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시즌2]⑧ KBS Cool FM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유희열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PD가 대사를 떠올리는 순간, 유희열은 이미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청취자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그는, 웃음과 음악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완벽한 DJ다.” (정일서·윤성현 PD)
“작가들을 가장 빛나게 해줄 수 있는, 작가의 글보다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는, 유희열은 작가로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DJ다.” (김성원·윤설야 작가)
“유희열만큼 DJ 같은 DJ가 또 있을까. 라디오에서 성장해 라디오를 지키는 유희열은 나에게도 팬들에게도, 이 시대 마지막 ‘라디오 스타’다.” (소속사 안테나뮤직 정동인 대표)
▲ 유희열 ⓒKBS
그렇다. 유희열은 ‘라디오 스타’다. 영국 뉴웨이브 밴드 버글스가 “비디오가 라디오스타를 죽였다(Video kill the radio star)”고 선언했지만, 한국의 유희열은 영국 록그룹 퀸의 ‘라디오 가가(Radio Gaga)’에서 “내가 알아야 했던 전부를 난 라디오에서 배웠어(ev'rything I had to know, I heard it on my radio) ”라는 가사처럼 살아왔다. 유희열은 담담하지만 재기 넘치는 목소리로 우리에게 음악을 소개했고, 동시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해왔다.
MBC FM 1997년〈음악도시〉를 시작으로 라디오 DJ에 발을 내딛은 유희열은 2002~2004년 〈올 댓 뮤직〉을 거쳐 4년 만에 2008년 4월 KBS Cool FM(89.1MHz)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연출 정일서·윤성현)의 DJ로 다시 돌아왔다.
공백기를 뺀 DJ경력 9년째인 유희열은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영혁, 김광한, 이문세, 김기덕, 배철수 등의 DJ들의 영향을 받은 1980년대 ‘라디오 키즈’ 세대인 그는 “LP판보다 먼저 접했던 것은 라디오였다”고 할만큼 그는 라디오와는 뗄 수 없는 존재다.
“저에게 라디오와 TV는 미디어의 구분점이 아니었어요. 그냥 음악과 동의어였죠. 지금도 제가 진행을 하고 라디오 출연을 하는 것은 음악행위의 또 다른 행위예요. 저에게 있어 라디오는 음악의 소통구죠.”
20대 중반에 처음 라디오 DJ를 맡았던 유희열은 이제 두 살배기 딸을 둔 38살의 가장이 됐다. DJ로 뮤지션으로 그의 음악세계는 세월의 무게에 맞게 변해왔다. 그는 “음악을 실어 나르며 막간을 메워주는 게 DJ의 역할이라면,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음악의 무게와 온기를 그대로 전해주는 게 내가 추구하는 DJ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유희열이 멋쟁이, 변태, 리베로, 세탁기에 돌린 차인표 등 야누스적인 별명을 갖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진행 방식의 철학이 녹아 있는 탓이다. 자신의 외모에 ‘자뻑’하고, 음달패설을 좋아하는 ‘능글맞은 오빠’인 것은 “실상의 모습이 마이크 앞에 투영되는 것”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그는 “농담과 진심이 교차돼야 하는, 코미디언 같은 모습으로 음악을 전달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 들어섰을 때 〈올 댓 뮤직〉의 유희열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음악들을 소개했다. 브라질 대중음악이나 일본의 퓨전 일렉트로닉 ‘시부야케이’ 음악들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왔고, 고정팬은 늘어갔다.
2008년 〈라디오천국〉의 유희열은 선곡을 좀 더 대중적으로 넓히겠다고 밝혔다. 일부 팬들은 “독하게 선곡하지 않는다”며 반발도 했다. 하지만 그는 “그때는 1시간짜리 방송이었고, 지금은 2시간이라 선곡되는 양이 다르다”고 말했다. “1시간을 할 때는 게스트도 없이 그저 음악만 소개하고 싶었고, 〈라디오천국〉에선 농도를 조절해야 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라디오천국〉에 제3세계 음악은 여전히 유의미하게 존재한다. 리차드 보나 같은 카메룬 음악도, 다프트 펑그 같은 프랑스의 테크노 그룹도 등장한다. 유희열은 “스펙트럼은 대중음악이나 올드 팝까지 더 넓어졌다”면서도 “틀면 나오는 음악들은 소개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유희열 “KBS 가을개편, 상식을 넘어서서 굉장히 놀랐다”
▲ 유희열 ⓒKBS
논란을 빚고 있는 KBS 가을개편과 관련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유희열은 “분노한다.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고 서슴없이 말했다. “물론 저는 방송사 직원은 아니지만, 방송이 어떻게 구축되는지를 지난 10년간 봐온 사람입니다. 최근에 벌어진 일들은 비상식 그 자체였어요. 상상이상이었고, 굉장히 놀랐습니다. 저 역시도 PD들과 느끼는 감정이 다르지 않았어요.”
그는 지금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해법으로 “전투적으로 시야를 많이 넓히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 시대 우리를 사로잡은 것은 바로 현실에 대한 부분이었죠. 돈으로 환산되는 것들이 진정한 가치를 볼 수 있는 시선을 부재하게 만들었어요. 하지만 이럴수록 생각은 더 많이 하고 살아야 해요. 책, 영화, 음악과 같은 결과물을 많이 접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공부에 지친 우리 학생들이 어른들을 요만큼이라도 흉내라도 내지 않겠어요.”
유희열은 라디오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에 대해 “무수히 쏟아지는 TV 프로그램 속에서도 흥미를 못 느꼈다는 것은 이 땅에서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것들이 없다는, 어찌보면 거꾸로 된 서글픈 얘기”라고 표현했다.
38살 유희열에게 음악과 라디오는 ‘동의어’다. “라디오를 활동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어요. 그저 자연스러운 일이죠. 매일 밤 FM라디오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터놓는 것은 제가 고집스럽게 버리지 못하는 사춘기 시절의 기억과도 맞닿아 있어요. 음악을 하는 한 라디오 DJ로서 유희열은 계속될 겁니다.”
'라디오스타 시즌2'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세계음악’ 꽃가루 실어 나르는 벌이 됐으면” (0) | 2009/06/10 |
|---|---|
| 정지영·유희열을 듣던 소녀, DJ가 되다 (2) | 2009/05/20 |
| “청취율 1위? 우린 정말 잘 하거든요!” (0) | 2009/05/13 |
| “다양한 느낌의 DJ가 되는 것, 제 목표예요!” (0) | 2009/04/22 |
| “천의 목소리, 두 사람이 만나면 OK” (0) | 2009/04/15 |
| “나는 다 재밌어. 가수도, 배우도, DJ도” (2) | 2009/04/01 |
| 김성주 "사랑하는 방송을 하고 있는 지금, 행복합니다" (0) | 2008/12/03 |
| 가수 유희열 "KBS 가을개편, 비상식적인 일" (32) | 2008/11/11 |
| “청취자들과 숨 쉴 때 보람 느껴요” (0) | 2008/07/21 |
| “스포츠와 사랑에 빠진 여자랍니다” (0) | 2008/06/19 |
| “듣보잡? 13년째 시사풍자 개그 외길” (4) | 2008/05/19 |

Prev
Rss F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