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제작기] 권재영 PD / KBS 리얼 공감 버라이어티 <사.이.다> 연출
2007년 秋.
정신없이 스펀지 연출을 하는 와중에 부여받은 추석특집 파일럿!! 조금은 난감한 심정으로 파일럿 프로그램 준비를 위해 회의실에 앉았다. 五里霧中. 안개가 잔뜩 낀 하늘같이 새하얗던 머릿 속에서 홀로 방향 잃은 파일럿같이 나는 그렇게 앉아 있었다.
‘그래 우선 작가들을 삼고초려하자!’ 그동안 조금은 소원했지만 내가 아는 유능한 작가들을 이리저리 찾아 의리 운운 하며 회의실에 앉히고, 천군만마 같은 후배인 고세준 PD, 손지원 PD, 이태헌 PD를 불러 모았을 때에야 방향감각이 살아나는 걸 느꼈다. 그리고 시작된 회의는 처음부터 수다를 떨며 시작되었다.
說往說來. 말에서 말이 이어지고 또 그 말에서 연상되는 추억들이 이야기가 되고, 웃고 떠들며 고개를 끄덕거리다가도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즐겁게 하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그래, 바로 이런 프로를 만들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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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사이다'의 진행자들 ⓒ KBS | ||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내 이야기, 친구 이야기, 우리이야기를 보고, 웃고, 떠들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편안한 프로가 만들고 싶어졌다. 그렇게 해서 잡게 된 큰 테두리가 바로! ‘공감(共感)’. 그래 우리 이야기를 해보자. 우리 이야기를 하다보면, 보는 이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겠지. 以心傳心. 사람의 마음이란 결국 통하기 마련. 브라운관을 통해 생각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파일럿을 만들자! 그렇게 해서 국내최초 리얼 공감버라이어티 - 세상사는 이야기 다 모아 <사.이.다>가 출격준비를 마쳤다.
브라운관을 통해 생각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을!
2008년 初.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설 특집 파일럿으로 편성된 <사이다>. 특집 프로그램의 한계 때문에 예산과 인력의 문제가 여전히 껄끄럽다. 雪上加霜. 엎친 데 덮친다고 했던가. 지난해 가을부터 사이다 회의와 촬영을 위해 쌓여있는 처리되지 못한 영수증들과, 빡빡한 일정으로 인해 주말에야 촬영을 나간 덕에 쌓여있는 피로감. 게다가 말 못할 상황들로 인해 하나씩 차곡차곡 쌓여가는 여러 감정들 때문에 허덕이고 있었지만, PD라면 누구나 그렇듯이 회의 할 때, 촬영 할 때, 스튜디오 녹화 때의 여러 사람들의 노력과 큰 웃음, 방송 후 선후배 동료PD들과,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들을 보면서 힘을 내고 있었다.
輾轉反側. 긴긴 겨울 밤, 잠 못 들고 뒤척이는 홀아비처럼, 나의 마음 한편에는 언제까지 파일럿만 띄워야하는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함께 프로그램에 대한 많은 이들의 관심과 내 스스로의 확신이 삐그덕대며 맞물려 어색하고 위태롭게 공감(共感)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 달의 기간 동안 너무나 힘겹게 준비한 두 번째 파일럿 <사이다>가 날아오르고 난지 얼마 후, <사이다>의 정규 출격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정규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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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사이다'의 한 장면 ⓒ KBS | ||
완전히 방전되어 빨간 불이 깜빡이던 나의 몸이 다시 급속 충전되는 것이 느껴졌다. 지금껏 거의 무보수로 일해 온 작가들과 시간을 쪼개 나를 도와준 후배PD을 불러 정규를 준비했다. 그렇게 해서 국내최초 리얼 공감버라이어티 - 세상사는 이야기 다 모아 <사.이.다>가 드디어! 정식 출격준비를 마쳤다.
두 번의 파일럿, 8개월 그리고 정규편성 ^^
2008년 春.
지난해 한가위와 올해 설 특집으로 멋지게 비행에 성공한 <사이다>는 이제 정규방송으로 편성되어 방송되고 있다. 苦盡甘來. 앞으로의 길이 달콤할 것이라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첫 녹화를 떴다. 첫 예고의 첫마디가 ‘첫 방송 이후 8개월만에 정규편성!!!’ 이었듯이, 짧지 않은 기간 함께 고생하고 함께 웃었던 제작진은 세상 모든 이들이 완전 공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회의실에서, 촬영장에서, 편집실에서, 스튜디오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사이다>를 준비하는 많은 이들을 보면서 언제나처럼 고마움이 밀려온다. 내 주변에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니! 이렇게 유능한 사람들이 많았다니! 盡人事待天命.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오늘도 나는 녹화장으로 향한다. 회의실에서, 촬영장에서, 스튜디오에서도 빵! 빵! 터지는 <사이다>가 세상 사람들도 빵! 빵! 터뜨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오늘도 활기차게 출격이다! 마음을 활짝 열고 공감하며 함께 웃을 수 있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프로그램! 국내최초 리얼 공감버라이어티 - 세상사는 이야기 다 모아 <사.이.다>는 드디어 우리들 마음을 모두 모아서 저 푸른 하늘을 자유롭게 치솟아 날아오르고 있다. 마음껏 날아라~ 날아라~! 우리 <사이다>~!!!
※ 이 기사는 KBS PD협회보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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