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속에 내년을 기약했다. MBC 〈생방송 화제집중〉이 14일, 마지막 생방송을 마쳤다. MC 문지애 아나운서를 비롯해 1회부터 〈화제집중〉을 함께 해온 성우 최수진 씨 등 제작진은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경제 위기로 방송사들이 긴축경영에 들어가면서 〈화제집중〉은 이번 가을개편에서 잠정 폐지됐다. 평일(월~금) 오후 6시를 전후해 띠 편성돼 있던 〈화제집중〉 대신 다른 프로그램을 재방송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MBC는 결국 〈화제집중〉 폐지를 결정했다. 이로써 1998년 1월 19일 첫 방송을 시작해 10년 10개월 간 이어온 〈화제집중〉은 2640회를 끝으로 아쉬운 종영을 했다.
| ▲ 마지막 생방송을 하고 있는 성우 최수진, 안종덕 씨 ⓒMBC | ||
14일 마지막 생방송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스튜디오 한 켠에 자리 잡은 성우들의 활기찬 목소리로 시작됐다. 그리고 이날 방송 끝머리, 〈화제집중〉 10년을 정리하는 내용이 방송을 타며 비로소 마지막 방송이란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벌써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며 시청자들에게 마지막 방송 소식을 전하던 문지애 아나운서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강재형 아나운서는 그런 문 아나운서를 달래며 “잠정 폐지니 형편이 되면 꼭 다시 찾아 뵙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는 문지애 아나운서 ⓒMBC | ||
〈화제집중〉의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화면이 나가자 스튜디오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던 제작진들도 하나 둘 모니터 앞으로 모였다. 〈화제집중〉이 지나온 발자취를 보며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아~’ 하는 탄성과 눈물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화제집중〉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첫 아이템으로 해서 중국 대지진 현장, 미아 찾기 캠페인 등 사회성 있는 아이템을 방송했고, 사람 냄새 나는 이웃들의 인생 이야기 역시 놓치지 않았다.
지체장애 수영선수 진호, 두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 등도 어김없이 〈화제집중〉에 소개됐다. 〈화제집중〉에 소개된 주인공의 사연을 바탕으로 영화 〈주먹이 운다〉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또 ‘대한민국 수염짱을 찾아라’ 편을 통해 방송인 노홍철을 발견했고, 올라이즈 밴드의 우승민 역시 〈화제집중〉을 통해 데뷔했다.
이러한 〈화제집중〉에 대해 한 시청자는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저녁밥 같은 프로그램”이라고 표현했다.
“늘 여러분들에게 편지를 쓰는 마음이었다. 마음을 담아 부친 편지의 답장은 여러분의 사랑과 성원으로 돌아오겠죠”라는 강재형 아나운서의 클로징 멘트와 함께 어니언스의 ‘편지’가 흘러나왔다.
| ▲ 정성후 〈화제집중〉 CP와 눈물을 흘리는 성우 최수진 씨 ⓒMBC | ||
최수진 씨는 “1997년 9월 성우가 된 후 98년 1월부터 만 11년 동안 〈화제집중〉을 했다”며 “못 하는 목소리 들어줘서 고맙고, 실수해도 괜찮다고 해준 작가들,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힘겹게 말을 이었다.
안종덕 씨는 “20대에 〈화제집중〉을 시작해 내일 모레 40대를 바라보게 됐다”며 “하루하루가 〈화제집중〉 덕분에 즐거웠다. 일기 쓰듯 가슴 속으로 느끼던 프로그램이 폐지돼 아쉽지만, 에너지를 충전해 다음에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나 뵙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방송 현장을 찾은 곽동국 시사교양국장은 “〈화제집중〉은 장수 프로그램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한 프로그램”이라며 “내년 봄에 다시 부활되도록 노력하겠다. 내년을 기약하며 마감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창옥 아나운서 국장은 “워낙 거세게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어 지금은 악천후에서 한 발 더 뛰기 위해 잠시 움츠리는 시간”이라며 “아나운서의 입장에서 〈화제집중〉은 지극히 아나운서적이면서 아나운서의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부각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기에 폐지돼서 아쉽다. 내년을 기약하자”고 말했다.
| ▲ 11월 14일 〈생방송 화제집중〉 마지막 방송을 끝낸 후 찍은 단체 사진 ⓒMBC | ||
강지웅 PD는 “갓 입봉해 〈화제집중〉 1회부터 해왔고, 프로그램을 하며 당시 작가로 일하던 아내도 만나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방송 끝부분 10년의 기록을 모아 놓은 것을 보니 울컥했다”고 마지막 방송을 지켜본 소감을 밝혔다.
방송 도중 눈물을 흘렸던 문지애 아나운서는 “〈화제집중〉을 보며 자랐고, 〈화제집중〉을 하고 싶어서 MBC에 지원했는데 문 닫게 돼서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나뿐 아니라 〈화제집중〉을 하고 싶어하는 후배들이 많이 있으니 내년에 새로 부활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정성후 CP는 “IMF 때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이었는데 제작비에 비해 시청률이 안 나와 이렇게 폐지되게 됐으니 참 아이러니하다”며 “〈화제집중〉 방송을 다시 하는 날이 곧 한국경제가 다시 좋아졌다는 뜻이고, 서민들이 살만한 세상이 됐다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7일부터는 〈화제집중〉을 대신해 〈경제매거진 M〉, 〈공감 특별한 세상〉, 〈찾아라! 맛있는 TV〉, 〈해피실버 고향은 지금〉,〈불만제로〉 등이 재방송된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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