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KBS 사장의 배임 혐의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박은석)는 정 사장이 소환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직접 조사 없이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검찰 관계자는 “정 사장이 세 번째 출석 요구까지 거부한다면 추가 소환 통보는 의미가 없다”며 “대면 조사를 할 수 없다면 혐의를 입증할 자료를 모아 정 사장을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실무자들에 대한 조사는 거의 다 마쳤다”며 “변호인단의 의견을 자세히 검토한 뒤 정 사장에 대한 출석 통보를 한 차례 더 하고 기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26일 배임혐의로 검찰의 3차 소환통보를 받은 정연주 KBS 사장은 소환에 불응하기로 결정했다. KBS는 검찰이 지난 17일과 20일 정 사장에게 검찰 소환통보를 했지만 소환의 시기와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소환에 불응했다.
|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회장 백승헌, 이하 민변) 변호인단이 24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미디어오늘 이치열 기자 | ||
정연주 사장의 변호를 맡고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회장 백승헌, 이하 민변) 변호인단은 26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의 중립성을 담보해야 하는 KBS사장의 위치를 고려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소환에 응할 수 없다”며 소환 불응 이유를 밝혔다. 또 “KBS에 대한 정치적 외압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검찰이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신중한 수사진행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의 잇따른 소환 통보와 수사절차를 비판했다. 변호인단은 “이건은 개인 정연주에 대한 수사가 아니고 정연주 사장의 공적 업무 집행과정, KBS의 경영적인 판단에 대한 수사”라며 “변호인단은 검찰이 거론한 참고인들과 관련자료를 충분히 조사, 검토하고 서면조사 등을 통해 의문사항에 대한 소명을 받은 후 직접 조사에 응할 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또 검찰의 수사절차에 대해 “조정 경위상 문제가 있었다면 조정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며 “참고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 사장을 소환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검찰이 정사장의 배임 혐의를 의심하고 있는 3년 전 KBS의 세금소송과 관련해서도 “정당한 절차를 거친 합리적인 조정안으로 정연주 사장의 배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관세관청은 당시 소송을 지휘했던 서울고등검찰청과 김앤장으로부터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합리적인 조정안이라는 의견을 받았다"며 “정 사장의 조정안 수락은 ‘적법한 경영상 판단’으로 배임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KBS는 당시 세무당국이 부과한 2300억원의 법인세 등에 대한 소송에서 1심에서 승소했으나 항소심에서 500여억원을 환급받기로 합의하고 소송을 취하한 바 있다.
검찰이 KBS 정연주 사장에 대한 소환을 세 번째로 통보해 왔습니다. 검찰의 이번 소환 방침과 관련해 KBS는 이미 여러 차례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 동안 KBS 정연주 사장으로부터 이 사건의 변론을 위임받은 변호인단은 지난주와 이번 주 초에 걸쳐 제공받은 자료 등을 바탕으로 자료를 검토하고 의뢰인을 면담하고 관련당사자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하여 이번 수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힙니다. 1. 이건 피고발 사실에 대하여 정연주 사장에 대한 혐의사실은 1심에서 KBS가 승소한 세무 소송에 관하여 2심 재판과정에서 개인적 목적을 위하여 조정에 응함으로써 KBS에 대하여 1심 승소금액과 2심 조정금액 사이의 차액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는 취지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은 재판 과정에서 합리적인 조정안에 응한 것으로 정당한 절차를 거쳐 결정된 것이고 이로 인하여 KBS에 손해가 발생하지도 아니하였습니다. 첫째, 서울고등법원이 조정권고하고 KBS와 과세관청이 수락한 조정안은 매우 합리적이었다는 판단입니다. 1심을 담당한 행정법원에서조차 재판부별로 그 판단이 엇갈리고, KBS와 과세관청 상호간에 어느 정도의 양보가 없다면 타당한 과세기준을 세우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KBS는 법무법인 율촌으로부터, 과세관청은 당시 소송을 지휘했던 서울고등검찰청과 김앤장으로부터 위 조정안이 양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합리적인 조정안이라는 의견을 받아 수락한 바, 위의 조정안은 매우 적절했다고 판단됩니다. 둘째, 정연주 사장의 위 조정안 수락은 ‘적법한 경영상 판단’으로서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입니다. 즉 당시 과세관청으로부터 매해 수백억 원씩 추가징수를 당하는 상황에서, 계속되는 법적분쟁을 종결시킬 수 있는 조정안을 선택한 것은 경영자로서 합리적인 경영판단이었습니다. 또한 공사가 조정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한 두 사람의 의사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라 거듭된 실무회의를 통한 의견 수렴, 법무법인의 법률자문, 이사회 보고와 KBS감사의 일상감사, KBS의 공식적인 심의의결기구인 경영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하였음으로 절차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셋째, 정연주 사장이 재정적자를 모면하기 위해 무리한 조정을 하여 공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는 판단입니다. 세금분쟁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관련 T/F를 시작한 것은 2004년 2월로, 2003년 결산손익은 288억 원 흑자였기 때문에 재정 적자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때였습니다. 또 조정안이 확정된 2005년에는 법인세 환급 및 추징이 없었더라면 387억 원의 당기순이익이 예상됐었고, 법인세 환급액을 제외하더라도 당기순이익이 20억 원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조정안은 위 T/F와 관련팀이 1년 9개월이 넘는 논의 과정을 거쳐 확정지은 것으로, 공사가 적자 경영을 피하기 위해 이 소송의 조정을 서둘렀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입니다. 조정안의 제시와 결정 과정은 KBS 내부의 사정에 의하여 진행된 것이 아니라 재판 절차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KBS내부나 정연주 사장의 사정으로 그 시기가 결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문제가 된 이 사건 조정의 경위와 사실관계가 이러한 상황에서 , KBS와 국세청이 법원의 조정 권고를 통해 세무분쟁을 해결한 것은 양자 모두 적법하고 합리적인 절차에 의해 문제를 해결한 사례이므로 ‘배임’이라는 형사상 소추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됩니다. 2. 수사절차에 대하여 이 사건은 조정결정 된 이후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상황으로, 그 사이 이건 조정 결정에 대하여 정연주 사장을 비롯한 KBS경영진이나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잘못된 결정을 한 것이라는 판단이 내려진 바가 없습니다. 오히려 조정 결정에 응한 것에 대한 민사 소송 등에서 그 결정과정에 하자가 없다는 사법부의 판결이 반복적으로 내려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년 5월에 들어서 갑자기 형사 고발이 이루어졌고 서울지방검찰청은 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였습니다. KBS와 정연주 사장의 입장으로는 이러한 합리성 없는 문제제기에 대하여 충분히 반박할 자료가 있고 KBS 실무자나 실무 책임자 등에 대한 조사과정 등을 통하여 충실히 제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건에 대하여 정연주 사장 본인의 의견을 기초로 한 변호인 의견서를 바로 제출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건에 대하여 충분한 사전조사 없이 정연주 사장에 대한 소환을 서둘러 반복적으로 출석요구서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초 출석요구서 발송 당시는 물론이고 현재까지도 KBS 실무자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일 정도로 아직 충분한 사전 조사가 이루어진 상태가 아닙니다. 이 사건의 조정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무자들 이외에도 조정안을 제시한 서울고등법원의 재판부, 조정안에 응한 국세청장을 비롯한 국세청 당사자들, 그리고 조정안을 승인한 서울고등검찰청장, “세무조정에 응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던 KBS감사 등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선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조정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였던 사내외의 법률, 세무 전문가들이 왜 그러한 판단을 하였는지에 대하여도 조사를 하는 것이 필수적일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도 없이 바로 공영방송의 사장에 대하여 바로 소환을 하고, 더구나 지난 17일과 19일 불과 이틀의 시한을 두고 1,2차 소환을 통보했으며, 일주일이 경과한 26일에 3차 소환 통보를 하는 것은 매우 조급하고 적정하지 않다는 판단입니다. 이건은 개인 정연주에 대한 수사가 아니고 정연주 사장의 공적 업무 집행과정, KBS의 경영적인 판단에 대한 수사입니다. 또한 검찰이 현직 공영방송 사장을 직접 소환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본 변호인단은 검찰이 위에서 거론된 참고인들과 관련자료를 충분히 조사, 검토하여야 할 것임을 물론 서면조사 등을 통하여 의문사항에 대한 소명을 받은 후 직접 조사여부를 결정하여야 하여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충분한 사전 조사를 하지 아니한 현 단계에서 공영방송의 중립성을 담보하여야 하는 KBS사장의 위치를 고려하지 아니한 채 반복하여 이루어지는 소환에는 응할 수 없다는 점을 밝히는 바입니다. KBS에 대한 정치적 외압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검찰이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하여도 신중한 수사 진행이 필요할 것입니다. 2008. 6. 26. KBS 정연주 사장에 대한 민변 변호인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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