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03 09:48

대기업 방송 진출…KBS·MBC 민영화 위기

[미디어 클리핑]올해부터 지상파 중간광고 가능해진다

자산 총액 10조를 넘지 않는 대기업은 지상파 방송 진출이 가능해질 예정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대통령 업무보고를 앞두고 지난달 작성한 ‘세계 일류 방송통신 실천 계획’(이하 ‘실천 계획’) 보고서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주요 업무 현황’ 자료에 따르면 방송 소유 제한이 큰 폭으로 풀리게 돼 지각 변도이 예상된다.

<중앙일보>는 “우선 대기업들은 자산 총액이 10조원을 넘지 않으면 SBS 같은 지상파 방송사나 보도채널(PP)의 지분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현재는 자산 3조원 미만이어야 가능하다. 방통위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기준으로 자산이 3조~10조원에 해당하는 신세계·LS·현대·CJ·현대건설·코오롱·효성·이랜드 등 32개 기업의 경우 앞으로 방송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전국 케이블 사업 권역(77곳)의 5분의 1, 매출액의 33% 이상을 차지하지 못하게 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겸영 규제도 ‘가입자 기준 3분의 1 초과 금지’로 완화될 예정이다. <중앙>은 “이에 따라 케이블 등 뉴미디어 시장에서 인수합병이 활발해져 거대 사업자가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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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6월 3일자 2면

KBS2TV․MBC 민영화 가능성 커졌다

이 같은 방통위의 ‘규제 완화’ 계획은 KBS2TV와 MBC 민영화를 가능케 할 통로를 열었다는 점에서 크게 논란이 되고 있다. <한겨레>는 “국내 20대 대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지상파 민영방송사 지분(최대 30%)을 소유할 수 있게 돼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 중인 <한국방송> 2채널과 <문화방송> 민영화의 현실화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문화방송 등 지상파 방송의 자산가치는 대략 30조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자산총액 10조원의 기업이라면 방송법으로 제한하고 있는 방송사 지분의 30%(약 9조원)까지도 소유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방통위는 또 올해 안에 지상파방송의 중간광고 허용범위를 확대하고 내년에는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독점하고 있는 방송광고시장에 민영미디어랩(민간광고기구)을 도입해 경쟁을 유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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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6월 3일자 9면

올해부터 지상파 방송 중간광고 도입

올해부터 지상파 방송에 중간광고가 도입될 예정이라고 <조선일보>가 3일 보도했다. <조선>은 “방송광고 판매는 내년 연말까지 경쟁체제가 도입되고, 가상광고 및 양방향 광고도 도입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세계 일류 방송통신 실천계획’을 다음 주쯤 청와대에 보고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중간광고 등 각종 광고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내년까지 민영 미디어렙(광고판매대행사)을 도입해 경쟁 체제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구 방송위 시절 중간광고 도입 논의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던 <조선>은 “중간광고 도입을 포함해 각종 광고 관련 규제가 없어질 경우 시청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며 수위를 낮춰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방통위는 지상파 방송 사업자의 자사 계열 PP(프로그램 공급사업자)에 대한 차별적 방송 프로그램 거래도 제한키로 했다. <조선>은 “방통위는 특히 방송 관련 공정 경쟁정책을 방통위로 일원화한다는 구상을 밝혀 공정거래위원회와 마찰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방통위는 또 위성방송에 대한 외국인의 지분제한은 현행 33%에서 49%로 완화하고, 대기업에 대해선 2012년 말까지 제한을 없앤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조선>은 “이번 ‘실천계획’에는 일간신문의 지상파 방송 소유규제를 완화하는 부분은 빠져 있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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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6월 3일자 2면

“촛불시위 그만하면 됐다” VS. “조․중․동 손가락질 받는 이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및 재협상을 촉구하는 촛불시위가 서울은 물론 각 지역과 해외에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앙일보>가 “그만하면 됐다”며 타이르고 나섰다. <중앙>은 3일 사설 ‘촛불시위 그만하면 충분하다’에서 “잘못돼도 한참 잘못 된 일”이라고 꼬집으며 “국가적 손실과 시민들의 피해가 심각한 지경인 이번 시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조․중․동이 이명박 대통령처럼 민심을 못 읽고 엇박자를 내니, 같은 신문인 <한겨레>마저 이들에게 충고를 던졌다. <한겨레>는 3일 ‘언론권력, 오만의 시대는 끝났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들 신문이 손가락질을 받게 된 것은 국민의 뜻에 어긋나는 주장을 밀어붙이려 했기 때문”이라며 “광우병 논란 초기엔,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한데 국민이 뭘 몰라 그런다고 훈계하는 식으로 보도했다”며 따끔하게 충고했다.

<한겨레>는 “쌍방향 소통자인 국민은 잘못된 여론 형성 도구를 스스로 바로잡겠다고까지 나섰다”며 “이는 족벌언론 등 소수의 뜻이 일방적으로 지면을 뒤덮는 방식이 더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경고”라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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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6월 3일자 사설
이어 “이런 변화를 외면한다면 언론 전체가 불신을 받을 수 있다”면서 “여론의 작동 방식이 바뀌었는데도 과거 방식에 매달린다면 더 설자리가 없게 된다. 지금 손가락질 받는 몇몇 신문의 오만과 굴욕에서 얻어야 할 교훈이다. 지금은 변화에 걸맞은 언론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할 때”라고 밝혔다.

<동아> KBS 총체적 위기, 어찌할꼬?

<동아일보>가 정연주 사장 사퇴 압박, KBS2TV 민영화 논란 등에 시달리는 KBS의 현 상황을 “총체적 위기”로 진단했다. <동아>는 “정연주 사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최고의결기구인 KBS 이사회를 비롯해 노동조합, 직능별 단체, 보도본부 등이 모두 내홍에 시달리면서 사분오열되고 있다”면서 “사내에서는 ‘친(親)정연주-반(反)정연주’로 갈리면서 공식 조직의 기능과 역할이 축소되고 구성원 간 불신도 심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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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6월 3일자 18면
<동아>가 진단한 첫 번째 ‘위기’는 재정문제. <동아>는 “올해 1분기(1∼3월) 적자가 200여억 원에 달하는 등 재정 문제도 심각하다”며 “경영진은 지난달 30일 이사회 보고에서 올해 적자를 50억 원 선에서 막겠다고 했지만 최근 광고 사정이나 프로그램 경쟁력 등을 감안하면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두 번째는 이사회 내부 갈등이다. KBS 이사회는 지난달 25일 마라톤 회의를 진행하며 2007 경영평가보고서의 방송문안을 놓고 이사들끼리 심각한 대립 양상을 보였다. 방송문안에 “경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는 대목을 추가하면서 ‘경영’ 뒤에 ‘책임’이란 단어를 넣는 것을 친정 측 이사들이 반발했기 때문이라는 게 <동아>의 설명. <동아>는 “지난 정권에서 정 사장의 강력한 지지자였던 이사회가 최근에는 견제 세력으로 바뀌고 있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노조의 정연주 사장 퇴진 압박은 안팎으로도 논란이 되고 있는 대목. KBS 노조는 지난달 21일 김금수 전 이사장이 이사회에 사표를 냈을 때에는 ‘정작 물러나야 할 사람은 정 사장’이라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동아>는 “그러나 노조의 정 사장 사퇴 노선에 반발하는 움직임도 있다”며 “부산과 경남도지부는 정 사장 퇴진 서명 참여를 거부했고 충북도지부도 지부장의 태업으로 사실상 서명운동이 진행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동아>는 또 “‘뉴스9’가 15일 내보낸 ‘KBS 이사 정권 교체 후 사퇴 압력’이라는 기사가 김현석(미디어 포커스 진행자) 기자협회 KBS지회장이 보도본부장에 직보해 급하게 실렸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보도본부 내부에선 “정상적인 체계를 거치지 않은 기사가 어떻게 나갈 수 있느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일부 중견 기자들은 이 같은 사태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BS 공정방송노조 “신태섭 이사 논문 표절 심사해야”

정연주 사장 사퇴 권고안에 반대했던 신태섭 KBS 이사가 궁지에 몰렸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과거 논문 표절 의혹이 다시 불거진 신태섭 이사에 대해 KBS의 제2노조인 공정방송노조는 2일 ‘신태섭 이사는 사악한 공작정치를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논문 표절 심사가 지연된 배경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방노는 “당시 신씨는 자신이 프랑스문화학회와 언론정보학회에 표절여부를 밝혀 달라고 의뢰했으니 결과를 보고 판단하자고 했었다”면서 “하지만 그 이후 3년째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방노는 지난 3월에도 프랑스문화학회에 다시 표절 의혹 심사를 의뢰했지만 지금까지 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공방노는 또 언론정보학회에 대해선 “신씨가 총무이사 기획이사 등의 핵심보직을 지냈고, 신씨가 대표를 맡았던 민주언론운동연합(민언련) 이사장과 소속 교수가 다수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교육부는 즉각 객관적인 학회에 신씨 논문의 표절 여부를 의뢰해 조속히 결과를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한편, 부산 동의대는 지난달 31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신씨의 소명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은 “이날 징계위원회에서 동의대는 신씨가 출장 허락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KBS 이사회에 참석한 것 등이 징계 사유가 되는지를 심사했으나, 논문 표절 부분에 대해선 다루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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