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경 작가 작품 소화하기 어려웠다”
[인터뷰] KBS ‘그들이 사는 세상’ 송혜교·현빈
“실제 감독님이 계신데 같은 현장 안에서 큐 사인 내고, 오케이 사인 내면서 감독 역할을 하는 것이 처음에는 굉장히 쑥스러웠어요. 좀 창피하기도 했고요.”(현빈)
“모니터 앞에 앉아 내 지시에 의해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니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굉장히 묘한 느낌이 들었어요.”(송혜교)
카메라 모니터 안에만 있던 배우들이 모니터 밖으로 나왔다. 드라마에서 드라마 이야기를 그려나갈 KBS 월화미니시리즈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다. 탤런트 송혜교와 현빈은 극중에서 드라마 PD 역을 맡았다. 비록 연기지만, 이들은 현장에서 늘 함께 작업하던 PD를 직접 체험해보고 있다.
탤런트 송혜교, 현빈 ⓒKBS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 모두 “드라마 PD가 매력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연기하기가 워낙 버거워 한 번도 연기 외에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던 송혜교는 “PD 역할을 하면서 나중에 경험이 쌓이고 나이가 들면 내 작품을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밝혔다.
드라마에서 드라마 제작 과정을 담다보니 현장에서 재밌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싱가포르 촬영 때 일이다. 극중 PD인 현빈이 대본에 나와 있는 대로 “컷”을 외치자 갑자기 촬영이 중단됐다. 현빈의 사인을 실제 표민수 PD의 사인으로 착각한 카메라 감독이 카메라를 내려버린 것. 현빈은 “한 작품 안에 감독이 많이 모일 때는 3~4명씩 모이니 재밌는 일이 생기는 것 같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노희경 작가와 작업하는 두 사람은 노희경 작가의 작품을 소화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송혜교는 싱가포르 촬영 현장에 찾아온 노희경 작가를 보자마자 “너무 힘들어요. 어려워서 못 하겠어요. 제가 이렇게까지 연기를 못 하는지 몰랐어요”라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을 정도.
송혜교는 “다른 작품보다 두 세 번 더 대본을 보게 되는 것 같다”며 “촬영 초반에는 굉장히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 놓았다.
“노희경 작가의 대사가 굉장히 현실적이지만 기존에 우리가 쓰지 않는 투가 많아요. 또 현장에서 스태프들끼리 쓰는 대사는 익숙치 않은 용어들인데 급하고 빨리 전달해야 해 너무 힘들었죠. 대사 생각하다 연기가 안 나올 때도 있었고. 다행히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고, 굉장히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에서 드라마 PD 역을 맡은 현빈의 모습 ⓒKBS'>현빈은 감정 연기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는 “노희경 작가의 작품 자체가 어렵다”며 “한 대사 안에 너무 많은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표현돼 있어 그런 것을 표현하는 것이 힘들고 지금도 늘 그런 것이 고민된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지문에는 눈물이 글썽인다고 표현돼 있는데 대사는 굉장히 덤덤하게 해야 되는 상황들이다.
역할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두 사람이지만, 배우들에 대한 노희경 작가와 표민수 PD의 ‘배려’가 힘이 됐다. 현빈은 “두 분 모두 준비가 굉장히 철저하고 배우들을 편하게 해주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이 작품을 진행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혜교도 “연기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하니까 작가님이 ‘내가 힘들게 쓴 글을 배우가 쉽게 임해버리면 나도 힘이 빠진다. 계속 고민하면서 연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는 조언을 해줬다”고 전했다.
표민수 PD로부터 “나중에 실제로 드라마 연출을 해도 될 것 같다”는 칭찬을 들을 정도로 연기에 몰입하고 있는 송혜교와 현빈은 “〈그들이 사는 세상〉이 곧 여러분의 세상이 될 수도 있다”며 “지오와 준영의 사랑 얘기도 다른 사람들이 꿈꾸는 러브스토리가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다. 직업만 다르지 사는 것은 여러분과 똑같다”고 강조했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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