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10 10:18

조선 “‘PD수첩 대책회의’ 범죄집단만 못해”

문화부, ABC의 조선일보 부수 조작 은폐

조·중·동이 〈PD수첩〉 검찰 수사에 대한 MBC의 대응을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 조선·중앙·동아일보는 MBC가 〈PD수첩〉 수사에 대비해 가졌던 이른바 ‘PD수첩 대책회의’와 관련, 동일한 문서를 입수한 듯 같은 말을 쏟아냈다. <조선일보>는 “범죄 집단 회의만도 못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회사에 사건이 터지면 대책회의를 갖는 것은 당연한 법. 조·중·동은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지 알 수도 없는 억지 주장을 해댔다.

“오역 잘못 인정하자”는 의견을 묵살했다?

<중앙일보>는 10일자 10면 ‘PD수첩 소환 대책회의 했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MBC 대책회의가 작성한 6월 30일 3차 회의록에 따르면 대책회의 측은 검찰의 압수수색과 소환조사에 대비해 시뮬레이션을 하고 예상질문에 대한 답변 예시안을 만드는 등 상세 대책을 마련했다. 상세 대책에는 검찰의 소환조사를 앞두고 PD수첩 제작진 가운데 작가·보조작가·코디네이터 등을 사전에 관리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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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7월 10일자 6면
‘PD수첩 상황실 회의’ 문건을 9일 입수했다고 밝힌 <동아일보>도 6면에 ‘MBC “최대한 시간 끌자”’란 제목의 기사를 싣고 MBC가 지난달 하순부터 여러 차례 대책회의를 열고 “섣부른 잘못 인정이나 사과는 법원 재판, 검찰 수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최대한 시간을 벌면서 지켜보자”는 대책을 세운 것으로 밝혀졌다며 비판적으로 접근했다.

<동아>는 “‘PD수첩 상황실’ 회의 문건이 알려지면서 ‘MBC가 잘못은 알고 있으나 시간을 끌어 버틴다는 인상을 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며 “지금까지 MBC 대응이 대책회의 문건대로 이뤄지는 부분이 있어 ‘PD수첩 상황실’이 모종의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동아>는 또 대책회의 문건에 포함됐다는 “PD수첩 잘못 인정하거나 사과땐 재판과 검찰수사에 악영향 끼쳐”, “끝까지 가는 방안도 있지만 민영화 상관관계 고려해야”, “방통심의위 심의 대응에는 PD연합회와 언론노조 활용” 등의 발언을 눈에 띄게 배치하기도 했다.

조선 “범죄집단 보다 못한 PD수첩 대책회의”

<조선일보>는 이와 관련 1면과 3면 기사는 물론 사설까지 동원해 총공세에 나섰다.

역시 ‘PD수첩 상황실’ 회의 문건을 입수했다고 밝힌 <조선>은 1면 ‘PD연합회·언론노조 등 외부 힘 빌려/MBC, 방통심의委 압박방안 등 논의’란 제목의 기사에서 “MBC가 PD수첩의 광우병 왜곡 보도 의혹에 대해 내부에서 ‘오역(誤譯) 등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가자’는 의견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언론 관련 시민단체나 노조 등 외부 단체를 동원해 사태를 해결하려 했던 사실이 MBC 내부 보고서를 통해 9일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MBC의 이 같은 대응은 내부적으로는 자신들의 잘못을 충분히 알면서도 외부로는 끝까지 부인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상당한 도덕성 시비가 일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조선>은 3면 ‘“피켓 시위가 방송심의에 영향줄 수 있다’는 제목의 관련기사에서도 일부 참석자는 “검찰 수사가 본격화 하면 MBC가 어쩔 수 없이 시인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사과를 하지 않고 계속 가다가는 사장 등 경영진의 자리가 위험하다”는 의견도 제시했으나, 이날 대책회의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강경했다고 전했다.

<조선>은 또 6월 30일 3차 상황실 회의에서는 검찰 수사 대책은 물론 PD연합회와 언론노조 등 외곽단체를 동원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압박하는 방안까지 제시됐다며 “실제로 PD연합회는 지난 6월 30일자 홈페이지에 ‘7월 1일 오후 1시 방송회관 1층 로비에서 PD수첩에 대한 부당심의·표적수사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는 공지문을 올려놓았다”고 연관 지었다. “MBC 대책회의의 회의 내용과 MBC 외곽에서 각 단체들이 MBC를 ‘보호’하기 위해 벌이는 행동들이 맞아떨어지는 것”이란 주장이다.

이날 작성된 보고서에 포함된 ‘KBS 미디어포커스팀 PD수첩 취재협조 요청’에 대해서도 “KBS와 MBC가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공동 대응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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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7월 10일자 사설
<조선>은 이어진 사설에선 더욱 강경한 주장을 폈다. <조선>은 “주저앉는 소를 광우병이라고 한 것도, 미국인 여성을 인간광우병이라 한 것도 모두 의도적 ‘날조’ ‘왜곡’ ‘과장’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그런 짓을 벌인 PD수첩은 양심(良心)의 흔적이라곤 범죄집단의 대책회의보다 찾아보기 어려운 이런 대책회의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은 이어 “검찰이 PD수첩을 심판할 일이 아니”라며 “PD수첩에 농락된 국민들이 PD수첩을 심판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문화부, ABC협회의 조선일보 부수 조작 은폐 의혹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가 2002년과 2003년 한국ABC협회의 <조선일보> 유가부수 조작 사실을 최근 조사하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아 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문화부는 부수조작 관련자에 대한 적절한 징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에 따르면 지난 4월 28일 감사원에 ABC협회의 부수 조작과 경륜자금 유용 의혹 등에 대해 감사해달라는 A씨의 민원이 접수되자 문화부는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지난 5월 15일부터 6월 3일까지 ABC협회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A씨가 제기한 비리 의혹이 모두 사실로 밝혀졌으나 지금까지 이를 숨긴 채 협회에 대해 ‘기관주의’ 조치만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향>은 전했다.

문화부는 A씨에게 보낸 장관 명의의 회신문에서 “ABC협회가 2002년, 2003년 발표한 공사 보고서 작성에 관한 사항, 유료부수 산정에 관한 사항, 회계 부정에 관한 사항은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며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경향>은 “문화부는 지난해에도 ABC협회의 회계부정 의혹이 불거져 지난해 11월말 특별감사를 실시, 신문발전기금 유용 사실 등을 적발해 관련자를 징계하고 유용한 신문발전기금을 환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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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7월 10일자 2면
이와 관련 <경향>은 27면에 ‘ABC의 부수조작과 신문의 신뢰위기’란 제목의 사설을 싣고 “이 문제는 극도로 왜곡돼 있는 신문시장 현실과 떼어놓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결코 가볍게 다뤄서는 안 될 탈법행위”라고 꼬집었다.

정치권, 시민단체 등 각계의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9일 “이번 사안의 본질은 신문부수를 부풀려 광고주를 속이는 것을 막기 위해 ABC협회를 만들었는데 ABC협회가 그런 일을 자행해 존립 기반을 흔든 것”이라며 “당내 언론장악음모저지본부 차원에서 점검해볼 것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강형구 부대변인은 “ABC협회가 사단법인이지만 문화부의 관리·감독을 받고 국고를 지원받는 만큼 정부의 조직적 개입을 의심치 않을 수 없다”며 “이는 정언유착”이라고 주장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번 사건의 1차적 책임은 문화부에 있다”며 “부수 조작 경위를 철저히 밝히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앙 “‘연출 사진’은 부주의로 벌어진 일”

<중앙일보>가 지난 5일자에서 발생한 ‘사진 조작’과 관련해 편집국장과 담당기자 등 5명에 대해 감봉과 경고 등의 징계를 내린데 이어 10일 2면 ‘사진·기사 검증시스템 강화하겠습니다’란 제목의 공지사항을 통해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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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7월 10일자 2면
<중앙>은 “사진기자는 시험판 신문의 마감시간 전에 사진을 전송하기 위해 사진부문 내근기자에게 ‘일단 우리 일행이 식사하는 사진을 찍어 보낸 뒤 일반 손님 사진으로 교체하겠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고는 경제부문 기자의 뒷모습과 대학생 인턴의 얼굴이 나온 사진을 찍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중앙>은 이어 “사진부 내근기자는 이 사진에 아는 얼굴이 없어, 손님들이 들어온 뒤 찍어 보낸 사진으로 잘못 알고 출고했습니다”라며 “편집국에는 많은 야근자가 있었지만 역시 사진의 문제점을 잡아내지 못했습니다. 경제부문 기자는 뒷모습만 노출돼 동료기자들도 누군지 알 수 없었고, 인턴은 근무한 지 이틀밖에 안 돼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동료기자들 중 아무도 사진 속 인물을 몰라봤다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중앙>은 또 인터넷에서 제기된 가격 비교 논란 등을 재론하며 “인터넷 논란 과정에 ‘혹시 설정된 사진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라며 “이 같은 내용을 파악한 본사는 바로 경위 조사에 나섰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해당 사진을 찍었던 기자와 경제부문 기자, 인턴 기자는 5일자 신문을 보지 않았다는 뜻인가. 자사 신문인데, 기사를 봤다면 바로 ‘오류’를 잡아 7일자 신문에서 사과문을 내보냈어야 하지 않을까.

<중앙>은 이번 사태를 “현장취재 기자들과 내근 데스크 및 선임기자들의 ‘취재 윤리 불감증’과 부주의로 벌어진 일”이라고 치부하며 “연출 사진을 쓸 경우 독자의 판단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오해를 부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간과한 중대한 실책”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앙>은 지난 5일자 9면 ‘미국산 쇠고기 1인분에 1700원’이란 사진기사에서 자사 기자와 인턴 기자를 음식점 ‘손님’이라며 보도해 조작 의혹을 받았고, 결국 지난 8일 ‘연출 사진’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TV 시청률, 이제 실시간으로 본다

TV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거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온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는 9일 “세계 최초로 ‘실시간 시청률(Live Ratings)’ 서비스를 9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실시간 시청률 서비스는 CDMA 및 초고속 인터넷 전송방식을 적용해 디지털피플미터기(TVM5)로 수집한 시청률 데이터를 방송 1분가량 후에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이 서비스의 시행에 따라 인터넷에만 접속하면 실시간으로 프로그램의 시청률과 점유율을 바로 확인하고 시청자의 반응을 수치로 받아 볼 수 있어 방송 편성환경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그러나 “자칫 시청률 경쟁이 심화되고 방송사들의 공격적인 편성, 혹은 선정적인 프로그램 확대라는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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