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3사 드라마 PD들이 모임인 드라마연구회가 한국TV드라마PD협회란 이름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PD연합회의 하위 분과인 드라마PD협회는 지난 20일 SBS 탄현제작센터에서 조촐한 축구대회에 이어 창립총회를 열고 새 시작을 알렸다.
51명의 드라마 PD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창립총회에서 이은규 MBC 연속극기획팀장이 초대 협회장으로 추대됐다. 이은규 회장은 “더 일찍 모였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실질적인 모임 활동을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드라마PD협회는 80년대 태동해 1996년 재창립된 드라마연구회를 발전적으로 계승한 모임이다. 기존의 연구·친목단체로서의 성격에 더해 실질적으로 활동을 하고, 드라마 제작 전반에 대해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이다. 여기엔 지난 10여 년간 드라마 제작 환경이 확연히 변한데 따른 고민이 담겨 있다.
| ▲ 이은규 드라마PD협회장 ⓒMBC | ||
이 회장은 이어 “예전엔 드라마 PD가 주도성을 갖고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드라마 제작 주체의 일부가 된 셈이다. 그러다보면 중심이 없어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며 “중심성을 강화하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공론화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창립 취지를 밝혔다.
이 회장은 최근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드라마가 번성하고 있다지만, 사실 내부 PD들 입장에선 점차 입지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제작사가 캐스팅 문제로 PD를 바꿔도 저항할 수가 없다. 스타 배우를 통제하기란 어렵다. 연출권도 힘 있는 자가 가져가려고 한다.”
그는 “상황이 많이 나빠졌다. 너무 많이 입지를 잃었다”며 “‘내가 연출자가 맞나?’하는 정체성 위기까지 심각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또 많은 영역에서 드라마 PD들이 소외돼 있다는 고민도 있다. 드라마 관련 대학 교육 과정 하나 찾기가 힘들고, ‘서울 드라마 어워즈’ 같은 행사에도 초기 의사결정과정에 드라마 PD들이 빠져 있더라는 것이다. “나서지 않으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또 “드라마 ‘장사꾼’들이 정책을 끌고 가게 할 순 없다”고 밝힌 뒤, 방송사를 향해서도 뼈 있는 말을 던졌다. “방송사는 드라마를 수단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 단막극 하나 못 지켜내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정신적으로 황폐화된다. 뉴스 대신 드라마를 편성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 ▲ 드라마PD협회 창립총회가 지난 20일 SBS탄현제작센터에서 열렸다. | ||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드라마PD협회는 드라마 제작 전반에 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배우들의 출연료 문제가 있으면 제작사, 연예인노조와 함께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작가나 외주 PD들과 함께 협력하며 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스타 권력화, 한류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이슈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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