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06 10:01

조중동, “광우병, 이게 다 인터넷 때문이다”

[미디어클리핑] 정부, 언론중재위에 ‘PD수첩’ 정정보도 신청

광우병 논란을 ‘광우병 괴담’으로 축소시키던 〈조선〉, 〈중앙〉, 〈동아〉를 비롯한 보수언론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배제하고 이번에는 고삐 없는 ‘인터넷’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비판을 하고 나섰다.

이들 신문들은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5일 “정부가 지난해 9월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에 대비해서 만든 문건에서 한국인 유전자가 광우병에 취약하다고 판단, 30개월령 미만의 수입 조건을 고수해야 하고 ”는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하면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정부 문건을 공개한 것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한겨레〉가 강의원의 문건 공개를 1면 톱기사로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과는 달리 〈중앙〉, 〈동아〉는 단 한 줄의 기사도 싣지 않았고, 〈조선〉은 5면 정치면에 간략하게 보도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 <동아일보> '2008년 5월 한국 고삐없는 인터넷 괴담' 종합 01면 ⓒ동아

〈동아〉는 1, 3, 4, 5면에 걸쳐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된 내용이 확산되면서 사회 불안을 키우고 있다”며 “최근 나도는 이른바 ‘인터넷 5대 괴담(怪談)’은 대부분 누리꾼(네티즌)들의 감성을 자극하면서 새 정부에 대한 불신을 부채질하는 내용이어서 그 배경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물타기를 시도했다.

〈동아〉는 2면 〈허무맹랑한 낭설, UCC-블로그 타고 번지며 ‘정설’ 둔갑〉이라는 제목을 뽑으며 ‘인터넷 종량제 괴담’, ‘독도 포기 괴담’, ‘광우병 괴담’, ‘정도전 예언 괴담’, ‘수돗물 사업 및 건강보험 민영화 괴담’ 등 다섯 가지의 괴담을 소개했다.

〈중앙〉도 이에 뒤질세라 3면 〈자정 능력 상실한 인터넷〉이란 특집면에 〈“일왕에 상반신 굽혔다”→ ‘MB 독도 포기’ 증거로 바뀌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괴담을 확산시키는 인터넷이 정보 소통에 기반 한 합리적인 토론 대신 감성에 의존하는 다수의 횡포에 물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 역시 “불분명한 연구소의 이름으로 낭설이 퍼뜨리고 있다”며 “미국소는 육식→기형이라는 도식적 논리를 펴는가하면 10년 후 국민이 죽기 시작한다는 포스터도 있다”고 지적하며 광우병 논란을 인터넷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정부, 언론중재위에 ‘PD수첩’ 정정보도 신청

농림수산식품부는 5일 MBC 〈PD수첩〉이 지난달 29일 방영한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에 대해 일부 사실을 확대해석하고 허위 내용을 보도했다며,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 및 정정보도 신청을 6일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PD수첩이 미국 휴메인 소사이어티가 만든 ‘주저앉은 소’란 제목의 동영상을 방영했으나, 소가 일어나지 못하는 것이 꼭 광우병과 연관되는 것은 아니다”며 “그럼에도 프로그램은 이 동영상에 이어 인간광우병으로 숨졌다는 확진이 나오지 않은 아레사 빈슨을 소개해 국민에게 오해 소지를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농식품부는 또 “PD수첩은 특정 유전자형을 가진 한국인의 비율이 영국인이나 미국인보다 높다며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으나, 유전자 분석 결과는 광우병 발병의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이고 실제 발병률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반론보도를 신청하는 이유를 밝혔다.

농식품부는 PD수첩이 “우리 정부가 미국의 도축 시스템을 본 적이 있는지, 보려 했는지 의문”이라고 보도한 대목에 대해서는 지난해 두 개팀 8명이 미국 현지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며, 정정보도를 신청하기로 했다.
 
아이 볼까 무서운 대낮 케이블TV

〈동아일보〉는 케이블 TV에서 낮 시간대 초등학생이 보기에 부적절한 선정적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맞벌이 부부의 경우 오후에 귀가한 어린이들이 ‘나 홀로 집’에서 무방비 상태로 TV 앞에 앉아 있는 상황을 걱정해야 할 처지”라며 “최근 대구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성폭력 사건의 가해 학생들은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인터넷과 케이블 TV에서 방송되는 선정적인 장면을 흉내 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온미디어 계열 채널 스토리온은 1일 오후 3시 50분 ‘박철 쇼’를 방송했다. 30, 40대를 시청자 층으로 부부 성생활 등 성문제를 주제로 삼는 이 토크쇼는 듣기 거북한 표현이 여과 없이 나올 때가 많다. 이날 방송에서는 “세상에서 제일 재미없는 것, 남편과 같이 노래방 가는 것” “일주일에 세 번씩 만나는 남자들은 호모” 등 초등학생이 들어서는 안 될 표현들이 나왔다.

리빙TV는 ‘섹시 몰래카메라 허니 트랩’(15세 이상 시청가)을 2일 낮 12시 반에 방송했다. 리빙TV 홈페이지에 따르면 “잘 빠지고 섹시한 비키니 차림의 소녀 세 명이 휴가를 함께 보낼 남자들을 찾아 나선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줄거리다. 어른들이 보기에도 민망하다.

위성채널인 스카이HD는 어린이날인 5일 오후 5시 미국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을 방송했다. 이 드라마는 주부 4명의 일탈이나 불륜, 살인 사건의 비밀을 추적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일부 채널은 청소년보호시간대(평일 오후 1∼10시, 공휴일과 방학엔 오전 10시∼오후 10시) 19세 이상 시청가 프로그램을 방영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청소년보호법 시행령을 어기기도 했다.

CJ미디어 계열 케이블 채널 tvN은 ‘나는 형사다’(19세 이상)를 2일 오후 3시와 3일 오후 5시, 4일 오후 2시에 방송했다. 이 프로그램은 살인 성폭력 방화 등 범죄 현장과 범인 검거 과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곳곳에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들이 나온다.

이 채널은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인 드라마 ‘쩐의 전쟁’을 토요일인 3일 낮 12시에 내보냈다. 3일은 연휴기간이어서 ‘재량 방학’으로 정한 초등학교가 많았다. 사채업, 납치, 성폭행 등을 소재로 한 이날 ‘인간의 돈’ 편에서는 안마업소에서 엉덩이만 수건으로 가린 채 누운 남자를 여성 안마사가 주무르는 선정적 장면이 나왔다.

유료 채널인 캐치온 플러스는 2일 오후 3시 드라마 ‘캘리포니케이션’을 방송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캘리포니아’와 ‘간통(포니케이션)’을 합쳐서 지었다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선정적 장면도 담겨 있다. 유료채널의 청소년보호시간대는 오후 6시 이후이긴 하지만 오후 3시 무렵이면 초등학생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 같은 케이블 TV의 낮 시간대 선정적 프로그램에 대해 보험회사원 이광희(41) 씨는 “맞벌이 부부여서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를 집에 혼자 둘 때가 있다”며 “혼자 어떤 TV 프로그램을 보는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등급제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며 “낮 시간대 방영되는 프로그램의 심의 수준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태규-엄주웅-정종섭 씨 방송통신심의위원 추천

〈동아일보〉는 임채정 국회의장이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민간 독립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9명 가운데 국회의장 몫으로 손태규 단국대 언론영상학부 교수, 엄주웅 전 스카이라이프 상무, 정종섭 서울대 법대 교수 등 3명을 지난 5일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미 선정된 박명진 서울대 교수, 박정호 고려대 교수,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이상 대통령 추천), 백미숙 서울대 교수, 이윤덕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전문위원, 김규칠 동국대 겸임교수(이상 국회 추천) 등 방통심의위원 구성이 마무리돼 조만간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기 드라마의 법칙 - 카메오하다

지난달 30일 방영된 SBS 드라마 ‘온 에어’ 16회. 기준(이범수)은 방송국 대기실을 찾아가 음악 프로그램 ‘초콜릿’ 녹화를 준비하던 김정은에게 “소속사 계약기간이 끝났는데, 우리 회사로 오면 어떠냐”고 묻는다.

즉답을 피한 김정은은 이어진 ‘초콜릿’ 녹화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객석 뒤쪽에 서 있던 기준을 소개한다. “(이적 제안을 받았는데) 제가 튕겼어요. 근데 왜 그런 사람 있잖아요. 날 찾아와 주길 기다려졌던 사람… 어? 저기에 그분이 놀란 얼굴로 서 계시네요.”

김정은은 이날 ‘배우 김정은’역으로 깜짝 출연했다. ‘우정출연’ ‘특별출연’으로도 불리는, 이른바 ‘카메오(cameo)’다. 16회까지 이 드라마에 등장한 카메오는 연인원 20명(강혜정 2회 출연). 회당 평균 1명 이상은 나온 셈이다. 게다가 김정은처럼 대부분 실명 출연이어서 방송국 소재 드라마로서의 현실감을 한껏 높였다.

   
▲ <중앙일보> '인기 드라마의 법칙 - 카메오하다' 연예_오락 25면 ⓒ중앙

공식 집계는 없지만, 이제껏 국내 드라마에 이렇게 많은 수의 카메오가 등장한 적은 거의 없었다. 면면도 화려했다. 이효리(1회)·전도연(2회)·이서진(9회)·김제동(15회) 등이 실명 그대로 나와 화제를 뿌렸다. 종영을 4회 남겨둔 현재 제작진은 배우가 아닌 남자 카메오를 1명 정도 더 등장시키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는 “최근 방영되는 인기 드라마에는 어김없이 카메오가 있다. 만약 ‘방송가 용어대사전’이 있다면 올해는 ‘카메오하다(드라마에 깜짝 출연하다)’라는 단어를 추가해야 할 듯싶다”고 보도했다.

최근 종영한 MBC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도 최화정·최정윤 등 배우를 비롯해 김문수 경기도지사, MBC 기자, MBC 홍보부 직원까지 상당수의 카메오가 등장했다. 14일 시작하는 MBC ‘스포트라이트’도 첫 회부터 SS501이 잠깐 얼굴을 비친다.

‘온 에어’의 호화판 카메오 군단을 놓고 방송가에는 “이제 방송작가와 드라마 연출자가 유능하다는 평을 받으려면 대본만 잘 써서도 안 되고, 연출만 잘 해서도 안 되겠다”는 농담이 돌았다.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마지막 회에 출연해 동화(정웅인)의 새로운 사랑을 키워나갈 것을 암시한 최정윤도 연출자 이태곤 PD와 2006년 ‘사랑은 아무도 못 말려’에서 만난 바 있다.

이러다 보니 새 드라마 소식이 전해지면 ‘○○○ 작가에 △△△PD이니 카메오로 대충 누구누구가 출연할 것’이라는 예측이 돌기도 한다. 드라마 시청률이 좋거나 촬영장 팀워크가 탄탄한 경우 주연 배우들도 섭외에 발 벗고 나선다.

인맥을 바탕으로 한 출연은 품앗이인 경우가 많다. 드라마끼리뿐 아니라 드라마와 예능 프로 사이에서 이뤄지기도 한다. ‘온 에어’의 이범수는 지난달 초 김정은의 ‘초콜릿’에 출연해 열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심야 음악프로에, 당시 한창 불붙기 시작한 드라마의 주인공이 나와 일종의 도우미 역할을 한 것. 김정은은 한 달 만에 어김없이 답례를 했다.

극중 드라마 제작회 MC를 맡은 김제동도 주연 송윤아와 서로의 프로에 교차 출연했다. 이처럼 품앗이가 잦은 이유는 카메오 배우에게 정식으로 출연료가 지급되는 일이 별로 없고 간단한 선물을 하는 정도로 사례하기 때문이다. 불과 2~3분 출연에 출연료를 얼마나 줘야 할지 기준이 모호해서다. 대신 상대가 원할 때 출연으로 갚는다.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초반에는 SBS ‘라인업’의 이경규·김구라 팀이 촬영 현장에 와서 1시간에 가까운 분량을 찍었다. 같은 방송사가 아니고 연예정보 프로도 아닌 터라 MBC로서는 파격적인 허용이었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최진실은 이 자리에서 이경규에게 “그럼 오빠는 내가 진행하는 ‘진실과 구라’(OBS 토크쇼)에 나와줄 거지?”라며 즉석에서 게스트로 섭외했다. 물론 이경규는 약속을 지켰다. MBC ‘천하일색 박정금’에 우정 출연한 소녀시대 윤아처럼 같은 소속사 배우(김민종)를 지원하기도 한다.

KBS 노조 “정연주 사장, 공영방송 지킬 능력 없어”

KBS 노동조합과 공정방송노동조합이 정연주 사장의 퇴진을 공개리에 요구하는 가운데 KBS 일부에서 사장 퇴진 반대론이 나오자 노조가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동아일보〉는 KBS 노조가 2일 특보를 내고 문답식으로 사장 퇴진 반대론을 반박했다고 보도했다. 노조는 특보에서 “정 사장은 지난해 수신료 인상에 다걸기(올인)하는 정책을 폈지만 실패했고 적자 규모에 대한 시비에다 KBS 정체성 논란까지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라며 “사장 한 사람 바뀐다고 위기가 단번에 해소되진 않겠지만 정 사장에게 내년 11월 임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보전하라고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KBS노조는 “앞으로 KBS에 어떤 사장이 올지 알 수 없지만 조합은 정치적 독립, 방송에 대한 전문성, 도덕성을 갖춘 중립적 인물이 사장이 돼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구체적인 틀은 치열한 논쟁의 결과로 도출돼야 한다. 정 사장 퇴진 후의 청사진이 없으니까 내년 11월 임기 만료 때까지 정 사장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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