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18 15:52

부부의 성, 대담해진 TV 프로그램

최근 부부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어 주목된다. 드라마가 2,30대 젊은이들의 사랑에 빠져 있다면, 요즘 토크쇼에서 단연 인기 있는 주인공은 부부 혹은 주부다. 이들은 가정생활과 이혼문제를 터놓고 얘기하는가 하면 이불 속에 꼭꼭 숨겨뒀던 부부의 성(性) 이야기도 과감하게 꺼낸다. 덕분에 케이블TV는 물론 지상파 방송까지 점점 대담해지고 있다.

‘야한’ 얘기 마구 쏟아내는 케이블TV

성(性)에 대한 이야기가 TV에서 금기시되던 시절이 있었다. 더군다나 ‘섹스’란 말은, 지금도 그렇지만 좀처럼 입에 올리지 못했다. 특히 부부의 성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전까진 부부문제를 다루더라도 불륜, 고부갈등, 가정폭력 등이 거론됐을 뿐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주부들이 TV에 나와 남편과의 잠자리에 대해 수다를 늘어놓고, 부부가 모자이크 처리도 하지 않은 채 성 상담을 받기 위해 스튜디오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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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에 대한 대담한 이야기를 풀어냈던 스토리온 '박철쇼' ⓒ스토리온

이처럼 대담한 상황을 연출한 선두주자는 케이블 채널 스토리온의 〈박철쇼〉였다. 이 프로그램에선 30대 주부들이 남편과의 성생활에 대해 거침없는 이야기를 쏟아냈다. ‘오르가슴’, ‘자위’, ‘성감대’와 같은 ‘야한’ 용어들이 〈박철쇼〉에선 아무렇지도 않게 튀어나왔다. 부부의 ‘스킨십’ 몰래카메라는 말할 것도 없었다.

이런 대담함 때문에 방송 초반엔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야한’ 것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게 됐다는 시청자들도 있다. 〈박철쇼〉는 지난달 시즌2로 부활하며 ‘19세 이상 관람가’에서 ‘15세 이상 관람가’로 등급이 조정됐다.

비슷한 류의 프로그램으로 스토리온 〈이 사람을 고발합니다〉, tvN 〈김구라의 위자료 청구 소송〉 등이 있다. 두 프로그램 역시 성생활 문제, 성적 갈등으로 인한 이혼 위기 등에 대해 제법 수위 높은 이야기들을 쏟아 놓는다.

TV는 부부 성문제 상담가

EBS 〈60분 부모〉도 지난 달 ‘부부의 성’을 특집으로 다뤄 눈길을 끌었다. 〈60분 부모〉는 지난달 16일부터 3주 동안 금요일마다 부부의 성 고민을 해결하는 특집방송을 내보냈다. 사연을 신청한 부부가 스튜디오에 나와 고민을 털어놓고, 성의학 전문의로부터 상담을 받았다. 관계를 가져도 “아무 느낌이 없다”는 부부, 감정 없이 남편에게 맞추기만 한다는 아내, 출산 후 잠자리를 피하는 아내 등의 사연이 소개됐다.

‘부부의 성’을 기획·연출한 강영숙 PD는 “그동안 부부의 얘기를 많이 다루면서 실제로 많은 부부들이 성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처음엔 성문제를 다루려고 해도 시청자들이나 내가 준비되지 않은 것 같아 미뤄뒀는데, 이제는 이런 이야기를 던져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겨서 방송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강 PD는 이어 “부부의 성을 다룬다고 하니 처음엔 ‘뜨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몇 배의 진지함과 혹시라도 (성을) 희화화 한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접근했고, 그 점을 시청자들이 알아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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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60분 부모'는 5월 3주간 '부부의 성'을 특집으로 다뤘다. ⓒEBS
섹스와 섹스리스는 최근 부부문제의 중요한 화두다. 특히 섹스리스 부부의 경우 사회적 문제로 시사프로그램에서 다뤄지기도 했다. 지난 1년 동안 MBC 〈생방송 오늘 아침〉 ‘위기의 부부 화해의 기술’에 소개된 180쌍의 부부 가운데 성적 갈등이 부부문제의 주요 원인이었던 경우도 일곱 쌍이 넘었다. 〈생방송 오늘 아침〉은 이들 부부에게 전문가 조언과 정신과 치료 등을 지원하며 부부관계의 회복을 돕고 있다.

이처럼 부부문제가 방송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자 오락프로그램에서도 부부생활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본격 부부 코미디 버라이어티’를 지향하는 KBS 〈샴페인〉(연출 권용택·이형진)은 ‘샴페인 토크’란 코너에서 연예인 부부를 초대해 그들의 은밀한 이야기를 엿듣는다. 스킨십에 대한 대담한 토크, 성관계를 연상시킬만한 발언이나 행위들도 종종 튀어나온다. 방송 초반엔 선정성 시비도 있었지만, 요즘은 아슬아슬하게 수위를 넘나드는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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