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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03 BBC 사장, 권력과의 ‘불화’가 숙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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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27 극우정당 방송출연과 공격당하는 BBC
- 2009/09/09 정권교체 이후 NHK의 미래는 …
- 2009/09/01 권력에 ‘순종한’ 언론과 ‘맞서는’ 언론
- 2009/08/20 북한 억류 142일, 기자로서의 정체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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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일수록 신뢰도 높아…진보적 성향 CNN·NBC 뉴스 신뢰
미국인들이 폭스(Fox) 뉴스를 가장 신뢰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PPP(Public Policy Polling)가 최근 미국의 주요 뉴스채널에 대한 수용자들의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9%의 미국인이 폭스 뉴스를 신뢰한다고 응답하여 가장 높은 신뢰도를 나타냈다. 또한 폭스 뉴스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37%로 나타나 가장 적은 비율로 조사됐다.
폭스 뉴스 다음으로는 CNN으로 39%의 응답자가 신뢰한다고 답하였고, 신뢰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41%로 나타났으며, NBC 뉴스의 대한 신뢰도는 35%인 것으로 조사됐다. CBS 뉴스의 경우 32%의 신뢰도를, ABC 뉴스는 31%로 조사되어 오차범위 안에서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 ▲ 2008년 대선 투표양상에 따른 뉴스 신뢰도. | ||
머독이 경영하는 뉴스전문 텔레비전방송국 ‘폭스 뉴스 채널’(Fox News Channel. FNC)은 1996년 개국하였고, 개국과 동시에 이미 방송 중이던 CNN, MSNBC와 함께 본격적인 24시간 뉴스전쟁에 돌입했다. 이러한 가운데 폭스 뉴스는 이라크 전쟁이 시작되면서 ‘애국적인 전쟁보도’로 주목을 받았다.
친부시적인 보도와 논평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미 보수층 시청자들을 끌어안으면서 일약 CNN을 앞서 케이블 뉴스 채널의 수위를 점하게 되었다. 즉, 보수층을 기반으로 2002년 이후 폭스 뉴스는 CNN의 시청률을 능가했고, 계속해서 이 분야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본 조사에서도 여실히 증명되는데, 2008년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에게 투표한 응답자들은 폭스 뉴스에 대해 27%만이 신뢰한다는 응답을 한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과반수 이상인 56%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맥케인에게 투표한 응답자들은 70%가 폭스 뉴스를 신뢰한다고 답했으며, 17%만이 신뢰하지 않는다는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이는 이데올로기적 성향에 따른 조사결과와 동일하게 나타났다. 즉, 자신의 이데올로기적 성향을 진보적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폭스 뉴스에 대해 26%만이 신뢰한다는 응답을, 66%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며, 보수적 성향의 응답자는 75%가 폭스 뉴스에 대해 신뢰한다는 반응을, 13%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것이다.
| ▲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 | ||
또한 본 조사에서는 공화당 지지자와 민주당 지지자들에 대한 뉴스 신뢰도도 조사하였는데, 공화당지지 응답자 역시 74%가 폭스 뉴스를 신뢰한다고 응답하여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2008년 대선 당시 맥케인에게 투표하였고, 보수적 성향이거나 공화당 지지자들은 폭스 뉴스를 가장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바마에게 투표하였으며, 진보적 성향이거나 민주당 지지자들은 CNN이나 NBC 뉴스를 가장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본 조사에서는 성별과 인종에 따른 뉴스 신뢰도도 조사하여 발표했다. 이 조사는 투표권을 가진 전 미국인 1151명을 대상으로 2010년 1월 중순에 시행되었으며, 오차범위는 ±2.8%이다.
■ 자료 출처 : http://www.publicpolicypoll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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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런던=장정훈 통신원
뉴스의 시작은 병원드라마 세트장. 기자가 능청스러운 연기를 섞어가며 멘트를 날린다. “지금의 BBC는 치료가 필요한 응급환자와 같다”. 그리고 조목조목 여론조사 결과(BBC 기획, ComRes가 실시. 지난 11월 말 발표)를 보여준다.
“BBC는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모르고 느리게 반응한다”, “채널이 너무 많다”, “경영진의 월급이 지나치게 높다”, “인기방송인의 출연료를 공개해야 한다”.
다른 방송사가 BBC에 대해 늘어놓는 비판이 아니다. 지난달 26일 방송된 <뉴스 나이트>. BBC를 대표하는 쟁쟁한 뉴스 진행자들이 출연하는 심층 분석 뉴스가 다룬 주제다. 변명은 없다. 아니 변명도 하긴 한다. 어떻게? BBC 사장 마크 톰슨이 <뉴스 나이트> 진행자 겸 기자 가빈 에슬러 앞에 불려(?)나왔다.

▲ BBC <뉴스 나이트> 진행자 겸 기자 가빈 에슬러.
기자: 50명이나 되는 BBC 주요 간부들 연봉이 총리보다 많다. 요즘 같은 경제 위기에 말이 되나?
사장: 그래도 다른 방송사에 비하면 적은 거다. 지난 몇 년간 중견 간부의 월급을 15% 줄였다.
기자: 50명이 총리보다 많이 받는 건 잘못됐다. 당신(사장)은 연봉 16억원에 보너스 1억원을 챙겨간다. 그렉 다이크 전 사장은 당신의 절반 수준이었다. 그런데 당신은 뭐냐?
사장: 내가 다른데서 일하는 것에 비하면 58%나 적게 받고 있는 거다. <채널4>에서 사장하다가 BBC와서 월급이 확 줄었다. 지난 5년간 임금도 동결하고, 보너스도 안 받았다.
기자: 사람들은 당신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한 거라고 말한다.
사장: 나의 급여는 항상 공개적이었고 그런 것에 불만도 없다. BBC의 상위 100명은 급여와 모든 비용지출을 3개월에 한 번씩 공개하고 있지 않나.
기자: TV나 라디오의 인기 진행자들은 공개 안하지 않나. 여론의 3분의 2가 그들의 출연료 수준도 알고 싶어 한다.
사장: 탤런트는 연 2억원 이상 번다.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것 보다는 적은 금액이다. 시청료의 2%도 안 되는 수준이다. 다른 방송사보다 적은 출연료를 받고 BBC에 출연해 주는데 공개를 해 버리면 다른 방송사 수준에 맞춰 줘야 하는 역효과를 불러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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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BC 사장 마크 톰슨. | ||
제레미 팍스만은 BBC 이사회 회장을 불러 BBC에 간부가 많은 이유가 뭔지, 사장의 월급을 줄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는 해 봤는지 등을 거칠게 따져 묻는다. 밤 10시 30분, 영국 시청자들이 가장 TV를 많이 볼 시간대다. BBC의 서슬퍼런 비판은 BBC 자신의 문제를 비출 때도 전혀 무뎌지지 않는다. 사장도, 이사장도 기자에겐 받들어야 할 상사가 아니라 취재원일 뿐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순서는 더 재미있다. 경쟁사 <채널5>의 전 사장과 리얼리티쇼 <빅 브라더>로 유명한 글로벌 제작사 엔더몰의 관계자를 출연시켜 한마디씩 하게 한다. <채널5>의 전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BBC는 다른 조직과 협력해야 한다. 시청료만으로 운영되는 체제는 계속되지 않을 것이다. 시청료를 지금의 절반수준으로 내리는 대신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의 시청료를 따로 받는 식으로 바뀔 수 있다. 지금은 BBC가 시장과 영향력을 독점하고 있지만 그 힘이 분산되는 변화의 시대가 올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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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장정훈 통신원 / KBNe-UK 대표 | ||
아마도 이런 프로그램을 타 방송사가 만들었다면 경쟁사 흠집내기로 비춰졌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너무 신랄한 자아비판이 아닌가?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닌 자발적 자아비판 말이다.
이렇듯 스스로의 치부를 만천하에 공개하고, 적군의 충고에 귀 기울이는 그 끝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걸까? 실험일까? 오만일까? 여론조사를 한 번 더 들춰보자. 76%는 BBC가 자랑스럽고, 62%는 신뢰할 수 있으며, 절반이 넘는 56%의 사람들이 연 30만원대의 시청료가 아깝지 않다고 답했다. 그 어느 때보다 먹고살기 힘든 경제불황에 시청료가 아깝지 않다니 뭔가 큰 깨달음이 가슴을 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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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런던=장정훈 통신원
역대 방송사(특히 BBC) 사장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공통점을 찾아내는 건 유치원생 수준의 숨은그림 찾기처럼 아주 쉽다. 우선 그들은 모두 방송계 밑바닥에서부터 한 계단씩 딛고 올라와 사장의 자리에 앉았다. 현 BBC 사장 마크 톰슨은 30년 전 정식사원도 아닌 견습생 이었다. 그 전에 사장을 지낸 그렉 다이크는 LWT라는 조그만 방송사의 말단 조사요원이었고, 그렉 다이크 이전의 사장 존 버트는 상업방송 그라나다의 시사프로그램 자료조사요원 이었다.
그전 사장 마이클 처크랜드는 회계담당 사원이었고, 그 전 사장 알라스다이어 밀네는 1954년 BBC에 첫발을 디뎠을 당시, 15년 후배 사장 마크 톰슨처럼 견습생 이었다. 그들은 모두 하찮은(?) 심부름꾼으로 부터 시작해 정식 프로듀서(특히 시사 프로그램 프로듀서 출신이 많다)로 입문한 뒤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제작자로서의 능력을 먼저 인정받고 리더로서의 훈련기간을 거쳐 정점에 섰다.
| ▲ 노동당의 열렬한 지지자였지만 집권 노동당 세력과의 싸움 끝에 사임한 그렉 다이크 전 BBC 사장. <사진제공=MBC> | ||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ITV나 채널 4, 그라나다 TV 등 다양한 방송사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거다. 토니블레어 정권과의 한판 ‘맞장’ 끝에 물러난 그렉 다이크는 일찍이 현 BBC 사장 마크 톰슨을 후계자로 점찍고 있었지만 그가 타 방송사 경험이 없다는 걸 최대의 결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톰슨에게 BBC를 벗어나 마침 자리가 난 채널4의 최고경영자로 경험을 쌓을 것을 권유했다. 톰슨은 그렉다이크의 충고를 따랐고 그렉 다이크가 사임한 후 BBC로 돌아와 사장이 되었다. 사실 마크 톰슨은 평생을 BBC에서 보냈지만 사장자리엔 욕심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는 사장자리를 수락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 이사회를 비롯해 BBC 내부의 간청을 고사해 많은 사람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그 옛날, 아리스토 텔레스가 이런말을 했단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고. 그 말은 진실처럼 보인다. 그들도 인간인지라 기원전 철학자의 주술 같은 말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그렉 다이크는 전통적으로 노동당 지지자였고, 방송계에 입문하기 전에는 노동당원으로 런던의 한 지역구 시의원에 도전하기도 했다. 존 버트는 그라나다 TV에서 시사프로그램 편집장을 하다가 국회 상원의원으로 잠시 외도를 하기도 했다. BBC와 ITV를 오가며 주요부서의 최고책임자를 두루 지낸 캐롤린 페어반은 정부의 정책자문기구에서 일하기도 했었고, 현 BBC 사장 마크 톰슨은 지금은 정치색을 벗었지만 한때 자유당 본부역할을 했던 사교단체 리폼클럽(Reform Club)의 회원이다.
방송사 사장들의 정치적 이력과 성향은 각양각색이다. 법관이든, 공무원이든, 언론인이든, 직업이 뭐든 간에 인간인 이상 정치적 지향점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건 사상의 자유에 속하는 부분이니 누구든 왈가왈부할 부분도 아니다. 그런데 방송사 사장과 정치의 관계를 살펴보다 보면 또 하나의 공통점이 발견된다. 영국의 방송사 사장들은, 특히 BBC 사장들은(정도의 차이가 있으나)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과 관계 없이 정치세력과 대척점에 서왔다.
특히 집권세력과는 늘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총성 없는 전쟁을 일상처럼 치르며 살아왔다. 노동당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그렉 다이크가 집권 노동당 세력과의 싸움 끝에 사임한 사실은 워낙 유명한 일화가 되어 버렸고, 알라스다이어 밀네는 시사프로그램을 강화하고, 포크랜드와의 전쟁에서 적과 아를 구분하지 않는 공정한 보도, 리비아를 폭격한 미국에 대해 비판하는 탐사다큐 등을 통해 계속적으로 대처정부의 심기를 자극하다 끝내 사임을 하고 말았다.
BBC 부사장을 지낸 윌 와이어트는 “역대 어떤 정권도 BBC에 불만을 표시하지 않는 정부는 없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영국방송사 사장의 정치적 지향점은 왜 늘 온데간데 없이 방향을 잃고, 목숨을 건 권력과의 불화를 숙명처럼 안고 사는 걸까?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너무 쉽다. 방송사의 사장자리에 앉는 순간 언론인으로서의 자존심과 생명을 지켜 주는 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면 너무 쉽게 답이 나온다.
| ▲ 런던=장정훈 통신원 / KBNe-UK 대표 | ||
제대로 된 방송 언론사라면 사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구성원 개개인이 세상을 보는 시각, 권력을 대하는 태도가 바뀔 수 없다. 조폭식 일사불란함과 상명하복의 구조가 여간 탄탄하지 않고서는 사장의 한마디에 프로그램이 날아가고, 조직의 정체성이 손바닥처럼 뒤집히는 건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어떤 권력 앞에서든 언론사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의 정신을 날카롭게 유지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영국 방송사는 그런 점에 관한한 대체로 후한 점수를 받아 왔다. 그럼 이제 영국 방송사 사장들에게서 또 하나의 공통점을 찾게 된다. 그들은 모두 언론과 권력은 동지일수 없다는 걸 직시하고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자존심’과 ‘배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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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2012> | ||
한가한 토요일 아침. 조조할인 영화를 보려고 아침 일찍부터 극장을 찾았다. 특별히 어떤 영화를 보겠다는 계획보다는 화려한 블록버스터로 기분전환이나 하려는 생각에 예매도 않고 여유롭게 극장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 사람이 많아 봤자 얼마나 많겠느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극장에 들어선 순간 달려야 표를 살 수 있다는 생존본능이 고개를 들었다. 그만큼 극장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결국 그곳에서 표를 구할 수 없었던 우리는 산리툰으로 이동해서야 스크린에서 두 번째 자리표를 구할 수 있었고, 이미 시작한지 몇 분이 지난 영화를 보기 위해 다시 한 번 달려야 했다. 이렇게 간신히 <2012>를 볼 수 있었다.
11월의 화제의 영화 <해운대> 이후 기대를 모으는 재난영화, 스나미·화산·지각변동·빙하 등 여러 종류의 재난이 골고루 갖춰져 있는 재난 종합세트 <2012>는 11월 13일 세계 동시개봉에 들어갔고, 세계적으로 선전하며 높은 박스오피스 성적을 거두었다. 개봉 첫째주 주말 박스오피스 수입은 미국 6500만 달러, 프랑스 1720만 달러, 러시아 1530만 달러, 중국 14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중국은 미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에서 3위를 차지했다. 첫 주말 이후 다른 나라의 박스오피스 수입은 하강세로 돌아섰으나 중국에서는 오히려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 ▲ 영화 <2012>에 등장하는 중국인의 모습. <사진제공=캐나다화교왕> | ||
지난 달 27일, 중국 박스오피스 수입은 4000만 달러로 3100만 달러의 프랑스를 제치고 해외시장 1위를 차지했다. 배급회사 중국영화그룹 웡리 언론대변인은 “아직까지 기세가 수그러들 줄 모르고 있다. 11월 마지막 주에는 3억 위안을 돌파하여, 3.5억 위안 달성을 향한 행보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 조금만 더 선전해 준다면 <타이타닉>의 3.6억 위안의 기록 경신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4000만 달러 성적은 수치 그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거리 어디서나 복제판 CD와 DVD를 구할 수 있는 중국에서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아직 보편화된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4000만 달러는 사실 그 몇 배의 가치가 있다. 그렇다면 <2012>가 중국에서 예외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인가? 스펙터클한 화면, 화려한 CG효과, 거대한 제작비에 대한 기대, 미래에 대한 사람들의 불확신? 이 모든 것이 원인이 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영화 속 중국의 역할이다. 세계 말일에 중국이 구원의 성지가 되고, 최후의 인류를 태울 구원의 방주가 중국에서 제작된다는 설정은 15억의 중국인을 사로잡고 있다. 혹자는 <2012>을 뻔한 스토리의 미국영화라고도 하고 혹자는 중국에 아부하는 영화라고 비평하지만, 이런 비평 속에서조차 이제 중국이 아부 받는 위치에 있다는 흐뭇함이 묻어있다.
| ▲ 북경=배은실 통신원/ 게오나투렌 | ||
사실 비평이든 혹평이든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중국과 관련된 소재가 중국 관객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작품의 질이 유지된다는 전제하에서, 중국이라는 소재가 가해질 경우 그 작품의 경제적 가치는 몇 배나 확대된다. 사실 더도 덜도 아닌 제작비를 많이 들인 평범한 미국식 재난영화 <2012>가 중국에서 선전하고 있는 사실이 바로 그 증거이다. 물론 한 편의 영화로 이를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2012>가 시사하는 바를 무시하는 것도 현명한 태도는 아닐 것이다. 특히 국내와 아시아를 주요 배급시장으로 하고 있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 있어 중국시장에서의 성공은 몇 배나 큰 의의를 지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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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영국=장정훈 통신원
YTN이 자사의 해직기자들과 인사 결정권자에 얽힌 <돌발영상>을 방송하고, KBS <뉴스9>는 사장을 스튜디오로 불러 이명박 정권 이후 논란이 되고 있는 방송개편의 원칙과 방향성에 답하도록 하고, MBC는 <100분 토론>을 통해 <PD 수첩>에 대한 문제를 집중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토론엔 제작진은 물론 수사기관, 정당, 그리고 정부관계자들이 패널로 등장한다. 김제동이나 손석희 관련 논란에 대해서도 해당 방송사의 시사 혹은 연예 프로그램을 통해 내막과 원인 그리고 문제점을 이해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 직접 들어 본다. 자연인 정연주가 KBS의 한 토크쇼에 출연해 그의 해임과 관련된 비화를 들려준다.
물론 이건 모두 상상이다. 그런데 이런 상상과 현실 사이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대한민국의 언론자유 지수가 69위라니 몇백만 광년쯤 된다고 하면 맞을까? 사실 어느 나라의 방송을 막론하고 위의 상상은 말 그대로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일수도 있겠다. 그런데 최소한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고 상상하게 만드는 방송은 있다.
지난 22일 BBC가 공격을 당했다. 700여명의 시민들이 거친 몸싸움 끝에 경찰과 경비원의 저지선을 뚫고 BBC 로비까지 난입했다. 그 모든 장면은 수많은 언론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그 문제를 가장 생생하게 보도한건 BBC였다. 이날 BBC는 스스로 ‘뉴스거리’의 일부가 되었고, ‘뉴스거리’가 된 자신의 모습을 취재해 시청자의 안방에 날것 그대로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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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향신문 10월24일자 10면. | ||
BBC의 전 사장 그렉 다이크는 사실 BBC 사장을 꿈꿔본 적 없는 인물이었다. 그는 LWT라는 방송사 사장으로 있다가 퇴임한 후 BBC와 가진 대담에서 BBC 사장직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자신보다는 차라리 사담 후세인이 가능성이 더 높을 거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뜻밖에도 그가 BBC 사장에 임명되자 BBC 뉴스는 그때의 대담 장면을 몇 번이고 되풀이해 방송했단다.
이라크의 대량 살상무기 보도와 관련해 BBC와 토니 블레어 정권이 마찰을 겪는 과정 중에도 그리고 그가 끝내 BBC를 떠날 때에도 BBC는 자사의 경영진과 보도책임자를 취재해 보도했다. 사장의 퇴진에 반대해 거리로 뛰쳐 나온 사원들의 모습과 사장이 책상위로 올라가 부하 직원들을 향해 마지막으로 연설하던 장면까지 그대로 BBC의 전파를 탔다. 취재기자의 입장에서 보면 동료와 상사를 취재한 것이고, 방송사의 입장에서 보면 셀프카메라였던 셈이다.
2004년 9월, BBC의 대담 프로그램 <브렉퍼스트 위드 프로스트(Breakfast with Frost)>는 8개월 전 사임한 그렉 다이크 사장을 초청해 그가 사장으로 있던 당시 정권과의 비화를 들려줬다. 토니 블레어는 여전히 수상이었지만 그를 향한 거침없는 비난은 전 BBC 사장의 목소리에 실려 시청자의 안방으로 날아들었다.
‘시장권력 그 자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막강한 취재력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경제전문기자 로버트 피터슨, 가자지구에서 납치됐다가 구사일생으로 구출된 알란 존스턴 특파원은 모두 자신이 속한 방송사 BBC의 대표적인 시사다큐 프로그램 <파노라마>의 취재대상이 됐던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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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장정훈 통신원 / KBNe-UK 대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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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
지난달 30일 치러진 일본의 중의원 선거는 알려진 바와 같이 집권당인 자민당의 참패, 만년 야당인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민주당은 총의석 480석(지역구 300석, 비례대표 180석) 중 308석을 차지한 반면, 자민당은 119석을 얻는데 그친 것이다.
이로써 일본은 54년 만에 정권이 교체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정권의 교체로 인해 하루아침에 일본의 모든 것이 변하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일본의 변화는 예고되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에서도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차기 총리가 대내외 정책 총괄부처에 당 실세를 배치한 것부터 좁게는 정부개혁, 넓게는 신일본 개혁의 신호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시리즈는 지금까지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던 전시 하에서의 성폭력에 대한 심판을 테마로 하고 있었다. 나치의 대학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집단 학살, 일본군에 의한 여성의 성 노예화 등 20세기의 끔찍한 사건들에 대한 증언을 포함하고 있는 이 시리즈는 2000년 12월에 있었던 ‘여성국제전범법정(2000년12월 도쿄 개최)’과 ‘여성에 대한 범죄 국제 공청회’를 계기로 제작되어 2001년 1월 말에 방영되었다.
그러나 일본군의 위안부 제도를 다룬 시리즈의 2회 방영분 ‘전쟁 성폭력(2001년 1월 20일 방영)’은 방영 직전에 대폭 수정이 되었다는 이유로 출연자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외부압력에 의해 방송내용이 수정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이는 집권당인 자민당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황의 전쟁책임’이라는 민감한 사안에 대한 프로그램 방영 직후로 예정되어 있던 NHK 예산을 심의하는 자민당 총무부회가 그 배경으로 작용하였다는 것이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2005년 1월에 이 프로그램은 정부 여당인 자민당의 유력 정치가의 정치적 압력에 의해 방송 직전에 그 내용이 변경되었다는 내부고발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프로그램 책임자였던 나가이 사도루 교육프로그램센터 책임프로듀서가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가의 압력으로 프로그램 내용이 수정됐으며 NHK는 정치 개입을 허용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치 개입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2004년 이후 발생한 정치적 압력에 의한 프로그램 내용 사전 수정 등과 관련해서는 NHK 프로그램의 중립성을 의심하는 목소리와 NHK의 위상 자체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결과 2004년 이후, 당시 권력의 중심에 있던 NHK 에비사와 회장의 사임, 재발방지를 위한 각종 개혁책 등이 계속 발표·시행되었지만 수신료 납부 거부 및 보류 건수가 과거 최대 건수인 130만 건을 넘어서는 등 사회각계 및 시청자로부터의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러한 자민당의 NHK에 대한 간섭 및 공생관계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NHK의 역사를 살펴보면, 자민당 혹은 정부 고위관료가 NHK 회장으로 간 사례가 빈번하여, 역대 회장들이 얼마나 정치권력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방송을 정치 사유화했는지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 | ||
그러나 일본정권은 이제 민주당의 손으로 넘어갔다. 일각에서는 NHK가 과거와 같은 정치권의 외압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NHK가 정치권에서 벗어나 BBC에 견줄 수 있을 정도의 세계적 공영방송사로 거듭날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정권과의 밀월관계로 기득권을 유지할 것인지 관전 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NHK의 미래가 KBS의 과거, NHK의 과거가 KBS의 미래와 유사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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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프랑스=표광민 통신원
권력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려 할 때, 어떤 언론사는 권력에 순종하고, 다른 언론사는 권력에 맞선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권력에 일차적인 문제가 있지만, 권력에 순응하는 언론사들 역시 공범이다. 권력에 길들여진 언론이 정부의 잘못에 침묵을 지키는 사이 다른 언론사에서는 사장이 교체되고 기자가 고소당하는 일이 일어난다. 프랑스의 전반적인 상황이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한 언론사가 ‘변절했다’고 판단한 다른 언론사를 지면을 통해 비판한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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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 | ||
이 글은 AFP의 변절증거로 세 가지 사례를 들고 있다. 지난 4월 사르코지 대통령이 스페인 총리 호세 루이즈 로드리게즈 자파테로를 두고 “똑똑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해 프랑스와 스페인의 관계를 시끄럽게 만들었던 것과 지난해 1월 프랑스 거대은행 소시에떼 제네랄에서 일어난 대형 횡령사건 그리고 이달 초에 알려진, 또 다른 거대은행 BNP가 거래처에 불법적으로 보너스를 지급했다는 의혹 등이다.
리베라시옹은 AFP가 이들 사건에서 침묵을 지키다 늦게서야, 그것도 당사자들의 변명을 실은 기사만을 썼다고 비판했다. 조프랭 대표가 특히 화가 난 것은 이들 사안들에 대해 리베라시옹이 앞장서서 비판기사를 실을 때마다 AFP는 정부나 거대은행들의 입장을 옹호했다는 것이다. 그는 “기자들의 조사보다 정부와 은행의 변명을 더 믿느냐?”고 항의했다. 조프랭 대표는 “만약 리베라시옹이 지구가 둥글다고 하고 프랑스 대통령 측에서 지구가 평편하다고 한다면, AFP는 일단 지구가 평편하다는 정부의 말을 소개하고 공평한 입장에서 ‘지구가 둥글다는 주장도 있다’고 소개해 줄 것”이라며 비꼬았다.
상대방인 AFP의 대표 필립 마소네는 지난 10일, 리베라시옹지에 직접 기고를 해 답변했다. “AFP는 어떤 권력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AFP의 기자들은 겁쟁이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세 가지 사례에서 나타난 AFP의 늦은 보도에 대해서는 “정보를 검토하는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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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 통신사 AFP. | ||
하지만 프랑스 기자조합이 언급한 이 변화가 오히려 AFP의 변절 이유일 수 있다. 현재 국영기업인 AFP가 정부에 의해 재단형태의 사기업으로 전환되는 상황이며, 이런 때에 대통령과 프랑스 양대 은행의 잘못을 비판하는 것은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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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표광민 통신원/ 프랑스 고등교육원(EPHE) 제 5분과 정치철학 박사과정 | ||
조프랭 대표는 7일자 칼럼에서 “권력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보들을 숨기려고 한다. 만약 숨길 수 없게 되면 그들은 이 정보를 흐트러트리고 상대화시켜 중요하지 않아 보이게 만든다”고 말했다. 언론의 자유에 대한 강조가 일부 사람들에게는 정부에 대한 트집잡기로 비춰질지도 모른다. 언론사를 폐간시키거나 기사를 검열하는 식의 확연한 탄압이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용한 목소리로 언론을 길들이는 정부의 방식은 새로운 형태의 언론통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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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LA=이국배 통신원
최근 미국 방송계는 북한에 142일간 억류되었다가 풀려난 ‘커런트 TV’(Current TV)의 두 기자들이 언제쯤에서야 그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을 것인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두 여기자 구하기’가 결과적으로 일단 성공을 하자 방송이나 영화, 심지어 출판계에서 조차 수백만 달러를 들여서라도 이 두 아시아계 기자를 인터뷰하려고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유나 리와 로라 링, 이 두 여기자가 돈방석에 앉을 것이라는 소문도 지금의 상황이라면, 그렇게까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미국의 방송전문 저널 <브로드캐스팅 앤드 케이블>지(8월 17일)의 보도에 따르면, 로라 링의 언니이자 미국 방송계에서 기자로 일하는 리사 링이 NBC 시사 프로그램 <투데이>의 메리디스 비에라 외에도 여성 토크 쇼의 거성 오프라 윈프리와 지속적인 관계를 가져 온 탓에 만약 유나 리와 로라 링이 TV 인터뷰를 처음으로 한다면, <오프라 윈프리 쇼>나 NBC <투데이> 혹은 역시 메리디스 비에라가 진행하고 있는 ABC의 <더 뷰>가 유력할 것으로 미국 방송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리사 링은 CNN 특파원으로 일한 적도 있어서 CNN 방송의 인터뷰도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 ▲ 북한에 142일 동안 억류됐다 풀려난 유나 리, 로라 링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 미국 CNN 뉴스. <사진제공=CNN> | ||
지난 주말 유나 리와 로라 링은 자신이 일하는 커런트 TV 웹사이트에 동영상으로만 잠시 출연해 자신의 구명을 위해 힘써준 사람들을 위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을 뿐 사실상 지금까지 북한에서의 일에 대해 일체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유나 리와 로라 링 기자가 북한에서 돌아온 지 이제 2주가 지났지만, 아직까지는 이 두 여기자의 북한 생활은 어떠했고, 억류당시 미 정치권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으며, 북한 측과는 어떠한 대화가 오고 갔는지, 그리고 이 기자들이 소속된 커런트 TV는 이 기자들의 석방을 위해 어떠한 구체적인 활동을 했는지 아무것도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현재 알려진 바로는 엘 고어 전 부통령이 커런트 TV의 공동 창립자 중 한 사람이고, 따라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나선 연결 고리가 그곳에 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또한 소위 정치적인 록스타(Rock Star)인 클린턴만을 인정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밖에는 남겨진 것이 없다. 처음부터 도대체 무엇이 어떻게 된 일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이제는 영원히 묻혀 버릴 수도 있지 않겠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사안이 사안인 만큼 두 기자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이들의 인터뷰를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미국 방송계 일각에서 있는 것도 사실이고, 그들이 충격에서 벗어나 차분히 입을 열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여론이 있는 것도 분명하다. 심지어 주인공의 직업이 기자이다 보니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기자들이 동병상련의 심정이 작용해 이전의 관례와는 달리 치열한 취재경쟁을 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 알 권리’가 망각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특히 이들의 직업이 기자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 같은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해 영원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사안을 차분히 풀어가려면, 미국에서는 법적인 문제부터 돌출되기 때문에 변호사 선임과 계약 등 복잡한 행정처리가 선결돼야 하고, 그 다음 공식적인 인터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문제는 그 시간이 길어질 경우 이 두 여기자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이 사안은 피해 당사자들의 개인적인 일일 수 있지만, 동시에 세계적 차원의 저널리즘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 LA=이국배 통신원/ KBS America 편성제작팀장 | ||
이 두 여기자가 그 동안 자신들의 구명을 위해 힘써준 여러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히며 말한 것처럼 지금도 세계 도처에는 많은 기자들이 억류되어 있거나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바로 그들을 생각한다면, 배후에 어떠한 정치적 거래가 있었던 간에, 그 어떤 대가와 관계없이 이제는 기자로서 모든 것을 이야기해야 할 시점에 도달한 것은 아닌가라고 물어야 한다. 아직까지도 이 두 기자는 그 이야기를 적정한 시점에 모두 밝히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이들에게 다시 기자가 되라고 한다면, 그들의 구명에 큰 도움도 되지 못한 우리가 지나치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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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지용 프랑스 통신원
정치인들의 얼굴에는 두 가지의 표정이 있다고 한다. 방송 카메라가 있을 때의 표정과 카메라가 없을 때의 표정. 인간이면 누구나가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지만 대중 앞에 보여지는 모습이 중요한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방송은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소개하는 수단임에 되도록 많이, 멋지게, 근엄하게 때로는 쿨하게 자신을 포장해서 홍보하려 한다.
| ▲ 사르코지 대통령. | ||
카메라 뒤편에서 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목격하는 제작진들은 진실을 알지만 가공되어 보여지는 모습만을 접하는 대중들이야 많이 보이고 자주 나와서 좋은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기억에 남는 법이다. 때문에 자주 나와서 얼굴을 비치는 것만으로도 홍보 효과는 높다. 그리고 그들은 이것을 대중과의 소통이라고 표현한다.
언론법 때문에 방송가에도 태풍이 불고 있다. 야당은 거리투쟁, 전국언론노조는 보도투쟁으로 언론법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고 여당과 정부는 위기에 빠진 언론계를 살리고 방송의 공정성 확보와 더불어 엄청난 일자리 창출까지 고려한 아주 좋은 법이라고 홍보하면서 정해놓은 수순에 따라 열심히 밀어붙이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을 때 대중들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시기인데 방송사, 신문사들 모두 이 법안을 놓고 각자의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기에 공정한 보도는 없고 자신들의 주장만이 존재한다. 문제는 다루어지는 주장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도를 넘고 있다는 것이다.
의회의 과반을 넘는 여당, 대통령의 사람들로 채워진 언론관련 기관들, 우리가 남이 아닌 거대 언론들…. 프랑스와 한국의 상황은 많은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최근 프랑스 방송위원회(CSA)는 정치인들의 방송 출연 시간 규정법을 개정했다. 기존의 법은 프랑스의 TV와 라디오는 집권당과 대통령에게 할애하는 시간만큼 야당에게도 같은 시간을 주어야 하는 50 대 50의 원칙을 지켜왔다. 그러나 이번에 개정된 법은 정부와 여당 그리고 야당에게 각자 30% 씩의 시간을 할애하도록 한 것으로 올해 9월 1일부터 시행된다.
결과적으로 야당은 과거에 비해 TV나 라디오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과 정책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고 정부와 여당의 몫은 상대적으로 높아져 앞으로는 주어진 시간도 넉넉하기에 국민들과의 대화와 소통을 즐기시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방송출연이 더욱 잦아질 전망이다.
야당과 언론계는 반발하고 있지만 숫자로 밀어붙여 법으로 만들고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만들어진 법이라고 주장하는데 어쩔건가?
| ▲ 프랑스=이지용 통신원/ KBNe 프랑스 대표 | ||
한국의 언론법 개정과 프랑스 정치인들의 방송출연 시간규정법 개정은 힘 있는 다수의 일방적인 주장을 대중에게 강요할 수 있는 정보 독재를 의미한다. 토론과 합의는 존재하지 않고 펌프질로 졸졸 흐르는 청계천처럼 그들만의 주장이 한쪽으로만 흘러가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오른쪽으로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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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런던=장정훈 통신원
영국정부가 지난 한해 정부정책과 관련한 광고와 마케팅에 1조 800억원(540 밀리언 파운드)이라는 막대한 돈을 쏟아 부었다. 전년대비 5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영국정부의 광고 및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선전성(COI: Central Office of Information)은 지난해 3월부터 올 3월까지 TV와 라디오 광고에 4천 2백억원(211 밀리언 파운드)을, 인터넷 등 디지털 마케팅에 8백억원(40 밀리언 파운드)을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TV와 라디오에 비하면 턱없이 적긴 하지만 디지털 마케팅에 사용한 8백억원은 전년대비 무려 85%가 증가한 액수다. 인터넷의 영향력이 얼마나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예도 되겠다. 선전성은 그 이유에 대해 극심한 경제 붕괴와 기후변화라는 국내외적 위기를 겪으면서 정부와 국민의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 ▲ 영국정부의 광고 및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선전성(COI: Central Office of Information)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 놓은 광고 관련 기준. | ||
국가가 어떤 위기로부터 벗어나려면 국민과 소통해야 하고, 소통의 노력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그런 상식에 충실한(영국정부라고 해서 매번 상식에 충실한건 아니지만) 영국정부로써는 1조 800억원이라는 거액을 위기극복을 위해 아낌없이 써야할,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 한 것이다. 선전성은 실제로 이렇게 말한다. “정부의 캠페인은 국민이 생명과 돈을 절약하는데 도움을 준다. 캠페인을 통해 납세자와 사회가 취하게 되는 이익은 우리가 캠페인에 투자한 금액보다 클 것이다”.
그 캠페인이라는 게 대체 무슨 캠페인이기에 그 많은 돈을 그리도 아낌없이 쓴단 말인가 하고 궁금하기도 하겠다. 정부가 쓰는 돈이라는 게 선전성도 밝히듯 세금, 즉 국민의 피와 땀일 터인데 긴축을 해도 모자랄 요즘 같은 시기에 무려 50%나 더 많은 돈을 쓰다니 하고 말이다. 그런데 실상 그 캠페인이라는 걸 보면 별게 아니다. 비만문제, 흡연문제, 도로안전문제, 기후변화문제 등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공익광고에 불과하니 말이다.
나라 살림이 빠듯한 상황에서도 영국정부가 공익광고에 거금을 써대는 이유는 간단하다. 국민이 건강해야 한다. 국민이 무고해야 한다는 거다. 비만과 흡연, 음주, 범죄, 기후변화는 전 사회적, 국민적 문제다. 국가가 지금의 위기를 이겨내고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국민의 건강과 안녕을 제일로 챙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정부는 사회구성원들이 스스로 생각과 행동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선도하고, 국가가 펼치는 각종 정책으로부터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 국가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국민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일 것이다.
선전성은 정부의 정책을 TV나 라디오, 인터넷 매체, 공연과 이벤트 등 각종 수단을 이용해 홍보하는 홍보기관이다. 물론 정부기관이니만큼 그들이 사용하는 홍보비는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온다. 흔히 말하는 혈세다. 소중한 혈세를 쓰는 만큼 그들에겐 여러 가지 까다로운 원칙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게 각종 미디어를 통한 정부의 홍보(광고, 마케팅, 캠페인이라고 해도 뜻이 다르지 않은 표현이다)는 공정하고, 정직하며 객관적이고 성실해야 한다. 그리고 대중과 미디어로부터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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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장정훈 통신원 / KBNe-UK 대표 | ||
영국의 선전성은 정부가 추진하는 법이나 정책에 대한 일방적 주입, 주장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나 쉽게 공감하는 보편적 문제에 대해 합의된 정책, 그 정책에 따라 국민이 마땅히 알아야하고, 누려야 하는 혜택을 위해 존재한다. 선전성은 자신들이 세운 그런 원칙들이 지켜지지 않을 때 영국의 어떤 미디어도 그들의 요구에 응해주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영국의 미디어는 다분히 상업적이지만 동시에 지극히 자존심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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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반론] 런던=장정훈 통신원
동아일보 송평인 기자는 “영국엔 시위권이 없다”는 주장을 하면서 〈인권과 시민자유〉라는 책을 소개했다. 지난 달 26일, 필자는 그 책의 저자 스티브 포스터 박사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현재 코벤트리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었다. “한국의 한 신문기자가 당신이 쓴 책에서 ‘시위권은 잔여적이고(residual) 불확실한(insecure) 권리’라는 내용을 보았다고 하던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그는 매우 명료하게 말했다. “그건 사실이 아니다. 오늘날 영국은 인권법(Human Right Act 1998)으로 시민의 시위권을 보장하고 있다.” 영국 인권법 (Human Right Act 1998) 제 11조다. 책을 구해 살펴보았다. 무려 7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 505쪽에서 교수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법정은 기본적인 권리인 집회에 대해 법이 ‘불필요한 규제를 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할 의무가 있다”. 책은 시종일관 (송평인 기자가 보았다는 내용과는 정 반대로) 집회, 결사의 자유를 민주주의의 가장 기초적, 기본적 권리(Fundamental Right)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영국 국민의 시위권은 국내법뿐 아니라 유럽인권법에 의해서도 보장되고 있다. 동아일보가 사실과 증거를 모조리 왜곡한 셈이다. “영국은 보통법의 나라고. 보통법이란 것은 법전이 있는 게 아니라 판례로 형성되는 관행의 모음집이다.” 영국은 선사시대 부족국가가 아니다. 앞서 언급한 인권법뿐 아니라 재산법, 부동산법, 가족법, 사회보장법, 노동법, 집회/시위에 대한 법 등등 수도 없이 많은 법이 있다. 영국을 그저 관행에 따라 살아가는 나라인 것처럼 말하는 건 왜곡과 다르지 않다. 필자가 G20 시위와 관련해 문제로 삼은 부분은 “곤봉에 맞아 깨진 폭력시위대의 머리를 문제 삼지 않았다”는 부분이었다. 영국의 어느 언론도 경찰의 곤봉에 머리가 깨진 사람들을 폭력시위대라고 표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 신문이 경찰의 진압을 비판한 근거는 시위대의 권리가 아니라 시위와 관련 없이 현장을 오가던 시민의 권리였습니다”라는 반론은 더욱 심각한 오류다. 현장을 오가던 시민이 사망한 사건도 문제가 되었지만 더 크게 문제가 된 건 경찰이 시위대에게 행한 물리력이었기 때문이다. 텔레그라프와 더 타임즈에 실려 있는 동영상과 사진을 보자. 동영상: http://www.telegraph.co.uk/news/newstopics/politics/lawandorder/5181410/Head-of-IPCC-has-serious-concerns-over-police-supervision-at-G20.html
영국 곳곳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열리는 수많은 시위들, 특히 폭력사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G20와 같은 대규모 집회가 원천봉쇄 되지 않는 이유는 폭력시위를 이유로 시위 자체를 막는 것은 (국민의 기본 권리를 박탈하는) 심각한 불법행위이기 때문이다. 경찰 불만 위원회(IPCC)는 G20 이후 시위대로 부터 185건에 달하는 불만을 접수받아 진압경찰에 대한 수사와 징계를 단행하고, “경찰은 국민의 종이지 주인이 아니다”는 준엄한 경고를 내렸다. 시위권에 대해 물리적 위협을 가한 경찰에게 법의 이름으로 벌을 준 것이다. *스티브 포스터 교수의 〈인권과 시민자유〉는 인터넷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www.mylawchamber.co.uk/fosterhumanright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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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프랑스=표광민 통신원
재벌이 방송분야에 진출할 때, 어떤 일이 생길 것인가. 어떤 이들은 신규사업자의 진출로 방송의 다양성이 보장되고 고용이 창출될 수 있다고 한다. 경제적 효과를 잠시 뒤로 한 채 생각해 본다면, 방송이 재벌을 더 이상 비판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만은 확실하다. 재벌의 방송 장악을 거부한 프랑스에서는 지금도 방송은 독립성을 지키며 재벌을 비판하고 있다. 이번에는 프랑스 공중파 France 3와 거대재벌 볼로레(Bollore)가 라운드에 섰다.
볼로레 기업은 1822년으로 역사가 올라가는 볼로레 가문의 족벌 기업으로, 본래는 담배에 사용되는 종이 등을 만들어 오던 이름난 제지회사였다. 그러다 현재의 회장 뱅상 볼로레(Vincent Bollore)가 취임하면서 기업이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뱅상 볼로레 회장은 다른 회사들을 인수합병하며 자사를 거대재벌로 재편했다. 그 결과 볼로레 그룹은 교통, 에너지에서부터 미디어, 통신까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다. 특히 2005년부터는 케이블 종합채널인 Direct 8와 아침에 배포되는 〈Direct Matin〉과 저녁에 배포되는 〈Direct Soir〉, 두개의 무료신문을 창간해 세계 6위 규모의 미디어 기업이 되기도 했다.
| ▲ France 3의 시사고발 프로그램 <확실한 증거> 홈페이지. | ||
이 볼로레 그룹의 성장발판은 아프리카였다. 뱅상 볼로레는 1991년 해양운송 회사인 델마-빌줴(Delmas-Vieljeux)를 인수하며 토목, 건설 사업을 필두로 옛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국가들의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에도 볼로레 그룹의 총자산 가운데 20% 정도는 아프리카에 투자되어 있다.
프랑스 공중파 방송 France 3가 파헤친 볼로레 그룹의 비리 역시 아프리카 개발 사업 와중에 일어난 일이었다. 볼로레를 비판한 것은 이 채널의 〈확실한 증거〉(Pieces a conviction)라는 시사 고발 프로그램으로 2000년부터 시작해, 각종 사회 부조리를 파헤쳐왔다. 이 프로그램이 지난 5월 13일, 볼로레 그룹이 아프리카 토고의 한 신문을 ‘매수’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아프리카 개발사업에는 볼로레 그룹의 경쟁사로 프랑스-스페인계 자본인 프로고자(Progosa)라는 기업 역시 진출해 있다. 두 경쟁사는 2005년부터 토고의 수도 로메 항구 개발 사업으로 대립했는데, 2007년 당시 로메 지방의 한 신문에서 프로고자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게재된 일이 있었다.
〈확실한 증거〉의 취재진은, 로메지역 한 주간지 편집자 오귀스탱 아씨오보(Augustin Assiobo)의 증언을 통해 이 기사가 볼로레 그룹의 후원 아래 쓰여졌다고 보도했다. 즉, 프로고자에 대한 비난 기사는 볼로레 그룹의 한 임원이 돈을 건네준 대가로 작성되었다는 것이다. 다만, 〈확실한 증거〉는 기업이 신문사에 돈을 주는 행위가 아프리카에서는 빈번하다고 덧붙이기는 했다.
이에 대해 볼로레 그룹은 지난달 30일 프랑스 방송자문위원회에 항의서한을 제출해 France 3에 대한 제재조치를 요구했다. 〈확실한 증거〉가 자사에 대한 부정확하고 편파적인 내용의 보도를 했다는 것이다. 볼로레 그룹 측은 한걸음 더 나아가 ‘기사 매매’를 증언한 오귀스탱 아씨오보가, 오히려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 거짓말을 한다고 비난했다. 현재 볼로레 그룹과 France3는 방송자문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볼로레 그룹의 입장에서야 방송이 자신들의 잘못된 행적 대신 번듯한 겉모습을 보여주길 바랄 것이다. 아마도 그것이 이 그룹이 적극적으로 미디어 시장에 진출해 방송사를 만들고 아침 저녁으로 무료신문을 배포하는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은 재벌이 방송을 장악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프랑스에서 지난해 9월 논의되었던 미디어 사업분야 규제 완화 방침이 사회 전반의 비판으로 한 달여 만에 철회된 것도 재벌의 방송진출이 가져올 재앙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에서는, 몇몇 유력 신문들이 이 보고서가 마치 통과된 것처럼 오보를 낸 바 있다. 아마 해당 신문사 담당기자들의 프랑스어 실력에 문제가 있었거나 신문사의 양심에 문제가 있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 ▲ 프랑스=표광민 통신원/ 프랑스 고등교육원(EPHE) 제 5분과 정치철학 박사과정 | ||
미디어법을 환영하는 이들 역시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대부분 재벌일 방송분야 신규사업자들이 방송의 다양성을 확대하고 언론의 독립성을 훼손시키지 않으리라 믿을 만큼 순진하거나, 아니면 속으로는 재벌의 언론장악을 바라면서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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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도쿄=백승혁 통신원
일본에서는 정규 방송 중에 방송이 중단되고 갑자기 긴급 방송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것도 모든 방송국이 거의 동시에 말이다. 대부분이 대형 지진이 일어났거나 일본 천황 일가에 대한 뉴스의 경우다. 광고주의 눈치를 보는 민간 방송국은 웬만하면 정규 방송을 중단하지 않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예외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며칠 전 정규 방송이 중단되는 사태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 황당한 경험을 했다. 여느 때처럼 아침 6시에 일어나 텔레비전을 켰는데 얼마 있자 마이클 잭슨의 사망 관련 속보가 흘러나왔다. 비몽사몽 중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필자도 마이클 잭슨 팬의 한 사람으로서 역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관련 뉴스가 방송될까 싶어서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기 시작했다. 아직 사망이 공식적으로 발표되기 전이어서 그런지 6시대 뉴스에서는 별로 다루지 않았다.
| ▲ 미국의 연예 전문 뉴스 사이트 TMZ 닷컴 홈페이지에 올라온 마이클 잭슨 사망 관련 보도. <사진제공=TMZ 닷컴> | ||
그런데 방송의 판도는 8시부터 완전히 돌변했다. 여전히 사망 공식 발표를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마치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긴급 방송을 내보내는 것처럼 후지테레비와 테레비아사히의 대표적인 아침 뉴스 와이드쇼 채널은 방송 시간인 8시부터 일제히 마이클 잭슨 보도부터 시작했다. 방송은 “오늘은 매우 유감스럽게도 프로그램의 내용을 대폭 변경하여 방송하게 됐습니다”라는 설명으로 시작됐다.
특히 후지테레비의 인기 와이드쇼 〈토쿠다네〉는 마이클 잭슨 사인에 대한 특집 방송으로 편성되면서 관련 보도로 거의 ‘도배’를 했다. 미국의 연예 전문 뉴스 사이트 TMZ 닷컴의 보도를 인용하면서 시작된 〈토쿠다네〉는 2시간 방송 중에서 장장 1시간 30분 남짓한 시간을 마이클 잭슨 관련 소식에 할애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편성된 영향인지 동일한 뮤직비디오 등의 자료 화면 반복과 상황 진전 없는 미국 현장 소식을 듣기 위한 특파원과의 연결이 주된 내용이었다. 의미 없는 반복이 계속된 것이다.
이에 반해서 경쟁 뉴스 와이드쇼인 테레비아사히의 〈슈퍼모닝〉은 기존에 예정하고 있던 뉴스와 병행하는 스타일로 방송했다. 물론 뉴스의 시작과 많은 부분이 마이클 잭슨의 사망 관련 소식이었지만 〈토쿠다네〉에 비하면 뉴스 채널로서의 최소한의 성의는 보였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가 〈토쿠다네〉의 이번 마이클 잭슨 사망 관련 보도에 위화감을 느낀 것은 비록 연성화된 와이드쇼라고는 하나 〈토쿠다네〉는 어디까지나 뉴스를 중심으로 전해 온 보도 프로그램이기에 사회 제반 문제에 대한 논의와 정보 제공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하루의 특집 편성이었다고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일본에서는 정권의 교체설까지 나오면서 현 정권의 수장인 아소 총리의 인사 문제와 중의원 해산 문제 등으로 나라의 국정이 어수선한 상태다.
또 6월 27일은 7명이 사망하고 300명 이상이 중경상을 입은 신흥종교단체인 옴진리교가 일으킨 마츠모토 사린 사건이 발생한지 15년 되는 날이다. 다시 말해 일본의 민간 방송국들이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저널리즘 기관이라고 스스로 일컫고 있다면 그에 걸맞은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 도쿄=백승혁 통신원 / 일본 조치대학교 신문학 전공 박사과정 | ||
후지테레비는 같은 날 저녁 7시에 버라이어티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마이클 잭슨 사망 관련으로 긴급 특별 방송을 편성했다. 그렇다면 오전 뉴스 시간의 특집 방송의 의미는 무엇이었단 말인가. 물론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사망 소식을 뉴스화하는 것에 대한 이견은 없다. 그러나 다른 시간대에 편성이 가능함에도 굳이 전할 뉴스가 없었다는 듯 뉴스 시간의 거의 전부를 할애해서 특집 방송한 편성 의도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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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여름 미국의 금융 위기로 시작된 세계적인 경기 침체는 영국 사회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고든 브라운(Gordon Brown) 내각이 출범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시작된 세계 금융 위기는, 지난 해 영국 사상 최고로 가파른 집값 하락을 초래했고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 심리는 급속히 위축됐다. 길거리 상가들은 ‘신용 대란 할인(Crunch Crisis Bargain)’을 내걸고 저가 전략으로 불황을 버티려고 노력하고 있고, 결국 점포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상점들도 어렵지 않게 눈에 띈다.
2009년 1월 영국의 실업자수는 200만에 육박하며 199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고, 작년 말과 올해 초 많은 기업들이 대대적인 고용 감축을 발표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청년 실업’이 영국 사회의 주요한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이번 여름에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은 지난해에 이어 금융 위기 이후 사회에 나가는 두 번째 집단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올해 졸업자들에게 할당된 자리는 예전에 비해 17% 감축됐고, 2008년 졸업생들도 여전히 직업을 구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이 기사에서 패트릭과 폴리는 금융 위기(Credit Crunch) 시기 대학을 졸업하는 이들을 ‘크런치 세대(Crunch Generation’)라고 표현하며,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 세계적 경기 침체로 인해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국 경제 관련 MBC 뉴스 보도. <사진제공=MBC>
“졸업자들의 목소리에는 느닷없이 친구에게 따귀를 맞은 사람과 같은 당황함이 베어있다. 선생님들, 부모들, 정치인들 모두 그들에게 대학 교육이 좋은 직업을 구하기 위한 열쇠라고 말했다. 직업 조언가들은 일 경험을 쌓으라고 조언했다. 그래서 의무적으로 좋은 학점을 위해 공부했고, 유용한 인턴쉽과 교외활동 등을 하며 CV를 예쁘게 치장했다. 그리고, 그들은 경기 불황의 강 펀치를 맞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가디언> 2009년 1월 10일 자)
작년에 영문학을 전공한 여학생은 막스앤스펜서 식품 판매원으로 취업을 했지만, 막스앤스펜서가 지난해 1200명 인원 감축을 하며 계약이 파기 됐다. 그는 전공이 현재 직업을 구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현재 직업 구하기는 “돈을 위한 것이지 경력을 위한 것이 아니다”고 말한다. 세계적인 명문대 옥스포드 대학을 다니고 있는 남학생은 학비를 보충하기 위해서 최근 우체국 일을 지원했다.
하지만 구인 광고에 “대단히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이라는 경고”가 붙은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버밍햄 대학을 졸업한 또 다른 학생은 지난 여름부터 올해 초까지 35개의 유급직과 75개의 무급직에 지원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는 “바에서 일을 구하는 것도 지금은 힘들다. 거기서는 1년 이상 일할 사람을 원했는데, 그사이에 나는 풀 타임 직업을 갖고 싶다고 정직하게 말해서 실패했다.” 유사한 좌절을 겪고 난 후, 경영학을 전공한 또 다른 학생은 직업 구하기를 포기하고, 현재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규 졸업자들에게 찬스는 거의 없다. 모든 사람들이 학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장점도 없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가디언>은 크런치 제너레이션이 이력서를 단장할 수 있는 직업은커녕 단순 노동직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에 처해 있음을 보여 준다.
지난해 인터뷰 차 한국에 들어갔다가 <88만원 세대>라는 책을 읽었다. ‘88만원 세대’는 계약직 단순 노동자로 전락하여 한 달 평균 88만 원을 받고 일하고 있는 20대들을 가리키는 용어다. 저자는 유럽 국가들과 일본의 젊은이들이 20대가 되면 자연스럽게 독립을 하는 반면, 한국의 20대들은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독립을 못하고 부모에게 기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영국의 상황을 보면, 한국의 ‘88만원 세대’가 처한 현실은 비단 한국적인 특수성에 기인한 현상이라기 보다, ‘신경제(New economy)’라고 불리는 전세계적 금융망에 기반한 경제구조가 만들어 내는 보편적인 현상으로 보는 것이 더 적합한 듯하다.
영국=채석진 통신원
stonyjin@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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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런던=장정훈 통신원
불황에 사업거리나 하나 소개할까보다. “힘들어서 못해먹겠다”는 소리가 입에서 저절로 나오는 언론인들이라면 솔깃해할 만한 사업거리 말이다. 영국의 썩은 정치판이 ‘쓰나미’를 만났다. 집권 노동당이 파멸직전이고, 고든 브라운 총리의 사퇴를 종용하는 목소리가 크고 거칠다. 여야를 막론하고 이미 여러 명의 국회의원과 각료가 옷을 벗었다. 개각설이 도는 와중에도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피해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지금으로써는 예측조차 불가능하다.
영국에 이토록 잔인한 정치적 ‘쓰나미’를 몰고 온 건 바로 언론이다. 한 신문사의 특종이 정치권 상공에 무차별적으로 뿌려지면서 부패한 정치판을 초토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마치 신이라도 들린 듯 특종이라는 원자폭탄을 마구 뿌려대고 있는 그 신문사의 이름은 다름 아닌 <데일리 텔레그라프>다. 데일리 텔레그라프가 쏟아내는 기사를 수많은 언론사들이 받아 확대 재생산하면서 부도덕하게 국민의 혈세를 써댄 영국의 정치판이 공황상태에 빠져버린 것. 영국의 언론은 한번 먹잇감을 물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독한 근성이 있다. 지금 영국의 언론은 먹잇감을 제대로 찾았다.
| ▲ 내부고발자 보호를 위해 설립된 영국의 한 회사 홈페이지. | ||
존윅. 전 특부수대(SAS) 출신으로 전쟁터에서 인질이 된 사람들의 석방을 돕는 인질 석방교섭 전문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 그가 신분을 밝힐 수 없는 한 인사로부터 백만개가 넘는 영국 국회의원들의 경비집행 영수증이 담긴 CD를 입수한다. 그리고 데일리 텔레그라프로 달려간다. 데일리 텔레그라프는 수년간 국회의원들의 부당한 경비지출에 대해 취재를 해온 한 프리랜서 여기자에게 분석을 의뢰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정치판에 투하할 수십개의 핵폭탄을 준비한 뒤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하나씩 시리즈로 뿌린다.
당황한 하원이 서기관 말콤젝을 내세워 정보누출에 대한 경찰 수사를 의뢰했으나 영국의 경찰은 어떤 수사도 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다. 경찰이 수사를 거부한 이유는 간단하다. “유출된 국회의원의 경비지출내역은 국가나 공공의 안전에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국민의 관심사가 될 만한 사안이므로 비록 그것이 기밀이었다고 하더라도 수사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 한마디로 부정부패를 고발한 사람을 ‘기밀유출’이라는 이유로 수사해 벌을 줄 수는 없다는 거다.
여기에 앞서 말한 사업거리가 숨겨져 있다. 언론판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확인된 정보는 아니지만 신빙성이 높다) ‘국회의원 살생부(의원경비 지출내역)’를 입수한 존윅은 데일리 텔레그라프에 살생부를 넘기기 전에 몇 개의 타블로이드 신문과 접촉해 의원 한 명당 1000만원, 총 6억원을 요구했다. 그런데 그의 요구가 타블로이드 신문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번엔 〈더 타임즈〉를 찾는다. 그리고 자료와 자료 분석료로 다시 6억원을 요구한다. 30분간의 협상 후 〈더 타임즈〉는 그의 제안을 거부한다. 빈손으로 〈더 타임즈〉를 나온 존윅은 〈데일리 텔레그라프〉를 찾아간다.
〈데일리 텔레그라프〉는 존윅의 살생부를 얼마 주고 사들였을까? 역시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1억 4000만원 정도는 줬을 것이라는 말이 유력하게 돌고 있다. 사실 전면에 나서서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는 이는 존윅이지만 더 중요한 사람은 국회 내에서 기밀유출이라는 내부고발을 감행한 사람일 터. 물론 이걸 밝혀내 달라는 하원의 요구는 공공의 이익이 더 중요하다는 경찰에 의해 간단히 묵살됐다.
〈데일리 텔레그라프〉 역시 취재원 보호차원에서 그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있고 성난 영국국민 역시 언론이 가르치는 달(부정부패)이 중요하지 손가락(고발자)이 중요한건 아니라는 듯 고발자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존윅이 살생부를 들고 여러 신문사를 돌아다닌 만큼 웬만한 신문사는 모두 그 내부고발자가 누구인지 알 것이라는 게 언론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내부고발자가 스스로 나서지 않는 한 그 정체가 밝혀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살생부를 들고 얼마의 대가를 받았든 혹은 한 푼도 받지 않았든 존윅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 한 치의 후회도 없다. 나는 역사의 무대에서 내가 맡은 부분을 했다. 죄를 진자를 벌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존윅의 뒤에 숨은 국회 내 내부고발자도 존윅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거라는 걸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영국에서 내부고발자는 용기있고, 정의로운 사람으로 간주된다. 공공의 이름으로 혹은 조직의 이름으로 내부고발자를 배신자라고 낙인찍는 경우는 없다.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내부고발자들은 정의로운 역사를 이끌어 왔고 사회는 그들에게 일종의 빚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리 옳은 일을 했어도 내부고발자는 자의 혹은 타의로 모습을 드려내야 할 상황에 몰리기도 하고, 조직을 떠나야 할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그럴 때 빈손은 그들에게 가장 큰 장애이자 두려움이다.
그래서 내부고발자에게 도움을 주는 단체가 상업적인 형태로 존재하기도 한다. 그런 상업회사들은 내부고발자의 제보를 받아 적당한 언론사를 찾아 정보를 넘겨주고, 제보된 정보의 뉴스가치에 따라 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존윅처럼 대신 나서거나 철저히 베일로 가리거나 하는 방식으로 내부고발자의 신분을 보호해 주고, 내부고발자가 소속기관이나 단체, 회사의 부정한 내부를 폭로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정확히 입수할 수 있도록 교육도 시켜준다. 필자가 이를 언론인들을 위한 사업거리가 될 수도 있을 거라고 말하는 이유는 이 사업에 관계된 사람들의 상당수가 언론사 출신이기 때문이다.
| ▲ 런던=장정훈 통신원 / KBNe-UK 대표 | ||
정의도, 민주주의도 결국 돈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걸까. 자못 씁쓸하긴 한다. 하지만 이 사업은 나름의 정당성을 갖추고 있다. 이번 영국의 사태에서 보듯 민주주의 사회가 그 가치를 지켜내고, 정의와 상식이 승리하는 사회로 발전하도록 돕는데 힘이 된다는 거다. 나는 지금 불순한(?) 꿈을 꾼다. 대한민국 도처에서 이유 있는, 애국적, 애사적 배신자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기를, 그리하여 양심선언과 내부고발이 줄을 잇기를, 그 고발자들이 정의롭고 용기있는 사람들로 대우받기를.
다음은 내부고발자를 위한 영국 회사들의 홈페이지다.
https://www.whistleblowers.uk.com
http://www.safecall.co.uk/: investigative
http://www.whistleblower.co.uk
http://www.employeefeedback.co.uk/whistle_blowing.asp
이게 돈벌이가 될지, 돈벌이로 삼아도 문제가 없을지 여부는 독자 여러분이 직접 판단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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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북경=배은실 통신원
한국사회를 충격에 빠트리고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세기의 사건으로 남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앞에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고 필자 역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필자에게는 지난 해 쓰촨 대지진 발생 후 3일 동안 실시된 국가 애도일이 끝난 후에야 중국에 지진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한 중국친구가 있다. 그러데 그 친구조차 사건 바로 다음날 이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알고 있었다.
친구는 이동전화 뉴스메시지를 통해 이 소식을 접했는데, 보통 중국은 중국 정계 소식을 첫 뉴스로 전하고, 그 다음에야 중국과 관련된 기타 다른 소식과 신변잡기적 뉴스를 보내온다고 했다. 하지만 그 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알리는 메시지가 첫 뉴스로 날아들었다며, 이런 일은 중국에서도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다면서 놀라움을 표했다.
| ▲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보도를 하고 있는 중국 언론. <사진제공=신징빠오(新京報)> | ||
이동전화 메시지의 순서가 바뀐 것처럼 중국 매스컴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상당히 큰 비중을 두고 보도했다. 중국의 대표 방송인 CCTV를 비롯한 수많은 미디어가 한국현지의 모습을 화면에 담았고, 그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하여 노 전 대통령의 유서, 참배하는 조문객들, 영결식 그리고 장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조명했다. 중국정부를 대표한다는 신문 <인민일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검찰수사를 받은 한국 대통령 가운데 뇌물 수수액이 가장 적은 사람”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유명한 포털사이트 신랑(新浪, sina.com.cn)은 5월 31일자 기사에서 “수많은 한국인에게 있어, 가난으로 인해 학교를 중퇴할 수밖에 없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국 대통령 당선은 그 사실 자체만으로 하나의 기적이었다”며 노 전 대통령을 ‘평민 대통령’이라고 부르며 그의 어린 시절과 재야시절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모습을 자세히 보도했다. 이 뿐 아니라 크고 작은 수많은 언론이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중국 언론은 단순히 그의 죽음을 전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그의 죽음을 통해 중국의 정치와 중국 정치인들의 현실을 비판했다.
런민왕은 5월 26일자 신문에서 ‘노무현을 보며, 몰래 웃음 짓는 중국의 탐관오리들’이란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60억 원의 가족비리 혐의로 자진을 선택했다. 현대 사회에서 전 대통령의 개인재산이 600만 달러인 경우는 큰 나라든 작은 나라든 드문 일이 아니다. 만약 노무현 전 대통령이 중국인이었다면, 중국에서 대통령을 지냈다면, 그의 마지막은 어떠했을까.
| ▲ 북경=배은실 통신원/ 게오나투렌 | ||
그러므로 우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끼는 동시에, 중국의 수많은 탐관오리들의 행운에 씁쓸한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다”라고 썼다. 그는 세인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제도에 분노를 느낄는지 아니면 중국 탐관오리들의 대담함과 대범함에 갈채를 보낼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사건은 중국 정치의 현주소를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한다고 기고했다.
마지막으로 타이완 〈금일뉴스(今日新聞)〉는 “한 타이완 시의원은 노대통령과 천수이벤 전 대만 총통을 비교하며, 천수이벤 전 총통을 염치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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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탄 화력도 잠재운 애도 분위기 전해
[외신이 본 노 전 대통령 서거]
LA=이국배 통신원 newslee2000@hotmail.com
상식에 속하는 이야기이지만, 특정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는 출발점은 그 나라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것은 매우 기초적인 의사소통 수단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특정문화에 대한 이해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언어에 대한 이해를 확보한 후 ‘현장’이라는 같은 공간에 위치하면, 그래서 일시적이나마 부분적인 생활세계를 공유한다면, 특정 문화 현상의 본질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역시도 충분치는 않은 것이 문화에는 단지 공간적인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적인 축적이 동시에 존재한다. 즉 ‘일정한 시간’을 특정한 공간 내에서 공유하지 않으면, 역사라는 물결의 흐름 속에 동시적으로 있지 않으면, 특정의 문화 형태를 이해하거나 해석하는데 한계를 갖게 되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취재하는 미국 언론들의 어려움은 여기에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자살’이라는 대한민국 정치사의 전대미문적 형태를 지녔기 때문에, 이 서거의 정치적, 문화적 의미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도무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부정혐의로 인해 검찰 수사의 대상이 되던 노 전 대통령이 서거 이후에 어떻게 해서 수십만의 국민을 6월 항쟁이나 월드컵 4강 신화에 버금갈 만큼의 거대한 광장으로 이끌어 낼 수 있었는지, 운구행렬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노란 물결의 한국 국민들은 어떠한 이유에서 그토록 슬픔과 분노를 한결 같이 토로해 냈던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민들은 지난 대선에서 왜 현 정권을 선택했던 것인지, 어느 미국의 언론사 기자가 서울 특파원으로 처음 발령받아 취재에 들어갔다면, 그 기자 평생에 이처럼 해독하기 어려운 취재 대상은 별로 많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현장을 보도하고 있는 미국 CNN <사진제공=CNN>
이러한 의미에서 미국 언론들이 “죽음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다시 한 번 되돌린 노무현 전 대통령”(뉴욕타임즈 5월 29일)을 둘러싼 한국사회의 본질을 전달하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마지막 길을 가는 “전 대통령에게 존경심을 표하는 한국 국민들”(CNN 5월 29일)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이 같은 현상을 “세계적으로 자살률이 높은 아시아 국가들의 사회현상”(CNN 5월 26일)으로 보아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도덕성을 마지막 보루로 삼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의 취급을 대중들로부터 받는 것에 대한 극단적인 모욕감”(워싱턴포스트 5월 29일)으로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돌파구를 선택했다는 개인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접근을 해야 하는 것인지, 나아가 “한국과 일본 같은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불명예의 끝에서 영예로운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모든 문제들을 일시에 해결해 버리는 전통”(뉴욕타임즈 5월 29일)을 갖고 있다는 역사 문화적인 이해를 해야 하는 것인지, 도무지 접근방식 자체의 선택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 언론의 입장에서는 광장에 모여든 수십만의 한국인들이 어떤 이유에서 “슬픔과 분노의 복합된 감정”(뉴욕타임즈 5월 25일)을 갖게 되는 것인지, 집권기에는 그토록 조롱하고 실망하던 전 대통령에 대해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한국의 정치 관례를 볼 때 검찰이 직권남용을 했다”(워싱턴포스트 5월 29일)며 분노하는 것인지, 이 역시도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정서였던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언론은 대한민국에서 “무엇이 올바른 도덕이며, 법인지 되묻게 된다”(뉴욕타임즈 5월 29일)고 토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물론 미국 언론의 이 같은 보도들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서울 현지 기자들을 통해 보도된 일종의 번역 기사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마찬가지의 문화적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미국의 독자나 시청자들은 마치 그것은 번역물을 읽을 때와 마찬가지의 정서적인 부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미국 언론의 충격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상황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 관련 기사가 가장 많이 읽은 기사 1위를 여전히 유지했다”(CNN 5월 26일)는 사실, 그리고 “북한은 핵실험을 했지만, 한국 국민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전 국민적인 애도 속에서 이를 철저히 무시했다는 사실”(CNN 5월 25일)에서 정점에 이른다.
핵폭탄의 엄청난 화력도 잠재워 버리는 온 국민의 엄청난 슬픔, 이에 대한 국제적인 이해를 구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다면, 어쩌면 그 자체가 우리에게는 지극히 무의미한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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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프랑스=표광민 통신원
최근 프랑스에서는 한 인터넷 신문과 은행 사이에 법정싸움이 시작되었다. 분쟁의 두 당사자는 〈미디어파트〉(Mediapart)라는 인터넷 신문과 깨스 데파르뉴라는 은행이다. 미디어파트의 대표 에디 플레넬(Edwy Plenel)과 기자 로랑 모뒤(Laurent Mauduit)가 깨스 데파르뉴 측의 고소로 지난 12일 파리 법원에 출두했던 것이다.
깨스 데파르뉴는 미디어파트를 상대로 11가지 사항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는데 핵심은 깨스 데파르뉴의 신임사장인 프랑스와 페롤의 대표 취임절차에 관한 것이다. 미디어파트는 페롤 사장의 취임이 불법적이었다고 비난해 왔다.
▲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미디어파트는 〈르몽드〉의 전 편집장이었던 에뒤 플레넬이 2008년 창간한 온라인 신문으로 “기자들이 스스로 여러 사건들을 파헤친다”는 활동목표를 갖고 있다. 미디어파트는 지난 2월 21일부터 프랑스와 페롤 사장의 취임 배경을 파헤쳐 왔다. 문제의 인물 프랑스와 페롤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그의 보좌관으로 일해 왔었다. 언뜻 떠오르는 우리의 용어로, ‘낙하산 인사’였던 셈이다.
소송을 당한 미디어파트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플레넬 대표는 지난 5일 자사의 사이트를 통해 ‘법정에 선 정보의 자유’라는 제목의 글을 개제했다. 그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등 언론 전분야에 걸쳐 언론의 자유와 다양성을 침해해 온 연장선 상에서 자신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프랑스의 여러 단체들 역시 법정소송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깨스 데파르뉴와 프랑스 사법당국을 비판했다. 대표적인 단체가 ‘인권연맹’으로 이들은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기업의 압력 때문에 침해당하기에는 언론의 자유는 너무나 소중하다”고 호소했다. 인권연맹은 “미디어파트와 같은 신흥 인터넷 매체를 조사하는 것은 언론의 다양성을 훼손한다”며 소규모의 인터넷 매체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파트는 자사의 사이트를 통해, 언론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페롤 사장의 취임을 비판해 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미디어파트가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듯, 4일부터 시작된 온라인 지지서명에는 첫날에만 6000여 명의 각계각층 인사와 일반시민들이 참여했다. 고소를 당한 로랑 모뒤 기자는 ‘미디어파트에 대한 수많은 지지, 고맙습니다!’라는 글로 자신의 정당함을 피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언론의 자유가 침해당하고 있는 프랑스의 현실에서, 지지서명을 했던 모든 이들 역시 미디어파트의 싸움이 길고 힘들어질 것임을 알고 있다. 에뒤 플레넬 스스로, 소송은 올해 가을이나 내년 초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되리라 예상하는 등 장기적인 싸움을 각오하고 있다. 다음 소환조사는 26일로 잡혀 있다.
프랑스에서 언론의 자유는 정부, 자본, 낙하산 인사 등에게 쉴 새 없이 공격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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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LA=이국배 통신원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5월 8일자)를 보면, ‘O세대와의 만남(Meet Generation O)’이라는 기사가 실려 있다. 이른바 ‘O’세대는 과거의 ‘X세대’와 대칭이 되는 단어다. ‘X세대’가 정치적 무관심과 개인적 관심에 몰입되어 있는 젊은이들을 지칭했다면, 최근의 신조어인 ‘O세대’는 강한 정치적 의식과 사회적 관심을 가진 세대로서, 인터넷과 블로그 등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여론을 형성해 낸 역사의식에 투철한 요즘의 미국 젊은이들을 의미한다.
이러한 세대의 구체적인 형태는 버락 오바마를 지지했고, 또 그를 미국의 대통령으로 만들어 낸 젊은 유권자층이다. 오바마를 지지하는 새로운 블로거들에서 유래된 ‘O세대’라는 말은 정치적, 사회적 의식에 대한 강력한 긍정의 힘을 담고 있다는 측면에서, 정치와의 결별을 선언했던 정치 부정의 세대 ‘X세대’와 묘하게 대립되도록 조어가 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 ▲ <뉴스위크> 최신호(5월 8일자)에 실린 ‘O세대와의 만남’ 기사. | ||
이 말의 배경은 미국 터프츠 대학 ‘시민교육과 책임을 위한 정보와 연구센터’(CIRCLE)의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른 것으로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다. 실제로 퓨 리서치연구결과에 따르면, 2000년까지만 해도, 조지 부시가 공화당 대선 후보라는 사실을 아는 24세 이하의 젊은이들은 미국에서 44%에 불과했다. 55세 이상은 70%에 달했지만 말이다. 이랬던 미국의 젊은이들이 불과 8년 만에 대선의 당락을 좌우하는 ‘캐스팅 보터’들이 된 것이다.
미디어라는 관점에서 이들 ‘O세대’가 의미를 갖는 것은 우선 “세상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정보 습득방식은 최근의 우리나라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과거의 언론매체들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서이고 더 나아가 자신만의 블로그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양한 뉴스를 습득하고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나름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결정적인 정보전달매체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보수진영이건 진보진영이건, 과거의 언론매체들에 기준점을 두고 젊은이들의 소위 뉴스 습득력이 매우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지금의 50대 이상 세대보다 신문을 읽지 않으며, 뉴스 방송도 보지 않는다고, 민주주주의 앞날까지 운운하며 걱정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일에 관심이 많은 구세대’들이 ‘세상을 모르고 있는 동안’, 미국의 신세대는 아예 세상을 바꿔 버렸다.
그런데 더욱 걱정스럽고도 흥미로운 소식이 나왔다. LA 타임즈(5월 10일자)는 펜실베니아 대학의 아넨버그 신문방송연구소의 연구 결과, 미국의 주요 일간지들이 지난 2000년 이후 신문 독자의 급락에 대한 기사를 2000번 이상이나 실은 반면, 미국의 방송사들은 뉴스 시청자의 감소에 대한 보도를 겨우 22번만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방송사들은 아직도 방송 뉴스 시청률의 하락을 ‘은폐’하는 데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꼬집는 기사다.
미국 시청자들은 뉴스를 포함한 방송사 프로그램들의 시청률을 알 수도 없고, 별로 관심도 없다. 처음부터 민영화(?)되어 있는 미국의 대형 방송사들의 시청률을 안다는 일은 마치 일반 대기업 물품들의 도매가격을 아는 일과 흡사해서, 방송 관계자 혹은 광고주들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청자들이 알기도 쉽지 않고, 알려줘야 할 의무도 없다. 하지만 미국 주요 방송사 뉴스 프로그램의 주요 시청자 타깃이 소위 ‘O세대’가 아니라는 사실은 해당 프로그램의 광고들만을 봐도 알 수 있다. 방송사 스스로 젊은이들은 더 이상 텔레비전 뉴스를 보지 않는다는 것을 자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미국의 젊은 세대는 자신들만의 언론매체를 만들어 가고 있으며, 그것은 현실 속에서 여론을 좌우하는 가장 강력한 매체로 성장해 가고 있다.
| ▲ LA=이국배 통신원/ KBS America 편성제작팀장 | ||
새로운 세대가 더 이상 시청하지 않고 그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도 없는 TV 뉴스, 이렇게 엄연히 현실을 떠나 있으면서도 오늘도 현실을 전하고 있는 TV 뉴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숨기고만 있는 미국 TV 뉴스의 미래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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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런던=장정훈 통신원 / KBNe-UK 대표
지난 4월 1일, G20 정상회담이 열리는 가운데 시위가 한참인 ‘더 씨티’ 한복판에 있었다. Bank of England(영란은행) 앞을 가득 매운 시위대는 한줌도 안 되는 경찰들의 봉쇄로 사방이 가로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돼 있었다.
경찰은 시위대의 숫자에 비하면 정말 ‘한줌’도 안됐다. 그냥 ‘확’ 밀어버리면 ‘뻥’ 뚫리고 말 터인데도 시위대는 그 ‘한줌’의 경찰들이 몸으로 펼치고 있는 봉쇄망 안에 갇혀 예정된 가두 행진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삼삼오오 짝을 진 경찰들이 시위대 안으로 들어오기도 했지만 시위대와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봉쇄망 속에 갇혀버린 시위대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하고, 노래를 하기도 하고, 도시락을 먹기도 하면서 마치 길거리 축제에라도 나온 듯 자유롭게 웃고 떠들었다.
▲ 지난 4월 1일 G20 정상회담이 열리는 도중 영국 영란은행 앞에서 시위를 벌였던 시위대의 모습.
그렇게 여러 시간이 흘렀다. 경찰은 봉쇄망을 풀었다, 다시 만들었다를 반복했다. 그러는 사이에 경찰의 봉쇄망을 빠져나온 시위대들이 경찰들의 뒤쪽에 서면서 마치 한줌의 경찰을 엄청난 숫자의 시위대가 포위하고 있는 형국이 됐다. 그렇지만 여전히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치선에서 충돌이 일면 후방의 경찰들이 시위대를 뚫고 들어와 지원을 하고 다시 빠져나가기를 반복했다. 시위대는 후방의 경찰이 들어와 문제가 된 시위대원을 체포해 가거나 할 때 야유를 퍼 부으며 먹던 사과나 음료수병을 집어 던지는 것으로 최소한의 항의를 표시했다. 경찰과 시위대 모두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음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고 그 선을 넘을 경우 어떤 사태가 닥칠지 분명히 알고 있는 듯 했다. 경찰이 시위대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나 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자신감이 없었다면 그런 진압 방식을 택할 리 없을 터였다.
좀 더 많은 시간이 흐르자 시위대의 숫자는 급격히 줄어들었고, 경찰은 봉쇄망을 좁히며 시위대의 해산을 종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양측 간 오랜 시간 억눌러 온 인내심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경찰과 시위대간에 충돌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공무를 집행하는 경찰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시위대의 자극에 자제력을 잃은 일부 경찰들이 몽둥이를 휘둘렀고, 몸과 방패로 시위대를 밀어 넘어뜨렸다.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르는 시위대의 모습도 보이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 즈음되면 몽둥이와 방패로 무장한 경찰을 맨몸의 시위대가 당해낼 수는 없다. 아니 시위대는 최소한의 저항만 할뿐 당해내려 하지도 않고 있었다.
각국의 정상들이 런던을 떠난 후에도 영국의 미디어는 끝내 폭력으로 얼룩지고 만 그날 ‘더 씨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금까지도(보수, 진보 구별 없이) 각 언론사의 웹사이트는 경찰의 과잉 진압을 보여주는 기사와 동영상을 올려놓고 있다. 시위가 있던 날 현장엔 시위대의 숫자만큼이나 많은 카메라가 등장했다. 시위대는 매순간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디카와 폰카를 들이대고, 경찰은 경찰대로 곳곳에 카메라 인력을 배치해 동영상과 스틸카메라로 현장을 채증하고 있었다. 디지털은 시위현장에서도 그렇게 맹활약하고 있었고 그 결과물은 방송과 언론사 웹사이트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졌다. 그 힘은? 동영상에 찍힌 수많은 경찰들이 독립수사기관(Independent Police Complaints Commission)의 수사를 받고, 징계를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인들은 야당과 여당 가릴 것 없이 경찰의 과격 진압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폭력 앞엔 진보도, 보수도 없고, 여도 야도 없다. 모두 나서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게 상식이다. 그래야 시위대건, 경찰이건 폭력을 자제하지 않겠는가?
▲ 동아일보 4월6일자 31면.
최근 우연히 보게 된 <동아일보> 송평인 파리 특파원의 칼럼은 필자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폭력시위, 씨도 안 먹히는 영국’이라는 제목의 칼럼. 그날 그곳에 있었다는 그 특파원은 “경찰의 곤봉에 맞아 피를 철철 흘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TV를 통해 방송 되었지만 대부분의 현지 신문이 곤봉에 맞아 깨진 폭력시위대의 머리를 문제 삼지 않았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면서 영국법에는 시위권이 없다는 주장까지 한다. 영국의 언론은 시위대의 깨진 머리를 문제 삼아 상세히 보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찰은 독립수사기관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것까지 보도하고 있다. 영국의 법은 명백히 시위를 보장하고 있으며, 시위의 중요성과 역사적 성과까지 강조하고 있다. 시위를 법으로 보장하지 않는 나라가 있다니, 그것도 민주주의의 발상지라는 영국이 그렇다니…. 믿을 수 없다.
폭력적인 시위가 정당화 될 수는 없다. 하지만 폭력시위를 유발하는 행위도 정당화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자제력을 잃은 경찰의 폭력진압도 용납될 수 없다. 영국의 언론은 그 점을 명확하게 짚고 있고, 경찰도, 정치권도 그런 언론의 지적이 그르지 않음을 인정하고 있다. 착하디 착하게 생겼던 한 영국 경찰이 생각난다. 경찰의 봉쇄망을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영국내무부가 인정한 프레스카드가 있으면 됐다. 프레스 카드를 소유하고 있는 필자는 그날 그 자리에서 언제든 빠져 나올 수 있었다. 그렇지만 프레스카드가 없는 동료를 혼자 두고 나올 수 없었던 난 경찰의 봉쇄를 이해할 수 없다며 항의 했고, 흥분한 상태에서 경찰을 밀치다 체포됐다. 수갑을 차고 경찰차에 실린 내가 잠시 후 진정하는 모습을 보이자 그 경찰은 차근차근 상황을 이야기 하면서 내가 흥분을 가라앉힌 것 같으니 이제 돌아가도 좋다고 하며 수갑을 풀어줬다. 그 정도면 아무리 경찰이라도 인간적이지 않은가? 그가 집행한건 나쁜 폭력이 아니고 착한 공무였다. 단호히 대처하고 다 잡아 가두겠다고 겁주는 그런 모습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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