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18 15:47

방송 탓하던 이 대통령, 이번엔 인터넷이 문제?

OECD장관회의서 “인터넷, 신뢰 담보되지 않으면 독” 비판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가 한 달 이상 계속되면서 규모의 축소를 보이자 청와대와 여당이 인터넷 여론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발언과 통제 시도로 해석될 소지가 큰 대책들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어 논란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OECD 장관회의’ 개막식 개회사에서 “인터넷의 힘은 신뢰가 담보되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다”면서 인터넷 여론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인터넷 선도 국가로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부분에서 인터넷의 폭발적인 힘이 발휘되고 있다”면서 “우린 지금 이러한 인터넷의 힘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 인류에 얼마나 유익하며, 부정적으로 작용될 경우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가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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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 ⓒ연합뉴스
이 같은 발언은 촛불 정국을 유발한 미국산 쇠고기 사태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인터넷의 부정적 여론 확산 탓에 일어났다고 보는 이 대통령의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 대통령의 이런 인식이 ‘인터넷 여론 통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실례로 촛불집회에서 인기를 끈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아프리카’ 대표가 17일 구속됐으며, 한나라당이 인터넷 여론 흐름에 신속하게 대비하기 위해 증권시장의 ‘사이드카’와 같은 개념의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지난 16일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이 “공영방송에 이어 인터넷까지 잡으려는 것이냐”고 반발하고 나서기도 했다.

청와대가 지난 16일 인터넷 전담 비서관 신설을 알리며 인터넷 여론 수렴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도 일련의 상황들과 이 대통령의 17일 발언과 맞물려 ‘또 하나의 언론통제책’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의 발언과 청와대·여당이 밝힌 일련의 대책과 관련해 차영 통합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인터넷의 선동으로 국민들이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며 “이 같은 인식이 인터넷 사이드카와 인터넷 전담 비서관 신설로 표현된 것이라면 심각한 문제다. 독 빼려다 여론통제라는 마약 중독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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