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중앙〉은 9면에 ‘미국산 쇠고기 1인분에 1700원’이란 제목으로 “서울 양재동의 한 음식점을 찾은 손님들이 구이용 쇠고기를 굽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는데, 조작된 기사임이 밝혀진 것이다.
〈중앙〉은 8일자 2면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란 제목의 보도에서 “사진 속 인물 중 오른쪽 옆모습은 현장 취재를 나간 경제부문 기자이며 왼쪽은 동행했던 본지 대학생 인턴 기자”라고 정정했다. 〈중앙〉은 이어 “마감 시간 때문에 일단 연출 사진을 찍어 전송했고, 6시가 넘으면서 세 테이블이 차자 기자가 다가가 사진 취재를 요청했으나 당사자들이 모두 사양했다”며 “하지만 손님들이 모두 미국산 쇠고기를 주문했기 때문에 음식점 상황을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명했다.
| ▲ 중앙일보가 지난 5일자 사진 보도의 조작에 대해 8일자 2면을 통해 사과했다. ⓒ중앙일보 | ||
게다가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조작’을 한 것도 아니고, ‘연출 사진’을 먼저 찍어 전송한 뒤에야 손님들에게 사진 취재를 부탁했다고 했다. “마감 시간 때문”이라지만 지난달 25일, 전날 자정을 넘겨 끝난 〈PD수첩〉을 보고도 1면에 기사를 실었던 〈중앙〉이 몇 시까지, 얼마나 많은 손님들에게 취재를 부탁했는지 궁금하다. 또 모두 취재를 ‘사양’하는데도 ‘조작’을 하면서까지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있는’ 기사를 실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중앙〉은 왜 그토록 “손님들이 모두 미국산 쇠고기를 주문”하는 “음식점 상황”을 전하려고 했을까.
〈중앙〉은 또 정정보도를 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고, 마치 스스로의 판단에 따른 것처럼 시치미를 뗐다. 지난 5일 보도가 나간 뒤, 인터넷을 중심으로 여자 2명이 먹기엔 고기가 너무 많다거나, 사진 속 음식점이 박창규 한국수입육협회장이 사장으로 있는 ㈜에이미트에서 운영하는 곳이란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말이다.
이처럼 대놓고 ‘조작’을 일삼으면서 ‘끼워맞추기식 취재를 한다’는 둥 PD저널리즘 공격에 여념이 없으니,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모 신문의 표현대로 ‘보도의 ABC에서 벗어난’ 기사라니, 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동행했을 인턴 기자가 무엇을 배웠을지 걱정이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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