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강지처클럽 ⓒSBS | ||
이쯤 되면 ‘SBS 드라마 성공전략’ 같은 이야기가 나올 법한 시점이긴 하다. 드라마 시청률 톱 10 중 5편을 SBS가 쥔 형국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 성공패턴을 따져보기 시작하면 그다지 큰 감흥을 얻기 힘들다. 별로 새로운 것이 없다. 〈식객〉 정도를 제외하고 보면 퓨전사극 재탕, 일일극 매너리즘, 통속적 주말드라마 패턴을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똑같은 공식, 똑같은 상품이 갑자기 팔리기 시작한 걸까. 결국 ‘편성’이 승자다. 어떤 프로그램을 어느 요일, 어느 시간대에 배치해야 하는지 계획을 잘 짰다. 한 마디로 ‘라인 업’이 좋다.
먼저 주말드라마 속성을 무서우리만치 제대로 파악했다. 주말 저녁드라마는 퀄리티 마케팅이 안 먹히는 기묘한 타이밍이다. 지극한 통속성으로 모든 세대를 아우르기만 하면 끝난다.
같은 종류 클리셰가 몇 번이고 터져도 시청률은 잡힌다. 시청범위는 ‘가족’이지만 시청자주도권은 중장년층 여성이 쥔 기묘한 시간대여서 그렇다. SBS는 이 공식을 이미 〈황금신부〉 때 익혀뒀다. 결과적으로, 모든 미디어의 관심을 산 KBS2 〈엄마가 뿔났다〉와 거의 미디어 주목을 못 받은 〈행복합니다〉 시청률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같은 주말이라도 심야로 넘어가면 ‘가족’ 개념조차도 사라진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더 극단적이고 더 통속적이며 더 진부하게 갈수록 유리해지며, 주인공을 시청층과 근접한 연령대 여성으로 설정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다. 〈조강지처클럽〉의 대박 비결이다.
반면 주중은 젊은 시청층의 시간이다. 속성상 중장년층 여성은 주중 저녁에 시간을 내기 힘들다. 젊은 시청층 취향이란 딱히 맞추기 어렵지만, 일단 스타마케팅이 통한다는 공식이 있다. 〈일지매〉가 그렇게 튀어 올랐다. 설정상의 독특함도 초기 셀링포인트(selling point)가 된다. 〈온에어〉가 그렇게 성공했듯이, 〈식객〉도 그렇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 ▲ 조강지처클럽 ⓒSBS | ||
| ▲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 | ||
물론, 좋은 드라마는 시청률과 관계없이 대중의 가슴에 남는다. 반대로 잔꾀를 부려 인기 얻은 드라마는 가슴이 아니라 실적으로만 남는다. 그래도 여전히 SBS식 편성전략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모든 대중문화 콘텐츠는 결국 인간심리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공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공략법을 알면, 좋은 콘텐츠가 ‘버려지는 일’이 줄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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