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17 14:56

언론단체, 방통위 비공개 회의 ‘밀실행정’ 규탄

“회의공개 원칙 규정한 방통법 위반 행위”

   
▲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한 언론현업단체들은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통신위원회의 회의 비공개를 규탄했다. ⓒ언론노조
“불법적 비공개 회의 책임지고 최시중 방통위원장 즉각 사퇴하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 이하 방통위)가 16일 가진 첫 회의에서 IPTV 시행령 논의를  ‘비공개’로 진행한 것에 대해 언론·시민 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인총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7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로 방통위 건물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의 비공개 회의가 불법적 성격이 강하다"며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포함한 전체 방통위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현행 방통위 설치법 13조는 "위원회 회의는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때문에 방통위 설치법을 위반한 행위는 신분보장을 명시한 8조 1항 3호의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사안으로 면직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어제 회의 내용 가운데 비공개로 해야 될 사안은 전혀 없었다”며 “방통위 설치법을 지켜야 할 방통위원들이 앞장서서 범법행위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권력은 대통령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며 “방통위가 철저하게 권력으로부터, 사업자 이익으로부터 독립적이라는 사실을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왜 방통위 설치법에 회의 공개의 원칙이 있는지 다시 한번 성찰하고, 반성해 방송통신 관련 모든 회의를 공개해야 한다”며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방송의 독립성, 중립성을 말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박승규 KBS 노조위원장은 “단지 대통령 측근이란 이유로 방통위원장이 된 최시중 위원장 임명의 부당성을 계속 주장했으나 끝내 임명됐고, 결국 어제 법규정을 어기는 현실로 나타났다”며 “방통위 출범부터 비공개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특정 산업, 특정 분야의 이익을 대변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 현행 방통법은 방송통신위원회는 회의를 공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언론노조
이영훈 지역방송협의회 공동의장도 “언론의 독립, 자유를 지켜야 할 사람들이 첫 회의부터 밀실에서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한 이유는 단 한 가지”라며 “방통위가 이명박 정권을 지키는 나팔수가 되겠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꼬집었다.

조형주 언론노조 방송통신특위 위원장은 “방통위원들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방통위 설치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그렇게 모든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어떻게 방송정책을 이끌어갈 수 있겠나. 방통위의 오만한 행정을 좌시하지 않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16일  ‘IPTV법 시행령’(안) 과 회의운영 규칙 등을 논의하며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했다. 특히 방통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회의운영 규칙에는 회의 비공개 사유를 포괄적으로 명시해놓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회의운영규칙 9조 4항과 5항에는 공정한 업무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을 경우와 공익상 필요가 있는 등 회의 공개가 적절하지 않은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비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언론·시민 단체들은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규칙은 방통위 설치법의 회의 공개 원칙 조항의 입법취지를 전면 부정하는 것으로 당장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혜영 기자 otili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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