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02 21:34

“이명박 100일, 20년 동안 일군 민주주의는 후퇴했다"

사회원로 114명, 시국선언 "대통령 대국민사과· 내각 총사퇴"촉구

“국민들은 자신들이 뽑은 대통령에게 무시당했고, 지난 20년간 피와 땀으로 일군 민주주의의 후퇴를 목도하였다. 정부가 국민들의 강력한 반대의사를 완전히 묵살하면서 미국 쇠고기 수입 고시를 강행한 지금,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더 이상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 강행, 한반도 대운하 추진 등으로 이명박 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의 아집과 독선에 경고를 던지며, 성난 민심을 표출하고 있다. 오는 3일 취임 100일을 맞는 이명박 대통령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시민사회 원로 및 각계 인사 100인은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맞아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2일 오전 11시 서울 프레스센터 레이첼칼슨룸에서 ‘취임 100일 맞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를 향한 시민사회 인사 선언’을 발표하고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절박한 위기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내각 총사퇴, 미국산 쇠고기 협상 백지화 등을 요구했다.

   
▲ 사회원로·각계인사 114명은 2일, 환경재단 레이체칼슨룸(한국언론재단)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에 즈음한 시국선언'을 하며 미 쇠고기 재협상 등을 촉구했다. ⓒ 이철우
이들은 시국선언에서 “2008년 6월,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는 이명박 정부의 퇴행적인 정치행태와 미숙한 국정운영,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독선적 권력 행사로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국민의 뜻을 존중하기 보다는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대통령과 정부의 태도는, 지난 20년간 국민이 피와 땀으로 이룩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국민들을 이토록 좌절시키고 거리로 내몬 것은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하루빨리 깨달아야 한다. 지난 100일은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들의 의사는 안중에 없고 독선과 아집에 젖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우리 사회에서 상식으로 통용되는 공직자의 도덕성과 자질의 기준을 일시에 무너뜨려 버렸다고 지적했다. 4․15 학교자율화조치를 두고 교육 평등권이 유실될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고, 공영방송 탄압을 두고는 “권력에 순응하고 통제 가능한 언론체제를 만들기 위해 공영방송까지 장악하려는 시도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공기업의 민영화 정책에 대해선 “효율화라는 허울 좋은 명분아래 공공서비스를 민간자본에게 넘겨주려는 시도는 국민에게 공적 서비스를 제공해야할 정부의 책임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하며 “의료보험을 시장화(민영화)하여 국민의 건강권을 기업의 장사밑천으로 내주겠다는 것이나,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내다보는 에너지 위기 속에서도 전력과 가스 사업을 사유화(민영화)하겠다는 것은, 국민의 삶의 질이 황폐화하는 한이 있어도 기업의 이익만은 기필코 보장하겠다는 의도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성토했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 추진에 대해서도 “80%에 육박하는 반대여론 속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물류에서 관광으로, 다시 치수와 하천정비로 변신술 하듯 명분을 바꿔가며 대운하 건설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이 잘 모르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태도는 대통령이 앞장서 민주주의의 원리와 가치를 부정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지난 100일 동안 국민들에게 보여준 모습”이라며 “준비되지 않은 정부이자 권력을 부여한 국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배척하는 전혀 민주적이지 않은 정부임을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특히 “국민들의 거대한 분노와 전면적인 시민불복종 운동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이명박 정부의 정상적인 국정 운영은 가능하지 않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내각 총사퇴 △광우병 위험 미국 쇠고기 수입협상 전면 재검토 △대운하 계획 완전 백지화 △공영방송 장악 시도 중단 및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 보장 등을 촉구했다.

이번 시국선언엔 백낙청 교수, 김영호 유한대학 학장, 송상용 한양대 석좌교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박석운 노동인권회관 소장 등 사회원로를 비롯한 시민사회인사 114여명이 참여했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인사들은 앞으로 500인 선언, 1000인 선언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국민들의 소리를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취임 100일 맞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를 향한 시민사회 인사 선언 ' 전문.

이명박 정부 100일, 민주주의의 심각한 후퇴를 우려한다
-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내각 총사퇴, 졸속협상 졸속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며 -
오늘 우리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절박한 위기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 2008년 6월,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는 이명박 정부의 퇴행적인 정치행태와 미숙한 국정운영,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독선적 권력 행사로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국민의 뜻을 존중하기 보다는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대통령과 정부의 태도는, 지난 20년간 국민이 피와 땀으로 이룩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부정하고 있다. 이미 많은 국민들은 자신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며 선출했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불신임 의사를 표출하며 시민불복종에 나서고 있다. 대통령에 취임한지 불과 100일도 되지 않아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을 이토록 좌절시키고 거리로 내몬 것은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하루빨리 깨달아야 한다. 지난 100일은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들의 의사는 안중에 없고 독선과 아집에 젖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지난 석 달 열흘 동안 벌어진 일들을 되돌아보라.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서 상식으로 통용되는 공직자의 도덕성과 자질의 기준을 일시에 무너뜨려 버렸다. 국민들이 느낄 절망감이나 위화감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소위 고소영, 강부자로 불리는 인물들을 내각과 청와대에 포진시킨 것은 다름 아닌 대통령이었다. 한 사회 구성원들의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마지막 보루는 교육 평등권이다. 하지만 이조차 4.15 학교자율화조치를 통해 유실될 위기에 처했다. 또한 권력에 순응하고 통제 가능한 언론체제를 만들기 위해 공영방송까지 장악하려는 시도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민영화, 사유화 정책은 어떠한가. 효율화라는 허울 좋은 명분아래 공공서비스를 민간자본에게 넘겨주려는 시도는 국민에게 공적 서비스를 제공해야할 정부의 책임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민영화, 사유화 정책은 자본과 기업의 이익을 보장할지는 모르나, 우리 사회 전반의 공공의 이익을 극도로 축소시키는 결과를 빚을 것이다. 의료보험을 시장화(민영화)하여 국민의 건강권을 기업의 장사밑천으로 내주겠다는 것이나,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내다보는 에너지 위기 속에서도 전력과 가스사업을 사유화(민영화)하겠다는 것은, 국민의 삶의 질이 황폐화하는 한이 있어도 기업의 이익만은 기필코 보장하겠다는 의도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국민들을 우롱하며 몰래 추진하고 있는 대운하 건설 사업도 다를 바 없다. 80%에 육박하는 반대여론 속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물류에서 관광으로, 다시 치수와 하천정비로 변신술 하듯 명분을 바꿔가며 대운하 건설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국민이 잘 모르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태도는 대통령이 앞장서 민주주의의 원리와 가치를 부정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더구나 공무원들과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들에게 자신의 양심과 영혼을 팔 것을 강요하는 것은 우리사회가 개발독재 시대로 회귀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타당성이 없고 실현가능하지 않은 헛공약에 계속 집착한다면 첨예한 사회갈등과 국론분열을 불러올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지난 한 달 동안 수 만 명의 시민들이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여 밤마다 촛불을 밝혀야 했던 이유이다.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 결과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졸속적이었다는 것이 드러났고, 자신의 건강권 훼손에 분노하는 대다수 국민들이 재협상을 요구해왔지만 대통령과 정부는 변명과 거짓해명으로 일관하였다. 도리어 국민들의 자발적인 의사 표출을 ‘괴담’에 현혹되거나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것처럼 폄하하고 모욕하였다. 국민의 의사표현을 막기 위해 공안대책회의를 열고 경찰력을 동원해 헌법에 보장된 국민들의 정당한 권리를 구속하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지난 100일 동안 국민들에게 보여준 모습이다. 도무지 준비되지 않은 정부이자 권력을 부여한 국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배척하는 전혀 민주적이지 않은 정부임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 국민들은 자신들이 뽑은 대통령에게 무시당했고, 지난 20년간 피와 땀으로 일군 민주주의의 후퇴를 목도하였다. 특히 정부가 국민들의 강력한 반대의사를 완전히 묵살하면서 미국 쇠고기 수입 고시를 강행한 지금,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더 이상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

단언컨대 국민들의 거대한 분노와 전면적인 시민불복종 운동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이명박 정부의 정상적인 국정운영은 가능하지 않다. 이에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 지난 100일간의 국정파탄에 대한 뼈를 깎는 반성과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하나. 국민의 뜻을 제대로 묻지도 듣지도 않는 독단적인 자세와 정책추진에 대해 잘못을 시인하고 국민들에게 충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또한 무능하기 짝이 없고 부도덕한 내각과 청와대 비서관들은 지금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전면 사퇴해야 한다.

하나. 광우병 위험 미국 쇠고기 수입협상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검역주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얻을 수 있는 국익이란 없다. 실효성 없는 수습책을 나열하기보다 고시 관보게재를 포기하고 국민의 뜻에 따라 전면적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

하나. 생명수 박탈을 우려하는 민심과 자연의 보복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물류건, 관광이건, 치수이건 그 어떤 명분으로 둔갑시킨다 해도 운하는 역사 이래 최대의 반생명 기획이다. 하천정비라는 미명 아래 추진되고 있는 운하건설을 즉시, 완전히 백지화해야 한다.

하나. 공영방송 장악 시도를 중단하고,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경쟁만 강요하는 4.15학교자율화조치, 멀쩡한 건강보험을 허물고 낙후한 미국식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하려는 ‘의료보험 시장화(민영화)’정책, 국민의 삶의 질을 떠받치는 공적서비스를 사적 기업의 돈벌이수단으로 전락시키는 공공부문 사유화(민영화)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2008. 6. 2

                                   민주주의의 후퇴를 걱정하는 시민사회 인사 일동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1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