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01 11:40

시청률 1%에 울고 웃고

지상파 방송3사, 일요 버라이어티 경쟁 ‘후끈’ 
 
일요일 저녁 버라이어티 경쟁이 TV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KBS 〈해피선데이〉의 ‘1박 2일’ 독주 체제에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우리 결혼했어요’와 SBS 〈일요일이 좋다〉 ‘패밀리가 떴다’가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면, 최근엔 3개 프로그램이 대동소이한 가운데, 순위 다툼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변화는 추석을 기점으로 시작됐다. 이전까지 〈해피선데이〉의 시청률은 10%대였지만, ‘이 맛에 산다’, ‘불후의 명곡’ 등 3개 코너 중에서도 ‘1박 2일’은 줄곧 20%대 후반에서 30%대의 시청률과 40%(TNS미디어코리아, 이하 수도권 기준)가 넘는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평가가 엇갈렸던 ‘백두산’편을 지나, 추석이었던 지난달 14일, 상황은 확실히 바뀌었다. 〈해피선데이〉의 시청률이 8.3%까지 곤두박질친 것이다. 첫 선을 보인 코너 ‘스쿨림픽’이 크게 반응을 얻지 못했고, 마지막 전파를 탄 ‘불후의 명곡-베스트’편 역시 끝내 낮은 시청률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보통 후반부에 방송되던 ‘1박 2일’이 이날 중간에 편성돼 시청자들의 혼란을 불러 온 이유도 컸다.

게다가 지난 21일부터 방송된 ‘꼬꼬관광 싱글싱글’조차 반응이 미지근해 〈해피선데이〉 시청률은 13.1%까지 하락했고, ‘1박 2일’도 3주 연속 점유율 40%대에서 내려와야 했다. 최근엔 부산 사직구장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은 형국이다.

반면 SBS ‘패밀리가 떴다’는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6월 15일 첫 방송된 ‘패밀리가 떴다’는 7월 27일부터 〈일요일이 좋다〉 1부로 편성된 이후, 14.0%로 시작해 최대 22.5%까지 치솟았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 상황에선 리얼 버라이어티가 일요일 저녁 시간대를 완벽하게 장악한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생존하느냐의 문제인데, ‘신상품’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는 몇 번의 ‘편성 실험’을 거쳐 안정기로 접어드는 상황이다. 지난 5월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분리하며 1부에 편성됐던 ‘우리 결혼했어요’는 ‘패밀리가 떴다’와의 경쟁에서 밀려 12.4%까지 하락하더니, 지난 21일부터 ‘1박 2일’과 맞붙는 2부로 자리를 옮겨 18.8%의 시청률로 올라섰다. 이보영 MBC 편성기획부장은 “‘우리 결혼했어요’의 편성을 바꾼 뒤 1부 ‘세바퀴’와의 평균 시청률까지 상승했다”며 “일단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전체적으로는 〈해피선데이〉의 하락세, ‘패밀리가 떴다’와 ‘우리 결혼했어요’의 꾸준한 성장으로 최근의 경향을 설명할 수 있지만, 특정 프로그램의 독주를 점치기는 어렵다. 지난달 28일 〈해피선데이〉의 시청률은 13.1%, ‘패밀리가 떴다’는 20.3%였고, ‘우리 결혼했어요’는 18.4%를 기록했다. 그런데 ‘1박 2일’ 자체 시청률을 따지자면 21.1%로 ‘패밀리가 떴다’를 조금 앞선다.

물론 이런 구분 자체에도 논란은 있다. ‘1박 2일’이 독립하지 않는 이상 〈해피선데이〉의 시청률을 ‘진짜’로 봐야 한다는 것. 그래서 ‘패밀리가 떴다’가 일요일 버라이어티의 새로운 강자니, 아직은 ‘1박 2일’ 선두 체제라는 등 종종 논쟁이 벌어지곤 한다. 이를 의식한 듯 KBS는 지난 21일과 28일 방송분에 대해 ‘1박 2일’의 자체 시청률을 보도자료로 내며, “일요일 예능프로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3사 일요 버라이어티의 시청률 1위 다툼에 대해 팬들과 인터넷 매체들은 너나없이 대결 구도를 부각시키며 서로의 편을 들고 나섰지만, 정작 프로그램 제작진은 크게 개의치 않는 듯 보인다. ‘패밀리가 떴다’의 장혁재 PD는 “누가 이기고 지고는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프로그램들과 비교해서 기사를 쓰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장 PD는 “우린 우리대로 열심히 해서 많은 분들이 봐 주시면 좋은 거지, 1등이냐 아니냐는 우리의 목표와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문원 평론가도 시청률만으로 버라이어티 간 경쟁을 바라봐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얀거탑〉이 그리 높지 않은 시청률로 엄청난 화제를 모았듯이, 시청률이 대중문화를 움직이는 전반적인 트렌드와 일치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선 드라마가 이미 입증했다”며 “버라이어티에서도 대중문화 트렌드가 꼭 시청률을 따라간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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