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02 16:08

“MBC만 보이는 총파업…언론노조 정치적 행사”


신재민 차관 “자사·노조 이익위한 정파적 보도 중단해야”

일주일 이상 지속되고 있는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의 언론관계법 개정 반대 총파업과 관련해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MBC밖에 보이지 않는 어정쩡한 파업”이라고 말했다.

신 차관은 2일 오전 출입기자 정례간담회에서 8일째를 맞은 언론인 총파업과 관련해 “파업을 하는 건지 드러나지 않아 날짜도 기억 못하겠다. 이렇게 어정쩡한 파업도 있나 싶을 정도”라며 “오히려 언론노조의 정치적 행사 정도로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최근 집행부가 바뀐 KBS 노조도 총파업에 동참할 예정이라는 지적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신 차관은 “일단 보자. 이미 한다고 한 방송사들도 말로만 하고 동참을 안 하더라”고 말했다.

 
 
▲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그러나 MBC 외에도 SBS EBS CBS YTN 등 방송사 노조들과 지역신문 노조 등은 간부직 사원을 제외하고 직접 총파업에 결합하거나 보도투쟁·지면파업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언론노조 총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현재 MBC·CBS 등의 방송사는 시청자에 대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간부직 사원들이 제작 현장 일선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신 차관은 “MBC만 (파업을) 하는 느낌”이라고 재차 말하면서 “그래도 자기 밥그릇을 깨기 싫어서인지 조심하는 듯하다. 아니면 방송·언론인으로서 국민의 알 권리, 볼 권리 등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의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찌됐건 방송에 차질을 빚지 않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 입법 활동을 갖고 방송사가 파업한 예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미국 방송사들과 영국의 BBC 등에서 파업을 한 사례가 있긴 한데 임금·보험·구조조정 등과 관련한 문제 때문이었다”며 “우리나라만 국회의 입법 활동을 갖고 파업을 한 전례가 있는데, 방송·언론인이 명백한 불법적 파업을 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또 “검찰도 불법파업이라며 이미 수사에 돌입했다는 보도를 봤다”면서 “법에 따른 절차대로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MBC, 자사와 노조의 정치·경제적 이익 반영 보도 중단해야”

신 차관은 한나라당 언론관계법과 관련한 MBC 보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자사와 노조의 정치·경제적 이익이 반영된 보도를 이젠 하지 않길 바란다”면서 “신문은 태생적으로 정파적이지만 방송이 정파적인 경우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개인 소유물이 아닌 전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MBC는 스스로 공영성을 버리는 정파적 방송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내달 제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공영방송법에 대한 MBC의 보도와 관련해서도 “아직 생기지도 않은 법을 놓고 어떻게 그 법이 KBS 2TV 민영화를 위한 것이라고 보도할 수 있나. 너무 자기들 마음대로 해석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신 차관은 “한나라당이 공영방송법 제정을 위해 공청회도 한다고 하니 여러 의견을 들을 것이고 문화부와 방송통신위원회도 의견을 낼 것”이라면서도 “(그 법의) 대체적인 취지는 상업적 구조에 흔들리지 않는 일본 NHK, 영국 BBC에 필적하는 공영방송다운 방송을 만들자는 것이다. 오히려 그 법을 만들면 KBS 종사자들이 가장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민간소유 방송이 오히려 민주주의에 기여한 역사 존재”

언론노조 등은 재벌과 신문 등에게 방송 소유를 허용해 공영 중심의 방송구조가 무너질 경우 공정성·독립성·여론독과점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신 차관은 “<동아일보>가 방송을 갖고 있던 게 1970년대였는데, 당시 가장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방송이 바로 동아방송이었다. 민간이 방송을 소유한다고 해서 반드시 정차적일 것이라고 해선 안 된다. 미국 NBC와 CBS 등의 대주주도 대기업이지만 그들이 정파적인 방송을 하나. 정파적인 방송을 막기 위해 모든 공중파 방송은 공공방송으로 민간에 주지 말고 정부가 소유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이어 “YTN만 해도 공공지분은 31%밖에 안 되는 민간소유 방송이다. 그렇다면 YTN이 정파적으로 흐를 우려가 있나. 방송이 민간으로 오면 악이고 공공으로 가면 선인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이분법이 어디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차관은 또 “지금의 방송은 지상파 3사의 독과점 구조다. 지금 파업하는 사람들이 말로는 다양성을 얘기하면서 자신들의 독과점 구조를 유지해달라는 게 아닌가. 예를 들어 좀 더 많은 방송사가 있다면 드라마 제작사들은 방송사와의 관계에서 갑과 을 중 갑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갑과 갑의 위치를 가질 수 있다. 지금은 외주제작사라 하지만 기획부터 판권까지 다 방송사가 갖질 않나. 한류의 발전하는 저해하는 기본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지금 지상파 방송들은 광고시장이 어렵다는 이유로 제작비부터 줄이고 있다. 제품 질을 떨어트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보면 근무하는 사람들의 고통 분담을 통해 (임금 등의) 비용을 줄여 제품의 질을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렇게 역순환으로 갈 수 있는 건 방송의 독과점 구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한 기자가 “언론노조 등이 얘기하는 건 산업적 차원에서의 독과점이 아닌 여론 독과점 문제”라고 지적하자 신 차관은 “그건 그 사람들의 생각일 뿐이다. 자기 밥그릇을 위해 여론을 만드는 것이다. 예전 TBC가 존재하던 시절 재벌의 횡포는 더 심했지만, 그렇다고 TBC가 재벌에 놀아나며 공정성을 저해했나. 군사정권이 왜 들어서자마자 민간방송을 강탈했겠나. 민간방송이 더 민주주의에 기여하고 언론다양성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이런 역사의 흐름조차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MBC가 성역인가…KBS 정파성 많이 벗었다”

신 차관은 이어 “MBC가 민간회사였더라면 주주총회나 시장을 통해서 벌어들인 돈을 어떻게 썼는지 감시를 받았을 것이고 KBS와 같았다면 감사원 등의 감사를 받았겠지만, 지금의 MBC는 어디에서 (감시를) 받고 있나. MBC가 대법원보다 더 위에 있는 성역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며 “아마 여기 있는 대부분의 기자들보다 MBC 직원들이 훨씬 좋은 대우를 받을 것이다. 간부가 전체 직원의 60% 이상이라고 하지 않나. 그런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를 왜 지적하지 않나. MBC의 모럴헤저드를 지켜주기 위해 언론노조는 총파업을 하는 것인가. MBC가 방송의 공영성을 정말 중요시한다면 그런 모럴 헤저드는 없어야 하는 게 아닌가. 전파를 통해 정치적 주장을 하기 전에 ‘우리가 이렇다’라고 국민 앞에 보여야 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KBS에 대해선 “과거에 비해 많이 덜 정파적으로 되어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그 반영이 뉴스시청률 아닌가. 25%를 넘어가고 있다고 한다. MBC는 8% 밑으로 처지고 있는데 말이다. 88년 방송문화진흥회 체제 이전의 MBC는 스스로를 민영방송이라 했는데, 당시 MBC 뉴스의 시청률은 불가침이었다. 아무도 못 따라왔다. 당시 땡전뉴스는 KBS 9시 뉴스의 별칭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25%를 넘는 시청률을 보인다.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신 차관은 그러나 “KBS가 뉴스에서 대통령 비판글을 지우는 등 화면 조작으로 정파성 논란을 빚고 있다”는 기자의 지적엔 “내가 보지 않아서 모르겠다”며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또 구랍 31일 KBS가 제야의 종 타종방송에서 보신각 주변에 모인 언론노조와 언론·시민단체, 네티즌 수천명의 한나라당 언론관계법 반대 촛불집회 현장의 영상과 음향을 의도적으로 방송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인 것에 대해서도 “보도가 아니지 않냐. 난 지금 뉴스 보도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라며 역시 구체적 답을 하지 않았다.

그밖에도 신문·방송 겸영에 대한 반대 여론이 찬성 여론보다 3배 가량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홍보가 부족해서일 것”이라면서 넘어갔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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