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8/01 11:19

“李정권 언론장악 음모에 법원도 나섰나”

언론단체, MBC ‘PD수첩’ 1심 판결 비판

지난 7월 31일 MBC <PD수첩>에 대해 법원이 일부 정정 및 반론 보도를 하라고 판결한 것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노조 MBC 본부는 성명을 발표하고 법원 판결을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의 기본적인 책무를 인식하지 않은 무리한 판결이라는 것이 비판의 요지다.

특히 이들은 법원이 정정 보도를 명한 다우너 소, 한국인 유전자 형 보도와 관련, 과학적 사실을 법원이 ‘허위’라고 단정한 것에 대해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조금의 위험성이라도 있으면 지적하는 것이 언론의 책무”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성명에서 “<PD수첩>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보면, 사법부마저 정권에 동원된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며 “31일 판결 내용을 뜯어보면, 법원이 얼마나 무리수를 뒀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주저앉은 소가 광우병 위험이 높다’는 건 상식적인 얘기”라며 “조금의 위험성이라도 있으면 지적해야 하는 게 언론의 책무다.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위험 가능성을 제기한 언론에게 정정보도 판결을 내린 것은 언론의 감시기능 위축으로 이어질 게 뻔하다”고 지적했다.

MBC 노조 역시 1일 발표한 성명에서 “<PD수첩>이 다루고자 했던 것은 광우병에 걸렸을 수도 있는 소가 도축되고 있는 미국의 축산 시스템과 부실한 정부의 협상과정이었지 다우너 소가 광우병 소와 산술적으로 어느 정도의 관련성을 갖는가 하는 문제가 아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이 다우너 소를 광우병 소로 과장했다’고 주장하는 보수언론의 입장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상황인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주저앉은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밝힌 것에 대해 “아직 과학적으로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다우너 소와 광우병의 인과관계에 대해 재판부는 무슨 근거로 다우너 소의 광우병 위험이 크지 않다라고 주장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한국형 유전자형 보도, 후속방송으로 이미 정정”

법원이 한국인 유전자형 관련 보도에 대해 정정 보도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서는 ‘후속 보도를 통해 정정했으면 정정보도가 필요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무시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언론노조는 “한국인 유전자형 관련 보도는 <PD수첩>이 7월 15일 후속보도를 통해 이미 정정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다시 정정보도를 하라는 것은 ‘후속보도로 정정했으면 정정보도가 필요없다’는 대법원 판례마저 무시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법원이 앞뒤가 안 맞고 무리한 판결을 내린 것은 이명박 정권이 자신의 잘못과 실정을 언론에 뒤집어씌우려는 더러운 음모에 법원이 일조한 꼴”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MBC 노조 역시 “후속보도를 통해 충분히 정정 및 반론보도를 한 경우 새삼스럽게 정정 및 반론보도를 할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참조할 때 이번 판결은 대법원 판례에도 어긋나는 과도한 이중처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MM형 유전자와 광우병 발병간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것은 이미 학계의 정설”이라며 “법원은 무슨 근거로 MM형 관련 보도 자체를 허위로 몰고 있는 것인가” 되물었다.

“법원, 정권 눈치보기 이제 그만”

MBC 노조는 “재판부가 언론의 공익적 보도 목적에 대해 얼마나 숙고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이번 재판은 언론중재위의 반론보도를 둘러싼 다툼의 연속으로 일반적인 명예훼손이나 민사재판과는 그 성격 자체부터가 판이하게 다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재판부의 판결문 어디에도 언론의 공익적 보도 목적을 고려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고 탄식했다.

언론노조는 “법원이 정권 눈치 보기를 그만두고 지극히 상식적이고 원칙에 맞는 판단을 내려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노조 MBC 본부에서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최후의 보루여야 할 사법부마저 정권 눈치를 보는가
- 법원의 무리한 <PD수첩> 일부 정정 및 반론보도 판결을 규탄한다 -

이명박 정권의 추악한 언론장악 음모에 이제는 법원까지 나선 듯하다. 이명박 정권은 KBS 정연주 사장을 몰아내고 MBC <PD수첩>에 광우병 사태의 책임을 뒤집어씌우기 위해 검찰, 감사원, 국세청 등 갖은 공권력을 부당하게 동원해왔다. 그런데 이번 <PD수첩>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보면, 사법부마저 정권에 동원된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씁쓸하다 못해 대한민국이 과연 법치국가가 맞는지 자괴감마저 든다. 정권이 제아무리 망나니 칼춤을 춰도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만큼은 올바른 판단으로 이를 제어할 것으로 많은 시민들은 믿어왔을 터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 15부(김성곤 재판장)가 31일 내린 판결 내용을 뜯어보면, 법원이 얼마나 무리수를 뒀는지 알 수 있다. 재판부는 농수산식품부가 <PD수첩>을 상대로 청구한 7가지 정정 및 반론보도 요구 가운데 ‘주저앉은 소를 광우병에 걸렸거나 걸렸을 가능성이 큰 소로 보도한 부분’과 ‘유전자형 때문에 한국인의 광우병 발병 위험성이 높다고 보도한 부분’ 등 2가지에 대해 정정보도를 하라고 판결했다. 또 ‘정부가 특정위험물질(SRM) 5가지의 수입을 허용한 것처럼 보도한 부분’에 대해서는 반론보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언론의 책무에 대한 최소한의 인식도 배제된 몰상식한 판결이다. “주저앉은 소가 광우병 위험이 높다”는 건 상식적인 얘기다. 조금의 위험성이라도 있으면 지적해야 하는 게 언론의 책무다.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위험 가능성을 제기한 언론에게 정정보도 판결을 내린 것은 언론의 감시기능 위축으로 이어질 게 뻔하다. 한국인 유전자형 관련 보도도 <PD수첩>이 7월 15일 후속보도를 통해 이미 정정한 것이다. 그럼에도 다시 정정보도를 하라는 것은 “후속보도로 정정했으면 정정보도가 필요없다”는 대법원 판례마저 무시한 것이다.

재판부가 반론보도를 요구한 부분도 <PD수첩>이 당시 정부 규정에 따라 보도한 것으로, 정부 규정이 바뀐 것은 보도 이후의 일이다. <PD수첩>의 보도가 있었기에 정부가 뒤늦게나마 잘못을 인정하고 규정을 바꾼 것으로 보는 게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그럼에도 당시의 사실보도에 대해 나중에 뒤바뀐 규정을 근거로 반론보도를 하라는 건 앞뒤가 뒤바뀌어도 한참 뒤바뀐 판결이다.

이처럼 법원이 앞뒤가 안 맞고 무리한 판결을 내린 데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 이하 언론노조)은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이명박 정권이 자신의 잘못과 실정을 언론에 뒤집어씌우려는 더러운 음모에 법원이 일조한 꼴이기 때문이다. 이날 판결 이후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하는 검찰은 <PD수첩>을 더욱 압박하고 정권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중․동은 사나운 사냥개처럼 <PD수첩>을 마구 씹어댈 것이 눈에 선하다.

법원이 정권의 눈치를 보는 듯한 모습은 이것만이 아니다. KBS 이사직에서 부당하게 쫓겨난 신태섭 교수가 얼마 전 청구한 강성철 KBS 보궐이사 임명무효 소송 처리에 미적대는 것도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요즘 언론계에선 이명박 정권이 8월에 KBS 정연주 사장을 몰아내려 한다는 시나리오가 떠돌고 있다. 여기엔 KBS 이사회가 주도적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이사회 구성원이 자격과 관련된 소송에 휘말렸다면,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 언론노조는 법원이 정권 눈치 보기를 그만두고 지극히 상식적이고 원칙에 맞는 판단을 내려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

                                                                2008년 7월 3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우리는 법원의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
<PD수첩>에 대한 판결은 명백히 객관성을 상실했다

법원은 어제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에 대해 일부 정정보도와 반론보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최대 쟁점인 다우너 동영상 부분에 대해 “<PD수첩>의 보도는 허위이다”라고 판단했다. 그 이유는 이 다우너 소를 광우병에 걸렸거나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방송했는데, 다우너 소가 일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광우병 외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고, 미국에서 1997년도 이후 출생한 소에서 광우병 소가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할 점이 있다. 이 방송에서 다루고자 했던 것은 광우병에 걸렸을 수도 있는 소가 도축되고 있는 미국의 축산 시스템과 부실한 정부의 협상과정이었지 다우너 소가 광우병 소와 산술적으로 어느 정도의 관련성을 갖는가 하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이 다우너 소를 광우병 소로 과장했다’고 주장하는 보수언론의 입장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상황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주저앉은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라고 밝히고 있다. 법원에 되묻고자 한다. 아직 과학적으로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다우너 소와 광우병의 인과관계에 대해 재판부는 무슨 근거로 다우너 소의 광우병 위험이 크지 않다라고 주장하는 것인가?

재판부는 다우너 소의 광우병 위험이 크지 않다는 근거로 “경기도에서 매년 6백여 마리의 주저앉은 소가 발생하지만 광우병 소는 발견되지 않았고, 미국에서 1997년 이후 출생한 소에서 광우병 소가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하지만 잘 뜯어보자. 재판부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광우병 검사를 실시하고 있지 않고, 미국의 경우 전체 소의 0.1%에 대해서만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에 애써 눈감고 있다.

미국이 최근 광우병 검사비율을 전체 소의 불과 0.1%로 줄인데다, 그나마 검사비율이 1% 미만이던 지난 2005년과 2006년에도 광우병이 2건이나 발생했다는 점을 알고는 있는가? 더구나 미국 농무부 식품안전검역청(USDA FSIS)이 지난 2004년 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6천여 개의 작업장에 대한 광우병 관련 규정준수 여부를 점검한 결과 무려 1,036건의 위반 사례가 발생했던 것처럼 미국의 검역시스템 자체가 허술하다는 점은 또 어떠한가? 바로 이런 상황 때문에 많은 과학자들이 다우너 소와 광우병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재판부가 한국인의 유전자형과 인간광우병 발병 위험성에 대해서도 정정보도 판결을 내린 것도 역시 석연치 않다. 무엇보다 이 이미 후속보도를 통해 “M-M형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94%라고 해서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94%라는 것은 부정확한 표현입니다”라고 정정보도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재판부는 “하나의 유전자형만으로 인간 광우병의 발병 위험성이 높아진다거나 낮아진다고 단정적으로 판단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보도는 허위이다”라고 판결했다. 이 정정보도를 했던 것은 M-M형 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광우병 발병확률이 정확히 94%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이었지, MM형 유전자가 광우병과 관련이 없다는 것을 인정한 것은 아니었다.

백번 양보해 MM형 유전자 때문에 광우병의 발병 위험성이 높아진다거나 낮아진다고 단정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 보도가 왜 허위라는 것인가? M-M형 유전자와 광우병 발병간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것은 이미 학계의 정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무슨 근거로 MM형 관련 보도 자체를 허위로 몰고 있는 것인가? 특히 후속보도를 통해 충분히 정정 및 반론보도를 한 경우 새삼스럽게 정정 및 반론보도를 할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참조할 때 이번 판결은 대법원 판례에도 어긋나는 과도한 이중처벌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법원은 아레사 빈슨의 사망원인과 관련해서 후속보도로 정정방송의 목적이 달성되었기 때문이라며 기각판정을 내렸지만 판결문을 보면 “지난 6월 12일 미국 프리온 질병 병리학 감시센터가 빈슨의 사망원인을 인간광우병이 아닌 것으로 결론을 내렸으므로 이 부분 보도 역시 허위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최초 방송할 당시 빈슨의 사망원인은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었고, 미국의 언론도 빈슨의 사인이 인간 광우병일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빈슨의 사인 가능성으로 인간광우병을 언급하는 것이 어떻게 허위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상황적 증거가 뚜렷한 사실을 보도했던 사안에 대해 결과가 달랐기 때문에 당시 보도가 허위였다고 몰아가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인가?

끝으로 우리는 재판부가 언론의 공익적 보도 목적에 대해 얼마나 숙고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이번 재판은 언론중재위의 반론보도를 둘러싼 다툼의 연속으로 일반적인 명예훼손이나 민사재판과는 그 성격 자체부터가 판이하게 다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의 판결문 어디에도 언론의 공익적 보도 목적을 고려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

수많은 언론인들은 개인의 명예와 사익을 위해 보도하지 않는다. 정의와 공공성이라는 언론 본연의 사명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현대 사회의 보편타당한 언론자유의 근본 철학이다. 우리는 재판부가 정정 및 반론보도를 하지 않을 경우, 매일 부과하는 간접 강제금을 이례적으로 붙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듯이 스스로도 자신이 없는듯한 판결을 내린 것에 주목한다. 결국 우리는 이번 판결 하나로 사태가 끝나지 않는다고 본다. 진실과 본질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명확히 드러날 것이고 이와 더불어 언론 공공성의 명제도 더욱 뚜렷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2008년 8월 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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