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내에 기자들이 들어온 사례가 없다. 그게 감사원의 룰이다. KBS도 양해했는데 국회 출입기자들이 들어오면 형평이 아니지 않나. 룰을 지켜야 하지 않겠나.”
KBS에 대한 특별감사 실시로 정치 감사·표적 감사를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감사원이 11일 오후 통합민주당 언론장악음모저지본부(본부장 천정배, 이하 언론장악저지본부)의 항의 방문을 취재하려던 기자들을 저지해 논란이다.
민주당 언론장악저지본부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감사원의 KBS 특별감사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곧바로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감사원으로 이동, 항의 방문에 나섰다.
감사원 측이 “이 건물 안에 기자들이 들어온 선례가 없고 (이 안에서) 취재를 할 수 없다는 게 원칙이며, 감사원 출입기자들도 이 점을 양해하고 취재를 포기한 만큼 (국회 출입기자들에게만 취재를) 허락할 수 없다”면서 항의 방문 현장에 대한 취재를 막았기 때문이다.
유희상 홍보담당관은 “현관 안으로 들어와서 취재를 하지 못한다는 게 감사원의 룰”이라면서 “KBS와 <한겨레> 기자도 이 부분을 양해하고 현관 밖에서 취재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안정상 통합민주당 전문위원은 “항의 방문인 만큼 면담 내용을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나. 업무상 비밀도 아닌데 이렇게 막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하다”며 취재 허용을 요구했다.
10여분 동안 승강이가 이어진 후 감사원 측은 “그렇다면 형평의 차원에서 감사원 출입 기자들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잠시 스케치만 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형평성 차원에서 와야 한다는 감사원 출입 기자들은 10분이 지나도록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고 안정상 전문위원과 기자들이 재차 항의하자 그제야 면담이 진행되고 있던 접견실의 문이 열렸다.
감사원 “공기업 특별 감사 준비 중에 뉴라이트가 국민감사 청구해 성사된 것”
민주당 “전윤철 감사원장 몰아낼 때부터 예견된 일…국민은 정치감사로 본다”
그러나 기자들이 접견실 안으로 들어갔을 때는 이미 항의 방문이 끝나는 상황이었다. 뒤늦게 들어온 기자들을 보고 이미경 민주당 의원이 “잠시 (취재할) 시간을 주자”며 조금 더 얘기하자는 의견을 제시했고, 5분가량 연장됐다.
이 자리에서 감사원 측은 “공기업 특별 감사를 준비 중인 상황에서 뉴라이트 등이 KBS에 대한 국민감사청구를 내 성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문순 의원은 “정상적인 일정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뉴라이트 등의 청구를 받아들여 며칠 만에 전격적으로 KBS에 대한 감사를 결정한 부분을 납득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에 감사원 측은 “지난 정부 초기에도 대대적인 감사가 있었다. 2004~2005년에 걸쳐 공기업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고, 할 때가 됐기 때문에 (지금) 공기업 등에 대한 감사가 시작된 것이며, 이런 상황에서 뉴라이트가 국민감사청구를 요청했기에 (KBS에 대한) 감사가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특별교부금을 모교에 생색내는데 사용한 교육부에 대한 시민단체의 감사청구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KBS에 특별감사를 특별한 사례로 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미경 의원은 “교육부와 KBS 사례는 100배 이상 격이 다른 문제”라고 반박했고 김세웅 의원은 “국민들이 볼 때 KBS에 대한 감사원의 특별감사와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공영방송 장악 시도일 수밖에 없다”며 “오비이락(烏飛梨落)이 아닌 전윤철 감사원장을 (이명박 정권이) 몰아낼 때부터 예고됐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언론장악저지본부의 감사원 항의방문에는 천정배 본부장과 김재윤, 최문순, 이미경, 김세웅 의원 등이 참여했으며 감사원 측에선 김종신 감사원장 대행(수석 간사위원), 남일호 사무총장, 유충흔 제2사무처장, 김병철 기획홍보관리실장 등이 나왔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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