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성향의 일부 KBS 이사들이 정연주 사장에 대한 ‘사퇴 권고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반대해 온 신태섭 이사(동의대 광고홍보학과 교수)가 소속 대학으로부터 이사직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겨레>는 16일자 신문 17면 <‘정연주 사장 사퇴반대’ 인사 몰아내기 의혹>에서 “신 교수가 지난 15일 강창석 동의대 총장이 지난 13일 나를 총장실로 불러 ‘KBS 이사직을 사퇴하라. 사퇴하지 않으면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 감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내가 강 총장 요구를 거절하자 강 총장은 학교 허락 없이 KBS 이사회에 출석한 점, 논문표절 문제로 물의를 빚은 점을 문제삼겠다”고 신 교수는 밝혔다.
<한겨레>에 따르면 동의대는 지난 13일 신 교수에게 강 총장 명의로 된 ‘경고장’을 보내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통보한 뒤 15일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신 교수 징계를 논의했다.
이에 신 교수는 “2년 전부터 KBS 이사를 해왔는데 이제 와서 학교 허락을 받지 않았다고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논문 표절 문제도 언론정보학회에서 ‘표절이 아니다’라고 이미 결론을 내린 사안”이라고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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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 17면 | ||
정연주 몰아내기, 보수단체·이사회 여론몰이 시작?
정연주 사장의 퇴진을 반대해 온 신태섭 이사에 대한 이사직 사퇴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와 노조, 한나라당 성향의 일부 KBS 이사 등의 이른바 ‘삼각편대’는 전방위 여론몰이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국일보> 사설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39면 <KBS 개혁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사설에서 <한국>은 “이제 시민단체, 이사회까지 나섰다”며 국민행동본부, KBS·MBC정상화운동본부 등 3개 시민단체가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KBS의 부실경영과 인사권 남용, 편파방소에 대한 국민감사를 청구했고, KBS 이사회마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이런 움직임을 우익시민단체와 친여 세력의 정 사장 몰아내기와 KBS 때리기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KBS가 얼마나 심각하며 개혁이 얼마나 시급한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KBS의 부실은 하루아침에 온 것이 아니다. 지난 5년의 방만하고 무능하고 무리한 경영과 인사가 주 원인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적자행진 속에서도 KBS 특별 승진을 남발했다. 무리한 팀제로 인한 조직의 비효율성, 편파시비를 부른 프로그램의 불공정성 역시 여전하다. 디지털방송기반 조성을 위한 재원 마련에 필수적인 수신료 인상이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한 것도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공공기관이 수술대에 올랐지만 정작 병이 가장 깊은 KBS는 거부하고 있다”며 “방송정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원인도 여기에 있다. 일차적 해결책은 이 모든 것에 가장 큰 책임을 진 정 사장의 퇴진이다. 그가 자리를 지키면 지키고 있을수록 KBS는 더 피폐해진다. 타의에 의해 강제로 변화하기에 앞서 스스로 개혁하는 것이야말로 KBS의 자존심과 독립성을 지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KBS 이사회는 사장에 대한 임명 제청권이 있지만 면직과 관련한 권한은 없다. 법이 KBS 사장의 임기를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KBS 이사회의 또 다른 일부 인사들이 “이사회가 사장 퇴진 권고를 결의하는 것은 ‘월권’이다”라고 문제 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방송 장악에 ‘올인’
반면 <한겨레>는 방송사 및 유관기관 사장에 대통령 측근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방송 장악’ 의도를 의심했다.
<한겨레>는 35면 사설 <방송장악에 체면도 염치도 내던진 정권>에서 “구본홍·양휘부·김인규·이재웅 등 하나같이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특보 등을 지낸 이들이 방송사 및 방송 유관기관 사장으로 거론되고 있다”면서 “전임자를 내쫓다시피하고 대통령 참모들을 그 자리에 앉히려는 것이니, 정권의 방송 장악이라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취임 후 무엇 하나 제대로 한 일은 없이, 제 사람 챙기기와 방송 장악만은 확실히할 모양”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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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 35면 | ||
<한겨레>는 이른바 ‘형님 인사’ 논란 속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임명됐던 것을 거론하며 “정책기구와 함께 방송사를 권력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어야 방송 장악은 완성된다. 독재시설 방송이 정권의 시녀로 기능했던 것은 바로 그 방송사 최고책임자에 대한 인사권 때문이었다”고 꼬집었다.
<한겨레>는 그러나 독재 정권도 사장 인선과 관련해 나름 신중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여당의 낙천·낙선자, 대통령의 선거 참모 혹은 정부 관료를 임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방송사 내부자를 많이 임명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정권이 언론을 장악하고 통제한다는 비난만큼은 피하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하며 “민선 정부가 독재정권도 지키려 했던 체면과 염치마저 버릴 모양이니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아직도 국민이 ‘땡전 뉴스’에 현혹되리라고 믿는 건 어리석다. 이번 촛불시위에서 보듯 여론시장을 독과점한 보수 신문이 그렇게 정권 홍보를 해대도 국민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방송 장악은 오히려 불신만 키울 뿐이고 결국 정권과 국정을 모두 혼란에 빠트리고 말 것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청와대 직원 전화 한 통에 EBS 광우병 프로그램 취소 소동
EBS가 청와대 직원의 전화 한 통에 광우병 관련 프로그램 방송을 접었다가 담당 PD의 공개적인 문제 제기 이후 다시 방송을 재개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겨레>는 13면 <“청와대 직원 전화 받은 뒤 교육방송 ‘광우병 프로’ 취소> 기사에서다.
소동의 개요는 이렇다. EBS는 지난 14일(수요일) <지식채널 e>과거 영국에서 일어났던 광우병을 다룬 프로그램 ‘17년 후’를 방송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경영진으로부터 방송 중단 명령이 하달됐다.
담당PD인 김진혁 PD는 이미 월요일(12일)과 화요일(13일)에 방송된 바 있는 프로그램인 만큼 갑작스런 경영진의 판단을 납득할 수 없었다. 그래서 사정을 알아보니 청와대 파견 근무를 나가있는 감사원 직원이 광우병을 다룬 <지식채널 e> 두 편이 어떤 애용인지 궁금하다며 회사 감사팀을 전화를 했고, 그 뒤 팀장을 통해 바로 ‘17년 후’를 내리라는 본부장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다.
김진혁 PD는 이 같은 과정을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올렸고, 곧바로 이어진 누리꾼들의 항의와 언론 취재에 EBS 쪽은 이날(17일) 밤 다시 방송을 계속하겠다고 결정했다.
이에 대해 EBS 홍보팀의 한 직원은 “청와대 파견 감사원 직원은 평소 우리 회사 감사팀과 잘 아는 사이로 문의 차원에서 전화가 온 것이고, 감사팀 역시 외압으로 느끼지 못했다. 프로그램 불방은 교육방송 간부들이 스스로 내린 결정인데, 오히려 파문이 커져 다시 내보내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한겨레>는 밝혔다. EBS가 알아서 눈치를 본 것일까, 아니면 알아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도록 정권이 분위기를 조성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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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31면 | ||
한우 걱정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당성 논리 설파?
<조선일보>가 MBC <PD수첩>에 이어 KBS <시사기획 쌈>을 물고 늘어졌다. <조선> 31면 사설 <이제 韓牛까지 소동에 끌어들인 텐가>는 지난 14일 방송된 <시사기획 쌈>이 국내에서 ‘주저앉은 소’가 암시장에서 거래돼 도축장으로 향하고 있는 내용을 내보냈다며 “한우에 대한 불안까지 부를 셈이냐”고 질타했다.
<시사기획 쌈>은 당시 방송에서 2004년까지 우리나라도 육골분(肉骨粉) 사료를 수입했는데 어디에 쓰였는지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과 함께 “우리 한우가 안전하다 자신있게 말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선>은 “프로그램 내용 자체는 사실일 테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내보내면 당장 ‘한우도 광우병 소일 수 있다’는 의심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은 국민 불안에 대한 우려인 듯 보인다.
그러나 곧이어 “국민들을 불안케 한 대표적 TV 장면이 주저앉아 일어나지 못하는 미국 소의 모습이었다. 그 병과 광우병은 다른 병이다. 한우가 그 비슷한 증세를 보였다면 그것 역시 광우병일 가능성은 무시해도 좋은 수준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들어 전 세계 67억 인구 중 인간 광우병 발병자는 단 한 사람도 없다. 작년에도 영국인 한 명뿐이었다. 만에 하나의 위험에도 대비는 해야겠지만 그것도 지나치면 화가 된다”고 주장했다. 한우 농가를 걱정하면서 미국산 ‘주저앉은 소’를 옹호하는 모습이다.
방통위 인사 논란 ‘여전’
방송통신위원회 ‘인사’가 여전히 문제다. <전자신문>은 5면 <갈팔질팡 인사에 방통위 ‘술렁’> 기사에서 “세평만 무성한 가운데 기획조정실장이 15일로 77일째 공백 상태인가 하면, 4개 산하 기관장 가운데 2명이 임기를 남겨두고 사표를 제출해 방통위의 고위직 인사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자>는 “특히 기획조정실장 공백으로 정책·예산·조직·법무·규제개혁 등 핵심 업무 종합조정이 어려운데다 최근 최시중 위원장이 ‘창의적이고 도전적으로 일하지 못할 사람들은 하루빨리 진퇴를 정하라’고 말해 직원들까지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감사원이 기관별로 일제히 감사를 벌이는 것도 방통위 안팎을 뒤숭숭하게 하는 요인이다.
<전자>는 방통위 산하 4개 기관장 중 황중연 한국정보보호진흥원장과 박승규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이 임기를 2년여나 남겨뒀음에도 최근 사표를 제출해 방통위의 사표 종용 여부에 시선이 집중됐으며, 오는 7월 임기가 끝나는 최수만 한국전파진흥원장과 내년 1월 임기를 마치는 김선배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장은 사표를 내지 않았으나 ‘감사원 감사를 활용한 사직 종용 논란’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또 최 위원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이들이 고위공무원 직위인 ‘정책보좌관’, ‘대변인’ 등에 내정됐다는 소문도 방통위 내부의 불만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전자>는 전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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