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08 21:16

“KBS, MB 실세 정두언 의원 적극 미화”

‘사랑의 리퀘스트’ 등 프로그램 잇따라 출연시켜…노조 강력 비판

KBS가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을 각종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시키며 적극 미화하고 있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의 지방선거를 돕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KBS 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은 8일 성명을 내어 “이명박 정권과 그 하수인들이 협찬이라는 명목 아래 KBS의 각종 프로그램을 더럽혀 온 것이 하루 이틀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이제는 공영방송 KBS가 스스로 일개 국회의원까지 적극 미화시키고 있어 공영방송임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KBS 노조에 따르면, 정두언 의원은 지난해 11월 21일 KBS <사랑의 리퀘스트>에 출연했고, 같은해 12월 13일 <열린음악회>, 지난달 13일 <박수홍‧최원정의 여유만만>, 지난달 31일 <콘서트 7080>에 잇따라 출연했다. 두 달 여 사이에 무려 네 번이나 KBS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

   
▲ 지난달 31일 KBS <콘서트 7080>에 출연한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KBS

KBS 노조는 “정두언 의원은 현직 국회의원으로 가수출신도 아니고 특별한 히트곡도 없는데다 가창력 등 노력실력으로도 대중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 아니”라면서 “그런데도 사측은 KBS의 핵심프로그램에 의도적으로 정 의원을 출연시키고 있어 그 의도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정두언 의원은 한나라당 내 MB계로 분류되는 이명박 정권의 핵심 세력 가운데 하나로 당내에서 ‘국민소통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왔고 최근에는 ‘지방선거 기획위원장’을 맡았다”면서 “내외부에서는 KBS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을 맡은 정 의원에 대해 홍보와 미화를 시도하며 한나라당의 지방선거를 돕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취임부터 이명박 정권의 특보사장이란 꼬리표가 붙어 있어 공영방송의 정체성과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준 인물인 김인규 사장이 조금이라도 공영방송인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면 이 같은 정권미화를 기획한 책임자를 즉각 문책하고 공영방송의 주인인 시청자를 위해 무엇을 할 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다음은 KBS 노동조합이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한나라당 정두언에 줄선者 누구인가?
이명박 정권과 그 하수인들이 협찬이라는 명목 아래 KBS의 각종 프로그램을 더럽혀 온 것이 하루 이틀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이제는 공영방송 KBS가 스스로 일개 국회의원까지 적극 미화시키고 있어 공영방송임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KBS는 2009년 11월 21일 ‘사랑의 리퀘스트’란 프로그램에 한나라당 內 이명박 대통령 계보의 실세인 정두언 의원을 출연시킨데 이어 같은 해 12월 13일에는 ‘열린 음악회’에 출연시켰고 지난달 13일에는 2TV의 인기프로그램인 ‘박수홍·최원정의 여유만만’에 출연시켜 시집을 낸 베테랑가수로 미화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콘서트 7080’에 출연시켜 노래할 기회를 제공하고 지루한 인터뷰 시간까지 배려했다. 정두언 의원은 현직 국회의원으로 가수출신도 아니고 특별한 히트곡도 없는데다 가창력 등 노력실력으로도 대중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 아니다. 그런데도 사측은 KBS의 핵심프로그램에 의도적으로 정 의원을 출연시키고 있어 그 의도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두언 의원은 한나라당 내 MB계로 분류되는 이명박 정권의 핵심 세력 가운데 하나로 당내에서 ‘국민소통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왔고 최근에는 ‘지방선거 기획위원장’을 맡았다.

노동조합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도대체 어떤 의도로 이 같은 인사가 KBS의 핵심 인기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하고 있는냐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내외부에서는 KBS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을 맡은 정 의원에 대해 홍보와 미화를 시도하며 한나라당의 지방선거를 돕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우리는 김인규 사장에게 경고한다!

김 사장은 취임부터 이명박 정권의 특보사장이란 꼬리표가 붙어 있어 공영방송의 정체성과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준 인물이다. 김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공영방송을 지키러 왔다고”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미 이 거짓말을 믿을 사람은 없다.

따라서 김 사장이 조금이라도 공영방송인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면 이 같은 정권미화를 기획한 책임자를 즉각 문책하고 공영방송의 주인인 시청자를 위해 무엇을 할 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KBS의 주인은 이제 임기가 중반기를 들어선 이명박 정권이 아닌 우리가 평생을 모셔야 할 시청자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우리는 김 사장의 악행을 하나하나 노동조합 역사책에 기록할 것이며 그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둔다.

2010년 2월 8일 KBS노동조합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