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로 우리 국민이 얻은 것은 너무나도 많다. 그중에서 나는 많은 국민들이 공영방송의 가치를 깨닫고 공영방송을 지켜야한다는 것을 인식을 공유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가장 감동적이다. 그런데 공영방송인 MBC와 KBS는 지켜야 할 가치가 크다는 것을 분명하게 공유하게 된 데 비해서 SBS에 대해서는 감정적인 불만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나도 늘 SBS에 대해서 공영방송에 비해 시청률을 의식한 선정적인 프로그램이 많다고 지적했으며, 시사프로그램이 실종되었다고 비판하고, 뉴스가 짧고 깊이가 없고 결정적인 순간에 정치와 자본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고 지적해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SBS는 지상파 방송사로서 분명한 가치와 차별성이 있으며, 그 가치를 인정하고 지키도록 시청자의 감시기능을 높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상파 방송을 비판하는 것이 주된 업무인 내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지상파 방송사의 좋은 프로그램을 찾아서 알리고, 케이블 채널의 일부 저급한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커졌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 가족이 지상파 방송보다는 케이블 채널을 더 많이 보게 되었으며, 지난해 케이블 방송사 모니터를 하면서 그 문제점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케이블 PP 자체제작 프로그램들이 모두 저급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 우리 케이블 방송은 말도 안 되는 황당한 프로그램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케이블 프로그램을 보다가 SBS를 보면 ‘청정 방송’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굳이 수준 낮은 방송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SBS가 KBS와 MBC와 비교해서 무조건 뭇매를 맞아야 하는 것인가도 다시 생각해볼 문제이다. 최근 광우병 관련 보도에서 SBS가 문제가 있었다는 ‘심증은 있으나 물증은 약한’ 이야기들이 봇물 터지듯이 나오면서, 집회 현장과 인터넷 공간에서 SBS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왔다. 16일 인터넷 생중계로 KBS 앞 공영방송 지키기 집회를 지켜보니 ‘SBS 각성하라’ 등의 구호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이번 광우병 관련 보도는 SBS의 보도가 늘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MBC가 유난히 잘 했지만, KBS와 SBS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유의미한 문제점을 고발하고 지적했다. MBC도 군홧발 동영상을 첫날 보도하지 않아서 많은 지적을 받은 것처럼 방송3사 모두 집회 현장과 민심을 완벽하게 담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지만, 그래도 방송3사는 이번에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다. 지난주 〈뉴스추적〉 ‘난국돌파, 쇠고기 재협상’(6/11)과 〈그것이 알고 싶다〉 ‘촛불, 대한민국에 소통을 말하다’(6/14)도 MBC, KBS의 시사프로그램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는 충실한 방송이었다.
문제는 누구는 ‘SBS의 업보’라고 하고 SBS에게 가해지는 시청자의 의혹인데, 이 의혹의 눈초리는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불식되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SBS는 앞으로 국민이 원하는 정보, 국민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보다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한 시간 빠른 뉴스로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의제를 한발 앞서 던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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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협동사무처장 | ||
그러기 위해서는 그동안 몇 번을 강조한 시사프로그램을 늘려가는 문제도 해결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SBS 스스로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청자가 함께 감시하고 칭찬하고 독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나는 공영방송을 지키는 것만큼 민영방송 SBS의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가치 역시 소중하게 여기고 싶다. 당근과 채찍은 권력자만의 특권이 아니다. 우리 시청자도 SBS에게 당근과 채찍을 잘 사용해보았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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