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배우·스타 작가의 몸값 상승에 이어 최근 소설과 만화 등 원작료까지 억대로 치솟아 출혈 경쟁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부터 ‘열풍’이라 불릴 정도로 원작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가 쏟아져 나오면서 원작 구매 비용이 최근 1년 사이 급등했다. 3~4년 전 평균 500~1000만원 정도였던 원작료가 억대로 올라서면서 원작료가 많게는 10배 이상 뛴 것이다. 현재 소설의 경우 원작료가 1000~2000만원 선, 국내 만화의 경우는 3000~40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국내 만화라도 인기 있는 작품이나 일본 만화의 경우엔 5000만원~1억 원까지 원작료가 올라갔다.
![]() |
||
| ▲ 지난해 방영됐던 KBS 드라마 <경성스캔들>. 이선미 작가의 소설 <경성애사>를 원작으로 했다. ⓒKBS | ||
KBS를 통해 방송되는 <바람의 나라>의 경우 제작사 초록뱀미디어는 6000만원을 들여 판권을 확보했다. KBS에서 방영을 검토 중인 드라마 <필살>의 경우 원작인 일본만화 <최강칠우>을 약 1억2000만원(12만 달러)에 계약했다. 또 MBC가 올 하반기 선보일 예정인 드라마 <선덕여왕>은 당초 소설 <미실>을 원작으로 제작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억대의 원작료 때문에 구매를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영화로 만들어질 박현욱의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 역시 1억 원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고, 조선일보에서 지난해 처음 제정한 ‘뉴웨이브 문학상’ 수상작인 소설 <진시황 프로젝트> 역시 현재 억대의 판권료를 부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작료는 작가나 작품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이 나지만, 지난해 <하얀거탑>, <쩐의 전쟁>, <커피프린스 1호점> 등 몇몇 원작 드라마가 성공하면서 최근 급등했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2006년 7월 방송했던 KBS 드라마 <포도밭 그 사나이>의 경우 원작료는 500만원에 그쳤다. 이선미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해 지난해 6월 방송된 KBS 드라마 <경성스캔들>의 경우도 원작료는 1000만원 수준이었다. 인기리에 방송된 지난해 5월 방송된 SBS 드라마 <쩐의 전쟁>은 박인권 화백의 동명 만화 원작 구매에 3000만원을 들였다.
![]() |
||
| ▲ 지난해 방송된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이선미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MBC | ||
고우영 화백의 만화 <일지매>가 대표적인 경우다. “일지매라는 이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고우영 화백의 창작”이라고 평가받는 <일지매>의 경우 지상파방송사의 한 PD가 약 6개월간 기획을 진행하고 일지매를 바탕으로 시놉시스까지 썼지만, 원작료가 억대로 뛰어 제작을 포기했다. <일지매> 기획을 담당했던 PD는 “2000~3000만원 정도의 원작료를 생각하고 구매에 나섰지만 억대로 오른 원작료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제작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원작을 확보한 회사의 경우 아예 원작을 내세워 공동제작을 요구하거나 지상파 방송의 편성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초록뱀미디어는 <일지매> 원작을 구매하려 했으나 판권을 보유한 쪽에서 공동제작을 요구해 협상을 접었다. 초록뱀미디어 관계자는 “당초 <일지매>의 판권을 보유한 쪽에서 공동제작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일 수 없어 제작방향을 틀어 고우영 화백의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일지매>를 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드라마 PD는 “먼저 원작을 선점하는 사람이 다른 곳에 비싸게 파는 등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웬만큼 인기 있는 작품은 몇 천만원~억대로 원작료를 부르고 있다”며 “스타들의 출연료처럼 거품이 끼는 것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드라마 PD 역시 “스포츠 중계권을 둘러싸고 한때 시장이 과열됐던 것처럼 원작에 대해서도 현재 가격 경쟁을 하며 과열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원작드라마 붐, 언제까지?]
“바람직하진 않지만, 현재로선 최선이다”
시청률 높지만 대박수익은 미지수 …해외시장 검증 안돼
드라마 제작 시장 규모가 커지고 제작비는 점점 올라가고 있다. 시장의 위험성 역시 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미 시장에서 검증받은 원작을 드라마로 제작하려는 움직임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방송사와 드라마 제작사들은 앞 다퉈 원작 드라마를 제작·편성하고 있다.
그러나 원작 드라마가 많아지고 있는 현재의 흐름에 대해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수익이나 드라마 산업 자체의 경쟁력 측면에서 모두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라는 이유다.
![]() |
||
| ▲ 지난해 방송된 SBS 드라마 <쩐의 전쟁>. 박인권 화백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 ⓒSBS | ||
초록뱀미디어 관계자 역시 “원작이 있는 드라마를 제작해도 해외 수출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며 “시청률과 국내 광고 시장에서 누가 더 많이 이익을 보느냐의 문제기 때문에 이익창출엔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원작 드라마의 경우 아직까진 국내 인기만큼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바람의 화원>, <대물>, <바람의 나라> 등 하반기 대거 편성된 원작 드라마들의 성적에 따라 앞으로 원작 드라마 열풍이 계속 이어질지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연애시대>를 집필하고, 현재는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 <백야행> 시나리오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박연선 작가는 “원작 드라마가 많아지고 있는 것도 하나의 유행인 것 같다”며 “지금 많다고 앞으로도 많을 거라고 보진 않는다. 원작 드라마가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면서 시장의 원칙에 따라 적절한 수준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2~3년 전 영화계에서 한창 인터넷 소설의 판권을 사들여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적이 있으나 현재는 적정 수준에서 정리됐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원작 드라마 열풍은 올해 방송되는 드라마의 성공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 |
||
| ▲ 포털 사이트 다음에 연재중인 <순대렐라> ⓒ초록뱀미디어 | ||
초록뱀미디어 측은 “창작 시스템을 갖춰 나가기 위해 드라마와 소설, 만화 등을 같이 기획하려 한다”며 “검증받는 원작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순대렐라>는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 내년에 드라마로 제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08년 원작 드라마 라인업]
‘식객’ ‘대물’ ‘바람의 나라’ 대작 줄줄이
<식객>, <타짜>, <대물>, <바람의 화원>, <바람의 나라>, <필살>, <일지매>…. 원작료 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원작이 있는 드라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드라마 <쩐의 전쟁>, <커피프린스 1호점>, <하얀거탑> 등 원작 드라마가 성공을 거듭하면서 원작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상태다. 방송 3사는 원작 드라마를 적극 편성해 드라마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 |
||
| ▲ 허영만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7일 첫 방송되는 SBS 드라마 <사랑해> ⓒSBS | ||
KBS 역시 원작 드라마 편성에 적극적이다. KBS는 일본 만화 <최강칠우>를 원작으로 올리브나인에서 제작하고 있는 드라마 <필살>을 6월 편성할 계획이다. 또 온라인 게임, 소설, 뮤지컬 등으로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던 김진 작가의 만화 <바람의 나라>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를 올해 하반기 방송할 예정이다.
MBC는 당초 고우영 화백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 <일지매> 편성을 검토했으나 아직까지 방송 여부가 확정되진 않았다. 이밖에 강풀 만화를 비롯해 아사다지로의 원작 <안녕 내사랑>과 일본 드라마 <스타의 사랑>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기획특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네티즌, 더 이상 뉴스 소비자가 아니다 (0) | 2008/05/14 |
|---|---|
| “뉴라이트라고 선입견 갖지 말라” (61) | 2008/04/23 |
| 뉴라이트방통센터 위원 ‘중립성’ 의문 (0) | 2008/04/23 |
| 뉴라이트방통센터, 이명박 미디어 정책 선발대? (0) | 2008/04/23 |
| 억대까지 치솟은 ‘원작료’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0) | 2008/04/02 |
| 아나운서 채용에 HD 스튜디오까지 ‘준비 끝’ (0) | 2008/02/15 |
| 케이블 채널에 연착륙, 자체제작도 확대 (0) | 2008/02/15 |
| 다큐의 변신은 무죄…연성화 우려 제기 (0) | 2007/12/26 |






Prev
Rss F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