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18 10:40

방통심의위 노조, PD수첩 중징계 ‘정치 심의’ 비판

“정권에 대한 충성으로 독립성 내팽겨쳤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명진)가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MBC 〈PD수첩〉에 대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라는 중징계를 내린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지부장 한태선)가 17일 성명을 내고 ‘정치적 심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방통심의위지부는 “방송통신심의위원들이 자신을 심의위원으로 만들어준 분들(?)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으며 “자신을 현재의 자리로 만들어준 분들(?)에 대한 충성을 위해서라면 몇 십년간 언론학자로 살아오면서 학생들에게 가르쳐왔던 ‘방송의 독립성’은 헌신짝처럼 집어던질 수 있는 것인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16일 회의에서 〈PD수첩〉 심의 절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퇴장한 통합민주당 추천 위원 3명에 대해서도 “자신이 속한 집단과 생각이 다른 결정이 내려질 것 같으면 회의장을 당당하게 뛰쳐나갈 수 있는 영화 ‘친구’에서나 볼 수 있는 의리파 위원들이냐”며 비판했다.

심의위지부는 이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합의제인 위원회 형태로 운영되는 이유는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다양한 배경의 위원들이 합의하여 결정하라는 의미이지 여당과 야당이 대립하는 사안에 대해 6대 3의 표 대결로 방송의 공정성, 객관성, 공익성을 심의의결 하라는 의미가 아님은 너무도 자명하다”면서 위원회를 향해 “국민, 시청자에게 충성할 자신이 없으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의위지부는 그러나 〈PD수첩〉의 오역 등과 관련해 “객관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국민인 시청자를 혼동케 한 것은 마땅히 심의제제를 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해 〈PD수첩〉에 대한 심의 자체가 부당하다는 언론계 안팎의 지적과는 맥을 달리했다.

“심의위, 진실 배반하고 권력 하수인 됐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도 성명을 내고 심의위의 결정이 ‘원천무효’라고 선언했다. 언론노조는 “방통심의위가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판단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객관성과 공정성의 다툼은 언론중재의 대상일 뿐 결코 심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심의위는 〈PD수첩〉에 대해 심의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어야 옳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이어 “독립된 행정위원회 방통심의위가 권력의 비위를 맞추는 사이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의 자유는 무참히 짓밟히고 말았다”고 성토했다.

언론노조는 그러나 “정책비판과 진실추구란 언론본연의 사명을 이번 심의로 억누를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지 말라”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방통심의위의 이번 결정을 무효화하고 방통심의위 개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언론노조 방통심의위지부 성명서 전문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들은 국민에게 충성하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를 열어 MBC PD수첩에 대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 결정을 내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노동조합(지부장:한태선)은 이러한 방송통신심의위원들의 심의의결이 과연 독립적인 결정이었는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든다.

국민의 희소 자산인 전파자원을 사용하는 방송사업자 MBC가 공정한 방송을 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해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며, 국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일지라도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어야 하고, 이야기 하고자 하는 의도를 위해 오역 등 객관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국민인 시청자를 혼동케 한 것은 마땅히 심의제재를 받아야 할 사안이나, 누구를 위해 공정해야 하는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이다.

대통령이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한 바와 같이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정부가 졸속 협상으로 국민들이 원치 않는 30개월 이상 소의 수입을 결정한 상황에서 국민들의 공익을 위해 시사프로그램으로 이의 제기를 한 것이 대한민국 국민인 시청자에게 사과까지 해야 하는 중죄가 아님은 너무도 명백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노동조합의 입장에서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며 느낀 점은 방송통신심의위원들이 자신을 심의위원으로 만들어준 분들(?)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하다는 생각 뿐이다.

자신을 현재의 자리로 만들어준 분들(?)에 대한 충성을 위해서라면 몇 십년간 언론학자로 살아오면서 학생들에게 가르쳐왔던 ‘방송의 독립성’은 헌신짝처럼 집어던질 수 있는 것인가? 자신이 속한 집단과 생각이 다른 결정이 내려질 것 같으면 회의장을 당당하게 뛰쳐나갈 수 있는 영화 ‘친구’에서나 볼 수 있는 의리파 위원들인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합의제인 위원회 형태로 운영되는 이유는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다양한 배경의 위원들이 합의하여 결정하라는 의미이지 여당과 야당이 대립하는 사안에 대해 6대 3의 표 대결로 방송의 공정성, 객관성, 공익성을 심의의결 하라는 의미가 아님은 너무도 자명한 것이다.

“직원들이 긍지를 갖고 근무할 수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만들겠다.”는 박명진 위원장의 취임일성은 벌써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밀린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직원들의 아픔은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겠지만, 우리의 자랑스러워야 할 직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바라볼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은 누가 해결해 준단 말인가?

양심과 전문성에 대한 기대를 접게 만드는 고명하신 방송통신심의위원님들께 마지막으로 부탁드린다. 국민, 시청자에게 충성할 자신이 없으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라. <끝>

                                       언론노동조합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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