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의 그때그때 다른영화] (11) 레인 (Let it rain, 2009)
| ▲ 〈레인〉(Let it rain, 2009) | ||
〈레인〉(Let it rain, 2009)은 〈타인의 취향〉(2000)의 감독인 아네스 자우이의 코미디다. 감독, 각본, 주연을 도맡는 재능을 과시하는 그녀는 그러나 작품 안에서 인물에 오롯이 몰입해, 자신의 존재를 과장하지 않는 미덕을 발휘한다. 이야기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정계진출까지 모색하는, 정력적인 여성주의자 아가테(아네스 자우이)에게 접근하는 두 남자, 자유분방한 PD 미셸(장 피에르 바크리)과 영화감독을 꿈꾸는 아랍인 청년 카림(자멜 드부즈)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영화는 프랑스 사람들의 평범한 결을 차분하게 짚어나간다. 시골의 중산층 가정인 아가테 동생네는 겉으로 보기에는 안정되어 보이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워 아가테 자매에겐 엄마와 같은 아랍인 가정부 미무나에게 월급도 주지 못한다. 미무나의 아들인 카림은 아버지에게 제대로 이혼통보도 못하는 엄마가 못마땅하고, 자신을 어린아이 취급하는, 너무 주관이 강한 아가테에게도 불만이 가득하다. 또 연애관계에 언제나 뒤따르곤 하는 ‘바람’은 미셸과 카림의 머리 위에 두둥실 떠 있다. 이들에겐 도무지 편안할 날이 없다. 같이 작업을 하려니 손발도 맞지 않는다. 아이고, 골치야.
| ▲ 김주원/ 블로거 | ||
작품의 원제는 “Parlez-Moi De La Plube”(비에 대해 이야기해줘). 빗속에서 각자의 진심을 꺼내는 일. 그것은 어떤 이념보다, 실천보다 더 힘이 센지도 모른다. 영화는 누군가와 함께 비를 맞고 싶게끔 한다. 이 영화, 꽤 힘이 세다.
김주원/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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