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인터넷 여론 수렴을 위해 신설하겠다고 밝힌 인터넷 담당 비서관에 김철균 전 ‘다음’ 부사장(현 오픈IPTV 사장)이 내정된 것을 놓고 언론계 안팎으로부터 ‘신(新)권언유착’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으로 촉발된 촛불정국에서 정부와 공안 당국 등으로부터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던 ‘아고라’를 운영한 다음을 감싸안는 방식으로 사실상 인터넷 여론을 통제하려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46개 언론·시민단체로 구성된 언론사유화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이하 미디어행동)은 19일 오전 성명을 내고 “김 전 부사장의 인터넷 담당 비서관 내정은 지난달 석종훈 다음 사장의 국가경쟁력위원회 민간위원 선임에 이어진 것으로, 촛불여론의 강력한 기지인 다음을 관리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디어행동은 “다음의 사장과 전직 부사장 출신의 자회사 사장을 정권에 참여케 함으로써 인터넷 포털과 유착관계를 형성하고 인터넷 여론을 직접 통제하려는 기도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며 “이명박 정부는 무리한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전 부사장이 현재 대표로 있는 오픈 IPTV는 지분의 50%를 다음이 소유하고 있다.
청와대의 김 전 부사장 내정은 지난해 9월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 뉴미디어 팀장을 맡았던 진성호 현 한나라당 의원의 “네이버는 평정됐지만 다음은 폭탄”이란 발언과 맞물린다는 지적도 있다.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회장은 “촛불정국에서 다음이 여론 형성과 관련한 상당한 영향력과 응집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음은 폭탄’이란 발언이 맞긴 하다”면서 “폭탄을 제거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데 과거처럼 물리력을 동원하긴 힘드니 사람을 데려가 여론을 중화하려는 게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최문순 통합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다음에 대해 여러 방향에서 다양한 압력을 넣으려 하는 것 같다”며 “대통령이 나서 인터넷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발언을 하고 다음에 대해 세무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다른 한쪽에선 (다음) 사람을 끌어드리는 양면전략 아니냐”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런 지적들이 오해라고 생각된다면 더욱 오얏나무 아래에선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는 옛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김철균 전 부사장은 조심스러운 태도다. 그는 “내정 얘기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윗분들에 대한 인선도 확실히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입장을 표명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공식 발표가 나면 정확한 입장을 말하겠다”며 “일단 내 머릿속엔 ‘통제’라는 단어 자체가 없다”고 덧붙여 현재의 논란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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