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18 10:35

[언론노조 MBC본부 사장 선임에 대한 논평]

새 사장은 공영방송 수호의 청사진을 밝혀라

                          -  MBC 구성원들의 불안감 해결할 계획 조속히 내놓아야


엄기영씨가 오늘 새로운 MBC 사장으로 내정됐다. 이번 사장 공모에서 최종 결선에 오른 세 후보는 한결같은 목소리로 MBC 공영방송 체제의 수호를 이야기했다. 정권교체 등 작금의 외부환경 변화 속에서 슬며시 고개를 쳐들고 있는 MBC 민영화 시도에 대한 MBC 구성원들의 불안감을 반영한 당연한 답변이었다. 그 중에서 엄기영 후보가 사장으로 선임된 것은 대주주인 방문진이 그를 MBC 공영방송 사수의 적임자로 판단한 결과라고 본다.

엄기영씨는 13년간 뉴스데스크 앵커를 역임하며 시청자들에게 MBC를 대표하는 얼굴로 인식되어 왔다. 이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장점으로 MBC의 대외적 이미지 제고에 도움을 주리라는 기대가 높다. 또한 원만한 인품과 친화력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그의 경영자로서의 관리능력은 아직 검증된 바가 없다. 더구나 지금처럼 엄혹한 상황 속에서 경영진의 위기관리능력은 조직의 사활과 관련된 중요한 덕목이다. 따라서 미지수로 남아 있는 엄기영 사장 내정자의 경영능력에 대해 구성원 내부에 적지않은 걱정과 우려가 있다. 엄기영씨는 이러한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구성원들의 불안감을 잠재울 구체적인 계획을 제출해야만 한다. 또한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 MBC 경영에 개입하고 간섭하려는 시도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지난 세월 숱한 희생과 고통을 치르면서 지켜 온 가치, ‘방송독립’에 흠이 가게 해서는 안된다는 굳은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경영진 및 관계회사 임원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정치권에 줄을 댄 인사는 절대로 기용하지 말아야 한다.

인사는 만사라 했다. 엄기영 사장 내정자가 곧 제시할 경영진 인사에는 그의 경영철학이 반영되어 나타날 것이다. 엄 내정자는 우선 인사를 함에 있어 학연, 지연과 무관한 능력위주의 인사를 해야 하며 공영방송에 대한 철학이 의심되는 인사들은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국장진 역시 일 중심의 분위기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능력이 갖춰진 인사를 선택해야 한다.

건강한 노사관계의 정립을 위해서 노력해 줄 것도 당부하고자 한다. 노동조합은 지난 경영진과의 관계에 있어서 협력할 것은 최대한 돕고자 했고, 지적해야 할 문제는 엄정하게 비판했었다. 그러나 가끔씩 상생적 파트너십의 정신을 망각한 독단적 경영행위가 있었음을 잊지 않고 있다. 일상적으로 상호 존중의 합리적 노사관계를 튼튼히 할 때 MBC 민영화라는 거대한 장벽도 노사가 한 몸이 되어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3년간 MBC를 책임질 수장으로 결정된 엄기영씨에 대해 우리가 마음 편히 축하의 인사를 보내기에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도 엄중하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방송환경 속에서 지상파의 입지는 날로 좁아지고 있다. 통신재벌은 호시탐탐 방송시장을 넘보고 있고 새 정권은 공공연히 MBC 민영화를 획책하고 있다. 지금 MBC는 생존의 문제가 달린 위기상황 속에 놓여 있다. 이 난국을 돌파하는데 엄기영 사장 내정자는 필사의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며 조속한 시일 안에 미래의 청사진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지금 MBC 구성원들이 신임 사장에게 기대하는 것은 민주적, 통합적 리더십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위원장 박성제)는 지금 이 순간부터 조금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엄기영 사장 내정자의 행보를 예의주시할 것이다.

                                                           2008 2월 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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