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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일 자신의 ‘정치적 멘토’이자 대선에서 이명박 캠프의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아온 최시중 전 한국갤럽 회장을 초대 방통위원장 내정자로 발표하면서 언론시민계에서는 “이명박 정권이 방송·언론을 장악하려고 한다”며 ‘최시중 내정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에 〈PD저널〉은 6일부터 시민언론계의 목소리를 담은 릴레이 인터뷰를 싣고 있다. 두 번째 인터뷰 주자는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다. 〈편집자주〉 |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언론, 교육, 보건, 의료 등 모든 공공부문에 효율·경쟁을 내세우는 이명박 정권의 시장화 정책이 언론에 가장 먼저 적용되는 것 같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시중 씨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내정한 것은 이런 시장화 정책을 자신들의 의지대로 장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최근 초대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최시중 전 한국갤럽 회장과 관련해 땅 투기 의혹과 선거법 위반 행위 등이 언론 보도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언론노조를 비롯한 언론 현업 단체들은 6일 파업까지 경고하며 최 씨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방송통신위원장은 대통령이 직접 임명을 하게 돼 있는데 대통령과 친소관계가 있다고 해서 독립성을 해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최 위원장은 “말도 안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단지 가깝다고 해서 가깝다고 해서 우리가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며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정치적 후견인이었고 자신 스스로 방파제가 되고 병풍이 돼 철저하게 대통령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어떻게 독립적인 방송통신정책들을 펼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참여정부 시절 서동구 씨가 KBS 사장으로 임명됐을 때도 대통령의 언론고문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임명된 지 열흘 만에 물러났다”며 “당시 한나라당도 그렇게 주장했는데 이제 와서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고 말했다.
이하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언론은 비판과 감시를 할 수 있는 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방송을 산업적 측면과 효율성 측면으로만 보고 있다. 대통령 직속기구로 방통위를 만든 것도 권력에 예속될 수 밖에 없다. 최시중 씨의 내정도 이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진행됐다고 본다.”
- 최시중 씨 내정과 관련한 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조중동 보수족벌 신문들이 5년 전 KBS 서동구 사장 임명 때와 현재 상황이 똑같지만 전혀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그 때는 KBS 한 방송사 사장의 문제였다면 지금 최시중 씨의 임명은 방송통신을 관할하는 자리로 훨씬 더 위급한 상황이다. 방송에서 일부 보도를 하고 있는데 훨씬 더 적극적으로 해야한다. 이건 본인들 문제다. 보도 자유가 침해받을 소지가 크다. 소극적으로 보도해서는 안된다. 국민들이 이 문제를 가지고 토론을 벌일 수 있을만큼 인식할 수 있도록 방송에서 보도를 해줘야 한다.”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가 한국갤럽 회장으로 있던 지난 97년 대선 당시 여론조사 결과를 주한 미 대사에게 전달한 정황이 KBS보도로 드러났다. 최근에 땅 투기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데. “그런 일들이 많았을 것이다. 본인도 초대 방통위원장을 할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을 것이고 그런 잘못에 대해 한나라당도 말로 표현을 못할 뿐이지 자신들도 문제점은 인식하고 있다. 이것이 그가 방통위원장으로서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증거들이다. 부동산과 관련해 개인적인 재산문제로 왈과왈부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한 청와대 비서관이나 장관들이 다 부동산 투기로 논란이 됐다. 우리사회가 가지고 있는 도덕적 기준과 관점에 대해 현실감각 있게 받아들이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거액의 자산을 가진 것이 능력이고 그런 능력만 있으면 그런 하자들이 아무 문제가 없다는 태도가 문제다.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경영해야 되는 입장인데 그런 인식으로는 안된다.”
-- 이명박 정부 미디어 정책의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미디어 정책을 시장주의적으로 제단하려 하는 것이다. 마치 새로운 시대에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더 다양한 언론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보수족벌신문이 전체 여론시장의 70~80%를 점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신문방송 교차소유 금지를 풀어버리는 식으로 해서 여론독점을 더욱 심화시키려 한다. 여론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나 바람들이 다양해지면서 여론의 다양성을 보장해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들은 소수의 독점 여론을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이 문제는 정책 입안자들이나 대통령 권력자들에 의해서 추진되서는 안된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 방통위가 대통령 직속기구인 것에 대한 의견은. “대통령 직속인 그 순간 방송이 권력에 장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부기관이 되는 순간 정부조직법에 따라 대통령과 총리의 지휘감독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선의에 따라서 하겠다고는 하지만 권력에 대해 원천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무소속 합의기구로 가자고 주장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모두 단순히 업무의 효율성 때문에 직속기구화를 주장하는데 방송의 독립성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침해받는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 최시중 씨 선임된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나. “최근 장관 인선과정에서 후보자들이 줄줄이 낙마를 했다. 이명박 정부는 이번에 밀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관철하려고 하는것 같다. 그러나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최시중 씨가 통과된다면 정권에 큰 부담을 줄 것이다. 방송이 어떻게 신뢰를 받을 것인가에 대해 원천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잘못됐다고 판단하면 즉시 철회하는 것이 맞다.”
- 앞으로 전체 미디어 시장에 많은 변화들이 예상되는데. “그동안 압도적으로 보수족벌 언론이 장악한 편향적인 언론시장에서 그나마 방송이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경쟁과 효율성을 앞세워 규제완화를 우선시 하는 미디어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기간방송법을 통해 KBS의 예산권을 국회가 가지고 통제하고 MBC 민영화를 추진 할 것이다. 신문방송 교차소유 허용을 통해 보수 신문의 방송진출 허용한다면 순식간에 보수 일색으로 미디어시장이 편향적으로 형성될 것이다. 국민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알권리를 충족해야 되는데 한쪽의 시각만 강요당하는 그런 사태가 올 것이다. 최시중 씨 선임도 그런 정책들의 최정점에 있는 것이라고 본다.”
- 언론 시민단체들이 방통위원들을 추천하기 위한 논의를 벌인 것으로 안다. “나름대로 기준을 정해서 방통위원들을 추천하자는 것이다. 이는 여야 공히 해당된다. 야당도 중요한 위치에 있는 방통위원을 밀실에서 정파관계에 따라 내정한다면 그것 역시 문제가 아니겠는가. 당연히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 의견수렴을 거쳐 진행돼야 한다. 언론연대라는 기구를 통해 시민사회단체들이 바람직한 방통위원 선정기준을 마련하고 거기에 맞는 객관적인 중립 인사들을 추천하려고 한다.”
총파업을 예고했는데. 언론노조의 투쟁계획은. “최시중 씨 내정과 관련해 임명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상태고 기다리고 있다. 위원 선임 과정에 독선적인 형태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파업이나 극단적인 행동은 마지막 단계에 할 것이다. 지금 시급한 것은 최근 방통위원장 선임에 대한 폐해를 알리는 것이다. 아직 국민들 인식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일단은 집회나 국민홍보를 통해서 이 문제를 알리고 언론보도를 통해 방송통신법의 문제점과 위원장 내정의 문제점을 알리는데 매진하겠다. 힘으로 밀어붙이려고 한다면 언론노조가 지난 20년간 걸어왔던 투쟁의 역사를 걸고 최시중 씨의 연임을 반대할 것이다. 불행한 결과가 빚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선 대통령과 한나라당 스스로 잘못된 부분들을 철회해야 한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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