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30 15:49

서로를 빛나게 해주는 우리는, ‘패밀리’!

[프로그램 리뷰] SBS <일요일이 좋다> ‘패밀리가 떴다’

S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의 상승세가 무섭다. 한 자릿수 시청률로 출발한 <패밀리가 떴다>는 방송 6회 만인 지난 21일 16.5%(TNS미디어코리아 집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승세를 바탕으로 SBS는 <일요일이 좋다>를 <패밀리가 떴다>와 <체인지>로 분리 편성했다. 2부로 나뉜 지난 27일 <패밀리가 떴다>는 시청률 13.4%를 기록하며 KBS <해피선데이>와 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뒤를 바짝 쫓는 데 성공했다. <기적의 승부사>, <인체탐험대> 등 몇 개 코너의 부침을 겪은 SBS는 이제야 주말 버라이어티의 구원투수를 만난 셈이다.

물론 <패밀리가 떴다>는 초반 여러 가지 인기 프로그램들을 섞어 놓았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었다. 특히 KBS <해피선데이-1박 2일>과 비슷하다는 인상은 지우기 어려웠다.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연예인들이 한 곳에서 먹고 자고 생활한다는 콘셉트는 그 자체가 이미 유사하다. ‘뱀이야~’로 시작하는 <1박 2일> 기상송과 <패밀리가 떴다>에서 대성이 기상 체조송으로 부른 ‘날봐, 귀순’의 콘셉트도 비슷하다.

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퀴즈를 내는 유재석의 모습은 역시 유재석이 진행했던 MBC <동거동락>을 연상케 한다. 멤버들이 여러 가지 게임을 벌이는 것도 <무한도전> 등 이미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시도한 바 있다. 물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패밀리가 떴다>의 출발이 다소 불안했던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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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 ⓒSBS
그러나 ‘패밀리’(가족)로 묶인 MC 군단의 독특한 관계가 부각되면서 <패밀리가 떴다>는 자신만의 색깔을 서서히 구축해 나가고 있다.

국민 MC 유재석과 국민 요정 핑클의 리더였던 이효리는 <패밀리가 떴다>를 통해 어느새 ‘국민남매’로 재탄생했다. 앞서 가는 유재석에게 X침을 날리는 등 유재석을 괴롭히는 재미에 흠뻑 빠진 이효리와 그런 효리와 늘 티격태격하는 유재석의 모습은 장난꾸러기 남매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효리와 남매를 형성하는 유재석은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대성과 만나면 ‘덤앤더머 형제’로 변신한다. 국민 MC와 소녀팬들의 사랑을 받는 아이돌에게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덤앤더머’ 캐릭터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부각됐다. 라면 하나를 끓이는데도 이 둘이 모이면 보통 사람들의 세 배 이상이 걸린다. 물을 맞추는 것부터 쉽지 않다. 나름대로 과학적인 방법을 찾아 생수병을 이용해보지만, 정작 몇 병을 넣었는지 숫자를 세지 않아 물을 쏟고 다시 붓기를 반복한다.

‘계모와 신데렐라’ 관계로 굳어진 영화배우 김수로와 이천희의 활약도 볼거리다. “천희야”를 외치면 언제 어디서든 달려오는 이천희와 그를 구박하는 김수로는 영락없는 계모와 신데렐라다. <패밀리가 떴다>의 또 다른 멤버 윤종신은 김수로, 유재석과 함께 패밀리의 ‘중장년층’을 형성한다. 여성 멤버들의 선택에서 아이돌 대성과 잘생긴 천희 등에게 늘 밀리고 가끔은 철없어 보이지만 역시 ‘패밀리’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누구보다 현재 <패밀리가 떴다>에서 가장 큰 활약을 보이는 인물은 탤런트 박예진이다. <패밀리가 떴다>를 통해 그녀는 ‘달콤살벌한 예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청순가련한 외모와 달리 그녀는 도망치는 돼지를 단숨에 포획하고, 남자 멤버들이 쩔쩔매는 사이 식칼을 들고 숭어 손질을 마무리한다. 이런 ‘의외’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재미를 느낀다. 그녀는 유일한 여자 멤버 효리와는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이처럼 <패밀리가 떴다>는 출연자들의 독특한 관계를 부각하는 방법으로 차별화를 끌어내고 있다. 이들은 상대가 있어야만 자신도 비로소 빛난다. 지난 27일 방송에서 이천희가 드라마 촬영 스케줄로 빠지자 방송 분량을 걱정하는 김수로의 모습은 이를 여지없이 드러낸다. 식신 정준하나 퀵 마우스 노홍철, 허당 이승기, 초딩 은지원 등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한 이들이 혼자 있어도 그 캐릭터가 살아나는 것과 다르다.

물론 <패밀리가 떴다>는 여전히 <1박 2일> 등 초반에 유사하다고 지적받은 다른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과의 차별화를 확실하게 이뤄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뽀뽀 벌칙을 주는 등 가족이라는 콘셉트와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 게임 ‘사랑해’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관계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이들이 진정한 ‘패밀리’로 거듭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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