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07 10:20

언론단체 “한기총 반발, 언론자유 침해”

‘SBS 스페셜-신의 길, 인간의 길’ 2부 오늘 방송

SBS 스페셜-신의 길, 인간의 길〉 방영을 앞두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신형, 이하 한기총)가 방송 중단 및 반론보도 등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SBS가 반론 불가 방침을 5일 밝혔다. 언론·현업단체들도 한기총의 요구를 ‘언론 자유 침해’로 규정하고 맞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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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관계자 10여명이 지난 4일 SBS를 항의방문, 장광호 교양국장 등과 면담을 가졌다. 이날 이들은 '신의 길, 인간의 길' 남은 3부작 방송의 취소를 요구했다. 왼쪽에서 세번째가 엄신형 한기총 대표회장.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위원장 심석태)는 5일 성명을 내고 “SBS 보도·제작 일꾼들은 반론권을 정당한 권리로 인정하지만, 한기총의 반론 요구는 거대 종교 권력이라고 해서, 정당한 절차를 무시하고 언론을 옥죄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SBS본부는 이어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한기총 임원진의 행태를 준열하게 규탄하며, 반론을 내보내지 않으면 전면전을 벌이겠다는 한기총의 압력을 단호히 물리쳐 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PD연합회(회장 양승동)도 6일 ‘언론자유 침해하는 한기총의 독선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방송을 보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언론중재위를 통해 반론이나 정정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합법적 통로가 있다. 그럼에도 방송사를 찾아와 협박을 서슴지 않은 한기총의 행위는 종교권력에 의한 부당한 언론탄압에 지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PD연합회는 또 “‘한국교회에 대해 부정적이고 편향적인 인식을 갖게 하는 일’은 〈SBS 스페셜〉이 아니라 이런 한기총의 태도가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언론자유를 침해하고 자신들과 다른 견해를 한 치도 용납하지 않는 한기총의 이 같은 태도가 기독교에 대한 불신을 더욱 가중시킴을 어서 빨리 깨닫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한기총은 지난달 29일 〈신의 길, 인간의 길〉 첫 방영을 앞두고 SBS를 항의방문한데 이어 지난 4일에도 한기총 관계자 10여명이 SBS를 방문, 장광호 교양국장 등과 만나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신의 길, 인간의 길〉 방영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우리의 생존권과 관련된 문제”라며 “죽음을 각오하고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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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부작으로 제작된 '신의 길, 인간의 길'은 오는 20일까지 방송된다. ⓒSBS
엄신형 한기총 대표회장은 “이번 일 때문에 SBS에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당장 6일 프로그램을 바꿔서 방송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기총 관계자는 “이미 방송 나간 것에 대해서도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어떤 이는 “불순한 목적을 갖고 한국 기독교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고, “천추의 한이 되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협박성 발언을 한 이도 있었다.

1시간 30분여의 면담이 끝난 뒤, 한기총 관계자 5~6명은 SBS에 남아 “우리의 요구를 받아줄 때까지 단식하겠다”며 농성을 벌였으나, 잠시 뒤 SBS측의 반론 보도 검토 제안에 자리를 떴다.

SBS는 그러나 반론 불가 방침을 정하고 오는 20일까지 남은 방송을 내보내기로 했다. 6일 오후 11시 20분엔 〈신의 길, 인간의 길〉 ‘2부-무함마드, 예수를 만나다’가 방송되며, 신을 향한 인간의 참다운 길을 그릴 ‘3부-남태평양의 붉은 십자가’와 종교간 화해는 불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을 탐색할 ‘4부-길 위의 인간’이 각각 13일과 20일 방송된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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