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30 21:15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이 본 언론노조 파업

언론 악법 저지에 나서며 … 
[내가 본 총파업(3)]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 
 

〈PD저널〉로부터 언론노조 총파업과 관련한 글을 써달라는 요구를 받고 어떤 내용을 써야할까 고민을 했다. 독자들께 인상이 남을 무엇인가를 담아야 한다는 조바심이 쉽사리 글을 시작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모르긴 해도 원고 청탁을 받은 이들 중 가장 늦게 원고를 보내는 장본인이 나이리라.

나는 방금 언론노조 2차 총파업 결의대회에 다녀왔다. 여의도 국회 앞 아스팔트에 수십 명의 조합원들, 수천 명의 언론 동지들을 남겨두고 원고를 쓰기 위해 서둘러 택시에 올랐다. 미안함과 더 늦을 수 없다는 자기 합리화가 교차하던 그 순간까지도 글의 소재를 잡지 못하다가 문득 택시 앞 유리를 가득 채운 거대한 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국회의사당! 이제부터 나는 언론 악법 저지라는 주제를 국회의사당이라는 소재에 엮어 글을 쓰려 한다.

우리는 국회의사당에 얽힌 군사기밀(?) 하나를 알고 있다. 전쟁이 일어나면 국회의사당 돔이 열리고 거기서 마징가 제트가 솟아오른다는 황당한 속설이다. 현재 국회는 전시이다. 정부 여당의 고위 인사들 스스로 전시임을 공언한다. 국회는 민의의 전당, 다시 말해 국민이며 의사당 돔은 국민의 머리이다. 돔이 열린다? 국민의 머리가 열린다? 한마디로 국민이 열 받아 시쳇말로 ‘뚜껑 열린다’는 뜻이다. 거기서 마징가 제트가 솟아오른다? 마징가 제트는 일본 로봇이니 로봇 태권V로 하자.

언론 악법 등 무수한 악법을 둘러싼 전쟁 통에 국민이 열 받아 뚜껑이 열리고 거기서 로봇 태권V가 솟아오른다는 이야기로 세간의 속설을 재구성 해본다. 아무리 속설이라지만 속설이 만들어지는 데는 나름의 의미가 있을 터이다. 국회 돔 안에 마징가 제트 숨겨져 있다는 속설에는 군사적으로 부강한 나라에 대한 바람이 담겨져 있으리라. 내가 재구성한 로봇 태권V 이야기에는 국민의 뜻을 관철해 줄 강력한 힘이 절실하다는 의미를 담고 싶다.

    


▲ '낙하산 사장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는 YTN지부 조합원 50여명이 지난 26일 열린 언론노조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했다. 추운 날씨였지만 노종면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들(가운데줄)의 표정은 밝았다. ⓒPD저널

자, 그렇다면 과연 누가 로봇 태권V가 되어 열 받은 국민의 머리로부터 솟아올라 적의 가슴팍에 강력한 이단옆차기를 날리고 전광석화 같은 돌려차기로 관자놀이를 강타할 것인가? 우선 언론인들이 로봇 태권V가 되겠노라 선언하며 총파업 투쟁에 나섰다. 민주당을 위시한 야당도 그동안의 실망을 털겠다며 배수진을 쳤다니 로봇 태권V가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하겠다.

언론계와 야권, 이 둘은 공통점이 있다. 주인이 국민이며, 늘 주인인 국민의 소리를 중히 들어 이를 알리고 관철해내야 하는 소명을 지닌다. 그러나 소명에 충실했다고 스스로도 자신하지 못한다. 다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며 믿어 달라 한다. 국민이 기회를 준다. 믿어 보겠다고 한다. 국민은 지금 열 받아 뚜껑을 열어둘 터이니 나와 보라 한다. 무엇이 나올 지 국민은 궁금하다. 그리고 불안하다. 혹시 태권V 대신 깡통 로봇이 나오면 어쩌나?

언론과 야권 모두 국민에 잘 보일 기회를 어렵게 잡고도 놓쳐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론인인 나부터도 반성하고, 결의하며 투쟁의 대오를 굳게 지키려 한다. 태권V여, 솟구쳐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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