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24 11:04

"'사랑과 전쟁' 출연배우들 무시하지 마라"

[인터뷰] 영화 ‘사랑과 전쟁’ 곽기원 감독 
 
드라마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을 최고인기의 장수프로그램으로 올려놓은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곽기원 감독. 1999년 1회부터 연출을 맡아 드라마 <사랑과 전쟁> 100여 편을 제작한 그의 애정과 의지는 남다르다.

그런 그의 열정이 있었기에 영화화 작업이 가능했던 것. 400회가 넘는 드라마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의 모든 에피소드들을 다 알고 있는 그가 선택하고, 선보이는 영화 <사랑과 전쟁-열 두번째 남자>를 제작한 곽기원 감독을 만났다.

곽기원 감독


- 드라마 감독에게 영화제작은 꿈이다. 영화를 직접 제작 해 본 소감은.

“제작 시스템의 차이와 예산문제가 가장 크게 다가왔다. <올드미스 다이어리>나 다른 드라마에서 영화화한 작품들은 보통 외부 영화사랑 합쳐서 제작했지만, 우린 순수 제작 인력들을 방송관계자들로 모두 써서 했다. KBS의 기술이나 능력으로 영화 시스템에 맞는 영상과 오디오를 작업한 것은 처음이었다.”

- 예산문제의 어려움은 어떤 것들이었나.

“영화라는 게 어쨌든 관객들이 들어와야 된다. 영화 <놈놈놈>은 총 홍보비로 160억 원을 썼다. 그 정도 되면 650~700만 관객이 들어온다. <사랑과 전쟁>은 200개관, <놈놈놈>은 700개관을 확보했는데 문제는 홍보예산이다. 1개관에 필름 카피본 비용만 최하 200만원, 여기에 포스트, 극장 간판비용까지 하면 최하 400만원이 든다. 이게 700개관이면 28억 원이니, P&A(Print&Advertisement)비용으로 천문학적인 돈이 허공에 날아간다. 그래서 이런 예산이면 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영화로 넘어온 감독들의 성공이 그리 크진 않았는데.

“그것 때문에 시작을 하면서 고민이 많았다. <사랑과 전쟁>이 드라마가 아니라 영화로 선보였을 때 관객들의 판단이 궁금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게 초심이라 생각했고, <사랑과 전쟁>을 좋아한 분들을 믿고 가기로 했다.”

- 영화에선 조정위원회를 거치는 것을 뺐는데.

“영화는 시청자들의 의견을 받을 수 없다는 한계 때문이었다. 그래서 조정위원회를 빼고 하나의 스토리를 마무리하는 쪽으로 완결했다. 사실 조정위원회는 실제 조정위원이셨던 오재호 작가의 경험담에서 나왔다. 사랑이 멀어졌던 이에겐 ‘신혼여행을 다시 가라’며 영수증 첨부까지 판사가 요구하는 등 숙제를 내주며 4주간의 재조정과 조율을 거친다.”

- <사랑과 전쟁>이 소재가 적나라하다며 논란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한국사회의 모습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처음에 50화 정도까지 할 때는 여성민우회에서 감사패도 줬다. 결혼한 여자들의 시각에서 혼수, 결혼, 아이, 고부갈등 등 여자 쪽의 의견을 많이 제시했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실화를 바탕으로 내용을 찾다보니 아무래도 내용적으로 ‘강한’ 것을 선택하게 됐다. 처음에는 주제를 정하고 리얼리티를 살렸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소재를 우선으로 리얼리티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갔다. 그러다 보니 서로간 오해가 있었던 듯싶다. 하지만 가정의 평화가 깨지지만 해법을 제시하려 했던 메시지는 변치 않았다.”

- <사랑과 전쟁>이 그동안 지향해온 바는.

“부부간의 갈등이나 이혼을 줄이려고 하는 게 가장 큰 목표였다. 이번 영화의 주제하고도 결부돼 있다. 지난 9년간 하면서 ‘왜 이혼을 하게 될까’라는 생각을 했다. 갈등은 상대방이 입장을 대변해주지 못했을 때 생긴다는 것이다. 행복한 부부들을 보면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이 없다. 있는 그대로 좋아하는 것이다. 이번 영화의 소재가 ‘맞바람’이지만 이렇게 하면 이혼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 <사랑과 전쟁> 배우들은 ‘불륜전문’으로 활약해왔는데.

“제일 미안했던 것은 <사랑과 전쟁> 때문에 방송 3사의 단만극이 없어지는 계기를 마련한 것 같아 죄송하게 생각한다. 연기자나 작가들 역시 등용문이 없어진 것 같아 안타깝다. <사랑과 전쟁>은 1주일을 모두 털어서 제작하기 때문에 우리 출연자들은 다른 드라마 출연이 어렵다. 그래서 수입도 제한되는데 그 점이 미안하다. 요즘 들어 사람들에게 좋게 알려져서 기분이 좋다. 하지만 출연 배우들이 주로 방송 3사 공채 탤런트 출신인데도 일부 제작하는 분들이 다른배우들보다 ‘낮게’ 보는 인식들이 있어 안타깝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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