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16 10:01

“최시중은 물러가라! 유인촌은 양촌리로!”

[현장중계] 시민, KBS를 위한 5번째 ‘촛불’을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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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8시 40분경, 300여명의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 KBS 건물 주위를 돌며 "KBS 공영방송, 민주시민 함께해요"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PD저널

KBS를 지키기 위한 ‘촛불’이 이제 5번째로 접어들었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시작된 ‘촛불’은 감사원의 KBS 특별감사가 실시된 지난 11일부터 ‘공영방송 수호, KBS를 사수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이명박 정부의 언론정책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쉽게 꺼지지 않는 ‘촛불’은 이제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언론정책까지 반대를 하게 만들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해 “최시중은 사퇴하라” “유인촌은 양촌리로”와 같은 ‘퇴진’ 구호와 피켓이 나오고 있는 것이 이 같은 흐름을 반증하고 있다. ‘촛불’의 흐름이 ‘방송장악 반대’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언론자유 탄압하는 최시중이 감사원츄!”

15일 오후 7시, 낮의 길이가 가장 긴 하지(夏至)를 6일 앞둔 탓인지 KBS 본관 앞은 대낮처럼 환하게 밝았다. ‘토론의 성지, 다음 아고라’ 깃발을 앞세운 아고리언들은 이제 서로의 얼굴이 익숙해서인지 삼삼오오 모여 수다도 떨고, 가져온 간식들을 나눠먹기도 했다.

지난 5월부터 촛불집회에 이날로 11번째 나왔다는 주부 김소영씨는 그동안 ‘유모차 부대’의 선봉대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남편과 아이 둘과 함께 유모차에 “언론자유 탄압하는 최시중이 감사원츄!”라는 종이를 붙이고 나온 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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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이 들고 나온 다양한 피켓들 ⓒPD저널

그는 “정치에 대해 잘 모르고, 정연주 사장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KBS 감사는 뉴라이트 쪽 신청과 시기 때문에 정치감사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오늘로 KBS에는 2번째 나오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나올 생각이지만 피곤해하지 않고 소풍 나오는 기분으로 앞으로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홍준범씨는 ‘국민의 방송 KBS는 국민의 촛불이 지켜내겠습니다’는 피켓을 들고 나왔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KBS 시사투나잇에 중독된 시청자’라고 자신의 소개 글. 그는 “평소 KBS 2TV <시사투나잇>에 대해 존재를 모르고 있다 이번 ‘촛불’ 정국으로 처음 프로그램을 접했다”며 “프로그램이 이번 쇠고기 파동을 제대로 다루고 있어 볼 때마다 속이 시원하다”며 프로그램을 칭찬하기도 했다.

오후 8시 5분이 되자 KBS 본관 앞에 모인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KBS를 한 바퀴 돌기 시작했다. 이들은 “KBS 공영방송, 민주시민 함께해요” “뉴라이트 물러나라, KBS 국민방송” “KBS 표적감사, 뉴라이트 너네나해” 등의 구호를 외치며 40분이 돼서 도착해 KBS 본관 계단에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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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은 KBS 앞에서 직접 돈을 모아 사온 천에 KBS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적었다. ⓒPD저널

한 시민은 자유발언을 통해 가요 ‘소양강 처녀’를 직접 개산한 노래를 선보였다.

“해 저문 KBS 앞에 황혼이 지면, 촛불 국민 오신다고 맹세하고 다시 오고, KBS 국민방송 없어질 처지, 우리가 몰라주면 KBS 어쩌나, 아아~ 힘들어도 지켜야 하는 KBS 국민의 방송~♬”

노래가 끝나자 박수를 치며 시민들이 화답했다. 이윽고 또 다른 시민은 분필을 들고 나와 KBS 본관 앞 도로에 ‘낙서’를 할 것을 제안했다.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나와 분필로 바닥에 낙서를 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공영방송 지켜내자” “어용노조 물러가라” 등을 적었다.

이번 ‘촛불’을 형성하는데 다음 아고리언들의 활동은 앞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들은 18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예정)에서 다음 ID ‘권태로운 창’과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등이 참여해 ‘쇠고기 파동에 따른 시국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KBS 노조가 걸어놓은 ‘정연주 사장 퇴진’ 만장은 계속해서 고난을 겪고 있다. 본관 앞에 설치된 만장은 일부 시민들에 의해 훼손됐기 때문이다. 한 시민은 “KBS 노조위원장이 치우겠다고 약속했으면서도 치우지 않아 화가 난 사람들 몇몇이 부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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