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02 14:00

‘조선일보’는 한나라당의 모범답안?

美쇠고기 논란 다룬 ‘PD수첩’ 반미 선동 주장 일치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미국산 쇠고기’ 논란과 관련해 한나라당의 모범답안 역할을 하는 모양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해 심층 보도를 한 MBC <PD수첩>에 대해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리고 왜곡 해석해서 국민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원내대표는 “광우병을 걱정하는 것은 공감을 하지만 이것을 과장되게 확대 재생산해서 국민들에게 공포심을 갖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인의 경우 광우병 발병과 관련해 위험이 높은 취약한 유전자 구조를 갖고 있다는 내용과 관련해 “현재까지 180여명의 인간 광우병이 발생한 영국에서도 한국인이 발병한 사례가 전혀 보고되고 있지 않으며, 미국 쇠고기를 먹는 미국 유학생이나 재미교포에도 광우병 발병 사례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전 세계에 지금까지 207명이 (광우병) 발병을 했는데 이 중 영국이 80%를 차지하고 있고 프랑스가 23명, 영국이 166명, 아일랜드 4명, 미국 3명, 스페인 3명, 네덜란드 2명, 포르투갈 2명 등인데, 한국과 일본은 아직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상황이 이러한데도 지금 인터넷이나 방송, 야당이 떠드는 것을 보면 마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서, 더구나 3년 이상 된 것을 먹으면 바로 그냥 인간 광우병에 걸릴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2일자 조선일보 31면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하는 언론 등에 대해 “광우병 괴담으로 혹세무민하고 선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것으로 말문을 뗐다.

심 부대표는 “<PD수첩>에서는 미국 쇠고기를 먹는 사람은 실험동물과 같다는 미국 소비자단체 관계자의 말을 보도했는데 그렇다면 미국 쇠고기를 먹는 미국인 3억 명이 전부 다 실험인간인가 하는 질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 부대표는 인터넷 상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정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움직임이 있는 것과 관련해 “쇠고기를 계기로 반미 선동, 반정부투쟁, 반이명박 투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텔레비전이 이처럼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들을 쏟아내서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것은 명백한 폭력”이라며 “공중파 등은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국민을 현혹시키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원내대표단의 이 같은 비판은 공교롭게도 이날 아침 발행된 <조선>과 <중앙>의 사설과 완전하게 맥을 같이 한다.

<조선>은 31면 <“TV 광우병 부풀리기 도를 넘었다”>에서 “<PD수첩>은 TV가 특정한 의도를 갖고 여론 몰아가기에 나서면 그 사회적 파장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줬다”면서 △미국산 쇠고기 90% 이상이 미국 내에서 소비되고 있지만 3억 명이 넘는 미국인들과 250만 재미교포·유학생들이 멀쩡하다는 점 △인간 광우병 발병률은 영국이 가장 높다는 점 등을 언급했다.

이어 <조선>은 “그런데도 ‘미국 쇠고기는 광우병 덩어리’라는 황당한 얘기가 수그러들지 않는 것은 한미 FTA 반대세력들이 광우병 위험이라는 포장지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와 ‘반미 선동’을 교묘하게 함께 싸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앙> 역시 30면 사설 <“광우병 부풀리는 무책임한 방송들”>에서 <PD수첩> 등에 대해 “한미 FTA를 반대하는 일환으로 미국 쇠고기 개방을 반대하는 정치적 선동”이라 비판하며 “비현실적인 가정을 바탕으로 충격과 공포를 부추기면 곤란하다. 이러니 방송이 욕을 먹는다”고 주장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하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자신들의 견해와 다르다 하여 무조건 “왜곡”을 주장하고 “정치적 목적”을 의심하면서 결국 “선동일 뿐”이라고 폄훼하는 일련의 논거 전개 과정이 완벽히 일치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을 출입하는 한 일간지 기자는 “한나라당 아침 회의에서 어떤 얘기가 집중적으로 나올 것인지는 그날 아침 발매된 <조선>, <중앙>, <동아>의 사설을 보면 알 수 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 아니냐”면서 “특히 정연주 KBS 사장 등 방송과 관련된 내용은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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