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31 18:50

중앙일보, '대왕세종' 왜곡보도 논란

법원, KBS ‘대왕세종’ 표절소송 기각 
제작진 “표절의혹 제기한 작가와 ‘중앙일보’ 법적 대응”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KBS 2TV 대하드라마 〈대왕세종〉의 표절논란에 법원이 KBS의 손을 들어줬다.

이 같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표절 의혹을 제기한 소설가 김종록씨와 이경희 〈중앙일보〉 기자에 대한 법적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왕세종〉 제작진이 이들에 대한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역사소설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의 저자인 소설가 김종록씨는 지난 29일 KBS를 상대로 〈대왕세종〉의 방영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법원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기각판결을 내렸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51민사부는 판결문에서 “소설가 김종록의 저작물과 KBS 대하드라마 〈대왕세종〉은 내용상 명나라와의 대립과 갈등을 타개하기 위해 장영실의 가마 훼손 사건을 이용한다는 가설을 적용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면서도 “하지만 구체적으로 개별 사건의 구성과 전개 과정, 결말 등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므로 저작권 침해라 볼 수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 <중앙일보> 10월 30일 A20면 <'대왕세종' 표절 쓰나미> 기사 ⓒ중앙


〈중앙일보〉는 지난 30일자〈‘대왕세종’ 표절 쓰나미〉라는 기사에서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저자 김종록) ‘소설 장영실’(저자 김미숙) ‘세종, 실록 밖으로 행차하다’(저자 박현모) 책 3권을 〈대왕세종〉이 무단으로 도용했다며 해당 작가의 인터뷰를 비중 있게 실었다.

그러나 KBS 〈대왕세종〉 제작진은 “소설 장영실의 작가 김미숙씨와의 인터뷰 내용은 김미숙 작가와 확인 결과 사실 무근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기사에서 김미숙 작가는 “(내 작품 속 설정인)장영실과 신빈 김씨, 세종의 삼각관계를 〈대왕세종〉이 허락 없이 도용했다”고 주장했으나, 제작진에 따르면 김 작가는 “중앙일보 기자가 ‘당신의 작품에 있는 러브라인 중 상당 부분을 대왕세종이 도용했다고 하는데 알고 있냐’고 물었고 이에 ‘대왕세종은 보기 어렵고 장영실 이외의 내용도 상당히 많이 나오기 때문에 제대로 모니터한 바 없다’고 대답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의 기사왜곡인 셈이다.

또한 “시놉시스가 도용당했다고 생각했지만 외주 제작사 소속 작가로서 KBS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 참고 있었다” 등의 주장을 한데 대해서도 김 작가는 “전혀 대답한 바 없는 내용이다. 외주사와 방송사의 일반적인 관행에 대해서는 얘기한 적 있다”고 대답한 것으로 드러나 왜곡 논란이 확산됐다.

서울대 문중양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 역시 기자의 자의적인 왜곡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기사에서 문 교수는 “제작진이 제작 초반에 몇 마디 물어본 것 외엔 자문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어 역사적으로 틀린 게 엄청나게 많아 곤란한 입장”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문 교수는 “드라마의 내용 중 학문적인 입장에서 볼 때 사실과 다른 부분이 상당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사회가 소설이나 드라마와 같은 창작물에 허용하는 상상력의 범위 내에 있다고 보고 있으며 그런 취지의 인터뷰를 했다”고 제작진에게 밝혔다.

문 교수는 “이후 작성된 기사가 본인의 인터뷰 내용을 자의적으로 왜곡한 것으로 보이며 이 때문에 상당히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 KBS 2TV 사극 <대왕세종> ⓒKBS


다음날 31일 〈중앙〉은 이와 별개로 〈대왕세종〉 내용이 틀린 것에 대해 정정 보도를 냈으나 기본적인 인물관계 마저도 틀리게 소개해 또 다시 제작진에게 질타를 받았다.

중앙은 “대왕 세종은 장영실(이천희)과 훗날 신빈 김씨가 되는 다연(정유미)의 애정 관계를 비중 있게 그려낸 바 있다는 부분을 바로 잡는다”며 “다연은 신빈 김씨와 다른 인물이다. 신빈 김씨(이정현)는 장영실과 세종 사이의 인물로 등장하다 드라마에서 중도 하차했다”고 정정했다.

그러나 KBS 〈대왕세종〉 제작진은 “신빈 김씨는 장영실과 세종 사이의 인물이 아니며 장영실과 어떤 애정 관계도 설정된 바 없다”며 “지금까지 방송된 80여 회를 통틀어 단 한 번 만난 것이 전부일 정도로 아무런 관계가 없다. 삼각관계라는 설정도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KBS 〈대왕세종〉 제작진은 “결국 〈대왕세종 표절 쓰나미〉라는 제목의 30일자 중앙일보 기사는 그 근거가 되는 김미숙 작가와의 인터뷰를 거짓으로 꾸민 것이며 문중양 교수의 인터뷰를 자의적으로 해석, 앞뒤를 자른 상태에서 기자의 입맛에 맞는 부분만 악의적으로 발췌, 인용했다”고 비판했다.

제작진은 “도대체 기자가 무슨 의도를 가지고 드라마 〈대왕세종〉을 표절 드라마로 만들지 못해 안달이 났는지 알 수 없지만 이후 〈대왕세종〉 제작진은 김종록과 중앙일보 이경희 기자에 대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 법적 도의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혀 두 사람에 대한 법적처벌이 불가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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