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에 해당되는 글 236건

  1. 2010/03/18 프로그램 협찬내역이 비밀? (3)
  2. 2010/03/15 [우석훈] 기독교, 순교자를 만들지 마라 (1)
  3. 2010/02/25 [이주연] 멋진 하루
  4. 2010/02/25 [김현진] 낚느냐 낚이느냐, 후크송의 인기 이유
  5. 2010/02/25 ‘아마존의 눈물’을 울린 독립PD (1)
  6. 2010/02/23 [우석훈] 이명박 정부, 행정이 너무 거칠다
  7. 2010/02/11 지역신문은 결코 죽지 않는다
  8. 2010/02/02 트위터, 뉴스유통의 민주화를 보여주다 (1)
  9. 2010/02/01 두물머리 딸기와 4대강 대선
  10. 2010/02/01 충격적이지 않은 ‘PD수첩’ 판결 (5)
  11. 2010/01/19 [이주연 아나운서] 복불복 인생에 바라는 것 (3)
  12. 2010/01/18 고통은 약한 자를 제일 먼저 찾는다
  13. 2010/01/18 세종시 문제, 국민투표로 가자 (1)
  14. 2010/01/11 KBS 컨설팅과 관련하여
  15. 2009/12/29 한국의 ‘비하 콤플렉스’ (2)
  16. 2009/12/29 후배기자를 위한 김인규 사장의 배려(?)
  17. 2009/12/28 내가 이명박 각하라면
  18. 2009/12/22 [우석훈] 짧은 해운대 여행
  19. 2009/12/22 [정태인] 나와 내 가족은 성공할 수 있다는 맹신
  20. 2009/12/17 제 밥그릇도 못 챙기는 한국신문들
2010/03/18 11:35

프로그램 협찬내역이 비밀?


[김주완의 지역이야기]

좀 지난 일이지만, 이 얘기는 꼭 좀 하고 넘어가야 겠다. KBS의 연예오락프로그램 〈천하무적 야구단〉의 사이판 전지훈련 이야기다.

지난해 11월 20일 죄없는 한국인 관광객 6명이 ‘사이판 총기난사 사건’으로 중경상을 입었다. 마산의 박재형(40) 씨는 평생 하반신 마비와 통증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고, 울산의 김만수(40) 씨도 제거하지 못한 몸속의 파편들 때문에 평생 후유증에 시달려야한다.

그러나 사이판 당국은 제도도 없고 전례도 없다는 이유로 보상은 물론 치료비조차 대줄 수 없다고 했다. 심지어 현지에서 응급구호 차원에서 이뤄진 병원 치료비 청구서를 한국까지 보내오기도 했다. 일본인 관광객들의 부산 사격장 화재참사 때 없던 제도(특별조례)까지 만들어 거액의 보상을 해준 것과는 정반대였다.
 
‘천무단’이 사이판으로 간 까닭

 
 
▲ 서울 여의도 KBS 사옥 ⓒKBS
한국의 언론은 발생 당시 단순 사건으로만 보도했을 뿐 피해자들의 원통한 사연에는 주목하지 않았다. 보다 못한 블로거들이 동맹을 이뤄 이 사연을 이슈화하기 시작했고, 100건이 넘는 글을 생산했다. 이를 계기로 방송의 시사프로그램들이 이를 다뤘고, 9시 뉴스에도 방송됐다. 인터넷에서도 비난여론이 들끓었다. 일본인 다음으로 한국인 관광객이 많고, 그 관광수입으로 살아가는 사이판으로선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런 시점(1월 23일)에 〈천하무적 야구단〉이 하필 사이판으로 4박 5일 전지훈련을 떠난 것이었다. 사이판의 북마리아나관광청이 홈페이지와 뉴스레터를 통해 “인기 방송 프로그램과 연계한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공공연히 밝힌 시점이기도 했다. 현지 관광청장이 직접 〈천하무적 야구단〉을 영접하면서 “한국에 사이판을 긍정적인 이미지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하기도 했다. 뭔가 이상했다. 냄새가 났다. 아니나 다를까 프로그램의 인기 덕분인지 관광청 뉴스레터 3월호 머리기사는 ‘사이판, 한국인 방문객 수 폭등!!!’이었다.

나는 KBS에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천하무적 야구단〉이 사이판 정부나 관광청으로부터 받은 제작비나 현물 협찬내역을 밝히라는 내용이었다.
 
사이판 당국 협찬 내역은 비밀

시한인 14일을 꽉 채워 보내온 답변은 ‘비공개’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비공개 사유’를 통해 협찬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는 시인했다. 관광청과 협찬계약서에 ‘계약 체결내용과 이행과정에서 지득한 업무상 사실에 대하여 비밀준수 의무를 진다’는 내용이 있고, 구체적인 계약사항을 공개할 경우 KBS와 마리아나관광청의 이익을 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또한 KBS는 공개 청구된 사항을 마리아나관광청에 지체 없이 통지하였으며, 마리아나관광청으로부터 정보 비공개 요청을 받았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 김주완 전 경남도민일보 기자

나는 이번 일을 통해 공영방송의 프로그램 제작협찬 내역이 ‘비밀’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매달 수신료를 내는 시청자에게 이 정도의 알권리도 없다는 것 역시 처음 알았다. 그리고 KBS와 사이판 당국의 이익이 우리나라의 국익보다 앞선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고, 협찬만 해준다면 우리 국민의 안전보장이나 재외국민 보호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공영방송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해할 가능성이 높은 KBS의 이익’이란 도대체 뭘까? 협찬에 눈이 멀어 총기난사 사건에 대한 한국인의 비난여론을 잠재워보려는 사이판 당국의 농간에 공영방송이 놀아났다는 사실이 탄로 날까 두려운 것일까?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1 Comment 3
2010/03/15 15:15

[우석훈] 기독교, 순교자를 만들지 마라


[우석훈의 세상읽기]

 
▲ 우석훈 2.1 연구소 소장 (88만원 세대 저자)
최근 가톨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우리가 두물머리라고 부르기도 하고 양수리라고 부르기도 하는, 4대강 사업의 시작 지점에서 단식 농성에 이어 가톨릭의 주교회의 등 한국 가톨릭 본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종단 자체가 생태적 전환을 비교적 일찍 시작한 불교의 움직임은 예상됐지만, 생태적 관점에서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가톨릭 본진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이례적이다.

바티칸의 교황청이 직접 움직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얘기가 나오는데, 순교 사건이 벌어지는 경우 외에 바티칸이 직접 특정 국가의 특정 정책에 대해서 개입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우리나라야 토건 사업이나 재개발 사업에서 사람의 목숨이 오가는 것을 흔하게 본 것이지만, 지금 외국의 눈에는 한국의 4대강의 강행 추진에 의한 단식이 순교 국면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에 공식 가톨릭 교인이 500만 명인데, 그 절반을 넘는 300만 명의 서명을 받겠다니, 개국 이래로 가톨릭 본진이 움직이는 사건으로는 가장 큰 사건이다.

가톨릭은, 순교의 길고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국의 근대화에서 벌어진 도시빈민에 관한 문제에서 가난한 사람들과 현장에서 울고 웃으며 한 시대를 같이 했던 것이 한국 기독교의 역사이자, ‘개척 교회’의 전설이기도 하다. 소망교회와 사랑의 교회로 대표되는 한국의 강남 대형교회들은 이러한 기독교의 정신을 잃은 지 아주 오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엇보다 이런 교회의 장로들이 한국 경제의 토건화의 선봉장이라는 사실은 한국 기독교의 역사에 비추어볼 때 믿기지 않는 일이다.

수천억짜리 교회를 짓겠다는 지금의 현실은, 토건 장로들이 이끌어가는 한국의 교회가 과연 어디까지 타락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건이다. 토건 시대의 토건 장로 여기에 교회의 토건화까지, 이게 도대체 종교인가 싶다. 개인적 비즈니스와 정치가 아닌, 예수를 모시기 위해서 교회에 가는 신도가 도대체 한 명이나 있나 싶고, 대통령까지 배출한 장로들 중에서 토건파가 아닌 사람이 한 명이나 있나 싶다.

가톨릭의 부패를 막기 위해서 기독교가 등장한 것인데, 한국에서는 기독교의 토건질을 막기 위해서 가톨릭이 나온 형편이니, 부패의 교회사에 한 페이지를 지금 우리가 쓰는 중이다. 순교자의 역사 위에 한국 가톨릭은 서 있는데, 순교 사건이 도대체 얼마나 무서운 사건인지, 용산 참사 위에 서 있는 토건 장로들이 도무지 이해를 못하는 것 같다. 토건의 클라이맥스에서, 다시 우리가 순교 국면으로 가는 것인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생명의 종교가 아무리 토건이 달다 해도 이렇게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순교 사건이 벌어지면, 이 순간을 역사는 토건 장로들이 가톨릭 사제에게 죽음을 강요한 사건으로 기록할 것이다. 대통령의 4대강, 이미 이성을 잃은 지경이 아닌가?

 
 
▲ 경향신문 3월13일자 5면.
대운하와 4대강 앞에서, 대통령과 그 주변 사람들에게 이성을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 토건교회와 가톨릭 사이의 종교전쟁으로 번지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불교의 생태화, 가톨릭의 생태화는 이미 진행 중인데, 강남 대형교회 중심으로 토건한국을 떠받드는 기독교의 생태화만이 아직 감감 무소식이다. 소망교회, 사랑의 교회, 이미 대단한 토건 교회들이라서 이 사태를 막기 위해서 호소할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부탁해야 하는가? 역설적이지만, 한국 대형 교회 중에서 토건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덜 토건적인 교회는 순복음교회이다. 순교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결심해서 4대강 사업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은 딱 한 명, 순복음교회의 조용기 목사이다. 그가 대통령에게 건의해주면, 일단 4대강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그에게 부탁하고 싶다. 물론 강남 대형교회의 장로들이 건의를 해도 되지만, 그들 중에 토건 장로가 아닌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을까? 그런 생각이 잘 안 든다.

조용기 목사에게 진심으로 부탁하고 싶다. 우리는 순교자를 만들면 안 된다. 그 얘기를 대통령에게 해주면, 잠깐이라도 4대강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기독교인, 그것도 보수 기독교인만이 지금 대통령을 말릴 수 있다. 불상사가 생기기 전에, 일단 세우자. 그리고 이성을 가지고 우리 모두가 4대강의 사회적 대안에 대해서 논의해보도록 하면 좋겠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1
2010/02/25 11:36

[이주연] 멋진 하루


[이주연의 영화이야기]

 
▲ MBC FM <이주연의 영화음악> 진행자, 이주연 아나운서
원래는 숙직이라 느지막이 출근해도 되는 여유 있는 날이었다. 청소를 하고 미뤄둔 빨래를 하니 오, 상쾌한데~ 기분까지 빨랫줄의 빨래처럼 하늘하늘하니 가벼웠다. 병원에 가신다는 엄마의 말씀에 모시고 갈 때까지만 해도 오랜만에 효도하는 것 같아 흐뭇했다. 그런데 병원은 아픈 환자들로 넘쳐났고 (세상에 관절이 안 좋은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다니!)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는 동안 휴대전화는 수없이 울려댔다.

이런저런 일로 약속을 잡느라, 보호자로 의사 선생님 설명 듣느라 정신은 이미 안드로메다에. 결국 병원 문을 나섰을 때는 이미 오후가 반도 더 지나있었고 몸은 기진맥진해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트러블 때문에 꼭 피부과에 들러야 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피부과에서까지 역시 오래 기다리고 나니 병원 두 군데 들른 것만으로 하루해가 다 가버렸다. 아, 이 허무함... 게다가 허둥지둥 준비를 하고 출근하는 길에 떠오른 사실, 오늘은 2주일마다 돌아오는 원고 마감일이다. 생각해둔 주제도 딱히 없는데 벌써 마감일이라니! 이건 뭐, 없는 집 제사 돌아오듯 한다는 말은 이런 때 쓰는 게 아니었나 싶다.

세상에 의미 있는 혹은 결정적인 혹은 시시한 하루는 얼마나 존재할까. 한 달 후 시험일까지 남은 30일의 하루들, 4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기량으로 최고의 선수들과 겨루는 동계 올림픽에서의 하루, 일어나서 밥 먹고 출근해 일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똑같은 일상의 하루, 이런 하루, 저런 하루...

<어느 멋진 날>의 멜라니와 잭도 바쁜 아침이었다. 둘 다 직장일로 정신없는 날. 하지만 아이들이 있는 싱글맘, 싱글파더는 우연한 기회에 부딪치게 되고 계획대로 아이들을 소풍에 보내지 못하자 일과 함께 아이도 봐야하는 상황이 되고 만다. 급한 대로 각자 되는 시간에 서로 아이를 봐줘야 하는 두 사람. 아이 둘을 보는 동안 한 아이를 잃어버리는가 하면 똑같이 생긴 휴대전화를 바꿔 가져가더니 회사에서의 프레젠테이션은 엉망이 되고 중요한 증인은 약속시간에 늦게 나타나고 만다. 계획한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고 예상했던 대로 되지 않는 것이 앞일이라고 했던가. 서로 빈정거리며 상처 주는 말만 했던 두 사람. 하지만 그렇게 되는 일이 없었던 그 하루 동안 두 사람은 상대를 이해하게도 좋아하게도 됐다. 역시 알 수 없는 사람의 일.

 
 
▲ 영화 <멋진 하루>

그런가하면 여기 비슷한 제목의 <멋진 하루>라는 영화도 있다. 희수는 헤어진 지 1년 만에 병운을 찾아간다. 찾아가 건넨 첫마디는 “돈 갚아.” 나이는 들고 애인은 없고 직장도 없으니 돈도 없는 여자가 떼인 돈 350만원을 받기 위해 1년 만에 애인을 찾았고 돈을 마련하러 여기저기 헤매는 남자와 동행하게 된다. 남자는 돈도 없고 심지어 집도 없이 여기저기 떠도는 신세지만 뻔뻔함에 능구렁이 같은 성격까지 갖추고 있어 여기저기 참 잘도 빌붙어 지낸다. 한때는 사랑했던 남자와 함께하는 여자에게는 참 불편한 하루다. 답답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돈은 조금씩 채워지고 시간도 조금씩 채워지는 하루. 제목만큼 그들에게는 정말 ‘멋진 하루’였을지.

‘멋진’ 하루라는 제목이 붙은 두 편의 영화 속 남녀는 서로 으르렁대기 바쁘다. 정신없이 허둥대는 사이 일은 잘못되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하루가 끝날 때쯤 두 사람 사이의 기류는 두 영화가 사뭇 달랐다. 사랑에 빠지거나 사랑에 실망하거나... 그렇지만 나는 결국 두 영화의 하루가 끝날 때쯤 네 사람이 느낄 궁극의 감정은 비슷할 거라 생각한다. 하루가 끝났다는 피로와 안도감, 또 다른 하루가 올 거라는 희망과 설렘. 잠자리에 드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보장된 몇 안 되는 평등한 원리. 하루가 저물고 또 다른 하루가 열린다는 것. 숙직의 하루가 지나간다. 이제 안도감에 잠들 시간이다. 아, 좋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
2010/02/25 11:32

[김현진] 낚느냐 낚이느냐, 후크송의 인기 이유


[김현진의 언니가 간다]

 
▲ 김현진/ 에세이스트
후크송과 걸그룹을 생각하며 지난 글에서 동물성에 대해서 썼는데, 혼자 걷거나 달릴 때 지겨워서 작년 하반기의 인기 가요들을 들어 보니 동물성의 혐의는 걸그룹에 있는 게 아니었다. 작년에 인기 있던 노래, 올해 인기 있는 노래의 가사에 귀 기울여 보니 죄다 일정한 경향이 있었다. 물론 차이고 징징 짜는 발라드곡은 시대를 불문하고 내용이 같으니 제외하고, 젊은 층에게 한참 있기 있는 젊은 층의 노래 가사는 짜고 쓰기라도 한 듯 내용이 같다. 첫째는 이 정도면 나도 괜찮은 여자(남자)라면서 우쭐대는 것이요, 둘째는 너 때문에 신세 망했다는 것이다.

첫째로 말할 것 같으면 나는 누구보다 핫이슈, 내 핸드폰은 늘 불이 나도록 울리고 내가 지나가면 어디서 스포트라이트가 켜지고 플래시가 연달아 터지며 내가 신는 신발이나 내가 바르는 립스틱을 따라하지 못해 안달 난 애들이 그득한 나는 스타일도 좋고 다리도 잘 빠졌고 당연히 몸매 역시 끝내준다.

이런 나를 자랑하는 여자들이 과연 이런 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냐, 그러니까 나를 감동시켜 보라고 노래하면 남자들도 그에 못지않게 자신만만하다. 이쯤 되면 나도 괜찮은 배드 보이, 해치지 않으니까 이리 와봐라, 나도 꽤 멋진 놈이니 넌 내게 빠져 버릴 거라고 수컷스러운 매력을 잔뜩 뽐낸다. 말하자면 이건 구애의 노래들이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봄날을 맞아 출전을 앞두고 깃털을 다듬는 새들에게 틀어 주면 전의가 충만하여 그날 몹시 분발할 것 같은 전형적인 ‘짝짓기’의 노래다.

둘째는 이 ‘짝짓기’에서 탈락한 이들을 위한 노래다. 벌써 몇 년이 지났는데 너를 못 잊고, 잘 빠지고 예쁘고 멋진 나를 버린 너를 아직도 못 잊는 내가 바보 같고 친구들도 모두 나를 말리고 심지어 너 때문에 친구를 다 잃기까지 했지만 그래도 전화해주고 문자라도 보내주고 화 좀 내지 말라고 보핍보핍, 자신만만하게 짝짓기 노래를 부르던 때의 기세는 온데간데없다.

네가 싫고 미친 듯이 네가 밉지만 그래도 기다린다. 기다리다 미쳐도 기다린다. 이를테면 유혹의 노래를 부르는 나름대로 괜찮은 배드 걸, 배드 보이들에게 차인 애들이 벌써 몇 년이 지나도 너를 못 잊고 끊임없이 귀에 들려오는 그, 혹은 그녀 목소리에 괴로워하고 있는 셈이다.

 
 
▲ 2PM ⓒJYP엔터테인먼트

첫 번째 그룹에 속하는 남녀에게 차인 남녀가 두 번째 그룹이 되어 울먹인다. 중간 지대는 없다. 역할은 단 두 가지 뿐, 잘 빠진 날씬한 몸매나 남자다운 멋진 몸을 뽐내며 이런 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자랑하거나 그런 사람을 사랑했다가 신세 망쳤지만 그래도 못 잊는다며 괴로워하거나. 낚느냐 낚이느냐의 문제다. 낚는 무리들과 낚이는 무리들이 있을 뿐, 중간은 없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간다고 혼잣말을 하거나 마른 꽃 걸린 창가에 앉아 외로움을 마시는 따위의 어정쩡한 사람들은 이 첨예한 대립에 발 붙일 곳이 없다. 쭈뼛대고 머뭇거리며 여러 가지를 중얼중얼 노래하고 있을 틈이 없는 것이다. 낚는 사람이 될 것이냐, 낚인 사람이 될 것이냐 제 역할을 확실히 정해야 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계산속에 너무 밝고 사랑에도 잇속을 차린다고 한탄하는 어르신들은 이 친구들이 야멸치고 셈이 빠르다는 것은 알지만 모든 일에 있어 낚는 자 혹은 낚이는 자, 그 두 가지 관계만을 보고 자라면서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겠다고 저도 모르는 사이 훈련된 것은 모르고 있다. 낚느냐 낚이느냐, 이것밖에 없는 세상을 살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후크송이 인기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세상이 오늘도 속삭인다. 너 낚는 사람 될래 낚이는 사람 될래? 자꾸 그러다간 평생 낚인다. 정신 똑바로 차려, 하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
2010/02/25 11:28

‘아마존의 눈물’을 울린 독립PD


[경계에서] 복진오 독립PD

제22회 한국PD대상에서 이변이 생겼다. 쟁쟁한 방송사 PD들 작품을 누르고 독립PD의 작품이 올해의 시사다큐부분에서 작품상을 받았고, 여세를 몰아 ‘올해의 PD상’도 수상해 2관왕에 올랐다. 매년 방송사 PD들이 받아왔던 상을 독립PD가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변의 주인공은 KBS 1TV를 통해 방송된 5부작 <인간의 땅>을 제작한 강경란, 박봉남 독립PD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수십편의 시사다큐멘터리 중 예심을 거쳐 본선 오른 경쟁작은 모두 세 작품으로 KBS <누들로드>, MBC <아마존의 눈물> 그리고 독립PD의 작품 <인간의 땅>이었다. 이중 <인간의 땅>을 제외하고는 2009년 각 방송사마다 총력을 기울여 만든 대표작품으로 모두 다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 다큐멘터리 <인간의 땅> ⓒKBS
특히 <아마존의 눈물>은 다큐멘터리 사상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 방송사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때문에 이번 한국PD대상을 앞두고 수상후보 1순위로 거론되기도 했다. 반면 <인간의 땅> 5부작은 KBS를 통해 방송되기는 했지만 그 과정이 순탄하지 못했다. 고정 편성을 받지 못해 방송도 몇 개월에 거쳐 방송됐으며, 방송시간 또한 일부 작품은 심야시간으로 밀려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어느 독립PD는 이를 두고 ‘저주받은 걸작’이라 했는데 이 저주받은 걸작이 다큐멘터리 사상 20% 시청률이란 경이적인 기록을 남긴 <아마존의 눈물>을 누르고 PD대상에서 승리했다. 이 또한 방송사에 새로운 역사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다. 아마존의 눈물이 곧이어 극장용 3D로 만들어져 개봉 한다고 하니 이미 <인간의 땅> 5부작 중 영화용으로 재제작된 <철까마귀의 날들>과 2차전을 치르게 될 것이다.

2009년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국내영화로는 처음 본선에 올라 중편부분 대상을 수상한 <철까마귀의 날들>은 현재 10여개가 넘는 국제영화제서 초청받거나 경쟁부분에 올라 있다. 미국에서는 극장배급이 확정 되었고 이스라엘,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스웨덴, 이탈리아, 스코틀랜드 같은 국가에 방송 판매 실적을 올렸다. 이외 몇몇 국가에서는 DVD로 제작되어 보급될 예정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한류 열풍 속에 외국에 판매되는 드라마를 제외하고 이 같은 실적을 올린 방송프로그램은 아마 없는 듯하다. 이것만 보더라도 <인간의 땅>에게 고배를 마신 <아마존의 눈물>은 아쉽긴 하지만 이번 PD대상에서 독립PD가 승리 한 것에 대해 큰 이의가 없을 것이다.

MBC <아마존의 눈물>, KBS<누들로드>와 싸워 이긴 <인간의 땅> 제작자 강경란, 박봉남 독립PD. 그들이 지상파 PD들의 대작을 물리치고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필자는 이 두 독립PD가 승리한 원동력은 ‘저작권 확보’라 단언한다. 아무리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었다 한들, 그동안 관례대로 저작권이 방송사에 전적으로 귀속 됐다면 그 프로그램은 독립PD의 이름으로 출품조차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두 독립PD는 거대한 ‘갑’을 상대로 저작권의 일부를 확보했다. 때문에 영화로 재제작을 할 수 있었고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 만일 <인간의 땅>에 대한 모든 저작권이 방송국에 있었다면 이 작품은 운 좋아 재방되거나 2차로 케이블 TV에 팔리는 것으로 그 수명이 끝났을 것이다. 또한 자사 PD들이 제작한 프로그램도 많은데 굳이 독립PD가 만든 작품을 PD대상에 추천하지도 않아 예심에도 못 갔을 것이다. 이 한계를 극복한 것은 저작권확보였다. 저작권이 있었기에 독립PD의 이름으로 한국PD대상에 출품했고 세계시장에 진출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 복진오 독립PD
결국 약자의 지위에서 무모한 용기(?)를 내어 ‘갑’을 상대로 저작권을 확보한 결과 독립PD의 방송 콘텐츠가 세계적인 콘텐츠가 되어 한국의 문화 수출품이 된 것이다. 지금도 많은 독립PD들이 현장에서 제2, 3의 <인간의 땅>, <워낭소리>를 만들고 있다, 이 독립PD들도 앞으로 저작권을 반드시 확보하길 바란다. 만일 혼자하기 힘들다면 함께하면 될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1
2010/02/23 11:23

[우석훈] 이명박 정부, 행정이 너무 거칠다

 
 
▲ 우석훈 2.1 연구소 소장 (88만원 세대 저자)
나는 행정이 전공이 아니지만, 살다보니 행정을 상당한 기간 동안 하면서 밥을 먹고 살았던 적이 있었다. ‘행정의 달인’이라는 고건의 전설 같은 애기를 들으면서 30대를 보냈고, 이한동 총리 시절에, 상당히 즐거운 기억과 함께 총리실에서 근무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하고 싶은 일도 했고, 하기 싫은 일도 했고, 정의롭다는 일도 했지만, 가끔은 정의롭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일도 행정 절차상 억지로 하기도 했다. 학계에서는 선생님들의 논문이나 이론을 대놓고 비판해서 ‘악동’ 소리도 줄곧 들었지만, 행정과 관련된 일을 할 때에는 가급적이면 매끄럽게 하려고 했고, 되도록이면 뒷얘기가 흘러나오지 않도록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매끄럽다는 평가를 듣기까지는 어려울지 몰라도,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것이 행정의 기본이라고 배웠던 것 같다. 정부라는 곳도 학계나 방송계 못지않게 ‘뒷다마’가 많은 곳이고, ‘쫑코’라고 불리는 그런 대가들이 공무원 중에는 득실득실 거렸다. 정말이지 앞에서 들으면 칭찬 같지만 가만히 집에 가서 생각해보면 문득 화가 나는 그런 말, 공무원들은 그런 말들을 참 잘했던 것 같다. 대한민국 공무원이라는 사람들, 이 사람들은 칭찬에는 인색하지만 점잖게 비꼬는 데에는 일가견들이 있는 것 같다.

이명박 정부는, 스스로를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이명박 정부’라고 자신들의 이름을 선택했다. 문민의 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 등 앞의 정부들과는 달리 자신감이 넘쳤던 것 같고, ‘이명박’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갖는다고 해도 전혀 어색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정말이지 그 호승지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였던 것 같다. 그렇게 2년이 흘렀다. 그 2년을 평가할 때, 행정이라는 눈으로만 본다면 MBC 사장의 사퇴가 가장 눈에 띈다. 현 정부에 대해서 공무원들이 평가할 때, 공무원들은 이명박 정부라고 앞에서만 부르고 뒤로 가면 ‘차관 정부’라고들 부르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다.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차관들을 밀어내고 정말 ‘자기 사람들’을 차관에 앉히고, 그 차관을 통해서 정부를 운용한다고 해서 그런 별명이 붙은 것 같다. 왜 스스로 임명한 장관을 통해서 일을 하지 않고 차관을 통해서 정책을 집행하는지, 그 깊은 속은 알기가 어렵다. 올해 국방부 예산을 둘러싸고 국방부 장관과 국방부 차관이 서로 다른 예산안을 작성했던 것을 세간에서는 ‘하극상 사건’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그래도 국방부 정도니까 이 사건이 바깥으로 불거져 나왔지, 많은 부처에서 장관보다 힘이 좋은 실세 총리들이 움직인다고 해서 사람들이 ‘차관 정부’라고들 수군거리는 것 아니겠는가?

MBC 사장 사퇴는, 대체적으로 이런 차관 정부의 연장선에 있는 사건으로 나는 이해하고 있다. 엄기영이라는 분에 대해서 나는 깊이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 대체적으로 합리적이고 온건하며 한나라당과도 충분히 호흡을 잘 맞추어서 일할 수 있는 점잖은 분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너무 점잖아서 ‘좌파적출’ 같이 거친 행정들을 마구잡이로 밀어붙이지 못했던 것이 아마 불만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다른 부처에서 했던 것과 같이 ‘차관’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자기 맘대로 임명하려다보니, 그 결정권자인 사장이 반발을 하면서 공개적으로 사퇴를 하게 된 것이 아닐까. 이게 내가 이해하고 있는 MBC 사장 사퇴에 관한 사건이다.

 
 
▲ 엄기영 MBC 사장이 8일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PD저널

국방부 하극상 사태에서 MBC 사장 사퇴까지, 이것을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은 장관이나 사장과 논의하지 않고, 쉽게 움직일 수 있는 2인자 혹은 차석 인사를 통해서 정부기관들을 마음대로 움직이려고 한 사건이다. 그러다보면 자연히 매끄럽지 않은 결정들이 생겨나게 되고, 2인자가 1인자를 무시하는 하극상이 빈번하게 벌어지니, 행정이 거칠어지게 된다. 지금 한나라당은 대한민국을 통치하는 중이고 우파의 덕목이 바로 ‘부드러운 행정’ 아닌가? 이미 행정의 초보이고, 아마추어라는 것을 예기치 않은 사장의 사퇴 같은 것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게다가 이 사람들은 전 정권에서 임명한 사람이 아니라 바로 자신들이 임명한 사람이다.

가장 좋은 행정은, 대통령이 보이지 않고 청와대 얘기가 나오지 않고 뒷 얘기가 무성하지 않은 행정이다. 불편한 장관이나 공기업 사장들을 달래가면서 절차대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기관의 연간 계획대로 하나씩 집행하는 것이 좋은 행정이다. 우파의 기본 덕목인 행정도 이렇게 거칠게 하면서 이사회를 장악하고 뒤에서 미리 다 배정하는 것은, 결국 다 소문이 나게 된다.

정부라는 조직은 1원1표를 행사하는 기업 이사회와 달리, 1인1표주의라는 국민의 대표 기관이라서 형식상으로는 이사회라고 하더라도 재벌 이사회의 결정과는 다른 가치들을 지켜야 하는 곳이다. 절차와 시스템,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2인자들을 통한 밀실담합의 일상화, 이건 좋은 행정이 아니다. 요즘 고건이라는 행정의 달인을 그리워하는 공무원들이 부쩍 늘었다. 힘으로 제압하기 전에 절차로 정당성을 획득하는 것, 그게 좋은 행정이지 공기업 사장이 힘에 밀려 사퇴하는 것, 이건 정상적인 행정은 아니다. 지금 이명박 정부의 행정은 너무 거칠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
2010/02/11 11:41

지역신문은 결코 죽지 않는다


[김주완의 지역이야기]

나는 지역신문의 경제면이나 문화면, 스포츠, 연예면에서 자기 지역과 무관한 기사와 사진을 모두 없애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신 그야말로 자질구레한 동네 소식과 사람들 이야기로 채워야 한다고 본다. 전국적인 정치 뉴스도 칼럼을 통해 이야기 하는 정도면 족하다.

마산 월영동의 한 마을에 누군가 풀어놓은 개 한 마리가 똥을 싸고 돌아다녀 아이들이 무서워하고 주민들이 불편해한다는 뉴스, 산호동 삼성타운 아파트 앞 교회가 인근 주택 몇 채를 구입해 헐고 주차장 조성공사를 시작했다는 뉴스, 양덕동 시장 앞 횡단보도가 없어지는 바람에 시장 상인들이 장사가 안 돼 울상을 짓고 있다는 뉴스, 시민단체 간사를 맡고 있는 한 노총각이 마침내 배필을 만나 결혼하게 되었다는 뉴스 등이 주요하게 취급되어야 한다.

 
 
▲ 경남도민일보에 실린 새로운 유형의 부음기사
‘부음(訃音)’도 그렇다. 그냥 상주들의 이름과 빈소, 발인일시 등만 나열하는 게 아니라, 고인의 삶을 짧게나마 알려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김해시 한림면 퇴래리 소업마을 김종경 씨가 5일 오후 2시 8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고(故) 김종경 씨는 옆 동네인 퇴래리 신기마을에서 1남 5녀 중 셋째딸로 태어나 18세 때 협동조합 직원이던 배호열(작고) 씨와 결혼, 2남 2녀를 낳아 키웠다. 고인은 34세 때 일찍이 남편을 잃었으나 시부모를 모시고 시누이 세 명을 출가시켰으며, 네 자식을 어렵게 길렀다. 고인의 둘째 아들 배종룡씨는 ‘항상 조용히 일만 열심히 하시는 전형적인 농촌 어머니셨다’면서 ‘한달 보름 전 뇌출혈로 쓰러졌을 때도 고추밭과 참깨밭을 걱정하셨던 분’이었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배종철(농업)·종룡(김해여중 교사)·태선(주부)·원주(주부) 씨가 있다. 빈소는 김해시 삼계동 조은건강병원 영안실 특3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7일 오전 수시, 장지는 김해시 한림면 선영이다. 연락처 : 011-591-****(배종룡)”

위의 기사는 실제 경남도민일보에 실험적으로 실린 것이다. 아쉬운 건 아직도 기자들이 이런 식의 기사쓰기를 낯설어한다는 것이다. 출입처인 관공서 위주의 기사 가치판단에 익숙한 탓이다. 그리고 실제 이런 기사가 독자에게 환영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것도 전면화하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

 
 
▲ 지역주민들의 생일축하 사진이 실린 노르웨이 신문 ⓒ 김주완
그러던 차에 며칠 전 한국신문협회가 펴낸 <지방신문 특화전략-북유럽 4개국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책을 보고 무릎을 쳤다.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지역일간지들의 지면이 내가 생각하던 그것과 똑 같았던 것이다. 그 나라 신문들은 지역주민들의 일상, 출산, 결혼, 사망과 같은 대소사를 다루는 퍼스널 페이지가 많고, 심지어 1면에 평범한 한 중년 남성의 생일에 관한 기사를 내고, 7면에 그의 삶에 관한 장문의 기사로 연결한다.

이런 퍼스널 페이지는 1면 열독율(99%)에 이어 1위(85%)라고 한다. 노르웨이의 한 신문은 아기에서부터 60대 노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생일까지 축하메시지와 함께 얼굴사진을 싣고 있었다. 그런 신문들은 모두 탄탄한 흑자경영을 하고 있었다. 실제 독자들도 그런 기사를 재미있어 한다는 게 증명된 것이다.

 
 
▲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뉴미디어부장

북유럽 독자들과 한국 독자들은 다르지 않냐고? 지역주간지인 <남해신문>과 <남해시대>, <옥천신문>의 성공비결이 이런 동네밀착보도라는 점을 보면 한국 독자들도 다르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유명 정치인이나 엘리트층에 대한 뉴스는 TV나 인터넷에도 널려 있다. 그러나 이런 평범한 지역주민들의 이야기는 오직 지역신문에서만 볼 수 있다. 서울일간지는 죽어도 지역신문은 살아남을 이유가 여기에 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1 Comment 0
2010/02/02 15:26

트위터, 뉴스유통의 민주화를 보여주다

[기고] 고재열 <시사IN> 기자

   
▲ 고재열 시사IN 기자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나는 기술치다. 극심한 신기술 울렁증을 앓고 있다. 그래서 웬만한 전자기기는 쓰던 기능 아니면 쓰지 않는다. 괜히 건드렸다가 엉망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파워블로거’가 되었고 또 ‘파워트위터러’가 되어 온라인미디어시대와 모바일미디어시대의 선두에 서있다는 것은 아이러니 중의 아이러니다.

블로그는 개설한지 채 2년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벌써 방문자가 1650만명이다. 전성기 때는 하루에 5만명 내외가 찾아들었다. 웬만한 인터넷매체보다 방문객이 더 많았다. 놀라운 일이었다. 트위터도 놀라웠다. 6개월 정도 되었는데 벌써 팔로워(트위터로 내 글을 받아 읽는 사람)가 8천 명을 넘었다. 나보다 팔로워가 많은 언론인은 MBC 김주하 앵커뿐이다.

블로그를 만들고 트위터를 개설하고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트윗을 하면서 내가 느낀 것은 ‘기술은 점점 복잡해지지만 사용법은 점점 단순해진다’라는 것이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용하기 쉽게 만드는 기술’도 함께 발전하고 있었다. 선두에 있던 애플의 스티브잡스는 내 신기술울렁증의 주치의였다.

다른 기자들이 묻는다. 왜 블로그를 해야 하고 트위터를 해야 하고 스마트폰을 써야 하냐고? 나는 그런 그들에게 왜 안하고 있냐고 되묻는다. 아직도 이메일 안쓰고 팩스만 쓰느냐고? 핸드폰 안쓰고 사무실 전화기만 쓰느냐고? 인터넷에서 뉴스 검색 안하고 신문철에서 뒤지느냐고? 기자라는 직업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발달에 가장 민감해야 할 직업 중 하나다.

기자라는 직업은 사람들이 모르는 일을 먼저 알아서 전하는 일이다. 그래서 어떤 사실에 대해서 아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어떤 사실에 대해 기자가 모르는 것은 죄가 되지 않지만 그 사실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을 못찾는 것은 죄가 된다. 기자에게 중요한 것은 누가 알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고 그를 찾는 것이다.

   
▲ 애플사의 스마트폰 아이폰 3Gⓢ ⓒApple
그 불요불급한 작업에 스마트폰과 트위터는 알라딘의 요술램프다. 필요한 사람 필요한 정보를 툭툭 내놓는다. 물론 확인을 하고 검증을 해야 하는 정보지만 중요한 길잡이가 된다. 네트워크로 형성된 ‘집단지성’이 발현되는 것이다. 그 덕분에 기술치인 내가 아이폰이 출시되었을 때 아이폰으로 커버스토리를 쓸 수 있었고 한 달 뒤 다시 IT신기술에 대한 커버스토리를 쓸 수 있었다.

자가용이 생겼다고 해서 버스와 지하철이 사라지지 않는다. 택시도 살아남고 기차도 살아남는다. 다만 운송수단의 편리성이 커졌을 뿐이다. 1인 미디어와 모바일 기술도 마찬가지다. 블로그가 흥하고 트위터가 활개를 쳐도 전통 미디어들은 역할을 다 할 것이다. 그러나 블로그를 통한 ‘뉴스 생산의 민주화’ 과정과 트위터를 통한 ‘뉴스 유통의 민주화’ 과정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거기에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에 대한 답이 있기 때문이다.

고재열 (<시사IN> 기자, 블로그 <독설닷컴>운영, 트위터 @dogsul)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1
2010/02/01 17:12

두물머리 딸기와 4대강 대선


[우석훈의 세상읽기]

 
▲ 우석훈 2.1 연구소 소장 (88만원 세대 저자)
며칠 전에 집에서 딸기잼을 만들었다. 물론 내가 한 것은 아니고, 아내가 만들었고 나는 구경만 했다. 그 딸기잼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서울 시민들이 먹는 친환경농산물은 근교농업이라서 서울 근처에서 만들어지는데, 그 중에서 가장 오래됐고 역사적인 곳이 두물머리라는 곳이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지는 곳이라서 그런 이름을 가지고 있고, 바로 여기가 정약용이 태어나고 묻힌 곳이기도 하다. 정약용의 힘으로 지키는 마지막 곳이라고 했는데, 이곳이 ‘4대강 부수기’로 수장된다. 이 두물머리에는 긴 사연이 있다.

서울에서 마시는 물은 비교적 괜찮은 편인데, 정부는 이걸 위해서 상수원보호지역에 보조금을 지급한다. 서울시민과 인천시민은 물이용부담금이라는 이름으로 수돗물 톤당 160원 정도를 부담하고, 이 돈으로 상수원 지역의 농민들에게 농약과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게 하면서 상수를 보호한다. 물론 판매가 어려우니까 고건 시장 때부터 서울시에서 생활협동조합에 매장을 여는 지원을 했고, 이명박 시장 때 한 번 짤릴 뻔해서 나도 시위에 나간 적이 있었다. 그렇게 하면서 두물머리의 성공으로 우리나라 친환경농산물 관련된 제도와 정부의 지원체계가 생긴 것이다.

일종의 친환경농업에 대한 한국 시범사업이었던 셈이다. 성공한 제도가 되었고, 그렇게 매년 친환경농산물의 생산도 늘어나고, 가격도 조금씩 싸지고 있다. 문화적으로는 정약용, 경제적으로는 친환경농산물,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생협이라는, 다음 단계에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요소들을 그렇게 고건 시장 때부터 조금씩 만들어나가고 있었다.

4대강 죽이기가 제밀 먼저 죽이는 곳이 바로 이 두물머리이다. 농민들의 항의로도 소용이 없어서 결국 가톨릭에서 단식을 시작했는데, 정부는 끄덕도 없다. ‘4대강 죽이기’로 강만 죽이면 괜찮다. 어차피 지금 하는 삽질은, 결국 안전사고 같은 것으로 하다가 실패할 것이고, 다음 정권에서는 결국 원상회복을 하게 될 가능성이 커서 크게 걱정은 안했다. 그러나 그 사업 시작지가 두물머리라는 곳을 알고 나도 충격을 받았다.

 
 
▲ 평화신문 1월 3일 3면
유기농업은, 최소한 3년 이상은 해야 농약이나 제초제가 완전히 빠지고, 10년 가까이 되면 지력이 좋아져서 진짜 유기농이 나오는데, 서울 근교에서 가장 안전한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하는 바로 그 단지를 매장시키는 것이다. 팔당 딸기 중에서 못생긴 것이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따로 골라내서 잼용으로 아주 싸게 파는데, 냉동보관하기 때문에 겨울에도 딸기잼을 만들어먹을 수 있다. 아주 싸다. 그것도 올 겨울로 마지막이다. 그 정도는 참을 수 있다. 물이용부담금을 쓰면서 지켰던 서울시민과 인천시민의 상수원에 대규모 공사를 벌이는데, 과연 내년에 서울 수돗물이 안전할 것인가? 나는 자신이 없다.

‘4대강 부수기’, 해도 괜찮다. 그러나 몇 군데는 좀 피해서 가라. 상수원보호지역과 문화재보호지역만이라도 좀 피하도록 해라. 어차피 다음 정권에 원상회복할 가능성이 100%이지만, 문화재는 무너지면 다시 복원이 안 되고, 상수원을 건드렸다가 물 사태가 생기면, 도저히 단기간에는 회복이 불가능하다. 어차피 여기저기 망가뜨릴 것이니까, 다 대선 때 투표 잘못한 죄라고, 일부분의 생태적 피해는 감수할 수밖에 없지만, 문화재와 수자원보호지역은 잘못 건드렸다가 피해가 너무 크다. 복원을 염두에 두고 공사를 강행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지금 추세면, 어차피 다음 대선은 4대강 대선이 된다. 4대강을 강행할 사람과 4대강을 복원할 사람, 그렇게 선거가 벌어질 확률이 높고, 안전진단도 제대로 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무슨 사고가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지금도 반대여론이 높지만, 공사 강행과 동시에 곳곳에서 사고가 터질 것이므로, 다음 대선 때에는 4대강 복원이 대통령의 향배를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 수돗물은 유럽과 같이 지하수를 원수로 하지 않고 지표수를 원수로 하는데, 도대체 그 지표수 상류에다 콘크리트를 대규모로 풀겠다는 발상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다른 건 몰라도 수질에 관한 안전진단만큼은 외국 엔지니어링 회사에 연구용역을 하고, 정말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할 때에만 건드리는 것이 우리 모두를 위해서 안전할 것 같다. 지금까지 서울시민이 두물머리로 상징되는 상수원보호구역을 지키기 위해서 물이용부담금을 내고 있었다. 거기에 그냥 제방 쌓고 콘크리트를 들어부어도 된다면, 서울시민과 인천시민이 지금까지 바보였다는 말이냐? 생태, 환경을 다 떠나서, 먹는 물 안전도 지금 보장 안 된 상태에서 최소한 수돗물 안전진단이라도 받고 공사를 하기 바란다. 서울 수돗물에 위기가 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
2010/02/01 13:47

충격적이지 않은 ‘PD수첩’ 판결


[시론] 윤성도 KBS PD

지난 1월 20일,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로 형사 기소된 MBC <PD수첩>에게 1심에서 무죄판결이 내려졌다. <PD수첩>이 조작·왜곡된 내용으로 국민들을 선동했다고 주장해온 한나라당과 검찰, 조·중·동 신문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법원에 맹렬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러고 보니 1월 20일은 딱 1년 전 6명의 철거민과 경찰관이 화마 속에서 목숨을 잃은 용산참사가 발생한 날이니 2009년, 2010년의 1월 20일은 이래저래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듯하다.

<PD수첩> 판결로 많은 사람들에게는 극적으로 희비가 엇갈리고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지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리 놀랍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무죄판결을 나름대로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추적 60분>팀에 있었을 때 <PD수첩>의 이춘근 PD가 긴급체포돼 이 사안을 방송에 다룬 적이 있었다. 당시의 내용은 <PD수첩> 공방의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은 아니었고 정부정책을 비판한 보도에 대해 고위공직자가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고발을 하는 것이 가능한지, 이러한 사안에 있어 촬영원본 테이프 같은 취재 원자료를 공개하는 것이 맞는지 등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당연히 <PD수첩>의 쟁점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취재를 마칠 즈음에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몇 군데 오류도 있고 부실한 점들도 있지만 형사처벌은 힘들겠구나’ 라는 것이었다.

 
 
▲ MBC < PD수첩> 조능희(왼쪽) 책임PD가 지난달 20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보도한 PD수첩 선고공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후 웃으며 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먼저 <PD수첩>의 고의적 왜곡이 성립되려면 이 방송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인 아레사 빈슨 모친의 인터뷰가 본인의 의도와는 반대로 왜곡되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즉 아레사 빈슨 모친이 딸의 사망원인을 인간광우병(vCJD)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취재진이 유도질문을 하거나 아니면 자막처리 등을 통해 이를 인간광우병으로 둔갑을 시켰다는 점이 밝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PD수첩> 전에 해외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을 볼때 이런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PD수첩>이 방송된지 2년 가까이 되도록 아레사 빈슨 모친 본인의 입으로 <PD수첩>을 반박했다는 보도나 검찰조사 내용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검찰이나 언론사들이 아레사 빈슨 모친에게 한 번 이상은 확인전화를 했을 법도 한데 만약 <PD수첩>이 그의 발언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게 맞다면 벌써 이 사실이 대서특필됐을 것이다.

‘다우너’소 동영상 같은 경우도 그것이 광우병의 위험성과 관련해 미국의 소 도축 시스템을 비판하는 주요 자료로 쓰여 왔다는 것은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 금방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이렇게 아무리 숨은그림찾기를 해봐도 형사처벌의 사유가 될 만한 ‘의도적 왜곡’은 좀처럼 찾아지지가 않았다.

애초에 <PD수첩>의 수사 책임을 맡았다가 검찰 수뇌부와의 견해차로 사임을 한 것으로 알려진 임수빈 당시 부장 검사도 비슷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을까 한다. 지난해 취재를 하면서 변호사 개업을 한 그를 찾아간 적이 있었다. 물론 본인의 완강한 거부로 한마디 이야기도 듣지는 못했다. 직원의 말로는 임 변호사가 그 일로 무척이나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한다. 결국 부장검사로 그 상황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을 텐데도 뜻을 굽히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곱씹어보며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정운천 농식품부장관과 민동석 정책관이 제기한 명예훼손 건도 납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고위 공직자 개인의 인격이나 사생활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그가 주도한 정책에 대한 비판에 대해 당사자가 명예훼손 소송을, 그것도 민사가 아닌 형사소송을 제기한 사례를 국내외적으로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정운천 전 장관과도 통화를 했지만 ‘시위대가 나를 매국노라 비난했다’는 이야기뿐, 명예훼손이 성립되는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지는 았았다. 명예를 생명처럼 여기는 고위공직자의 심정이야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그것이 법적으로 명예훼손의 사유가 되는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었다.

 
 
▲ 윤성도 KBS PD
이래저래 볼 때 <PD수첩>에 대한 검찰기소는 애초부터 기자들이 자주 쓰는 용어로 ‘얘기가 안되는’ 일이었는지 모른다. 얘기가 안되는 꺼리는 중간에 방향을 확 바꾸거나 그것도 안 되면 과감히 포기를 하는 것이 맞다. 그러지 않고 처음 시작한 게 아까워서, 뭔가 나올 것 같은 희망 때문에, 상황에 떠밀려서...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끝까지 밀고 가다가는 끔찍한 결과를 낳게 된다. 이번 1심 판결은 그 최종결과로는 아직 부족한 것인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5
2010/01/19 14:14

[이주연 아나운서] 복불복 인생에 바라는 것

[이주연의 영화이야기]

   
▲ MBC FM <이주연의 영화음악> 진행자, 이주연 아나운서


나는 추첨, 당첨에 있어서는 운이 없는 편이다. 백화점이나 행사장에서 하는 그 흔한 행운권 추첨에도 단 한 번 뽑힌 적이 없었고 선물을 많이 준비했으니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다 하나씩 받게 될 거라는 연말 모임에서도 빈손으로 돌아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떡볶이 내기 사다리를 타도 꼭 일등은 비껴가고 심지어 오늘 같은 경우는 똑같은 모양의 봉투 네 개 중에서 찾는 봉투는 꼭 끝까지 다 열어보고야 집어들 수 있었다. 누군가는 이런 내게 운(luck)을 이런 사소한 곳에서 써버리면 안될 일이니 오히려 좋은 거라고 말했지만 되는 사람은 꼭 되는 걸 보면 그 말도 아닌 것 같다.

요즘 재미있게 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1박2일〉. 일곱 명의 멤버들이 여행을 떠나 한데서 잘 사람을 고르거나 저녁식사 재료를 걸고 게임을 할 때 그들은 항상 복불복 게임을 한다. 심지어 행선지가 다른 한 곳으로 보낼 단 한 사람을 고를 때, 그리고 이 추운 겨울 얼음이 얼어있는 계곡물에 들어갈 사람을 고를 때도 그들은 복불복 게임을 한다. 하긴 능력이 배제된 게임이니 누가 걸린다고 해도 그냥 운이 나빠 걸렸다고 할 뿐이지 게임이 공평하지 않다거나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불평할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걸려서 벌칙을 받는 그들은 처음에 우겨도 보고 반항도 해보지만 매번 결과를 받아들이고 묵묵히 벌칙을 수행하곤 한다.

그런데 ‘복불복’이라는 말을 흔히 쓰는 말로 만든 건 〈1박2일〉이지만 사실 이보다 훨씬 더 전에 아름다운 이야기로 이 원칙을 들려준 영화가 있었다. 지능이 낮은 한 남자의 따뜻한 인생이 담긴 이야기 〈포레스트 검프〉. 검프(톰 행크스)는 지능이 낮게 태어난 아이였다. 하지만 언제나 사랑과 교육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던 엄마의 믿음과 따뜻한 마음의 친구 제니의 애정으로 지내던 중 우연히 자신이 잘 달리는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영화 <포레스트 검프>
누구보다 잘 달리는 재능으로 고등학교와 대학교까지 가게 되는 검프. 군에 가서는 빠른 다리 덕에 많은 전우를 구했고 그 공로로 훈장까지 받게 된다. “옛썰!”만 하면 돼 군 생활은 쉬웠다는 검프가 제대를 한 후 시작한 일은 새우잡이였다. 그것도 단순히 죽은 전우의 꿈이었기 때문이었는데 이 일이 대박이 나면서 돈을 모으게 되고 순전히 동료의 투자로 (자신은 과일회사로 알고 있는 ‘애*’사에 투자) 큰 돈을 벌게 된다.

사랑했던 제니와는 만남과 이별을 반복했지만 결국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나타난 제니와 결혼한 후 그녀를 불치병으로 떠나보낸 검프. 검프가 버스 정류장에서 낯선 이에게 들려줬던 이야기는 바로 이거였다. “엄마가 말해줬어요.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은 거라고. 무엇을 집어 들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니까요.” 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복불복의 잠언이란 말인가! 무슨 맛을 집어 들지 알 수 없는 초콜릿 상자 앞에서 설렜던 마음. 이걸 먹을까, 저걸 먹을까, 들뜬 마음으로 망설이던 기억.

물론 검프의 인생은 순전히 운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그는 빨리 달리는 능력이 있었고 단순했기 때문에 한 가지 일에 몰두했으며 결과만을 위해 꼼수를 부리지도 않았다. 한 마디로 성실했고 단순했고 운이 좋았던 거다. 하지만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많고 꿈꿔도 이룰 수 없는 일이 많은 현실에 검프 정도면 상당히 운이 좋았던 거다. 그 운(luck)을 새해에는 모두와 나누어 갖고 싶다.

기다리지 않아도 내 순서만 빨리 돌아온다면, 공부하지 않아도 성적이 쑥쑥 올라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렇다면 억울한 사람도 생길테고 공평하지도 않을테니 올해는 그저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성과가,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그만한 기회가, 한 가지만 바라고 꿈꾸는 사람에게는 꼭 그 것 하나가 주어지는 해가 되었으면. 그래서 억울함과 슬픔 대신 웃음과 기쁨이 가득한 한 해가 되었으면. 그래서 우리 모두 다음에 고르게 될 인생의 초콜릿은 어떤 맛일까, 설레며 기대할 수 있었으면….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3
2010/01/18 15:16

고통은 약한 자를 제일 먼저 찾는다


[경계에서] 박정남 독립PD

“고통은 가장 약한 자를 제일 먼저 찾는다.”

2008년 4월 말에 내가 만든 방송(MBC <W>)의 타이틀이다. 당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던 식량위기의 최전선에 선 국가들의 현장을 찾아가서 위기의 현재를 보도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내가 맡았던 나라는 바로 이번 대지진으로 모든 것을 잃은 ‘아이티’였다. 며칠 전 아이티의 지진 소식을 접하고 2년 전에 내가 경험 했던 아이티의 상황이 떠오르면서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당시 아이티의 상황은 모든 생필품의 가격이 거의 일주일에 두 배씩 오르고 있던 상황이었다. 나라 전체가 자가 생산보다는 구호물자에 의지해서 살아가던 아이티는 국제 식량가격 폭등의 직격탄을 맞고 있었다. 아이티에는 정말 황당한 음식이 있는데 그건 바로 진흙으로 만든 쿠키다. 진흙모양의 쿠키가 아니라 정말 채에 거른 진흙에 소금과 마가린을 조금 섞어 그냥 햇볕에 말려서 먹는 쿠키다. 이 황당한 음식을 아이들은 간식으로 먹는다. 그나마 허기를 달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 음식 아닌 음식도 식량위기로 인해 가격이 매주 두 배씩 오르고 있었다.

 
 
▲ ‘진흙쿠키’를 먹고 있는 아이티 어린이. MBC <W> 2008년 4월 25일 방송화면.
전 세계의 오지와 험한 곳 취재를 누구보다 많이 한 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티에서 내가 목격한 광경은 처참함 그 자체였다. 그나마 돈이 있는 사람들은 진흙쿠키라도 사먹는다. 하지만 식량가격이 폭등해 원조가 줄어든 상황에선 빈민들은 아무 것도 먹을 수가 없었다. 조그마한 식량 배급만 있어도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와 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이 빵 한 조각을 향해 몸을 던졌다. 거의 매일 물가 폭등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고 수도인 포르토프랭스는 폐허로 변해가고 있었다. 시장은 방화로 불에 타서 제 역할을 읽은 지 오래고 그나마 문을 연 가계도 너무나 오른 물가로 인해 거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아이티는 거의 모든 국가 경제를 원조에 의존하는 나라이기에 원조가 끊어진다는 것은 곧 그 국민들이 굶어죽는다는 얘기다. 당시 취재에서 만난 WFP(세계식량기구) 관계자는 상황이 너무 절망적이라는 얘기만 했다. 준비된 식량이 겨우 2개월 치 정도인데 그 이후에 대한 대책은 준비된 것이 없다고 했다. 출구가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 대한 취재를 마치고 귀국해 방송을 했다. 다행스럽게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았고 이후 아이티 사람들을 후원하겠다는 분들도 많이 생겼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아이티에는 고난이 끊이질 않았다. 그 해에만 허리케인이 4차례나 아이티를 덮쳤고 설상가상으로 이번에는 지진까지 난 것이다. 이미 사망자가 5만을 넘어 10만 명, 20만 명을 헤아린다고 한다. 그리고 도시 전체가 약탈, 폭동, 절망이 뒤엉킨 생지옥과 같은 상황이라고 한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물과 식량을 찾아 수만 명이 걸어서 옆 나라로 피난을 가고 있다고 한다.

 
 
▲ 박정남 독립PD
정말 고통은 가장 약한 자를 제일 먼저 찾는 것 같다. 그냥 놔둬도 불쌍한 사람들을 어째서 신은 그렇게 모질게 몰아붙이는가...

오늘 평소에 같이 일을 많이 했던 구호단체에 전화를 했다. 1차로 긴급구호를 떠났고 2차로 의료구호활동을 간다고 한다. 같이 가서 내가 할 수 있는 뭐라도 해서 돕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인 것이 답답하다. 진흙쿠키 방송 이후에 아이티의 아이들을 후원하겠다고 하는 분들이 많이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이라도 빨리 움직여 그들을 도울 수 있는 특집 방송이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
2010/01/18 11:47

세종시 문제, 국민투표로 가자


[우석훈의 세상읽기]

 
 
▲ 우석훈 2.1 연구소 소장 (88만원 세대 저자)
세종시 논의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정운찬 총리가 우리에게 제안한 ‘대안’은 행정기관은 그냥 서울에 있고, 그 대신 과학기술과 관련된 대학과 기업을 새로 만들어서 원래의 투자 규모보다 3배 정도를 크게 해주겠다는 말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가기로 했던 것보다 규모가 많으니까 된 거 아니냐? 선의는 알겠는데, 행정수도 이전 원래의 목표는 좀 망각한 것 같다.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이 논란은 서울의 과밀화 특히 국민의 절반가량이 수도권에 모여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기된 것이다.

크게 보면, 나는 수도 이전에 대해서 찬성하고, 서울을 작은 단위로 쪼개든, 아니면 국회와 청와대까지 다 옮기든, 그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면 찬성한다. 그러나 원래의 행정수도 그리고 지금의 세종시안에 대해서 내가 계속해서 반대를 한 것은, 사업비를 줄인다고 이전한 용지를 민간에게 매각해서, 고층의 주상복합 형태로 개발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관청의 사무실이 나간 자리에 다시 고급 아파트가 들어서면 인구 유출효과보다 인구 유입효과가 더 많은데, 힘들게 토건 사업을 벌여봐야 서울의 분산 효과는 현실적으로 없다는 게 내가 생각한 이 사업의 문제점이다. 이전한 부지를 시민들의 공원으로 만드는 경우에만 비로소 유출효과가 실제로 생길 것이다.

지금 청와대와 총리실이 추진하는 정운찬안은, 박근혜 전대표가 강력 반발하고 있는 동안에는 법률 수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종의 정치쇼에 가깝다. 통과시킬 방법이 있는가? 하나의 토건을 또 다른 토건으로 채우는 지금의 방안, 이건 사업으로서의 실효성도 의문이 되지만, 무엇보다도 수도권 분산효과는 전혀 없으니까 몇 년간 난리를 친 이 사업의 대안이 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다시 원주민들에게 보상금을 돌려달라고 하고, 농지는 농지, 행정은 서울, 이렇게 할 수 있는가? 그것도 어렵다. 이 사건의 가장 안쓰러운 점은, 우리의 마지막 버팀목이라고 생각되는 과학과 기술마저도 토건의 꼭두각시가 되었다는 점이다. 40조원을 쓸 요량이면, 그 돈이 절반만 바로 과학기술 분야의 인건비로 투자하면, 효과가 훨씬 빠르다. 40조원을 10년 이상 토건 사업에 묶어놓는다는 것이 과학기술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제2회 국무회의가 열렸다. ⓒ청와대
얘기를 정리해보자. 우리한테는 세 가지 안이 있다. 지난 정부가 마련했던 ‘세종시안’, 정치권에서는 원안이라고 부르는 바로 그 안이다. 부수적으로는 ‘원안 + 알파’라고 불렀던 박근혜 전대표의 주장이 있지만, 대체로 세종시안의 수정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정운찬안’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번에 정부에서 발표한 안이 있다. 두 번째 대안이다. 하나를 더 생각해보면 원래의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하고 싶었던, 국회와 청와대까지 포함해서 명실상부하게 행정수도가 이전하는 방안이다. 그는 편법으로 이 문제를 풀려고 했지만, 헌법재판소의 ‘관습헌법’까지 동원한 기이한 판결문의 원래 취지는 이걸 국민투표에 붙이라는 것이었다.

국민투표는, 모든 국민들이 의사를 표명한 것이기 때문에 헌법에 준하는 효력을 갖는다. 세종시법이라는 편법을 찾을 것이 아니라 그 때 정치인 노무현이 통치자로서 국민투표에 행정수도 이전을 올렸다면 이미 사회적 해법을 우리가 찾았을 것이다. 이 세 번째 안을 ‘노무현안’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고, ‘수도이전안’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국회와 청와대가 옮겨가고, 서울시민들은 그 자리를 공원으로 쓸 수 있다면 적당한 타협과 균형이 있을 것 같기는 하다.

마침 올해 7월에는 지방선거가 있어서 어차피 우리는 투표를 하게 된다. 헌법의 국민투표 부의권을 대통령이 발동해서, 1) 세종시안, 2) 정운찬안, 3) 노무현안, 이렇게 세 개를 놓고 국민들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지금은 해법이다. 그래야 정치권의 지리한 이합집산을 뛰어넘을 수 있고, 토건과 건설의 논리가 아닌, 국민들이 바라는 합리적 해법을 찾아낼 수 있게 된다. 대통령은 틈만 나면 이 건에 대해서 “이건 정치 논리가 아니다”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에 대한 신임, 불신임 문제가 아니라, 정말로 광의의 정치과정에서 국민들이 토론하고 합의하는 방법으로는, 현재로서는 국민투표가 최적 해법이다.

각 안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라. 지방선거 때, 투표용지 하나만 더 준비하면 지금은 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입법부까지 싹 내려가든, 아무 것도 안 가든, 국민들에게 판단을 맡겨주시라. 진짜 정치는 국민들과 하는 것이라면, 이 해묵은 어려운 해법에, 국민들의 지혜를 빌리는 것이 절차적으로도 옳고, 처음으로 국민투표를 실시한다는 측면에서 내용적으로도 옳다. 친이, 친박, 민주계, 노무현계, 지겹다. 누구 말이 맞는 건지, 국민들에게 물어보시라. 이 건은, 서울과 충청도민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이해당사자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2 Comment 1
2010/01/11 14:04

KBS 컨설팅과 관련하여


 
 
▲ 우석훈 2.1 연구소 소장 (88만원 세대 저자)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회사 중에서 약간 특수한 회사가 두 가지가 있다. 하나가 로펌이라는 곳이고, 또 다른 하나가 컨설팅 회사이다. 물론 내용을 들여다보면 별 신기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신기한 구석이 많은 회사인 것은 사실이다. 평직원, 대리, 과장, 부장 그리고 팀장과 같은 직급으로 구성된 회사와는 달리, 수습, 파트너와 같이 구성되어 있는 이러한 회사 체계는 좀 특수하다.

개인적으로는 난 로펌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물론 로펌과 일해본 적은 있지만, 그렇다고 그 상층부에서 어떤 식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여전히 좀 생소하다. 김앤장, 태평양, 이런 대표적인 로펌들의 내부가 여전히 좀 궁금하기는 하다. 반면에 컨설팅 회사가 움직이는 방식은 좀 아는 편이다. 컨설팅 회사와는 일을 많이 해봤는데, 예전에 UN에 공식 등록된 컨설턴트 자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컨설팅 회사들은 전문 분석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업무를 하는 곳과 상식을 가지고 나름대로는 최적의 답을 내고자하는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종합업무를 하는 컨설팅 회사는, 하여간 돈 되는 건 다 한다고 보면 된다.

KBS의 경영혁신이 보스턴 컨설팅 회사로 갔다. 꼭 이런 일을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게 맡겨야 하는가 싶지만, 어차피 국내 회사로 갔다면 매수에 관한 걱정을 해야 할 것이고, 생산성본부와 같은 정부기관으로 갔다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보스턴의 경우는, 나쁜 선택은 아닌 것 같다. 어쨌든 컨설팅 회사 중에서는 평판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회사이고, 공익성을 다루는 방식에서 아주 무지한 기관도 아니다. 그리고 국내의 사정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밝은 한국인 컨설턴트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켜보는 내 입장에서는 생산성본부 보다는 나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보스턴의 최종 보고서에 우리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KBS 수신료 인상이 여기에 걸려있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나올 것이 뻔하니까. 어느 부처의 어떤 인력이 감축이 대상일 것인가, 즉 누가 잘리고 어떤 부서가 사라지게 될 것인지, 당연히 보스턴 보고서를 쳐다볼 수밖에 없다. 사실 감축 대상이 될 부처에는 보스턴이 저승사자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경영이 방만하다”는 보고서의 한 줄은, 해당자에게는 그야말로 목숨줄과 같을 것이다.

 
 
▲ 김인규 KBS 사장이 4일 오전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말하고 있다. ⓒKBS
물론 보통의 컨설팅 보고서에는 누구를 어떻게 하라는 얘기는 잘 안 들어가고, 대신 정리할 사업과 늘릴 사업의 방향에 대해서만 적혀있다. 조금 더 자세한 컨설팅 보고서에는 사업별 규모 조정과 이에 따른 예상수익률까지 시나리오 형태로 분석해주기도 한다. 최종 결론은 결국은 의뢰주에게 넘겨진다. 컨설팅 회사는 어디까지나 조언자이지, 경영선택을 대신 해주는 입장은 아니다. 때때로 경영주가 안아야 하는 ‘난처한 결정’을 대신해주는 회사도 있지만, 그러면 악명이 남는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는, 좋은 조언 혹은 전문적인 기술 자문을 하고자 하는 곳이지, 차도살인계로 남에게 더러운 손을 빌려주는 그런 악명을 가지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그야말로 장사 한 두 번 하고 말 것은 아니고, 악명이 많아지면 의뢰주도 의뢰를 꺼리게 된다.

일단 보스턴의 컨설팅 과정을 지켜보자는 생각이지만, 먼저 한 가지만 주문을 하고 싶다. KBS는 다른 일반 회사와 달리 공공기관이고, 공영방송에 대해서 국민이 시청료를 지불하는 것이 바로 ‘공공성’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상업방송과 같은 잣대를 대어서는 곤란하고, 국민의 신뢰와 공공성 같은 다루기 어려운 변수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공공적 가치를 가진 방송이 더 많아지고 믿을 수 있는 방송이라는 국민의 평가가 높아지면 시청료 납부에 대한 조세저항이 줄게 될 것이다.

반대의 경우라면, 격렬한 조세저항이 생겨날 것이고, TV를 치우겠다는 사람 심지어는 KBS를 제외한 케이블 상품 혹은 공중파 수신이 불가능해서 시청료를 내지 않을 수 있는 TV 수상기가 상품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 시청료를 내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내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공영방송이 필요하므로 그 돈을 국민들이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보고서를 작성하는 보스턴의 자문을 많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부담은 가겠지만,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인 한국의 공영방송에 한 획을 긋는다는 마음으로 좋은 열린 마음으로 KBS 보고서를 작성해주기를 부탁하고 싶다. 주어진 답에 끼워 맞추기를 할 것이라고 의심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수익성과 공공성, 시장과 공익, 그 속에서 BBC처럼 공익 프로그램의 대명사 같은 위상을 KBS가 가질 수 있도록 지혜를 빌려주기를 부탁한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
2009/12/29 14:59

한국의 ‘비하 콤플렉스’

[시론] 고재열 시사IN 기자

다시 ‘한국 비하’ 논쟁으로 인터넷이 시끄럽다. 산케이신문 구로다 기자가 MBC <무한도전> 팀이 뉴욕타임스에 비빔밥 광고를 낸 것을 보고 최근 기명 칼럼을 통해 “비빔밥은 볼 때는 좋지만 먹으면 놀란다. 광고 사진을 보고 비빔밥을 먹으러 나갔던 미국인이 '양두구육'에 놀라지 않겠느냐는 걱정이 든다”라고 말하며 비꼰 것 때문이다.

   
▲ MBC <무한도전> 팀이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비빔밥 광고.
짧은 칼럼이지만 구로다 기자는 비빔밥을 비하한 것 외에도 두 개의 칼을 더 숨겨 놓았다. 하나는 무조건 비벼먹으려 드는 한국의 음식문화를 통해 식민과 전쟁을 겪으며 척박해졌던 한국의 식문화를 환기시키고 ‘양의 머리를 내밀고 개고기를 판다’는 의미의 ‘양두구육’을 써서 개고기 식문화를 슬쩍 드러낸다.

괘씸한 일이다. 하지만 구로다 기자가 일본인 전체를 대표하는 것도 아니고 한국에 살고 있는 일본인의 의견을 대표하지도 않는다. 그는 그저 산케이 신문을 보는, 한국을 ‘이류 일본’으로 보고 싶어하는 일본 독자들의 취향에 충실한 기자일 뿐이다. 교묘하게 비틀어서 ‘한식 세계화’에 견제구를 날리고 있는데 이는 오히려 우리에게 ‘희망의 증거’로도 읽힐 수 있는 부분이다. ‘한식 세계화’에 대한 일본인들의 위기의식이 담긴 글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비하’는 우리 언론이 애용하는 기사 ‘앵글’이다. 누구도 이 ‘앵글’에 들어오면 살아나가지 못한다. 그룹 2PM 멤버 박재범도 ‘마이스페이스’라는 자신의 단문블로그에 “korea is gay. I hate koreans”라고 올린 글 때문에 팀에서 퇴출되고 추방당하듯 미국으로 돌아갔다. 누구든 한국을 비하했다는 얘기만 들리면 마녀사냥을 서슴지 않는 한국의 ‘비하 콤플렉스’는 전성기의 ‘레드 콤플렉스’를 연상시킨다.

<미녀들의 수다> 출연자였던 독일 여성 베라 호흘라이터가 고국에 돌아가 쓴 책,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도 꼬투리를 잡았다. “한국의 젊은 여성들은 유행을 광적으로 쫓기 때문에 꼭 미니스커트를 입는데 지하철 계단 올라갈 때 그렇게 난리치고 가리면서까지 왜 입는지 모르겠다”라는 부분이었다. 전여옥의 <일본은 없다>에는 일본 여성에 대한 더 한 말도 등장했지만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았던 우리 국민들이 우리 자신에 대한 표현은 참아내지 못했다.

‘한국비하’로 검색해보면 인터넷에서는 한국을 비하한 외국 유명인 계보까지 나온다. 한국의 개고기 습식 문화를 비판했던 브리짓도 바르도를 비롯해 자신이 출연했던 한국 광고 제품에 대해서 말도 안 되는 이름이었다고 말한 맥 라이언, 그리고 안톤 오노와 판정시비가 일어났을 때 “김동성이 화가 나 집에 돌아간 뒤 개를 걷어차고 잡아먹었을 지도 모른다”라고 말한 제이 레노까지 계보가 풍성하다.

일본 가수 초난강이 ‘자신과 이미지가 비슷한 한석규가 한국에서 인기가 있는 것을 보고 자신도 한국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해 한국 활동을 결심했다’는 얘기도 삐딱하게 해석하고 한국계 모델 지나가 타이라 뱅크스가 진행하는 리얼리트쇼에서 한국 남자는 자신보다 키가 작아서 싫다고 말한 것까지 잡아낸다. 이 정도면 ‘네티즌수사대’라 불릴 만하다.

누리꾼들의 이 사소한 분노를 보면서 문득 김수영 시인의 시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가 떠올랐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 옹졸하게 욕을 하고...”

   
▲ 고재열 시사IN 기자
언론은 ‘한국 비하’에 대한 보도로 누리꾼들의 애국심을 낚는다. 애국심이라기보다는 집단적인 자기 보호의식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확한 표현일지 모르겠다. 우리 언론의 비정상적인 반응에는 진정제가 필요하다. 어찌 보면 그런 한국 비하가 있었다는 것보다 그런 비하에 대해서 언론이 그런 보도를 하고, 그런 보도를 보고 누리꾼들이 그런 반응을 하는 것이 더 수치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그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는 외국인이라면 한국인들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조소를 느꼈을 것이다.

이렇게 ‘한국 비하’는 참아내지 못하면서 외국 권위지에 한국 비판이 실리면 무슨 계시라도 받아낸 양 섣부르게 ‘자성론’을 외치는 행태 또한 우리 언론의 병폐다. 외국언론 칭찬에 널뛰기 하는 꼴도 우습다. 우리 스스로 우리의 모습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데 누가 우리를 제대로 평가해주겠는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2
2009/12/29 11:50

후배기자를 위한 김인규 사장의 배려(?)

[경계에서] 복진오 독립PD

새해부터 KBS 뉴스 진행이 바뀐다고 한다. 현 노조의 어정쩡한 입장 덕분에 참 쉽게(?) 임명된 김인규 사장은 앞으로 뉴스에 기자들이 직접 나와 리포팅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했다. 대신 메인앵커가 주요 뉴스를 직접 읽어주는 일본의 NHK뉴스를 따라하겠단다. 하지만 김인규 사장이 따라 하려는 NHK뉴스가 KBS뉴스 시스템을 배우려했던 적이 있는데 이를 알고나 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몇 년 전 NHK TV가 KBS뉴스 시스템을 조사하기 위해 기자도 아닌 독립PD인 필자와 심층 인터뷰을 한 적이 있어 이 내용을 잘 알고 있다. 당시 필자는 KBS에서 운영 중인 명예 뉴스VJ를 하고 있었다. 지금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이 KBS 명예 뉴스VJ 시스템은 시청자들은 물론 KBS 기자들도 그 존재조차 모를 정도로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

   
▲ 김인규 사장 ⓒKBS
하지만 어쩌면 한국방송 보도사에 혁신적인 사건으로 기억될 만한 일이 이 KBS 명예 뉴스VJ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 졌다. 시청자가 직접 제작한 시청자뉴스가 바로 그것이다. 해당 방송국 기자가 아닌 일반 시청자가 직접 뉴스를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고 영상도 편집하여 방송에 출연까지 하는 시스템으로, 지상파에서 이 제도를 운영한다는 것은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MBC와 SBS도 이와 유사한 시청자기자 또는 시민기자 제도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이들로부터 취재 정보와 사건 사고 중심의 영상자료를 제공 받을 뿐 시청자 기자들이 방송에 나갈 뉴스를 직접 제작 하지는 않는다.

지상파에 방송되는 뉴스를 최초로 시청자가 참여해 만들었으니, 한국은 물론 외국의 사례에서도 극히 이례적이었나 보다. 이 소식을 듣고 일본 NHK가 KBS 명예 뉴스VJ 제도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이다. 필자를 포함해 함께 활동하는 KBS 명예 뉴스VJ 4명이 이들과 심층 인터뷰를 했는데 모두 이 제도에 대한 칭찬을 많이 했다. 당시 명예 뉴스VJ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일정정도의 선발 기준을 통과하고 2박 3일간 합숙을 하면서 뉴스 제작방법과 명예 뉴스VJ로서의 윤리강령, 취재의 원칙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만 했다. 그렇기에 VJ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했다. 자세한 설명을 들은 NHK 조사자들은 상당히 놀라면서 일본방송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한국에서는 어떻게 이런 것이 가능한지 무척이나 신기해하며 부러워했다.

일본 NHK가 배우러 왔던 KBS 명예 뉴스VJ는 학생, 주부, 노인, 회사원, 영상제작자, 독립영화감독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다. 초창기 2년여 동안은 이들이 취재한 뉴스가 방송될 경우에만 교통비와 취재경비 명목으로 몇 십 만원이 지급된 적이 있다. 하지만 나중에 이 마저도 없어져 무급으로 운영됐다. 그럼에도 명예뉴스VJ들은 열심히 뉴스를 만들었다. 애당초 금전적 이익을 얻기 위해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명예,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자신이 양심을 걸고 생활현장에서 만든 뉴스가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것 하나만으로 보람을 얻었던 VJ 에게는 시민기자라는 명예가 최고의 보상이었다.

   
▲ 복진오 독립PD
NHK방송에서는 KBS를 배우고자 했는데 신임 김인규 KBS사장은 NHK를 따라 기자들을 뉴스화면에서 뺀다고 한다. 아마도 KBS기자들의 명예를 지켜주려 하는 것 같다. 김 사장은 현역 기자였던 과거 5공화국 시절 지금은 반란죄 등으로 형을 받은 전직 대통령의 정권과 정책을 찬양했다. 이 기사를 보면 그가 어떤 기자였는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지우고 싶은 과거의 흔적을 남긴 사장께서는 앞으로 KBS기자들이 자신과 같은 흠집을 남기지 않게 아예 뉴스에서 기자들을 빼주려 하는 것 같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
2009/12/28 11:38

내가 이명박 각하라면


[우석훈의 세상읽기]

 
▲ 우석훈 2.1 연구소 소장 (88만원 세대 저자)
요즘 대통령에 대한 농담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요즘 같아서는 ‘각하’라고 불러드리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소소하고 시시콜콜한 일까지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챙긴다. 청와대 직원이 내복 안 입는 것도 호통거리이고, 건물 온도까지 다 직접 챙긴다. 노무현 시절에는 너무 대통령이 깐깐하게 따지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서 ‘노무현 사무관’이라는 농담도 유행했었는데, 지금 같아서야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는 각하 아니면 주사 혹은 주사보가 딱 어울리는 것 같다. 행동은 딱 6급 주사 같이 하지만, 권위 하나만큼은 가히 각하 급이다.

“막말 방송은 없애라”라고 TV 방송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교지를 내려주시니, 권위주의의 복귀라고 할 만하기는 한데, 이게 별로 영이 서는 것 같지는 않다. 불가사이하게 대통령 지지율이 50% 가깝게 나오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딱히 우파들 내에서도 별로 인기가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선생님이 투표하셨어요?”라고 물어보면, 많은 우파들은 손사래를 치면서 그 때는 잘못 생각했었다고 발을 빼는 모양새다.

힘은 좋지만 자랑스럽지는 않은, 그리고 생략된 절차로 강행처리를 좋아하는 묘한 권위주의. 애초에 포퓰리즘 정도의 정부로 가지 않을까라고 예상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영 포퓰리즘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9시 뉴스에 첫 기사로 늘 나온다고 해서 호가 아예 ‘땡’과 ‘한편’으로 불리던 땡 전두환 각하와 한편 이순자 여사 시절을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우리의 대통령은 역사 속에서 ‘삽질’이라는 호로 불릴 듯하기는 하다. 아마 본인이라도 이 상황이 답답할텐데, 1년 내내 삽질과 강행처리로 얼룩진 한 해이니, 내년에도 계속해서 삽질과 강행처리는 계속될 것 같다. 지켜보는 우리도 답답하다.

연말연시, 할 일도 없는데, 내가 만약 지금의 이명박 위치에서 국민들에게 선물을 하나 주는 진짜 포퓰리즘을 한다면 뭐가 있을까 하고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최종 결론으로 나온 게 ‘완전 연봉제’라는 것이다. 예전 직장 생활할 때 연봉제가 도입된다고 해서 난 순진하게 정말 월급제와 달리 한 번에 봉급을 주는 줄 알았는데, 연봉제가 사실은 인센티브란 이름으로 개별 평가제를 도입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고, 진실은 변형 월급제에 불과했다. 어차피 많은 기업과 공기업이 연봉제로 가는 중인데, 정말 화끈하게 1월 달에 연봉을 모두 주는 완전 연봉제로 가면 어떻게 될까?

 
 
▲ 지난 23일 열린 2010년도 법 질서 분야 업무보고(법무부, 권익위, 법제처) ⓒ청와대
많은 월급쟁이들이 한 번도 만져보지 못한 목돈을 1월 달에 가지게 될 것이고, 저축률은 확실하게 높아질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최소한 1년간 노동자들은 회사가 자신을 1년 내에 자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고, 회사 분위기도 월급제보다는 좋아질 것 같다. 게다가 평균 저축액이 높아지면, 아마 내구제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는 대신, 기분이 좋아져서 쓸데없는 소비제나 과시제에 대한 소비는 줄 것이다. 은행에 쌓인 잔고를 깎아먹는 것은 역시 기분 좋은 일은 아닐 것이고, 월급받자마자 카드로 뭔가 소비하지 않으면 기분이 안 좋았던 사람들도 자신의 은행 잔고를 생각하면서 보다 더 합리적인 소비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한 마디로, 국민들의 저축률이 높아지고, 이 저축으로부터 산업투자의 역동성을 만들어내던, 한국 경제가 가장 좋던 시절의 그 선순환이 다시 시작되게 될 가능성이 높다. 1월달, 1년치 월급을 한 번에 손에 쥔 월급쟁이들이, 결국은 같은 돈일 지라도 기분은 아마 한 달 내내 좋을 것 같다.

내가 이명박 각하라면, 지금의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1월 신년사로 공무원과 공기업부터 완전 연봉제를 시작할 것이라고 얘기할 것 같다. 순간적으로 지지율 20%는 높아질 것이고,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한나라당의 장기집권도 실제로 가능해질 것 같다. 한나라당, 집권에는 성공했지만, 사실 우릴 별로 기분 좋게 해준 것은 없지 않은가? 정부에서 한다고 하면, 공무원이나 공공기관의 직원들이 기분 좋아질 것이고, 아마 삼성이나 현대 같은, 자신의 노동자들에게 전국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싶어하는 곳들도 따라 할 가능성이 높다.

부수적 효과로 이상한 월급체계로 초과노동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월급을 받지 못하는 공장의 노동자들 과로도 줄여줄 가능성이 높고, 이런 게 한국식 노동정책 선진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딱 임금 이자율만큼 국민들 월급을 높여준다고 생각하면 완전 연봉제 못할 것도 없다. 어차피 집행할 공무원 월급 예산, 1월에 화끈하게 주어도 좋고, 부처별로 돌아가면서 혹은 부서별로 순차적으로 지급하면, 기술적인 문제들도 상당히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전국의 모든 직장이 한꺼번에 월급을 주면, 내수만큼은 화끈하게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완전 연봉제, 그거 내년부터 당장 하자!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1 Comment 0
2009/12/22 14:37

[우석훈] 짧은 해운대 여행

   
▲ 우석훈 2.1 연구소 소장 (88만원 세대 저자)
6년 전부터 나는 틈이 날 때마다 지방을 돌아다니고 있는 중이다. 그야말로 6년간 나도 길에서 사람을 만나면서 녹색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지역 그리고 동네의 수다에 익숙해졌다. 나는 생태정치를 믿었고, 지역의 수다쟁이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이 동네 원로에서 자경꾼 역할까지 하는 그런 직접 민주주의와 지역자치를 믿었다. 동네에는 이념이 없고, 학문이 없고, 언론이 없다. 그 대신 형님이 있고, 땅값이 있고, 수다가 있고, 또 신화들이 있다.

한나라당은 전라도에서 개밥이고, 민주당은 경상도에서 도토리이다. 민주노동당이든, 진보신당이든, 동네에서는 물과 섞이지 않는 기름과도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이 있는 도시는 몇 개 안되고, 민주노총이라는 이름으로 상징되는 노조가 동네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도시도 몇 개 안된다. 이 나머지 도시 즉 한국의 거의 대부분의 동네에서는 토호들이 왕이고, 부동산이 국법이고, 땅값이 헌법이다. 이걸 그대로 두고 우리가 21세기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10년 전에 우리는 상상했던 것 같다. 그러나 21세기는 열리지 않았고, 한국은 지금 죽어가는 것 아닌가?

부산은 누가 뭐래도 한국 제2의 도시이다. 영화 <해운대>로 해운대는 화려하게 부활하는 것 같았고, 지난 여름 해운대가 부산을 살리고, 부산 경제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았다. 그 여름에 부산대학교의 특강에 갔었다가 잘 곳을 구하지 못해 결국 경주로 갔던 기억이 있다. 그 때 부산의 어느 고등학교 학생들과 학교의 작은 행사에 가겠다고 약속을 했었는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부산을 찾았다. 동국대 특강을 마지막으로, 이제 대중강연은 더 이상 하지는 않지만, 나의 또 다른 연구 테마인 ‘10대들과 대화하는 법’을 위해서 중고등학생을 만날 수 있는 자리는 어지간하면 가려고 하는 편이다.

물론 전국의 모든 고등학생을 다 만날 수는 없어서, 제주, 울산, 부산, 이렇게 주요 연구지역을 세 개로 줄였다. 언젠가 제주, 울산, 부산, 이곳의 10대들이 어떻게 다른지, 어떻게 같은지, 그리고 무슨 꿈을 꾸고 있는지, 독자 여러분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대치동 모델을 따라 ‘대치동 슈퍼 맘’이 관리하는 그런 10대만이 한국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방식의 꿈을 꾸고, 다른 방식의 삶을 살고 싶어하는 그런 10대들, 그들의 모습이 바로 한국의 마지막 미래라는 생각을 조금씩 더하게 된다.

   
▲ 영화 <해운대> 촬영장면
겨울에 다시 만난 해운대는 영하 4도라는, 부산에서는 아주 드문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러웠다. 투기자본들이 해운대에 많은 주상복합 아파트를 건설해놓고 있고, 사람들은 이 해운대 아파트에 부산 사람들은 없고, 서울에 사는 사람들의 별장이라 나에게 소개해주었다. 수입 럭셔리 위주의 쇼핑몰은 입주에 실패해서 문을 열고 있지 못했고, 여름 해수욕장의 화려함 대신 을씨년스러운, 경제 한파 직전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해상의 시설물들로 인하여 조류가 변해서인지, 해운대의 백사장은 지난 10년 동안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계속해서 모래를 부어야 겨우 해안을 유지할 수 있는 생태적 재앙이 해운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잘 얘기하지 않지만, 부산의 빈민률이 30% 정도는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서울의 부동산 자본이 아무리 건물을 지어도 그들은 분양만 끝나면 빠져버리고 날 투기성 자금이고, 부산경제는 이 시설물을 유지할 힘이 없다. 겉이 화려해도, 사람들의 삶이 개선될 이유가 없는 경제의 원칙처럼, 그들은 이 겨울에 가난과 싸우면서 힘겹게 겨울을 나는 것 같아 보였다. 일본의 90년대가 그랬던 것처럼 한국에 부동산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유령의 테마파크가 될 첫 번째 후보지 중의 하나가 해운대가 아닌가? 한나라당이 지배하는 도시, 부산을 보면서 한나라당이 과연 우리의 통치자가 될 자격이 있는가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봤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민자도로가 있는 도시, 터널 하나 통과하기 위해서 600원씩 계속해서 시민들이 통행료를 내고 있는 도시, 산업도 없고, 기업도 변변히 없이, 서울과 일본 사이에서 도대체 누구와 연계하는 게 삶을 보장할 것인지 고민 속에 빠진 도시, 이곳이 한국 제2의 도시 부산의 현 모습이었다. 자신의 고향에서, 자신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들을 이렇게 빈민상태로 내버려둔 집권당, 그들이 과연 한국을 통치할 능력이 있는가, 한 번 질문해보게 되었다. 투기와 민자도로, 그리고 경륜장으로 대표되는 살기 어려운 도시 부산... 부산을 대표하는 문인이 누구인가라고 질문했는데, 누군가 부산에는 시인도 없고 소설가도 없고, 깡패만 잔뜩 있다고 대답해주었다. 꿈, 그 꿈을 다시 한 번 찾아보고 싶어졌다. 부동산 공황이 시작되면, 해운대에 제일 먼저 충격이 올 것이다. 꿈을, 그 때에도 얘기할 수 있을까?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
2009/12/22 10:49

[정태인] 나와 내 가족은 성공할 수 있다는 맹신

내 공부방에는 피카소의 ‘게르니카’가 걸려 있다. 1937년 스페인 내전, 인민 전선(공화군)이 장악하고 있었던 바스크 지방의 게르니카에 대공습이 있었다. 아비규환을 이렇듯 절절하게 표현하는 예술가가 또 나올 수 있을까? 공포에 질려 초점을 잃은 눈들이 사면팔방에 불안을 전염시키고 있다. ‘입체파’의 기법이 한껏 효과를 발하고 있다.

작년 이맘 때 세계경제는 말 그대로 공포에 떨었다. 끝없이 솟아오르던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바벨탑은 마비됐고 이미 갈갈이 찢어진 세계가 불통의 언어로 대립하는 일만 남은 것으로 보였다. 30년대 대공황이 결국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진 것처럼…

   
▲ 피카소 <게르니카>
다행히 인류는 1930년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 하지 않았다. 전 세계의 중앙은행이 달러와 자국 통화를 대대적으로 쏟아 부어서 패닉이 붕괴로 이어지는 것을 막았고 동시에 재정 지출을 늘렸다. 1년 만에 세계는 패닉에서 “불안 속의 낙관”으로 돌아섰다. 아니, 한국에선 낙관이 흘러넘치고 있다. 코앞에 내외의 위기가 닥쳐 있는데도 7% 경제성장을 내걸었던 이명박 대통령은 치매 걸린 노인처럼 또 다시 토건의 성장신화를 외치고 있다(임기 말에는 기어코 7%를 달성한단다).

과연 그럴까? 내년 5% 내외의 성장을 예측하고 있는 정부나 민간기관은 모두 3% 정도의 세계경제전망을 전제로 하고 있다. 불행히도 붕괴 직전의 바벨탑은 설계가 변경되지 않았다. 대형금융기관이 위험한 투자를 감행해서 성공하면 이익을 챙기고 실패하면 납세자가 손실을 떠안는 “대마불사”의 구조는 여전하다. 위험 분산의 묘약으로 믿었던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도 구체화되지 못한 채, 상업용 부동산이나 자동차 대출 등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똑같은 성격의 폭탄들이 과잉 유동성 밑에 숨어 있다. 더구나 더 장기적이고 더 풀기 어려운 글로벌 불균형 역시 아무런 대책 없이 지금도 부풀어 오르고 있다. 또한 세계경제가 현재의 예측대로 순조롭게 돌아간다면 지금 같은 유가나 원자재 가격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먹잇감을 찾는 과잉 유동성이 원자재 선물시장으로 몰려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한국 또한 마찬가지다. 현재의 낙관적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라는 형식이 큰 몫을 했다. 작년 4/4분기와 금년 1/4분기가 워낙 나빴기 때문에 정부의 온갖 정책이 다 쏟아진 금년 2/4분기와 3/4분기의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선 건 당연하다(이른바 기저 효과). 그러나 지난 3분기 동안, 즉 봄, 여름, 가을 동안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여전히 -1.8%에 머무르고 있다(한은 3/4분기 국민소득(잠정), 12.4). 민간소비는 -1.5%, 설비투자는 -15.5%였고 내수 전체로 -6.8%였으니 서민들의 체감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다만 수출감소(-5.3%)보다 수입감소(-13.2%)가 더 커서 GDP의 폭락을 막았을 뿐이다.

그런데 내년에 어떻게 갑자기 4.6%(한국은행, 2010년 경제전망, 12.11)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일까? 민간소비가 금년에 비해 3.6%나 늘어나고 설비투자 역시 두자릿수 감소세에서 11.4% 증가로 급반전할 것이라는 예측이 그 비밀이다. 금년 소비가 이 정도에 머무른 것도 자동차 세제혜택 등 특수 요인에 의한 것이었는데 과연 사람들이 이제 살만 하다며 내구재 소비를 늘릴까? 세계의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도 기업인들은 갑자기 대대적 설비투자를 시작할까? 불행히도 중장기 기대의 급반전은 케인스의 용어로 “확률관계 0”에 가깝다.

물론 이들 기관의 예측이 조작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지 현재의 수치들을 과거의 모형에 넣어서 나온 결과이고, 그것은 최근의 호전 기미를 단순 연장했다는 걸 의미한다. 정말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면 한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체계적으로 부동산 거품을 빼는 일이다. 그런데 정부는 오히려 4대강 등 토목건설에 목을 매달고, 반면 가장 효율적인 장기 투자인 교육과 의료 등 복지의 비중은 줄이고 있다. 게르니카의 공포는 그다지 먼 곳에 있지 않다.

   
▲ 정태인 경제평론가
잉그릿드 버그만의 청순한 미소는 스페인 내전 속에서 피어났다(<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게르니카의 바스크 지역에서는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몬드라곤 협동조합이 확고히 뿌리를 내렸다. 경쟁과 독선이 아닌, 협동과 사랑이 우리의 희망이다. 또 다시 뉴타운과 특목고 등 나와 내 가족만은 성공할 수 있다는 맹신의 주문에서 빠져 나올 때 비로소 우리 아이들을 게르니카의 공포로부터 구할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1 Comment 0
2009/12/17 16:40

제 밥그릇도 못 챙기는 한국신문들


[김주완의 지역이야기]

아이폰이 화제다. ‘호주머니 속의 컴퓨터’라 할 수 있는 아이폰이 한국에 들어왔다는 것은 단순히 ‘성능 좋은 휴대전화’ 시대가 열렸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유독 한국에서만 불모지로 남아 있던 모바일 콘텐츠 유통이 아이폰 출시를 계기로 본격화된 것이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PC나 노트북, 넷북 등을 통해 소비하고 이용하던 뉴스나 블로그, 카페, 게임, 만화, 동영상, 소설 등 모든 것을 모바일을 통해서도 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아이폰이 들어오기 전에도 휴대전화에서 그런 걸 볼 수 없었던 것은 아니다. 웬만큼 성능이 괜찮은 휴대전화에서는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데이터통신을 통해 인터넷 접속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쌌다. 실수로 잘못 접속했다가 수십 만~수백 만 원의 데이터통신료를 물었다는 사례도 속출했다.

비싼 요금뿐 아니라 엄청나게 불편하기도 했다. 휴대전화의 작은 화면에서 인터넷을 띄우면 글자가 깨알보다 작았다. 확대·축소와 상하 좌우 이동을 수없이 반복해야 했다. 결코 익숙해질 수도, 성공할 수도 없는 서비스였다.

 
 
▲ 아이폰이 국내에 도입되자마자 네이버는 아이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각 신문사의 뉴스를 공급하고 있다. 이러다간 모바일 뉴스플랫폼마저 포털이 장악하는 것도 시간문제다.
아이폰은 그런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했다. 작은 화면에서 가장 최적화된 크기로 모든 걸 볼 수 있다. 스타일러스라는 바늘 같은 터치펜을 사용하지 않고도 손가락 두 개로 편하고 자유롭게 모든 메뉴를 작동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데이터통신 요금도 획기적으로 절감했다. 가정의 초고속 인터넷 회선료보다 싼 월 1만 원만 내면 웬만한 모바일웹 사용이 가능하다. 게다가 기존의 무선인터넷이 깔린 곳에선 무제한 공짜다.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다 알만한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하는 이유는 한국의 신문사 사장과 편집국장들이 워낙 이 분야에 무식하기 때문이다. 명색이 뉴스를 팔아먹고 산다는 사람들이 뉴미디어 흐름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 그런 무식한 신문경영인과 편집국장들 때문에 인터넷 뉴스 시장은 포털에 다 잡아먹히고 말았다. 이미 시장을 다 빼앗기고 나서야 뒤늦게 한국신문협회 주도로 ‘신문포털’을 만든다고 난리를 떠는 것도 스스로 무식함을 자인하는 꼴이다.

그런 사람들이 이제 새롭게 열리고 있는 모바일 뉴스 시장마저 발가벗고 포털에 갖다 바칠 조짐이다. 이미 네이버가 아이폰에 뉴스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각종 블로그 콘텐츠를 보여주는 오픈캐스트 역시 네이버 어플을 통해 아이폰에 제공된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뉴스 어플의 경우, 해당 신문사가 허락하지 않고서는 네이버가 이럴 수 없다. 분명 신문사들은 뭐가 뭔지도 모른 채 허락했을 것이다. 어차피 포털에 제공되고 있는 뉴스, 휴대전화로도 볼 수 있게 하는 게 뭔 대수냐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PC웹과 모바일웹은 엄연히 다른 유통수단이며 별개의 시장이다. PC웹에서 포털에 빼앗겼던 뉴스 시장을 모바일웹에도 통째로 내줘선 안 된다. 과거 1세대 스마트폰에서 PC웹 그대로의 풀브라우징으로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건 그야말로 PC웹이고, 거기엔 이미 뉴스 제공협약이 되어 있으니까.

 
 
▲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뉴미디어부장

하지만 아이폰 어플처럼 모바일콘텐츠로 재가공하여 새로운 뉴스플랫폼에 제공하는 것은 별개로 봐야 한다. 필요하다면 법적 소송을 통해서라도 이마저 내줘선 안 된다. 물론 아직은 모바일로 뉴스를 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야말로 새로 열리고 있는 시장이다. 시장이 다 열린 후 땅을 치고 후회해 봐도 소용없다. 당장 포털의 스마트폰 어플에 뉴스 제공부터 중지해야 한다. 신문사가 자체 어플을 만들든, 여러 신문이 연합하든 포털이 모바일 뉴스 플랫폼까지 장악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