지만, 결국 모든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누가 대상을 거머쥐느냐다. 강호동과 유재석 ‘두개의 태양’이 벌일 대결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누가 예상을 깨고 이변의 주인공이 될지도 눈여겨 볼만하다.
KBS는 지난 23일 연예대상 후보자로 강호동, 김병만, 남희석, 유재석, 이경규, 이휘재 등 6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우선 가장 유력한 후보자는 역시 유재석과 강호동이다. 특히 유재석은 지난 2005년 대상 수상 이후 ‘박수부대’ 역할에만 만족해야 했기 때문에 4년 만에 트로피가 그의 품에 안겨질 가능성이 높다.
강호동은 지난해 수상자라는 점이 불리해 보이지만 방송 3사 예능프로그램을 통틀어 ‘1박2일’이 최고 시청률을 기록 중이란 점에서 여전히 유력하다.
남희석은 〈미녀들의 수다〉부터 〈청춘불패〉, 〈일요일 밤으로〉까지 다수의 프로그램에서 활약했으나 각종 구설과 논란에 휘말리거나 조기종영 혹은 중도 하차함에 따라 수상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인다. 이경규는 초반 부진하던 ‘남자의 자격’을 상승모드로 이끈 공이 인정되지만, 대상을 수상하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
관심사는 김병만의 대상 수상 여부다. 버라이어티가 예능의 대세로 자리 잡은 뒤, 주로 대상의 영예는 버라이어티 MC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개그콘서트〉 ‘달인’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김병만도 코미디부문 최우수상을 받는데 만족해야 했다. 비록 ‘달인’의 인기는 다소 주춤해졌지만, ‘풀옵션’ 등의 코너에서 ‘몸개그’의 진정한 ‘달인’임을 증명하고 있는 김병만이 대상을 수상할 자격은 충분해 보인다. 만일 김병만이 대상을 수상한다면, 이는 KBS 코미디언들뿐 아니라 MBC, SBS 전체 개그맨들에게도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대상 전망-MBC]유재석 ‘강세’ 변수는 박미선
MBC 역시 지난 23일 강호동, 박미선, 유재석, 이휘재 등 대상 후보자를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MBC가 대상 후보를 공개한 것은 2년 만이다.
지난해 KBS에 이어 MBC 연예대상까지 휩쓸며 논란 아닌 논란을 일으켰던 강호동은 〈황금어장〉 ‘무릎팍도사’에서 여전히 1인 토크쇼 진행자로서 독보적인 능력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수상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 ▲ MBC 연예대상 후보에 강호동, 유재석과 함께 이름을 올린 '세바퀴'의 박미선(왼쪽), 이휘재(가운데) ⓒMBC | ||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바로 박미선이다. 지난해 버라이어티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가져갔던 박미선은 올해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와 〈세바퀴〉, 〈우리 결혼했어요〉 등에서 맹활약해왔다. 현재 가장 독보적인 여성 MC 중 한 명이며, 시트콤과 버라이어티를 총망라한 활약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유재석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상 전망-SBS]또 유재석이냐, 이번엔 강호동이냐. 아니면 이경규?
SBS는 아직까지 대상 후보자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역시 ‘패밀리가 떴다’의 유재석과 〈스타킹〉, 〈강심장〉 등의 강호동이 가장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힌다. 유재석은 지난해 수상자란 점에서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만, 내년 1월 말 ‘패밀리가 떴다’ 계약이 완료되는 것으로 알려져 계약 연장을 원할 SBS측에선 또 한 번 대상을 안길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지난해 SBS에서만 아쉬움을 토했던 강호동은 〈스타킹〉이 꾸준한 반응을 얻고 있고, 〈강심장〉도 화제를 모으고 있어 수상을 기대해볼만하다. 하지만 〈스타킹〉은 그리 높지 않은 시청률이, 〈강심장〉은 시작한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이 걸린다. 게다가 2007년 강호동이 대상을 수상했다는 점을 떠올리면 강호동과 유재석이 번갈아가며 상을 받을 경우 모양새가 그리 좋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변수’는 누가 될 것인가. 예측은 크게 어렵지 않다. ‘패밀리가 떴다’의 이효리, 혹은 〈퀴즈 육감대결〉부터 〈절친노트2〉, 〈붕어빵〉까지 무려 3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이경규가 있다. 특히 이경규의 경우 3개 프로그램 모두 시청률이 절대적으로 높진 않지만 동시간대에서 비교적 경쟁력이 있고, 진행이 안정적이다. 강호동-유재석 일변도의 시상식에 자극을 주고자 하는 의도라면 이경규에게 대상이 돌아갈 가능성도 낮지만은 않다.
| ▲ 지난해 MBC에서 연예대상을 수상한 강호동(왼쪽)과 SBS 연예대상을 수상한 유재석 ⓒMBC, SBS | ||
그래도 어떤가. 원래 시상식이란 결과를 내 멋대로 예측하고 서로 가능성을 점쳐 볼 때 더 긴장감 있고 흥미로운 것을. 정작 시상식 자체는 김이 빠지더라도, 한 해 동안 우리를 웃기고 울린 이들이 기대한 보답을 받고 또는 아쉬움에 무릎을 치는 광경을 보며 마음속으로 격려의 박수를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KBS 〈연예대상〉은 26일 토요일 밤 10시 15분 2TV를 통해 140분간 생방송되며, MBC 〈방송연예대상〉은 29일 화요일 밤 9시 55분, SBS 〈연예대상〉은 30일 오후 8시 45분 안방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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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성윤의 연예계 엎어컷]
하필, 이번 크리스마스는 3일 연휴예요. “젠장”이라는 솔로부대의 탄식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지기 시작해요. 열혈부대원은 25일은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그냥 금요일이라고 해보지만...망연자실해 하지는 않기로 해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독수공방을 달래주던 TV가 있잖아요. 신문의 네모반듯한 편성표는 집어던져 버리기로 해요. 여기, 기자 맘대로 고른 TV편성표가 있어요. 지상파는 골라보기, 케이블은 몰아보기로, 장르별로 고루 배분했어요. 연말연초까지 솔로일 부대원을 위한 프로그램까지 배려했으니, 보기만 해도 마음이 든든해지는 것만 같아요.
◇ 영화 : 크리스마스에는 일단 ‘나홀로 집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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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끝난 뒤에도 이어지는 ‘빵꾸똥꾸’ 같은 휴일을 메우기 위해 영화채널에서는 최신 대작 영화, 드라마를 몰아서 방송해요. 채널 CGV는 26일(토)에 〈히트맨〉(0시), 〈아포칼립토〉(2시), 〈오로라 공주〉(4시), 〈이탈리안 잡〉(12시), 〈다이하드 4.0〉(오후 3시), 〈인사동 스캔들〉(5시), 〈미션임파서블3〉(7시), 〈스파이더맨3〉(10시)를 방송해요.
OCN에서는 26일(토) 오전 10시부터 드라마 〈아이리스〉 11~20회까지 10시간 연속방송을 해요. 영화를 봐야할지 드라마를 봐야 할지 이 대목에서 좀 고민되는 것만 같아요.
이거 보고도 잠이 안 온다면 채널CGV에서는 27일(일) 〈테이큰〉(0시), 〈실종〉(2시), 〈화려한 휴가〉(4시), 〈색즉시공2〉(7시),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10시), 〈강철중: 공공의 적 1:1〉(12시), 〈넥스트〉(오후 3시), 〈더블타겟〉(오후5시), 〈추격자〉(10시)를 방송해요. 이거보고 이제 월요일을 준비하도록 해요. 다 봤다고요? 내공이 만만치 않네요. 그럼 예능으로 넘어가 보아요.
◇ 예능 : 2PM 리드자 ‘재범’과 정가은의 ‘기마자세’를 알아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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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글을 읽으면서 “기자 너는 왜 말투가 이 모양이냐”고 구시렁거린다면 아직까지 tvN 〈롤러코스터〉 ‘남녀탐구생활’을 아직도 본적이 없는, TV도 드럽게 안보는 ‘빵꾸똥꾸’ 임에 틀림없어요. “남자, 여자 몰라요. 여자도 남자 몰라요. 사소한 것 하나부터 너무나도 다른 남녀탐구생활”을 모르는 것이니까요.
이런 당신을 위해 준비했어요. tvN에서는 26일을 ‘2009 연말결산 남녀탐구생활 데이’로 지정하고 낮 12시부터 밤 12시까지 12시간동안 〈롤러코스터〉 ‘남녀탐구생활’을 연속 방송한다고 해요. 그동안 주변인들이 얘기하는 ‘남녀탐구생활’ 수다에 끼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이번 기회에 마스터 해보기로 해요.
◇ 스포츠 : 피겨 퀸도 울고 갈 ‘당구요정’ 차유람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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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마지막 격투기 이벤트 〈K-1 다이너마이트 2009〉는 31일 오후 8시부터 중계해요. K-1 MAX의 제왕, 마사토의 은퇴 경기, 슈퍼 헐크 토너먼트의 결승전은 물론, DREAM, 센고쿠 양단체의 최강자가 6:6로 맞붙는 슈퍼급 맞대결이 당신의 안구를 집중하게 만들 것이에요.
수퍼액션에서는 2009년 UFC를 한 눈에 돌아 볼 수 있는 〈2009 UFC 베스트 매치 20〉을 특집 방송해요. 2009년의 수많은 명승부 중에서도 김동현, 추성훈, 브록 레스너, 노게이라, 비제이 펜, 척 리델, 마우리시오 쇼군 등 2009년 UFC를 빛낸 최고의 선수들의 화끈한 대결이 20위부터 1위까지 차례로 전파를 타며 오랜만에 아드레날린을 펌프질하게 만들 것만 같아요. 내년 1월 1일(금) 저녁 8시부터 3시간 동안 한다고 해요.
MBC ESPN은 25일 금요일 오후 5시에 한해 동안 여성 스포츠 스타들의 활약을 담은 〈우먼스 파워〉를 내보내요. 〈우먼스 파워〉는 장미란 신드롬을 일으키며 화제가 된 대회 ‘고양 세계역도선수권 대회’에서 장미란 선수의 활약한 감동적인 모습과 여자 격투기 선수들의 활약상을 선보인다고 해요. 또 종합 격투기 〈더 칸〉에서 올 한 해 활약한 국내 여자 선수들의 모습도 볼 수 있어요. 역시 대세는 여자예요.
오후 9시에는 챔피언스리그 활약기를 닮은 챔피언스리그 박지성 특집을 틀어줘요. 박지성 선수가 유럽 축구리그에 도전했던 아인트호벤 시절부터 현재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활약상까지 유럽리그 데뷔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챔피언스 출전 활약상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니 닥본사 해야만 할 것 같아요.
오후 11시는 2009 프로야구 결산 프로그램 1부 〈야구는 야구다〉를 통해 10년만의 우승하게 된 KIA와 19연승을 통해 아시아 신기록을 달성한 SK를 조명하고, 밤12시에는 금년도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7경기의 주요 장면과 뒷이야기를 70여명의 선수인터뷰를 곁들여 구성한 〈용쟁호투〉를 각각 방영해요.
◇ 만화 : 도라에몽, 짱구, 드래곤볼을 안다면 당신은 8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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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 뷰티, 모델, 잡지 : 나도 트렌드를 따라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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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월) 오전 9시 30분부터 올 한해 주목받았던 ‘퍼스트 레이디 스페셜’로 〈모델 TV : 카를라 브루니 편〉, 〈오프라 윈프리 쇼 : 오바마 편〉이 방송돼요. 올해의 스타일 트렌드를 총정리해볼 수 있도록 〈스타일매거진 2009〉 스페셜이 8시간동안 전파를 탈 예정이에요. 또, 〈ET 위켄드 : 2009 메모리얼 스페셜〉, 〈굿바이 스타일 뮤즈 장진영〉, 〈Say hi to forever 원더걸 김다울〉, 〈오프라 윈프리 쇼 : 마이클 잭슨 편〉, 〈독점 인터뷰 : 마이클 잭슨의 잔인한 진실〉 등 2009년 우리 곁을 떠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국내외스타들을 기억하기 위한 다양한 스페셜이 방송돼요. 제목만 들어도 안구에 습기가 차는 것만 같아요.
29일(화)에는 오후 1시부터 ‘타이라 뱅크스’를 꿈꾸는 수퍼모델 지망생들의 도전기를 담은 전세계 최고 인기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도전! 수퍼모델〉의 시즌 12를 13시간 연속으로 방송해요. 이어 31일(목) 오후 1시부터 〈섹스 & 시티〉에 이어 전 세계 여성 시청자들에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미드 〈가십걸 2〉의 25화 전편이 방송돼요.
1월 1일(금)에는 〈도전! 수퍼모델〉의 13번째 시즌이 오후 1시부터 전파를 타고, 2일(토)에는 2009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 〈프로젝트 런웨이 KOREA〉의 10개 에피소드와 스페셜까지 총 11편이 새벽 4시 30분부터 연속 방송돼요(이걸 새벽부터 보란 말이냐). 3일(일)에는 패션 에디터가 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그린 서바이벌 리얼리티 〈The Editors〉가 새벽 4시 30분부터 8편 전편이 연속 방송돼요. 〈W〉 매거진의 정식 패션 에디터 채용을 놓고 6명의 도전자들이 인턴으로 8주간 활동을 담아냈어요(최후의 승자는 뉴규?).
크리스마스에 맞춰 새롭게 준비한 프로그램도 있어요. 올리브TV 〈세 여자의 캘리포니아 드림〉(24일 자정)과 〈쉬즈 올리브-이지아 더 쇼〉(25일 오후 11시), 온스타일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2009〉(24일 오후 11시)예요. 남녀 시청자를 동시에 공략한 것이 특징이에요.
◇ 지상파 : 스페셜 특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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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어린이들을 위해 판타지와 오락에 집중한 것 같아요. KBS 2TV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25일 오전 0시 35분), 〈달콤한 거짓말〉 (25일 오전 10시 40분), SBS 〈해리포터와 불의 잔〉(25일 오전 10시 40분), 〈퍼펙트 웨딩〉(26일 0시 35분), KBS 2TV 〈트랜스포머〉(27일 밤 10시25분)로 3일간의 연휴를 장식할 예정이에요.
어른들을 위한 영화도 있어요. 멜로 영화인 KBS 2TV 〈로망스〉(26일 오전 1시 45분)와 휴먼 영화 KBS-1TV 〈로니를 찾아서〉(25일 오전 1시 10분)를 건진다면 ‘루저’가 횡횡하는 음산한 기운 대신에 따뜻한 감동과 여운이 온 몸을 감싸 안을 것이에요. 이상 연말연시 솔로부대를 위한 TV편성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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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협회, ‘4대강 비판 보도’ 누락 등 지적
올 한해 KBS 보도에 대한 내부의 혹독한 평가가 나왔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비판 보도는 빠지기 일쑤였고, 세종시 문제는 성역이 돼버렸다는 것이 내부 지적이다.
KBS 기자협회는 지난 23일 발행한 협회보를 통해 “공정과 공익을 새해 방송지표로 제시한 KBS는 2009년 한 해 동안 명실상부 이명박 정부의 국정 철학의 대변자, 국정 운영의 조력자로 나서 정권의 방송장악 기도에 부응했다”고 꼬집었다.
대표적으로 KBS는 지난 9월 4대강 사업과 관련한 연속기획을 보도하면서 비판적인 내용은 누락시켰다. 기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18일 방송될 예정이던 ‘4대강 예산 어떻게 마련하나?’는 해당 팀장이 원고 승인을 거부해 결국 방송 예정 당일 회의 자료에도 오르지 못했다. 기자협회는 “이후 4대 강 문제는 줄곧 비판적인 내용의 뉴스를 누락시키는 압력으로 얼룩졌다”면서 추가 보도 누락 사례를 소개했다.
9월 19일 행정복지팀에서 준비한 ‘4대강 점검, 철새 날아왔는데…’는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뉴스9>에서 빠졌고, 같은 달 22일 제작된 기획 리포트 ‘습지 훼손 우려…생태계 정밀 조사 필요’ 역시 <뉴스9>를 포함해 어느 뉴스에도 방영되지 않았다.
기자협회는 4대 강 관련 취재를 하는 공영방송 기자에게 “아니, KBS가 왜 이렇게 꼬치꼬치 따져 묻는 거예요?”라고 되물었다는 국토해양부 4대강본부 정책총괄팀장의 말을 전하면서 “노숙인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는 KBS 저널리즘의 몰골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 ▲ 지난 2월 24일 방송된 KBS <시사기획 쌈> ⓒKBS | ||
KBS는 11월 19일 세종시 예정지를 방문한 여당의원들이 계란세례를 받았다는 소식을 <뉴스9>에서 보도하지 않았다. SBS는 리포트, MBC는 단신으로 각각 메인뉴스에서 처리했다.
KBS는 대신 정부의 세종시 수정론에 힘을 실어주는 리포트는 <뉴스9>를 통해 내보냈다. 기자협회는 12월 1일 ‘세종시 수정 논란 속 고개드는 찬성론’ 리포트를 가리키며 “누가 봐도 급조된 관변 시민단체의 주장을 확대 재생산하면서 들끓는 충청 지역 여론에는 철저하게 눈을 감고 있다”며 “기계적 중립조차 완전히 무너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자협회는 이밖에도 ‘용산참사’ 보도에 대해 “강제진압에 나선 경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보도하면서 진압 과정의 문제점에 눈 감았고, 시종일관 공권력을 편들었다”고 지적했고, 미디어법 보도와 관련해선 “공영방송의 직무를 유기했다”고 비판했다.
또 지난 2월 24일 <시사기획 쌈>이 방송한 ‘대통령 취임 1년 -남은 4년의 길’에 대해 “2009년 내내 보는 이의 낯을 뜨겁게 만든 수많은 MB어천가 중에서도 가히 결정판이었다”고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이어 “이후 잊을 만하면 나타난 MB어천가 뉴스는 마치 군사정권이 활개를 친 5공 시절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기부 소식이 전해진 지난 7월 6일 방송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네 꼭지를 할애한 KBS 보도의 문제 등을 지적했다.
백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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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라디오 결산]
라디오에서 ‘말’의 주도권은 올해도 여전했다. 토크와 시사프로그램의 강세는 이제 고착화된 경향으로 보인다. 개그맨 DJ들의 활약은 올해도 눈부셨고, 라디오 시사프로는 정착기를 지나 하나의 저널리즘 형태로 자리 잡았다.
같은 시간대에 ‘타깃 오디언스(표적 수용자)’가 다양해진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청취자들의 다양해진 생활패턴은 라디오 편성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오후 8~12시의 음악방송은 더 이상 10대 청소년의 전유물이 아니며 ‘시끄러운’ 심야프로그램 〈신동 김신영의 심심타파〉(오전 12시 5분~2시)는 높은 청취율을 기록하고 있다.
‘오래된’ 매체이지만 늘 ‘새로운’ 변화를 꿈꾸는 라디오의 변신은 끝이 없다. 인터넷을 만나 청취자들의 실시간 참여를 이끌었고, ‘보이는 라디오’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라디오는 이제 스마트폰 등 새로운 매체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09년 라디오의 눈에 띄는 경향들을 짚었다. / 편집자주
가장 뜨거운 시간, 오후 2~4시
현재 라디오에서 가장 ‘핫’한 시간대는 오후 2~4시. 한국리서치가 지난 9월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이 시간대 라디오 청취율은 다른 시간에 비해 월등히 높다.
공교롭게도 주요시간대로 부상한 오후 2~4시는 개그맨 DJ들의 격전지다. 라디오 최고의 청취율을 자랑하는 SBS 〈두시 탈출 컬투쇼〉의 정찬우, 김태균을 비롯해 MBC 〈두시의 데이트〉의 박명수, KBS 〈뮤직쇼〉의 서경석이 바로 그들이다. 이러한 변화는 ‘토크’가 중심이 된 최근 라디오의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 ▲ <두시 탈출 컬투쇼> ⓒSBS | ||
현재 오후 10시 음악 프로그램의 DJ는 KBS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의 이특, 은혁, MBC 〈꿈꾸는 라디오〉의 김범수, SBS 〈텐텐클럽〉의 스윗소로우. 슈퍼주니어는 대표적인 아이돌 그룹이고, 김범수와 스윗소로우는 각각 음악성을 자랑하는 뮤지션들이다.
한 라디오 PD는 “그동안 오후 10시 프로그램은 대부분 10대를 타깃으로 했지만, 현재 각 방송사의 주 청취대상은 달라진 것 같다”며 “아이돌 가수를 내세운 KBS 〈키스 더 라디오〉는 여전히 10대 청소년을 주 청취층으로 하고 있고, MBC 〈꿈꾸는 라디오〉와 SBS 〈텐텐클럽〉은 20대 이상을 타깃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라디오 PD는 이러한 경향에 대해 “다변화된 청취자들의 생활패턴이 반영된 것”이라며 “같은 시간에 여러 청취층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것은 다양성 측면에서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라디오 저널리즘’ 정착되나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은 이제 하나의 독특한 저널리즘 영역을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매일 쏟아내는 유명 인사의 인터뷰는 여러 형태의 기사로 재생산되면서 다양한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 ▲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 ⓒMBC | ||
라디오 시사프로가 정착기에 접어들면서 각 프로그램의 차별성도 눈에 띈다.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손석희 교수의 냉철한 진행을 기반으로 고정 청취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CBS 〈김현정의 뉴스쇼〉는 기자·PD가 함께 만드는 시사 프로그램의 장점을 활용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시사프로가 하루 2~3명을 인터뷰하는데 비해 평화방송(PBC)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는 매일 5~6명의 인터뷰를 실시해 상대적으로 기사에 인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밖에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SBS전망대〉, 불교방송(BBS) 〈김재원의 아침저널〉 등도 각각 독특한 색채로 아침 시사프로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진행자 교체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일기도 했다. 보수 세력으로부터 “현 정부에 대해 비판적이지 않냐”는 말을 들어왔던 코미디언 김미화 씨는 지난 4월 개편을 앞두고 자신이 진행하는 MBC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하차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겪어야 했다.
위기에 놓인 ‘우리동네’ 라디오
지역 소식을 전하는 소출력 라디오 방송인 공동체라디오에게 2009년은 혹독한 해였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그동안 지급하던 월 5~600만원의 보조금을 올해부터 중단했기 때문이다. 재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던 방통위 보조금이 중단되자 대부분의 공동체라디오는 ‘고사 위기’에 처했다.
지원을 중단한 방통위는 지난 8월 자율경영을 원칙으로 4년 동안 시범사업에 참여한 7개의 공동체라디오를 정규 사업자로 허가했다. 이로써 공동체라디오는 광고영업을 할 수 있게 됐지만, 현행 1w(와트)의 출력으로는 가청권이 반경 1~1.5km(실내기준) 밖에 되지 않아 실제로 광고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공동체라디오 사업자들은 30w 이상의 출력 증강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방통위는 1w의 출력을 유지하되 주파수 여유가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방송법 규정에 따라 10w 이내의 출력을 증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송덕호 마포FM 방송본부장은 “해당 지역에조차 방송이 제대로 들리지 않기 때문에 광고영업을 해도 별 성과가 없다”며 “출력 문제를 당장 정책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간접적인 지원이라도 이뤄져야 한다. 방통위로부터 유일하게 어떤 형태의 지원도 받지 못하는 방송이 바로 공동체라디오”라고 말했다.
광고수익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공동체라디오 사업자들은 다른 수익원을 찾고 있다. 7개 사업자 가운데 5곳은 노동부로부터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 지원금을 받고 있으며, 마포FM 등은 지역민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교육 사업을 펼치고 있다. 여전히 상황은 열악하지만 FM분당, 마포FM, 관악FM, 금강FM방송국, 성서공동체FM, 영주FM방송, 광주시민방송은 오늘도 지역민을 향해 ‘그들만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 올해의 라디오 인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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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슬픈 성대모사 | ||||||||||||
김도영 기자
circus@pdjournal.com'기획특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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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본 2009 드라마 경향
2009년 드라마 농사는 한 마디로 ‘풍년’이었다. 1년에 한 두 작품 내기도 어려운 시청률 40% 이상의 드라마가 여럿 나왔고, 중장년층이 점령한 지상파에서 <꽃보다 남자>, <미남이시네요> 등 젊은 층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은 드라마도 탄생했다. 방송 전 6개국에 선판매된 <아이리스> 등으로 ‘한류’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됐고, 5% 언저리의 시청률로 쓸쓸히 퇴장한 드라마도 속출했다. ‘막장’ 드라마 논란은 올 한해를 달궜다. 2009년 드라마 경향을 키워드로 돌아봤다. <편집자주>
◆ 키워드 하나. ‘양극화’
‘풍요’와 ‘빈곤’, ‘찬사’와 ‘비난’. 올 한해 드라마는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대중의 주목을 받은 작품은 시청률이 치솟았고, 경쟁에서 밀린 드라마는 싸늘한 외면을 받았다. 지난해 좀처럼 ‘대박’ 드라마를 내놓지 못했던 방송계는 올해 시청률 40%를 넘는 이른바 ‘국민 드라마’를 여럿 배출했다.
올해 방송된 지상파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기록한 KBS <너는 내 운명>(평균 시청률 42.5%, AGB닐슨코리아)을 비롯해 45.2%의 시청률로 종영한 SBS <찬란한 유산>, ‘귀가시계’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인기를 끈 SBS <아내의 유혹>, 올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 MBC 대하사극 <선덕여왕> 등이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올랐다.
시청률 30%를 넘나드는 인기작들도 꽤 나왔다. ‘F4 신드롬’을 부른 KBS <꽃보다 남자>, 배우 김남주의 코믹 연기 변신이 화제를 모은 MBC <내조의 여왕>, 이병헌, 김태희 등 톱스타들이 총 출동한 KBS <아이리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 드라마들은 방송 당시 시청률을 싹쓸이하며 독주했다.
| ▲ SBS <찬란한 유산> ⓒSBS | ||
MBC 수목드라마는 한류스타 권상우, 이준기도, 아이돌 가수 동방신기(유노윤호), 소녀시대(윤아)도, 황인뢰, 이윤정 등 스타 PD도 구하지 못했다. MBC 수목드라마는 올해 초 <돌아온 일지매>를 시작으로 <신데렐라맨>, <트리플>, <맨땅에 헤딩>, <히어로> 등이 줄줄이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 면에서 ‘풍요’와 ‘빈곤’이 명확하게 구분됐다면, 내용에 대한 평가에서는 ‘찬사’와 ‘비난’이 엇갈렸다. 이른바 ‘막장’ 드라마가 큰 인기를 누린 동시에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착한’ 드라마 역시 주목받았다.
SBS <아내의 유혹>, <천사의 유혹> 등 김순옥 작가의 작품은 ‘막장’ 논란 속에 인기를 끌었고, MBC <하얀 거짓말>, <밥줘> 등이 ‘막장’ 드라마의 계보를 이었다. ‘막장’ 드라마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여겨지던 시점, SBS <찬란한 유산>과 KBS <솔약국집 아들들>이 등장해 시청률과 평가 면에서 모두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이 작품들에는 ‘착한’ 드라마란 별칭이 붙었다.
◆ 키워드 둘. ‘대작’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이병헌을 필두로 김태희, 정준호, 김승우, 김소연, 탑(최승현) 등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약 200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국내 최초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를 표방한다. KBS <아이리스>의 외형적 조건은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대작’ 드라마라는 점이 다른 한편에선 우려를 낳았다. 12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SBS <로비스트>나 최지우, 이정재 등 톱스타를 내세우고 60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MBC <에어시티> 등 과거 ‘대작’ 드라마들의 실패 탓이다. 올해 120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SBS <태양을 삼켜라> 역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 ▲ KBS <아이리스> ⓒKBS | ||
또 방영 전 6개국에 선판매되며 한류의 부활을 예고했고, 시즌2 제작은 물론 극장 개봉 역시 추진 중이다. 브라운관에서도 영화와 같은 볼거리를 제공한 점도 성과다.
<아이리스>의 성공에 힘입어서일까. 2010년에도 수십, 수백억 대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드라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한편에선 ‘아이디어’로 승부하기보다 무조건 ‘덩치’만 키우려 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 키워드 셋. ‘여왕과 왕자’
2009년 브라운관은 여왕과 왕자가 호령했다. 꽃미남 왕자들이 먼저 브라운관 공략에 나섰다. 올해 초 KBS <꽃보다 남자>는 이민호, 김현중, 김범, 김준 등 ‘꽃보다 아름다운’ 네 명의 ‘왕자’들로 여심을 흔들었다.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 역을 맡은 탤런트 이민호는 한 순간에 톱스타로 떠올랐고, 윤지후 역의 김현중은 ‘국민 선배’ 칭호를 얻었다.
| ▲ KBS <꽃보다 남자> ⓒKBS | ||
‘여왕’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MBC <내조의 여왕>에서 내조의 진수를 보여준 김남주와 <선덕여왕>에서 미실을 연기한 고현정은 상반기와 하반기를 빛낸 ‘여왕’들이다. ‘왕년의 스타’, ‘CF 여왕’ 등으로 불리던 고현정, 김남주는 두 작품을 통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 2009 드라마를 이끈 여성 캐릭터 3인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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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하나 찍었을 뿐인데…”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 ‘달랑’ 점 하나 찍고 다른 사람이 된 SBS <아내의 유혹>의 구은재는 마음만 먹으면 못하는 게 없다. “할거예요. 해보겠습니다. 해볼게요” 한 마디면 못하던 수영, 승마도 거뜬히 해낸다. 네티즌들은 이런 구은재에게 ‘구느님’(구은재 + 하느님)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점 하나 찍어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 구은재 캐릭터는 예능 프로그램의 단골 패러디 대상으로 떠올랐다. 지금은 아내에게 복수하기 위해 전신성형을 감행한 SBS <천사의 유혹> 안재성(배수빈 분) 캐릭터가 구은재의 뒤를 잇고 있다. “카드 ‘마그네슘’이 손상됐나봐요” 복수, 불륜이 주를 이루던 브라운관에 뜬금없이 등장했다. 도도한 표정을 지으며 “카드 ‘마그네슘’이 손상됐나봐요”, “인생사 ‘다홍치마’라는데” 등의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여자. 이른바 ‘무식 어록’을 탄생시킨 MBC <내조의 여왕> 천지애다. ‘억척녀’란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천지애는 백수 남편의 취직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내조의 진수를 보여줬다. 8년 여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배우 김남주의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 연기 변신이 화제를 모았다. “이제 미실의 시대이옵니다” 올해 하반기 브라운관은 가히 ‘미실 천하’였다. MBC <선덕여왕>의 미실은 주인공이자 드라마 제목인 선덕여왕보다 더 주목받았다. 권력 게임 속에서 오랜 기간 신라를 지배한 ‘미실의 리더십’은 화제에 올랐고, “처벌은 폭풍처럼 가혹하고 단호하게, 보상은 조금씩 천천히. 그것이 지배의 기본입니다” 등 수많은 명대사도 낳았다. 특히 배우 고현정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눈썹을 까딱하는 표정 연기로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미실이 죽음을 맞은 50부 이후 <선덕여왕>은 시청률이 하락하면서 브라운관 밖에서도 미실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 ||||||||||||||||||
백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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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따져보기] 블로거 ‘웅크린 감자’
요즘 〈지붕뚫고 하이킥〉의 인기가 정말 지붕을 뚫을 기세이다. 실제로 최근 시트콤으로서는 대박급의 시청률인 20%대에서 안착하여 순항 중에 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시트콤의 히트메이커 김병욱 PD의 작품치고는 시청자 반응이 다소 느린 편이었다.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 〈거침없이 하이킥〉 등 전작들은 반응이 훨씬 빨랐고 초반부터 폭발적이었다. 그에 반하여 〈지붕뚫고 하이킥〉은 50회를 넘어선 이후에야 비슷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는 〈지붕뚫고 하이킥〉 특유의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재미와 웃음코드로부터 비롯되었다.
〈지붕뚫고 하이킥〉에 출연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부조리와 왜곡된 현실을 상징하고 있다. 세경은 결손가정과 가난 문제를, 정음은 학벌과 취업 문제를, 순재는 황혼사랑 문제를, 보석은 무시 받는 가장문제를, 해리는 무관심과 애정결핍 문제를 가지고 있다.
| ▲ MBC 새 일일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의 포스터 ⓒMBC | ||
흥미로운 사실은 이런 캐릭터들이 한데모여 지지고 볶게 되면 비극이 도출되어야만 정상인데 〈지붕뚫고 하이킥〉에서는 희극이 창출된다는 점이다. 즉, 캐릭터들의 암울한 현실이 웃음과 재미로서 포장되어 에피소드로 꾸며지고 있다. 취업현장에서 학벌로 인하여 무시 받는 상황을 외모에 대한 자기최면으로 도피하는 정음의 에피소드나, 이름에 대한 콤플렉스를 출생에 얽힌 얼토당토 않는 사연을 통해서 보상받은 보석의 에피소드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렇다면 부조리와 왜곡된 현실을 상징하는 캐릭터들에게서 어떻게 웃음과 재미가 창출될 수 있는 것일까? 이는 〈지붕뚫고 하이킥〉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캐릭터들이 겪는 슬픔과 비애를 보여주고 있기에 가능하다. ‘인생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에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아무리 암울한 현실일지라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시청자의 눈에는 희극적으로 보일 수 있다.
찰리 채플린의 말을 가장 완벽하게 구현했다고 평가받는 영화는 로베르트 베니니가 감독 겸 주연을 맡은 명작 〈인생은 아름다워〉(1999)이다. 생지옥인 나치의 유태인 수용소에서 펼쳐지는 어린 아들에게만큼은 비극적인 상황을 희극처럼 보여주고 싶어 하는 아빠의 처절한 노력을 보며 관객들은 눈물을 머금은 채 웃을 수 있었다. 암울한 현실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아빠의 처절한 노력들을 조금만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되자 마치 희극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마찬가지로 〈지붕뚫고 하이킥〉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왜곡된 현실을 상징하는 캐릭터들의 슬픔과 비애를 조금 거리를 둔 채 재미와 웃음으로 승화시켜 보여주고 있다. 비록 암울한 현실은 전혀 변화가 없고 그 속에서의 삶은 너무도 고달프고 힘겹지만,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일지라도 웃을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 블로거 ‘웅크린 감자’ | ||
물론 웃음이 절망적인 상황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하지만 웃음은 절망적인 상황을 버티고 견디어 낼 수 있는 힘을 준다. 어쩌면 김병욱 PD는 〈지붕뚫고 하이킥〉을 통해서 암울한 현실 속에서 시름하는 시청자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힘겨울수록 웃자. 그렇게 웃으며 버티다보면 언젠가 좋은날이 오지 않겠나?’라고 말이다. 따라서 〈지붕뚫고 하이킥〉에서의 ‘웃음’은 부조리와 왜곡이 만연한 현실이라는 판도라 상자의 맨 밑바닥에 김병욱 PD가 숨겨둔 ‘희망’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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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라디오’를 지나, ‘TV로 보는 라디오’ 시대로
청취자들에게는 그저 ‘상상의 공간’일 뿐이었던 라디오 스튜디오를 ‘시청’의 영역으로 확장시킨 ‘보이는 라디오’. 라디오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보이는 라디오’ 시대를 지나, 이제 TV로 라디오를 보고, 듣고, 즐길 수 있게 됐다. 물론 모든 라디오에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국내 최초의 ‘TV로 보는 라디오’ SBS E! TV 〈컬투쇼〉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SBS 라디오 청취율 1위의 〈두시탈출 컬투쇼〉(연출 은지향)가 TV 쇼로 재탄생했다. SBS 연예전문 케이블채널 E! TV는 지난달 9일부터 매일 밤 9시 〈컬투쇼〉를 방송하고 있다. 2시간짜리 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를 1시간짜리 TV 프로그램으로 재편집한 것이다.
스튜디오 안에 설치된 4대의 카메라가 DJ ‘컬투’와 게스트, 그리고 언제나 스튜디오를 꽉 채우고 있는 30여명의 청취자들을 비춘다. 이렇게 촬영된 영상은 담당 PD와 작가의 손길을 거쳐 60분짜리 ‘TV쇼’로 재탄생, 다음날 밤 9시 방송된다.
| ▲ E! TV에서 방송되는 ‘TV로 보는 라디오’ 〈컬투쇼〉 ⓒSBS플러스 | ||
허윤무 총괄 프로듀서는 “TV를 통해 리액션이 더해지면서 웃음의 공조현상이 일어난 것”이라며 “라디오는 웃음을 소리로만 전달하지만, TV는 화면으로도 나오니까 보는 사람이 느끼는 효과가 훨씬 크고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덕분에 ‘TV판’ 〈컬투쇼〉는 개국 1년이 채 안된 E! TV의 인기 콘텐츠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국내 최초의 라디오 공개쇼’를 표방하며 라디오계의 새 지평을 열었던 〈컬투쇼〉. 이제 TV라는 영역에 첫 발을 내딛으며 ‘원소스 멀티유즈’의 전형을 선보인 〈컬투쇼〉가 과연 TV와 라디오 두 영역에서 동시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그리고 〈컬투쇼〉의 ‘도전’이 다른 매체와 프로그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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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가문 홍보 드라마 아냐”…23일 ‘명가’ 제작발표회
정치적으로 이런 저런 추측과 우려를 낳았던 KBS 대하사극 <명가>가 베일을 벗었다. 23일 오후 1시 30분 서울 마포 가든호텔 2층에서 <명가>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명가>는 1600년대 실존인물인 최국선의 발자취를 통해 경주 최 씨 일가가 부를 이룬 과정을 보여주고, 그 부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그릴 예정이다. 제작진은 “부자에 대한 시각이 곱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제대로 된 부자’ 경주 최 씨 일가의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정당한 부의 축적과 도덕적 부의 행사 과정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현 KBS 드라마국 EP는 “기존의 대하드라마가 왕조사와 알려진 영웅 중심의 얘기였다면 2010년 부활하는 KBS 대하드라마는 알려지진 않았지만 교훈적이고 존경받는 가문과 인물을 시리즈로 기획했다”며 “그 첫 작품이 <명가>”라고 소개했다.
그는 “<명가>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메디치가에 버금가는 가문과 인물을 소개하는 새로운 형태의 드라마 될 것”이라고 말했다. 16부작의 <명가> 후속으로는 김만덕의 일생을 다룬 <거상 김만덕>이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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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대하사극 <명가> ⓒKBS | ||
그는 또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과연 누가 규정할 수 있나. 돈과 권력이 있다고 노블리스는 아니지 않나. 모든 사람이 다 오블리제해야 하는 거다. 명가도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줘야 명가인 것이다”고 개인적 견해를 밝혔다.
자신이 맡은 실존 인물 최국선에 대해서는 “양반인데도 집안이 망하자 직접 평민복으로 갈아입고 농사 짓고 땀 흘리는 모습을 보여준다”며 “부자가 욕을 먹는 이유는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의 정당성과 도덕성에 대해 공감하지 못해서다. 300년 동안 욕 먹지 않고 부를 축적해왔다는 것 자체가 현재 우리나라 부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주 최 씨 일가는 “재산은 만 석 이상 모으지 말라” “흉년에는 재산을 늘리지 말라”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등을 원칙으로 삼으며 300년 이상 부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중 최국선과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한단이 역을 맡은 배우 한고은은 “경제도 어렵고 시국도 혼란스러운데 이럴 때 이런 드라마 보면서 조금 더 베풀고, 따뜻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그러나 드라마로 시청자에게 교훈을 준다기보다 즐겁고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한편 <명가>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경주 최 씨 집안의 종친회장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런 저런 정치적 추측과 소문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이강현 EP는 “특정 집안을 홍보하는 드라마는 아니”라며 “경주 최 씨와 김만덕 등의 인물을 통해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 부의 끝은 어디일까 등을 짚어보려는 것이 기획의도”라고 밝혔다.
이강현 EP는 경주 최 씨 일가를 소재로 삼은 것에 대해 “당초 KBS <한국사전>이란 프로그램에서 경주 최 씨 일가를 다룬 적 있다”며 “이 얘기를 드라마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의견이 나와 이병순 사장 시절 기획됐다. KBS의 공영성 강화를 고민하던 차에 대한민국에 존경받을 만한 사람을 소개해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가>는 KBS 자체제작 드라마로 이강현 EP를 포함해 CP, 프로듀서, 연출 2명, 조연출 2명 등 모두 7명의 KBS PD들이 참여하고 있다. 배우 차인표, 한고은, 김성민 등이 출연하고 내년 1월 2일 오후 9시 40분 KBS 1TV를 통해 첫 방송된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미디어현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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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집권 2년 동안 방송계는 말 그대로 바람 잘 날 없었다.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정권의 창업공신들은 방송·언론계에 ‘제 사람 심기’를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벌어진 수많은 ‘위법’의 위력은 방송·언론인들에게 1987년 방송 민주화의 결실이 견고히 뿌리내리지 못한 현실을 일깨웠다.
때문에 2009년 한 해 동안 방송계에서 벌어진 정권에 대한 방송·언론인들의 저항은 불가피한 수순이었는지 모른다. 끝없는 저항은 정권으로부터 ‘잘린’ 방송인들의 신분과 명예를 회복하는 결과를 만들고 있고, 정권이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일들을 생각처럼 할 수 없도록 제동을 거는데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역할을 하는 언론을 마치 수족 부리듯 대하는 정권의 태도는 여전하다. 그래서 2년을 내리 정권에 대항하고 있는 방송·언론인들이 조금씩 피로감을 호소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현실은 방송·언론인들이 막으려 애써온 일들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PD저널>은 2009년 방송계를 관통한 10개의 열쇠말을 통해 언론인들이 처한 현실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본다. 2010년 방송·언론인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의 질문이다.
#언론법: 2009년의 시작과 마지막
방송·언론인들은 2009년 한 해를 ‘언론법’으로 시작해 ‘언론법’으로 보내고 있다. 지난 2008년 12월 시작한 방송·언론인들의 언론법 개정 반대 투쟁은 지난 1~2월과 7월, 무려 3차례의 전면 파업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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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1월 5일 야4당과 언론·시민단체가 언론법 재논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국회에서 진행하고 있다. ⓒPD저널 자료사진 | ||
여당과 국회의장은 헌재가 “언론법 무효”라고 말하지 않은 만큼 “언론법 개정 효력은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 11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하철용 헌재 사무처장 말처럼 헌재는 언론법에 대해 “유효”라고 한 적도 없다. 결국 민주당 등은 재논의를 거부하는 국회의장을 상대로 헌재에 지난 18일 부작위 소송을 제기했다.
부작위 소송의 의도와 상관없이 지난 10월 헌재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와 마찬가지로 국회의장은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두고 보자며 시간을 벌 명분을 찾았다. 그렇다면 야당과 방송·언론인들은 이 기간 동안 무엇을 해야 할까. 정권을 상대로 한 2년 투쟁의 피로감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투쟁에 나서야 하는 건 분명해 보인다. 방송·언론인들은 우선적으로 비타협적 보도투쟁을 결의했다.
#종편: 조중동에 의한, 조중동을 위한
날치기 개정된 언론법 논란은 현재진행형이지만, 언론법 개정을 통해 방송에 진출할 수 있게 된 일간신문들은 언론법 개정을 기정사실화하는 여권에 기대 물밑작업에 한창이다.
여당의 언론법 날치기 직후, 앞 다퉈 종합편성채널(PP) 진출을 선언한 조·중·동 등은 사업자 선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컨소시엄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방송인 영입과 함께 종편에 황금채널 등의 특혜를 부여해 달라며 정권을 어르고 달래고 있다.
MB정권은 일단 열심히 화답하는 모양새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 이하 방통위)는 종편에 대한 ‘의무채널 지위유지’와 ‘광고규제 완화’에 이어 ‘채널 특혜’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친여(親與) 학자들은 지상파를 빼내고 그 자리에 종편을 넣자는 아이디어까지 내놓은 상황이다.
방통위는 내년 초 종편 사업자 선정을 마치고 종편에 의한, 종편을 위한 정책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그러나 특혜는 말 그대로 특혜일 수밖에 없기에 그에 이르기까지 무리수가 따를 수밖에 없다. 정부이건 종편 진출 사업자이건 말이다.
#미디어렙: 꼬리는 머리를 흔들까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방송광고 독점판매에 대한 헌재의 위헌 판결에 따라 국회는 올해가 끝나기 전 민영 미디어렙 관련 제도를 완성해야 한다. 하지만 언론법에선 각각 단일한 목소리를 내던 여야, 방송인들도 미디어렙 문제에선 백가쟁명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각각의 이해에 따라 ‘1사 1렙’(MBC·SBS, 한선교·이정현(이상 한나라당)·전병헌 민주당 의원, 방통위)과 ‘1공영 1민영’(한나라당 진성호·자유선진당 김창수·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 조·중·동 등)으로 나뉘고, 종편의 광고영업권에 대해 또 다시 찬성(한선교·진성호·이정현 의원, 방통위, 조·중·동 등)과 반대(전병헌·김창수·이용경 의원, MBC·SBS 등)가 엇갈리는 것.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가 이달 23일 전체회의에서 미디어렙 법안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하기 위한 시도를 할 예정이지만 백가쟁명 상황의 정리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미디어렙 논의가 어떤 방식으로 마무리 되느냐에 따라 정권의 공영방송 민영화 시도와 맞물려 소유형태는 공영이지만 재원은 민영과 같은 MBC의 위상을 재정립하자는 논의가 본격화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MBC가 우려하는 것처럼 정권의 공영방송 민영화 움직임 속에서 과연 미디어렙이란 꼬리는 방송구조라는 머리를 흔드는 결과를 낳을 것인가.
#구속: 수갑 찬 언론인, 언론자유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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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28일 검찰에 체포됐던 'PD수첩' 광우병편 제작진 4명이 다음날인 29일 밤 석방됐다. ⓒPD저널 | ||
낙하산 사장을 반대하던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 등은 지난 3월 총파업을 앞두고 경찰에 의해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긴급체포 됐으며, 한 달 뒤엔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지적했던 MBC <PD수첩> 제작진 전원이 검찰에 끌려갔다. 이 과정에서 <PD수첩> 작가의 이메일은 전국민에 공개됐고, 인터넷·이메일 감청에 분노한 누리꾼들은 사이버 망명을 택했다.
지난 7월 여당의 언론법 날치기 처리에 항의하던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도 아이를 학교에 바래다주고 오면서 경찰에 체포됐으며, 언론노조 산하 지·본부장들 역시 줄줄이 조사를 받았다. 그 결과, 국제 엠네스티가 한국의 언론자유를 걱정하고,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한 언론자유지수는 30계단 이상 추락했다. 하지만 정권은 ‘모르쇠’와 ‘항의’로 일관하고 있다. 정말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걸까.
#퇴출: 비판의 ‘입’을 단속하라
방송·언론인들에게 있어 ‘언론법’이 현 정권에 대한 외부적 싸움이었다면, 방송사 사장과 정권비판 언론인·연예인 등의 ‘퇴출’ 혹은 그 시도는 내부의 치열한 투쟁이었다.
정부 정책의 문제를 꼬집는 언론인들에 대한 여권의 불편한 심기가 방송가에 떠돌 때만 해도 ‘설마’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촌철살인의 클로징 멘트로 인기를 끌었던 MBC <뉴스데스크>의 신경민 앵커가 ‘시청률’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갑작스레 하차하면서 ‘설마’는 계속된 현실로 나타났다.
이후 수년째 신뢰받는 언론인 1위로 꼽혀온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는 여권의 ‘편파’ 공세 속에 지난 10월 MBC <100분토론> 진행자에서 하차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의 사회를 봤던 방송인 김제동씨 역시 같은 시기 KBS 2TV <스타골든벨> 진행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유는 모두 ‘비싼 출연료’였다. 하지만 방송인과 시청자들은 여전히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무죄: 법원이 되찾은 ‘정의’
현 정부 집권 1년차에 갖가지 이유로, 그러나 사실은 현 정권이 하는 일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쫓겨난 방송·언론인들은 빼앗긴 신분과 명예를 회복하기도 했다. ‘사필귀정’이란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정권에 의한 ‘퇴출’ 1년도 지나지 않아 법원으로부터 잘못한 쪽은 정권이란 판결이 줄줄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현 정권의 ‘퇴출’ 1순위였던 정연주 전 KBS 사장은 정권이 그를 해임하기 위해 덧씌웠던 탈세 등의 갖가지 혐의에서 자유로워졌으며, 정 전 사장 해임을 반대하다 학교와 KBS 이사직에서 모두 쫓겨난 신태섭 동의대 교수는 법원의 최종 판단에 따라 학교로 돌아갔다. 정권 창업공신 사장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마이크를 빼앗겼던 YTN 방송기자들도 법원의 최종적인 해임 무효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만하면 더 이상의 ‘무리수’를 두는 것은 스스로의 ‘면’을 깎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만도 한데, 정권은 여전히 또 다른 희생양을 찾고 있는 모양새다. 사표 반려 이후 여전히 친여 성향의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의 인사·경영권 흔들기에 맞서야 하는 엄기영 MBC 사장은 어떤 길을 걸을까.
#귀환: 폴리널리스트의 컴백
법원에 의해 정권의 ‘위법’이 드러나긴 했지만 쫓겨났던 언론인 대다수는 아직까지 ‘명예’만을 되찾았을 뿐 ‘신분’까지 회복하진 못했다. 그리고 이 자리를 지난 대선 당시 언론인 신분을 버린 채 유력 후보의 곁으로 달려갔던 ‘폴리널리스트’들이 채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KBS. 정연주 전 사장의 자리를 여론의 부담에 밀려 이병순 전 사장에게 한 해 동안 내줬던 현 정권의 ‘창업공신’ 김인규씨가 지난 11월 KBS 안팎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장으로 임명된 것.
김인규 사장은 ‘실세’ 사장으로서 수신료 인상 등 KBS의 숙원사업에 대한 해결을 공언하고 있지만, 수신료 인상의 키를 쥐고 있는 여론은 물론 야당의 반대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언론인의 자세를 버리고 정권으로 달려가 ‘MB맨’의 딱지를 붙이고 귀환한 폴리널리스트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현 정권 출범 1년차 YTN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장 자리에 앉았던 구본홍씨는 올해 결국 스스로 사장직을 포기했다.
#비상: 자본권력에 대한 견제
2009년 한 해 동안 방송사들은 허리띠를 졸라 맸다. MB정부 출범에 맞춰 시작된 국·내외 경기침체의 여파는 방송광고 시장을 한 여름에도 한파에 떨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연초 일찌감치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민·관 연구소들의 내년 방송광고 전망은 나아지고 있지만, 올 한 해는 언론인들에 있어 정권과 함께 자본 권력 앞에서 언론이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가를 다시 한 번 경험한 시간이었다. 지난 2008년 삼성의 비리를 집중 보도했던 언론사들에 대한 광고는 여전히 중단돼 있으며, 이는 경기침체 속에서 이들 언론사에게 이중삼중의 부담을 지우고 있다.
이처럼 보도와 광고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은 종편 출현 이후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언론학자들은 우려한다. 방송광고라는 한정된 파이를 나눠가져야 할 경쟁자들의 출현은 언론환경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 수도 있다. 광고를 쥐고 있는 자본권력에 대한 언론의 견제를 앞으로 담보할 수 있을까.
#배제: ‘떡’은 내 편에만
CEO대통령의 (주)대한민국에선 정권 역시 자본으로 언론을 통제한다. 법과 제도, 언론인 체포·해임만이 정권이 언론에 행할 수 있는 ‘겁박’의 수단은 아니다. 2009년 한 해 동안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언론들은 이를 절감했다.
실제로 국회 문방위 송훈석 무소속 의원이 지난 9월 KBS·MBC·SBS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연주 전 사장 해임 이후 ‘친(親)정부 방송’ 논란을 빚고 있는 KBS에 정부와 공공기관의 TV광고 등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정부 시절과 비교할 때 10% 이상 훌쩍 뛰었다. 반면 MBC는 같은 기간 동안 6% 가량 감소했다.
지난 10월 국감 당시 안형환 한나라당 의원이 공개한 정부광고 시행실적 자료에 따르면 조선·중앙·동아의 정부 광고는 예년과 비슷하거나 늘어난데 반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꾸준히 줄었다. 언론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는 정부 정책에 민감한 기업들에게도 이어진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국감에서 “올해 상반기 MBC의 평균시청률이 KBS 2TV보다 높았음에도 불구, 10대 광고주의 광고는 KBS 2TV에 더 많이 집행됐다”고 밝혔다.
#노무현: ‘권력’에 대한 언론의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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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나흘째인 지난 5월26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차려진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PD저널> | ||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방송·언론으로 하여금 검찰수사 받아쓰기식 보도 관행에 대한 자성의 계기를 던졌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 얼마만큼 반성이 태도의 변화로 이어졌는지는 미지수다. 현 정권 친인척에 대한 비리는 여전히 방어적 수준이고, 최근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금품수수 의혹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는 진술인들의 말만을 바탕으로 ‘의심’ 없이 보도되고 있다.
‘산’ 권력과 ‘죽은’ 권력을 대하는 언론의 이중적인 모습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서, 이를 원통해하는 국민의 눈물에서, 방송·언론인들은 대체 무엇을 배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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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박진형(한국PD연합회 정책국장)
KBS2TV 주말드라마 <수상한 삼형제>가 ‘수상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수상한 삼형제>는 12월 20일 방송분에서 ‘시위대에 의해 부상당한 전경’과 ‘억울하게 과잉진압으로 몰려 옷을 벗게 될지도 모르는 경찰’을 등장시켜 집회 시위에 대한 경찰청 입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했다. 이미 ‘막장드라마’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수상한 삼형제>의 이 같은 내용에 대해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정치적 막장 드라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거센 비판에 대해 이응진 KBS 드라마제작국장은 “드라마를 지나치게 정치적인 시각으로 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항변했다고 한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 달라’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의 장면과 대사들은 아무리 드라마로 보고 싶어도, 아무리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않으려 해도 그럴 수 없는 수준이었다. 드라마라기보다는 경찰청이 자체적으로 제작한 ‘홍보영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장면 자체가 엉성하기 짝이 없다.
| ▲ 경찰을 주인공으로 한 KBS 주말드라마 <수상한 삼형제> ⓒKBS | ||
대사는 더욱 ‘드라마 대사’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노골적이면서 민언련의 지적처럼 ‘웅변적’이었다. 길더라도 문제의 장면과 대사를 모두 인용해보자.
병원으로 달려간 김순경의 눈앞에는 눈에 붕대를 감고 신음하고 있는 지경사의 아들이 등장
김순경 : 이게 무슨 꼴이야?
지순경 : (밖으로 뛰쳐나가 오열하며) 앞길이 구만리같은 놈인데... 이제 겨우 21살인데.. 저거 어떻게 합니까? 의식은 간신히 돌아왔지만 한쪽 눈은 실명될지도 모른데..
김순경 : 한쪽 눈을 잃을지도 모른단 말이야? 시위현장이 어떻길래 저래?
부하직원 : 시위대가 던진 돌에 정통으로 눈을 맞았데요. 화염병에 맞은 팔다리는 화상을 입었구요.
김순경 : 쯧쯧쯧(혀를 찬다)
부하직원 : 시위대도 너무합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것한테, 지들도 자식이 있고, 동생이 있을텐데, 똑같이 자식 키우면서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지. 전경이 무슨 죕니까? 그저 명령대로 한 거뿐인데요.
김순경 : (한숨을 내쉬며 부하직원을 다독인다)
장면 바뀌고. 급한 일이 생긴 것처럼 회의실로 들어가는 김이상.
김이상 : 무슨 일이야?
백마탄 : 동기 아시죠? 제 1년 후배요. 팀장님을 형처럼 잘 따르던.
김이상 : 그래, 동기가 왜?
백마탄 : 이번에 옷 벗게 될지도 모른답니다. 매스컴에서 과잉진압이라고 난리 났어요. 동기가 현장에서 지휘했거든요. 전 이럴 때마다 미치겠습니다. 시위대 진압하다가 사고만 나면 무조건 과잉진압으로 몰아붙이는데, (목소리를 높이며) 화염병 던지고 돌 던지는 시위대한테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경찰도 많이 다쳤답니다. 전경들도요. 뉴스엔 시위대 다친 것만 크게 나오고 경찰 다친 건 아예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정말 속상합니다.
김이상 :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과연 이 정도의 대사와 장면들이 2009년 한국 드라마, 그것도 주말 홈드라마에 등장할 수준인지 눈과 귀가 의심스럽다. 경찰의 살인진압으로 철거민 5명이 불타죽은 게 불과 1년 전 일이다. 옥쇄파업을 벌인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게 하늘에선 치명적인 최루액을 쏟아 붓고 땅위에선 테이저건을 쏘는가하면 이미 저항의지를 상실한 노동자들을 무참하게 짓밟고 구타한 게 불과 몇 개월 전이다. 기자회견만 해도 잡아가고, 심지어 시위와는 무관한 외국인 관광객까지 잡아가 ‘어디서 외국인 행세냐?’고 큰소리치는 게 지금의 한국 경찰이다. ‘군홧발 여대생’ 같은 사고가 터져도 옷을 벗기는커녕 과연 징계라도 했는지조차 알 수 없어 법원으로부터도 원성을 사는 게 한국 경찰의 현주소다. 그리고 시위 현장에서 물리적 충돌만 발생하면 과잉진압이 아니라 시위대의 폭력을 1면에서부터 제목과 사진으로 도배질하는 조중동이 여론을 장악하고 있는데 백마탄은 무슨 궤변을 늘어놓는단 말인가.
전두환 군사정권이 위세를 떨치고 KBS가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하고 있던 1985년 1월 29일. KBS에는 <여우의 이간질>이라는 드라마가 방송됐다. 2월 12일 총선을 앞두고 방송된 이 드라마에서는 여당후보 운동원으로 위장한 야당후보 운동원 일당이 시장에 나타나 폭력을 휘두르며 시장 상인들을 못살게 굴다가 옆에 있던 야당후보의 부인이 이에 항의하자 끌려간다. 그러자 상인들은 여당후보 운동원들을 욕하며 야당후보를 찍어야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함께 사라진 야당후보 부인과 운동원들은 ‘시장 표는 걱정 없다’며 낄낄댄다.
이 장면 앞에는 “여우는 교활하고 앙칼지기 이를 데 없어 우선 자기 굴을 자기가 파지 않고 너구리 굴을 약탈해 산다고 합니다”라는 내레이션이 등장하기도 했는데 드라마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탤런트들을 사회자로 등장시켜 TV를 통해 이 장면을 지켜본 뒤 다음과 같은 대화를 주고받는다.
남자 사회자 : 하하하.
여자 사회자 : 그러니까 이간질을 하는 거군요.
남자 사회자 : 이건 꼬리가 아홉 개 달렸어요.
여자 사회자 : 어머 무서워!
남자 사회자 : 만일 유권자들이 저걸 믿고 정부에 불만을 품으면 어쩌죠.
<여우의 이간질>에서 사회자를 맡았던 탤런트 송재호씨는 나중에 방송노조가 발간한 ‘5공하 KBS 방송기록’에서 이 프로그램이 당시 이원홍 KBS 사장의 지시로 제작됐으며 녹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이원홍 사장이 직접 찾아와 마음에 안 드는 대목이 있으면 고치라고 지시하고 수시로 전화를 걸어 점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보 출신의 낙하산 사장이 지배하고 있는 지금의 KBS에서 방송되는 <수상한 삼형제>를 보고 25년 전에 ‘정권의 나팔수’ KBS에서 방송된 <여우의 이간질>을 떠올리는 것은 과연 무리일까. 25년 전 그때처럼 사장이 직접 <수상한 삼형제>에다 문제의 장면을 삽입하라고 지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믿고 싶다. 하지만 경찰청의 ‘촬영협조’를 얻어 제작되는 <수상한 삼형제>가 정권 보호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경찰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것은 본질적으로 <여우의 이간질>과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지난 11월 10일 경향신문은 <수상한 삼형제>의 경찰 미화 논란과 관련해 “사실 이 드라마는 경찰청이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경찰청이 내부공간이나 지방경찰서를 촬영공간으로 제공하고 경찰차량도 빌려준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그리고 나아가 “경찰청은 각본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문제의 장면이 과연 경찰청으로부터 어떤 조언을 얻었을까? <수상한 삼형제>는 정말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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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5개월 남겨두고…해직자중심 YTN노조 집행부 동반 사퇴
“여러분의 위원장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위원장이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평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종면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장이 1년 4개월 만에 위원장직을 내려놓았다.
23일 오전 8시 YTN 사옥 앞, 5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부당 지국 발령 규탄 집회에서 노 지부장은 “소임을 다한 사람으로서 짐을 내려놓고 새 대오를 형성하는 밑거름이 되기로 결심했다”며 “위원장직을 내놓고 평 조합원으로 돌아가 여러분과 대오 속에서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누르느라 목소리는 떨렸고, 끝내 울먹이기도 했다. 그런 노 지부장을 바라보는 조합원들의 눈에도 덩달아 눈물이 맺혔고,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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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종면 YTN노조 위원장이 23일 오전 8시 YTN 사옥 후문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PD저널 | ||
“오랫동안 고민…법정 투쟁 담당할 것”
노 지부장은 “내가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니고, 이 투쟁을 끝내려고 하려는 것도 아니다. 새롭게 투쟁 대오를 정비해야 한다”면서 “여러분이 눈물을 흘리고, 돌팔매질을 하더라도, 이게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아니라고 스스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종면이 왜 사퇴했을까, 잘 했나 못했나에 관한 논의에 매몰되면 우리는 질 것이다. 사퇴 결심의 의미 또한 퇴보할 것”이라며 “어떤 집행부에 어떤 소임을 맡겨서 구성할지 여러분이 정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금방 여러분과 같이 웃을 것”이라며 “지도부 공백이라 생각지 말아 달라.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지도부다”라고 말했다.
노종면 지부장 사퇴와 함께 해직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현 YTN지부 집행부 전원이 물러난다. 김선중 부위원장이 당분간 위원장 대행을 맡게 되며, 김용수 수석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선거관리위원회가 새 집행부 구성 준비에 착수할 예정이다. 노 지부장은 평 조합원으로 돌아가 징계무효소송과 각종 가처분 신청 등 법정 투쟁을 전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패배가 아니다. 강한 새 집행부 위한 지렛대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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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TN노조 조합원 50여명이 부당 지방 발령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PD저널 | ||
그는 “저의 사퇴가 강력하고 현명한 새 집행부의 탄생을 담보하는 지렛대가 되기를 소망한다”면서 “이른바 해직자 집행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강력하고 현명한 새 집행부의 출범이 지금 잠시의 혼란을 충분히 보상하리라는 점을 상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새롭게 구성될 집행부를 향해서도 “YTN 투쟁을 빛나는 투쟁으로 기록해 달라. YTN 투쟁의 정신과 명분을 계승해 결코 불의와 타협치 말고, 해직자 복직은 법을 통해 쟁취할 대상이니 결코 복직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말라”면서 “비록 더디더라도 통합의 가치는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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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인선 차질로 경영공백 현실화…김우룡 독주 안팎에서 ‘불만’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 이하 방문진)의 MBC 임원 인선이 2차례나 연기되면서 사태가 가늠하기 힘든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김우룡 이사장과 엄기영 사장이 보도·제작·편성본부장 인선을 놓고, 2주가 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방문진의 ‘MBC 장악’ 실행 가능성과 엄기영 사장의 ‘식물사장’ 전락 우려가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서로 간의 복잡한 수 계산이 엇갈리고 있다.
■ 2주일 넘긴 인선, 경영공백 현실화 = 지난 15일과 21일 두 번에 걸친 임시이사회에서 엄 사장의 임원 인선안이 방문진에 의해 부결되자 MBC의 경영 공백이 점점 현실화 되고 있다. 현재 동계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 협상을 벌이고 있는 KBS SBS와 달리 MBC는 책임자 없이 홀로 표류하고 있다. 또 지난주에는 이사 해임으로 신입사원 최종 면접이 시험 직전 갑자기 연기되는 등 안팎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방문진이 MBC 경영공백을 장기화로 몰아 MBC를 위기로 처하게 하고 있다”며 “그동안 김우룡 이사장이 기회가 될 때마다 언급했던 MBC 적자경영에 대한 우려, 새 이사 선임 과정에서 엄 사장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공언은 ‘MBC 흔들기’에 나섰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구두선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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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기환 방문진 공보이사가 이사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MBC노동조합 | ||
■ ‘사퇴’ 배수의 진 친 엄기영 = 지난 7일 엄기영 사장은 부사장과 본부장 6명 등과 함께 방문진에 ‘재신임’을 물으며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재신임을 물으며 던진 사표였지만 엄 사장은 본인만 살아남았고, 자신의 팔, 다리에 해당하는 본부장들이 모두 경질됐다. MBC 내부에서는 “방문진이 사장을 교체하지 않고, 인사를 통해 MBC 직할통치가 가능하게 됐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를 의식한 듯 엄 사장은 최근 결연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 21일 이사회 참석에 앞서 “이사회 선택을 못 받는다면 사장으로서 책임지고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선택을 피할 수 없는 길이 되지 않겠나”라며 사퇴의사까지 내비쳤다. 임원 인선안에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MBC 관계자는 “자기 스태프를 심고자 하는 것이고, 인사권의 문제니까 엄 사장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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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는 21일 오전 7시30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임시이사회를 열었다. 이사회에 앞서 엄기영 사장(왼쪽)이 노조에게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MBC노동조합 | ||
엄 사장도 두 번의 인선안이 부결됐지만 이런 이유로 ‘사퇴’는 하지 않을 거라는 게 MBC 안팎의 분석이다. 엄 사장은 22일 본부장 직무대행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공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사원 여러분들도 맡은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달라”며 사장 수성 의지를 분명히 했다.
■ 김우룡 독주에 ‘제동’ 건 문재완, 최홍재 = 김우룡 이사장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임원 인선과정에서 김 이사장이 지지하는 후보로 표가 ‘결집’ 되지 않는 등 여당 이사들간 내부 갈등도 표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이 주도적으로 임원 인선에 나섰지만 이사들의 의견수렴에 소홀해 “김우룡의 독주체제에 불만을 나타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최근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1일 야당 이사가 퇴장한 뒤 진행된 투표에서 여당 이사 6인 가운데 문재완 이사는 엄 사장 안에 투표를, 최홍재 이사는 백지를 던졌다. 안건이 부결되자 김 이사장은 재투표를 진행하려했으나 두 이사는 이를 거부하고, 오전 10시께 이사회를 퇴장했다. 문 이사는 “사장과 이사장이 합의한 안에 이사회가 추인하는 방식이 좋지 않겠냐”며 중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조해진 김 이사장은 이날 굳은 표정을 지었고, 남은 이사들과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런 상황 때문에 방문진도 파국을 피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지 않겠냐는 관측이 현재로선 유력하다. 노조 관계자는 “엄 사장도 타격을 입었지만, 김 이사장도 이에 못지않은 외상을 입었다”면서 “새로운 인물을 통해 경영공백 상태를 마무리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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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석훈 2.1 연구소 소장 (88만원 세대 저자) | ||
한나라당은 전라도에서 개밥이고, 민주당은 경상도에서 도토리이다. 민주노동당이든, 진보신당이든, 동네에서는 물과 섞이지 않는 기름과도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이 있는 도시는 몇 개 안되고, 민주노총이라는 이름으로 상징되는 노조가 동네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도시도 몇 개 안된다. 이 나머지 도시 즉 한국의 거의 대부분의 동네에서는 토호들이 왕이고, 부동산이 국법이고, 땅값이 헌법이다. 이걸 그대로 두고 우리가 21세기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10년 전에 우리는 상상했던 것 같다. 그러나 21세기는 열리지 않았고, 한국은 지금 죽어가는 것 아닌가?
부산은 누가 뭐래도 한국 제2의 도시이다. 영화 <해운대>로 해운대는 화려하게 부활하는 것 같았고, 지난 여름 해운대가 부산을 살리고, 부산 경제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았다. 그 여름에 부산대학교의 특강에 갔었다가 잘 곳을 구하지 못해 결국 경주로 갔던 기억이 있다. 그 때 부산의 어느 고등학교 학생들과 학교의 작은 행사에 가겠다고 약속을 했었는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부산을 찾았다. 동국대 특강을 마지막으로, 이제 대중강연은 더 이상 하지는 않지만, 나의 또 다른 연구 테마인 ‘10대들과 대화하는 법’을 위해서 중고등학생을 만날 수 있는 자리는 어지간하면 가려고 하는 편이다.
물론 전국의 모든 고등학생을 다 만날 수는 없어서, 제주, 울산, 부산, 이렇게 주요 연구지역을 세 개로 줄였다. 언젠가 제주, 울산, 부산, 이곳의 10대들이 어떻게 다른지, 어떻게 같은지, 그리고 무슨 꿈을 꾸고 있는지, 독자 여러분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대치동 모델을 따라 ‘대치동 슈퍼 맘’이 관리하는 그런 10대만이 한국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방식의 꿈을 꾸고, 다른 방식의 삶을 살고 싶어하는 그런 10대들, 그들의 모습이 바로 한국의 마지막 미래라는 생각을 조금씩 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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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해운대> 촬영장면 | ||
사람들은 잘 얘기하지 않지만, 부산의 빈민률이 30% 정도는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서울의 부동산 자본이 아무리 건물을 지어도 그들은 분양만 끝나면 빠져버리고 날 투기성 자금이고, 부산경제는 이 시설물을 유지할 힘이 없다. 겉이 화려해도, 사람들의 삶이 개선될 이유가 없는 경제의 원칙처럼, 그들은 이 겨울에 가난과 싸우면서 힘겹게 겨울을 나는 것 같아 보였다. 일본의 90년대가 그랬던 것처럼 한국에 부동산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유령의 테마파크가 될 첫 번째 후보지 중의 하나가 해운대가 아닌가? 한나라당이 지배하는 도시, 부산을 보면서 한나라당이 과연 우리의 통치자가 될 자격이 있는가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봤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민자도로가 있는 도시, 터널 하나 통과하기 위해서 600원씩 계속해서 시민들이 통행료를 내고 있는 도시, 산업도 없고, 기업도 변변히 없이, 서울과 일본 사이에서 도대체 누구와 연계하는 게 삶을 보장할 것인지 고민 속에 빠진 도시, 이곳이 한국 제2의 도시 부산의 현 모습이었다. 자신의 고향에서, 자신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들을 이렇게 빈민상태로 내버려둔 집권당, 그들이 과연 한국을 통치할 능력이 있는가, 한 번 질문해보게 되었다. 투기와 민자도로, 그리고 경륜장으로 대표되는 살기 어려운 도시 부산... 부산을 대표하는 문인이 누구인가라고 질문했는데, 누군가 부산에는 시인도 없고 소설가도 없고, 깡패만 잔뜩 있다고 대답해주었다. 꿈, 그 꿈을 다시 한 번 찾아보고 싶어졌다. 부동산 공황이 시작되면, 해운대에 제일 먼저 충격이 올 것이다. 꿈을, 그 때에도 얘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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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 때 세계경제는 말 그대로 공포에 떨었다. 끝없이 솟아오르던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바벨탑은 마비됐고 이미 갈갈이 찢어진 세계가 불통의 언어로 대립하는 일만 남은 것으로 보였다. 30년대 대공황이 결국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진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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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카소 <게르니카> | ||
과연 그럴까? 내년 5% 내외의 성장을 예측하고 있는 정부나 민간기관은 모두 3% 정도의 세계경제전망을 전제로 하고 있다. 불행히도 붕괴 직전의 바벨탑은 설계가 변경되지 않았다. 대형금융기관이 위험한 투자를 감행해서 성공하면 이익을 챙기고 실패하면 납세자가 손실을 떠안는 “대마불사”의 구조는 여전하다. 위험 분산의 묘약으로 믿었던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도 구체화되지 못한 채, 상업용 부동산이나 자동차 대출 등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똑같은 성격의 폭탄들이 과잉 유동성 밑에 숨어 있다. 더구나 더 장기적이고 더 풀기 어려운 글로벌 불균형 역시 아무런 대책 없이 지금도 부풀어 오르고 있다. 또한 세계경제가 현재의 예측대로 순조롭게 돌아간다면 지금 같은 유가나 원자재 가격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먹잇감을 찾는 과잉 유동성이 원자재 선물시장으로 몰려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한국 또한 마찬가지다. 현재의 낙관적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라는 형식이 큰 몫을 했다. 작년 4/4분기와 금년 1/4분기가 워낙 나빴기 때문에 정부의 온갖 정책이 다 쏟아진 금년 2/4분기와 3/4분기의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선 건 당연하다(이른바 기저 효과). 그러나 지난 3분기 동안, 즉 봄, 여름, 가을 동안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여전히 -1.8%에 머무르고 있다(한은 3/4분기 국민소득(잠정), 12.4). 민간소비는 -1.5%, 설비투자는 -15.5%였고 내수 전체로 -6.8%였으니 서민들의 체감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다만 수출감소(-5.3%)보다 수입감소(-13.2%)가 더 커서 GDP의 폭락을 막았을 뿐이다.
그런데 내년에 어떻게 갑자기 4.6%(한국은행, 2010년 경제전망, 12.11)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일까? 민간소비가 금년에 비해 3.6%나 늘어나고 설비투자 역시 두자릿수 감소세에서 11.4% 증가로 급반전할 것이라는 예측이 그 비밀이다. 금년 소비가 이 정도에 머무른 것도 자동차 세제혜택 등 특수 요인에 의한 것이었는데 과연 사람들이 이제 살만 하다며 내구재 소비를 늘릴까? 세계의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도 기업인들은 갑자기 대대적 설비투자를 시작할까? 불행히도 중장기 기대의 급반전은 케인스의 용어로 “확률관계 0”에 가깝다.
물론 이들 기관의 예측이 조작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지 현재의 수치들을 과거의 모형에 넣어서 나온 결과이고, 그것은 최근의 호전 기미를 단순 연장했다는 걸 의미한다. 정말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면 한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체계적으로 부동산 거품을 빼는 일이다. 그런데 정부는 오히려 4대강 등 토목건설에 목을 매달고, 반면 가장 효율적인 장기 투자인 교육과 의료 등 복지의 비중은 줄이고 있다. 게르니카의 공포는 그다지 먼 곳에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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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태인 경제평론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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