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방송사, 아직까지 요청 못 받아…“알아서 기라는 MB의 뜻인가?”
청와대가 13일부터 예고한 라디오 정례연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를 놓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방송 3일전임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아직까지 방송사에게 공식적으로 편성요청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은 지난 9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통령의 라디오연설은 아침 출근시간대에 7~10분정도 진행될 예정으로 아침 출근시간대 편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방송을 해야 할 KBS, MBC, SBS, CBS 등에서는 “편성을 공식적으로 요청 받은 적이 없다”며 “신문기사를 보고 라디오 정례연설을 하는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 지난달 KBS에서 열린 <대통령과의 대화>과의 대화에 출연한 이명박 대통령 ⓒKBS | ||
이 같은 논란은 청와대가 라디오 정례연설 편성을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통해 구두로 전달한 데서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관 방송사나 제작진과 방식 등을 협의하지 않은 상태서 녹음테이프만 일방적으로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혀 제작진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PD들 사이에서 “알아서 기라는 MB의 뜻이냐”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오고 있다.
방송사들은 13일 방송분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고민 중이다. 일단 각 방송사 제작진은 13일 방송분인 미국발 금융위기와 관련해서는 긴급담화 형태로의 편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작진들은 “방송사와 제작방식에 대한 협의도 없이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하는 정례연설 방송은 받아 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어 파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형준 기획관은 9일 “이번 라디오 정례연설을 각 라디오 방송국에 녹음된 테이프를 전달해 자율적으로 방송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며 “이에 따라 연설 시간대는 방송사 사정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 역시 매주 1차례씩 KBS 1라디오를 통해 라디오 주례연설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일방적인 녹음 방송은 안 된다”는 제작진의 항의로 인해 결국 방송이 무산됐다.
원성윤 기자
socool@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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