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 ‘모시기’…동시 출연에 방송사들 신경전까지
‘올림픽 스타’를 모시기 위한 방송사간의 과열 경쟁이 우려를 낳고 있다. 이용대, 장미란, 최민호 등 2008 베이징 올림픽 참가 선수들은 현재 복수의 TV프로그램에 출연했거나, 출연이 확정된 상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방송사간의 섭외 경쟁이 과열되거나 일부 메달리스트에게만 출연 신청이 몰리는 양상이 빚어져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용대 선수 ‘동시 출연’ 논란…섭외 경쟁 폐단 보여줘
지난 27일 배드민턴 혼합 복식 금메달리스트 이용대 선수의 ‘동시 출연’ 논란은 섭외 경쟁 이상 과열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 이날 이용대 선수와 그의 부모는 SBS 〈이재룡 정은아의 좋은 아침〉과 KBS 〈남희석 최은경의 여유만만〉에 출연했다.
두 프로그램의 방송 시간은 오전 9시 30분. 동일한 인물이 같은 시간대, 2개 채널에 출연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더구나 두 프로그램은 이 선수의 전남 화순 고향집과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사용했던 찢어진 배드민턴채를 보여주는 등 방송 내용까지 많은 부분 비슷했다.
방송이 끝난 후 〈좋은 아침〉측에선 즉각 “〈여유만만〉이 이용대 선수 출연분을 다른 날짜에 방송하기로 해놓고 약속을 어겼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여유만만〉측에선 “원래 27일 방송 예정이었다”고 맞섰다. 논란이 빚어지자 이용대 선수의 소속사인 삼성전기 측에선 28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어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기측은 “방송관계자 여러분께 회사 차원의 항의를 하는 선에서 마무리하고자 수습중이었다”며 그러나 “〈여유만만〉 관계자의 사실과는 다른 인터뷰 내용이 기사화된 것을 접하고 이대로 침묵하는 것이 오히려 이용대 선수에게 해가 될 수도 있음과 또 다른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음을 절감해 사실을 밝히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측은 “〈좋은 아침〉은 27일 방송, 〈여유만만〉은 29일 방송하기로 상호 합의됐다”면서 〈여유만만〉측의 잘못을 지적하고 “이용대 선수의 부모님을 비롯해 김중수 감독 등은 27일 오전 TV를 보고서야 KBS와 SBS가 동시 방송 중임을 알게 되었고 당혹감과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의로 시작됐다지만, 결과적으로 TV 프로그램의 섭외 경쟁과 약속 불이행에 애꿎은 선수와 가족들만 피해를 입은 것이다. 삼성전기측은 “이용대 선수와 가족, 감독, 나아가서는 당사의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 지금의 상황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것이 방송의 일면이라는 말에 실망감마저 갖게 된다”고 밝혔다.
〈좋은 아침〉을 담당하고 있는 SBS 외주제작팀의 이선경 PD는 “이용대 선수측은 두 프로그램이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경쟁 프로그램이란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방송이 처음이고, 이런 일도 처음 겪으셨을 텐데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여유만만〉측은 이번 일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으며,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KBS 외주제작팀 관계자도 좀처럼 전화 연결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같은 선수, 같은 내용 반복…시청자는 지겹다?
이용대 선수는 〈좋은 아침〉과 〈여유만만〉 외에도 28일 오전 MBC 라디오 〈오늘 아침, 이문세입니다〉에 이효정 선수와 함께 출연하고, 이날 오후엔 〈무한도전〉 녹화에 참여했다. 앞서 지난 26일엔 〈생방송 세상의 아침〉에도 출연했다.
유도 금메달리스트 최민호 선수도 방송사들이 앞 다퉈 섭외에 나선 주인공. 최민호 선수는 KBS 〈단박인터뷰〉, 〈세상의 아침〉 등에 이미 출연했으며, 〈좋은 아침〉과 〈여유만만〉 등에도 출연이 예정돼 있다.
역도 금메달리스트인 장미란 선수는 27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를 촬영한데 이어 같은 역도 금메달리스트 사재혁 선수와 함께 28일 〈세상의 아침〉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처럼 올림픽 선수들의 방송 출연이 잇따르면서 방송 내용이 겹치는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27일 〈여유만만〉에 출연한 이용대 선수는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뭐냐는 물음에 “인기를 실감하세요?”라고 답했다. 역시 같은 질문을 던졌던 진행자들은 당황하며 “식상한 질문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선수들이 같은 질문에 수차례 같은 답변을 해야 한다면, 시청자들은 똑같은 출연자에 똑같은 내용을 프로그램만 바뀐 채 반복해서 접할 수밖에 없다. 최소한 ‘겹치기 논란’을 벗어나기 위해선 프로그램 포맷에 맞는 아이템 개발과 내용 차별화에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올림픽 스타’를 모시기 위한 방송사간의 과열 경쟁이 우려를 낳고 있다. 이용대, 장미란, 최민호 등 2008 베이징 올림픽 참가 선수들은 현재 복수의 TV프로그램에 출연했거나, 출연이 확정된 상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방송사간의 섭외 경쟁이 과열되거나 일부 메달리스트에게만 출연 신청이 몰리는 양상이 빚어져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용대 선수 ‘동시 출연’ 논란…섭외 경쟁 폐단 보여줘
지난 27일 배드민턴 혼합 복식 금메달리스트 이용대 선수의 ‘동시 출연’ 논란은 섭외 경쟁 이상 과열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 이날 이용대 선수와 그의 부모는 SBS 〈이재룡 정은아의 좋은 아침〉과 KBS 〈남희석 최은경의 여유만만〉에 출연했다.
두 프로그램의 방송 시간은 오전 9시 30분. 동일한 인물이 같은 시간대, 2개 채널에 출연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더구나 두 프로그램은 이 선수의 전남 화순 고향집과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사용했던 찢어진 배드민턴채를 보여주는 등 방송 내용까지 많은 부분 비슷했다.
방송이 끝난 후 〈좋은 아침〉측에선 즉각 “〈여유만만〉이 이용대 선수 출연분을 다른 날짜에 방송하기로 해놓고 약속을 어겼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여유만만〉측에선 “원래 27일 방송 예정이었다”고 맞섰다. 논란이 빚어지자 이용대 선수의 소속사인 삼성전기 측에선 28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어 입장을 밝혔다.
| ▲ 이용대 선수가 의도치 않게 27일 '동시 출연'하게 된 SBS의 '좋은 아침'(왼쪽)과 KBS의 '여유만만'의 한 장면. ⓒKBS, SBS | ||
삼성전기측은 “〈좋은 아침〉은 27일 방송, 〈여유만만〉은 29일 방송하기로 상호 합의됐다”면서 〈여유만만〉측의 잘못을 지적하고 “이용대 선수의 부모님을 비롯해 김중수 감독 등은 27일 오전 TV를 보고서야 KBS와 SBS가 동시 방송 중임을 알게 되었고 당혹감과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의로 시작됐다지만, 결과적으로 TV 프로그램의 섭외 경쟁과 약속 불이행에 애꿎은 선수와 가족들만 피해를 입은 것이다. 삼성전기측은 “이용대 선수와 가족, 감독, 나아가서는 당사의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 지금의 상황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러한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것이 방송의 일면이라는 말에 실망감마저 갖게 된다”고 밝혔다.
〈좋은 아침〉을 담당하고 있는 SBS 외주제작팀의 이선경 PD는 “이용대 선수측은 두 프로그램이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경쟁 프로그램이란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방송이 처음이고, 이런 일도 처음 겪으셨을 텐데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여유만만〉측은 이번 일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으며,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KBS 외주제작팀 관계자도 좀처럼 전화 연결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같은 선수, 같은 내용 반복…시청자는 지겹다?
이용대 선수는 〈좋은 아침〉과 〈여유만만〉 외에도 28일 오전 MBC 라디오 〈오늘 아침, 이문세입니다〉에 이효정 선수와 함께 출연하고, 이날 오후엔 〈무한도전〉 녹화에 참여했다. 앞서 지난 26일엔 〈생방송 세상의 아침〉에도 출연했다.
유도 금메달리스트 최민호 선수도 방송사들이 앞 다퉈 섭외에 나선 주인공. 최민호 선수는 KBS 〈단박인터뷰〉, 〈세상의 아침〉 등에 이미 출연했으며, 〈좋은 아침〉과 〈여유만만〉 등에도 출연이 예정돼 있다.
역도 금메달리스트인 장미란 선수는 27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를 촬영한데 이어 같은 역도 금메달리스트 사재혁 선수와 함께 28일 〈세상의 아침〉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처럼 올림픽 선수들의 방송 출연이 잇따르면서 방송 내용이 겹치는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27일 〈여유만만〉에 출연한 이용대 선수는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뭐냐는 물음에 “인기를 실감하세요?”라고 답했다. 역시 같은 질문을 던졌던 진행자들은 당황하며 “식상한 질문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선수들이 같은 질문에 수차례 같은 답변을 해야 한다면, 시청자들은 똑같은 출연자에 똑같은 내용을 프로그램만 바뀐 채 반복해서 접할 수밖에 없다. 최소한 ‘겹치기 논란’을 벗어나기 위해선 프로그램 포맷에 맞는 아이템 개발과 내용 차별화에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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